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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관계하지 않다

민승현의 말에 강수연은 참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다급한 마음에 뭐라도 말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민승현이 보내오는 시선에 이내 입을 다물었다.

보아하니 민승현의 결정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눈치였다.

그걸 인지한 순간 권하윤의 마음속에서 경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전에 결혼식을 한 것만으로도 다섯째 작은 사모님이라는 꼬리표가 계속 붙어 다닐 텐데, 혼인신고까지 해버리면 평생 민승현에게 잡혀 살아야 할 판이니 불안할 수밖에.

권하윤은 무의식적으로 민도준을 바라봤다.

하지만 민도준은 진작에 젓가락을 내려놓고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낀 채 아무 일 없다는 듯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미 이러한 결과를 예상했지만 권하윤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씁쓸했다.

‘이제 나는 상관하지 않으려나 보네.’

그 시각 민상철도 민도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지켜보다가 민도준이 막아서려는 의도가 없어 보이자 민상철은 그제야 표정을 풀며 입을 열었다.

“이건 중요한 문제이니 나중에 내 서재에 와서 얘기하자꾸나. 내가 장 집사더러 좋은 날짜로 고르라고 하마.”

서재.

“승현아, 너 정말 권하윤 그 애랑 결혼할 생각이니?”

“예, 할아버지.”

민상철은 혼탁한 눈을 가늘게 접었다.

“이유가 뭐니?”

누구든 이미 다른 사람과 바람난 여자를 아내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 거다. 그것도 자기 형과.

때문에 민승현의 이런 결정에 의문이 생기는 건 당연했다.

그때 민승현이 공손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저도 할아버지 걱정을 덜어드리고 민씨 가문 명예를 지키고 싶습니다. 지금 이 사실은 우리 집 식구들만 아는 사실이라서 저만 쪽팔리면 그만이지만 도준 형이 정말 권하윤한테 홀려 같이 살겠다고 하면 우리 민씨 가문 전체가 경성 바닥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할 거잖아요.”

“저도 제가 재능 없고 능력 없어서 할아버지께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거 알아요. 그러니 민씨 가문을 지키는 것으로라도 지금껏 저를 키워준 은혜를 보답하고 싶어요.”

민승현의 말에 크게 감동한 민상철은 참지 못하고 찬사를 보냈다.

“기특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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