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81화 민도준의 과거

권하윤은 공태준과 척지면 안 된다는 걸 속으로는 알면서도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공태준을 마주할 때마다 아버지가 얼마나 비참하게 돌아가셨는지 자신과 가족들이 공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비굴하게 연명했는지 자꾸만 떠오르니까.

새로운 신분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지만 공태준은 또다시 권하윤을 찾아내고 말았다. 심지어 좋아한다는 명분으로 새로운 삶마저 망가트리면서 말이다.

하지만 공태준의 이런 태도가 저를 괴롭힐 때보다도 더 치 떨리도록 싫기만 하다.

권하윤의 이러한 반응은 공태준의 눈을 피하지 못했다. 겉보기에는 분노가 가득했지만 눈동자 깊숙한 곳에는 두려움이 숨어 있었다.

권하윤은 민도준이 자기 신분을 알게 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은 단 하나뿐이다.

바로 권하윤이 민도준을 좋아해서, 그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서.

공태준은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끝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말했잖아요, 당신은 이제 권하윤이라고. 해원으로 돌아가도 하윤 씨는 여전히 권하윤이에요.”

이 말을 공태준은 일전에도 한 번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권하윤은 민도준이 사고를 당했다는 슬픔에 빠져 제대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이 순간 다시 해원으로 돌아가도 여전히 변함없다는 한마디를 듣자 권하윤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설마, 내가 새로운 신분으로 당신이랑 해원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거야?”

“하윤 씨가 원한다면 신분뿐만 아니라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어요.”

공태준이 무엇을 원하는지 인지하자 순간 한기가 발밑에서부터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런 꿍꿍이를 가지고 있던 거였어?’

분노와 충격에 권하윤은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나를 벼랑 끝으로 내몰아 다른 신분으로 살게 했으면서 다시 공씨 가문으로 데려가려고 한다고?’

“절대 그럴 일은 없어!”

권하윤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증오가 담겨 있었다.

“내가 당신을 따라 해원으로 돌아가길 원한다고? 내가 죽거든 그렇게 해.”

권하윤이 당연히 쉽게 동의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잔뜩 흥분한 권하윤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