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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애를 쓰다

민도준은 손가락으로 권하윤의 이마를 쿡쿡 찔렀다.

“어디 끝까지 참아 봐.”

하지만 역시나 권하윤은 다음 순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민도준이 일어나 밖으로 향하는 걸 보자 “절대 말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어긴 거다.

“어디 가요?”

민도준이 대답하기도 전에 권하윤은 그의 팔을 꼭 끌어안았다.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바라보는 모습은 마치 주인한테 버림받은 강아지가 따로 없었다.

권하윤에게 단단히 붙잡힌 민도준은 손을 빼려고 두 번이나 시도했지만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권하윤의 눈에 민도준은 지금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사람이기에 절대로 혼자 내보낼 리 없었다.

민도준은 입꼬리를 씩 말아 올리며 권하윤이 단 하루 만에 저지른 일을 열거했다.

“내 잠을 방해하고 손님을 접대하는 데 갑자기 뛰쳐나오고, 나한테 엉겨 붙어 일도 못하게 하는 게 하윤 씨가 말한 돌봄인가 봐? 응?”

그 말에 얼굴이 확 달아오른 권하윤은 끝내 손을 풀었다.

“그건, 처음이라 경험이 부족해서 그렇죠.”

민도준은 피식 웃었다.

“그렇다면 경험 키워서 다시 와. 안 그랬다가 내 일을 망칠까 봐 두렵네.”

“…….”

눈앞에서 문이 닫히자 미움을 받은 권하윤은 한참 동안 풀이 죽어 있었다. 하지만 얼른 교훈을 섭취해 오늘은 더 이상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결심했다. 그러다가 “간병인”이라는 신분마저 잃게 되면 안 되니까.

때문에 권하윤은 이불을 안아 베란다에 펼쳐 놓고 햇볕 쬠을 했다. 물론 그다음은 없었지만 말이다…….

솔직히 방은 매일 청소하는 사람이 따로 있기에 권하윤이 할 일이 별로 없는 건 사실이었다.

의식주에서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자 권하윤은 끝내 선물이라도 주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내린 결정이 바로 예쁜 잠옷을 사주는 거였다.

쇼핑몰에서 한참을 구경하다가 약속 시간이 거의 다 되자 권하윤은 쇼핑백을 들고 성은우와 약속한 공원으로 향했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공원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아 권하윤은 그늘 아래 벤치에서 성은우를 기다렸다.

오후의 햇살이 나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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