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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저한테 무슨 자격이 있겠어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민도준은 여전히 나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안 된다고요? 제가 언제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허락받고 하는 거 봤어요?”

민상철의 얼굴이 잿빛이 되었지만 민도준은 여전히 광기를 숨기지 않았다.

시선이 마주친 곳에서 스파크가 튀어 올랐고 일촉즉발 할 것만 같은 암류가 감돌았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민상철은 끝내 시선을 거두었다.

“너희들은 먼저 나가 있거라.”

이건 민도준과 단독으로 얘기하겠다는 뜻이었다.

문이 닫히자 권하윤의 마음은 더한층 불안해졌다.

현재 민씨 가문 형제들의 권력다툼이 한창인 데다 민용재가 기회를 엿보며 민도준을 무너트리려고 하고 있는데 이럴 때 민상철과 척지는 건 너무나도 바보 같은 선택이다.

권하윤이 한참 동안 마음졸이고 있을 그때, 갑자기 핸드폰 진동 소리가 들려왔다.

꺼내서 확인해 보니 성은우가 보내온 문자였다.

일전에 뭔가 처리할 일이 있다면서 떠났으니 며칠간 소식이 없는 것도 정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성은우는 한번 만나자는 문자를 보내왔다.

성은우는 좀처럼 먼저 찾아오는 적이 드물기에 권하윤은 뭔 일이 벌어진 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 오후에 만나자고 바로 답장했다.

그렇게 문자를 보내고 핸드폰을 호주머니 안에 다시 넣은 그때, 권하윤은 자기를 주시하고 있는 눈빛을 느꼈다.

고개를 돌아보니 민용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주시하고 있었다.

별다른 표정이 없었지만 살갗을 뚫고 뼛속까지 파고들려는 듯한 눈초리에 권하윤은 불쾌감이 들었다.

그때 권하윤의 어두운 표정을 눈치챘는지 민시영이 얼른 위로했다.

“걱정하지 마요. 아무 일 없을 거예요.”

한창 말하고 있는 그때, 방안에서 민성철의 연로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영아.”

민시영이 문을 열고 들어가니 두 사람의 대화는 이미 끝난 듯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민상철의 얼굴은 한 마디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그것은 분노라기보다는 밖으로 내지르지 못한 담담함 같은 거였다.

심지어 권하윤을 보는 순간 민상철은 마치 파리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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