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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마음 아파?

익숙한 목소리에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버린 권하윤은 뻣뻣한 목을 삐걱거리며 돌렸다.

하지만 마음속에 품은 실낱같은 희망이 민도준을 보는 순간 모두 재가 되어 날아가 버렸다.

“도, 도준 씨…….”

민도준의 시선이 자기의 손에 떨어진 걸 발견하는 순간 권하윤은 감전이라도 된 듯 손을 뒤로 뺐다.

“도준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

민도준은 뭔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잔뜩 얼어붙은 권하윤의 얼굴을 한참 동안 훑어보더니 입꼬리를 씩 올렸다.

“내가 안 오고 배겨? 아. 두 사람이 절절한 사랑을 나누는 걸 내가 방해라도 했나?”

“아니에요!”

권하윤은 목소리를 내리깔며 조심스럽게 강조했다.

“절대 그런 거 아니에요.”

민도준이 눈으로 안쪽을 가리키자 권하윤은 얼른 눈치껏 안쪽으로 몸을 옮기며 자리를 내줬다. 될 수만 있다면 벽 안을 뚫고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토록 어색한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던 그때, 구경하러 왔던 최수인이 공태준에게 말을 걸었다.

“공 가주, 저한테도 자리 좀 내줄 수 있을까요?”

“…….”

물론 돌아오는 대답은 침묵이었다.

하지만 어찌어찌해서 다시 자리 배분이 끝나자 주위의 온도는 눈에 띌 정도로 내려갔다. 이런 분위기는 괴상하다는 단어로밖에 형용할 수 없었다.

민도준은 여전히 제왕의 분위기를 풍기며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공태준을 바라봤고 권하윤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적당한 변명거리를 생각하느라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유독 최수인만 주위의 분위기를 신경 쓰지 않는 듯 잔뜩 흥분한 얼굴로 종업원을 불러댔다.

“이봐요, 예쁜 아가씨, 저기 제 테이블에 있는 술 좀 이리로 가져다줄 수 있어요?”

“고마워요. 연락처가 어떻게 돼요?”

이토록 경박한 행동에 공태준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끝내 침묵을 깨트렸다.

“시간이 늦었으니 저는 이만 가볼게요. 천천히 얘기들 나누세요.”

“공 가주.”

민도준은 공태준을 불러세웠다.

그 부름에 길을 내주던 최수인이 다시 앉는 바람에 공태준은 다시 안쪽에 갇혀버렸다.

민도준은 소파 등에 기댄 채 고개를 뒤로 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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