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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상관하지 마

두 다리를 겨우 침대 위에 올려놓았을 그때, 긴 손가락이 권하윤의 이마를 쭉 밀었다.

“뭐야? 아직도 포기하지 않은 거야?”

민도준의 비웃음 섞인 눈빛에 권하윤의 가슴은 불안한 듯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게 무슨 말…… 아…….”

목이 조이더니 권하윤은 한순간 민도준 앞으로 끌려갔다.

“아주 대단해. 나를 살살 달랜 뒤 그 개자식을 위해 사정해 보려고? 많이 발전했네.”

권하윤은 순간 멈칫했다. 민도준이 자기를 이렇게 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아니에요. 저 정말…….”

“정말 나를 좋아한다고?”

살짝 올라간 끝 음에는 비아냥거림이 배어있었지만 정작 말하는 민도준의 표정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이게 양치기 소년의 말로인가? 너무 많은 거짓말을 해서 이젠 도준 씨가 더 이상 내 말을 믿어주지 않아.’

이런 자각이 들자 권하윤은 풀이 죽어 눈을 내리깔았다.

“도준 씨가 싫다면 못 들은 거로 하세요. 그럼 방해하지 않을 테니 편히 휴식…….”

마지막 한 마디를 채 끝맺지 못했는데 민도준이 갑자기 권하윤의 먹을 조이며 음침한 목소리를 냈다.

“왜? 내가 안 도와주니까 이젠 잘 보일 필요도 없다 이거야?”

말을 할 수 없게 되자 권하윤은 그저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민도준의 눈에는 그저 속내를 감추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권하윤의 목을 조르고 있는 손에 핏줄이 불룩 튀어나왔다. 그 한줄기 한줄기가 모두 답답한 가슴에서부터 나온 조울함이었다.

독기를 품은 목소리는 모래를 삼킨 듯 귀에 거슬렸다.

“자, 어디 말해 봐. 나한테 이렇게 다시 들러붙는 게 진짜 후회해서인지? 아니면 그 개자식을 위해서인지?”

목을 조였던 힘이 조금 풀렸지만 여전히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 권하윤은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거짓말 아니에요. 진심이에요.”

“아하, 진심이다?”

민도준의 입꼬리는 의미심장한 호를 그리며 올라갔다.

“그러면 성은우 그 자식이 죽든 살든 앞으로 상관하지 말라고 하면 할 수 있겠어?”

다급하게 오해를 풀려고 애를 쓰던 얼굴이 순간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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