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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다음번에 반드시 함께 떠날 거야

민도준의 태도에 더 이상 침묵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자 권하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술잔을 받쳐 든 채 입을 열었다.

“공 가주님, 가실 때 조심하세요.”

공태준운 민도준의 손길 때문에 빨갛게 달아오른 권하윤의 얼굴을 보며 한참 동안 바라보며 침묵을 지켰다.

전에 공씨 저택에서 지낸 적 있는 권하윤은 공태준이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물론 공태준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술잔을 오랫동안 들고 있어 파르르 떨리는 권하윤의 손을 보자 끝내 말없이 술잔을 받아 들었다.

공태준은 술을 바로 마시지 않고 권하윤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마셨으면 좋겠어요?”

그 말에 가뜩이나 굳어 있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한마디에 권하윤은 민도준의 표정을 볼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대충 얼버무리며 대답했다.

그제야 공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이윽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술잔을 옅은 색을 띤 입술에 갖다 대더니 목울대를 꿀렁이며 액체를 모두 입안으로 삼켜버렸다. 억지로 먹는 술이었지만 공태준의 자태는 여전히 고고하고 품위를 잃지 않았다.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마셔버린 빈 잔을 공태준은 탕하고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심지어 어두운 불빛 아래에서도 공태준의 얼굴이 창백해진 걸 보아낼 수 있었다.

“하.”

낮은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민도준은 상이라도 주듯 권하윤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내가 말했지? 하윤 씨의 말에 힘이 있다고.”

민도준은 억지로 버티고 있는 공태준을 힐끗 바라보더니 말을 보충했다.

“공 가주도 잔을 비웠는데 하윤 씨가 안 마시면 실례 아닌가? 얼른 한잔해.”

권하윤은 오늘 일을 쉽게 넘어가리라 생각한 적이 없었기에 이을 악물며 술잔을 입에 댔다. 하지만 때마침 독한 술 때문에 반쯤 잠긴 목소리가 맞은 편에서 울려 퍼졌다.

“그럴 필요 없어요. 제가 대신 마실게요.”

민도준은 볼을 살짝 짓씹으면서 흥미로운 듯 공태준을 바라봤다.

“오, 공 가주가 이토록 여자를 아끼는 사람인 줄은 몰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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