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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대타의 대타가 되어버리다

권하윤은 총총걸음으로 다시 저택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방 앞에 다다르자 비스듬히 닫혀 있는 문이 눈에 들어왔다.

어둠 속에서 침대에 누워 있는 남자의 이목구비는 더없이 매혹적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지켜보다가 일정한 속도로 부풀었다 줄어드는 민도준의 가슴을 확인하자 권하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제야 잔뜩 팽팽해졌던 긴장감이 풀리며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전에 그런 사고가 벌어졌으니 이토록 놀라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나마 무사한 걸 확인하니 안심됐다.

하지만 안도하며 떠나려고 몸을 돌리는 순간 손목이 홱 방안으로 잡아당겨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침대에 내팽겨쳐졌다.

“저…… 읍…….”

소리를 낼 틈도 없이 입이 틀어막혔다.

“소리는 왜 치고 그래? 정원에서부터 쫓아온 게 이런 거 바란 거 아니었어?”

술에 젖어있는 남자의 목소리가 곧바로 귓가에 흘러들었다.

‘취했어.’

그제야 궈하윤은 움직이지 않고 눈을 깜빡거렸다.

‘뭐야? 정원에서부터 쫓아왔다니? 나를 그 여자로 보는 거야?’

순간 대타의 대타가 되어버렸다는 생각에 기분이 씁쓸했다.

자조적인 웃음이 피어나더니 가슴이 쓰라리기 시작했다.

입을 틀어막혀 소리를 낼 수 없었고 눈앞이 눈물에 가려져 시선마저 흐려졌다.

‘나인 줄 알면 아마 던져버리겠지?’

손바닥의 열기는 순간 남자의 뜨거운 숨결로 대체됐지만 등이 침대 머리에 등이 닿는 바람에 뒤로 물러날 곳도 없었다.

손아귀에 턱이 틀어 잡힌 채 사람을 갉아 먹는 듯한 입맞춤을 받아내야 했고 허리를 감싸는 힘에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지만 참아야 했다.

심지어 희롱 섞인 말투와 목소리에 정신마저 점차 채찍질 당하는 듯했다.

“이 정도로 기분 좋아졌어? 키스 한 번에 이렇게 좋아하고, 남자 없이 어떻게 살아? 한밤중에 내 침대에 기어오른 것도 이러려고 그랬지? 응? 잘만 말하더니 왜 갑자기 벙어리가 됐어?”

“…….”

이 말들은 분명 그 메이드한테 한 말이겠지만 듣고 있는 권하윤의 입장은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몸을 버둥대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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