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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살의

‘이건…….’

목에 닿았던 차가운 촉감이 순간 되살아나는 듯해 권하윤의 몸은 일순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이거…….”

하지만 그녀가 자세하게 만져보기도 전에 민도준은 큰 손으로 그녀의 손을 감싸 쥐었다.

“착하지? 함부로 만지지 마.”

아이를 달래는 듯한 부드러운 목소리에도 권하윤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왜 이런 걸 베개 밑에 숨기고 있지? 설마 날 죽이려는 건가?’

품속의 여자가 경직된 것을 느낀 민도준은 그녀의 등을 톡톡 두드리며 달랬다.

“얼른 자.”

이미 잔뜩 겁을 먹고 있었는데 베개 밑에 놓인 무기의 존재를 알게 되자 권하윤은 잠이 들 리 없었다.

순간 조금 전에 겪었던 일들이 영화처럼 눈앞에서 재생되었다.

민도준이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그녀더러 불을 끄라고 할 때부터 모든 건 이 무섭고 소름 끼치는 답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같이 지내 왔으면서 민도준이 얼마나 위험한 사람인지 잊어버리다니. 진짜 나를 용서해 줬다고 생각하다니.’

순간 덮쳐오는 공포는 그녀를 나락으로 떨어트려 떨림을 멈출 수가 없었다.

권하윤이 겁을 먹었다는 걸 발견한 민도준은 침대에서 일어나 불을 켰다.

갑자기 방을 밝히는 눈 부신 빛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고 다시 뜨는 순간 민도준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에 겁을 먹은 권하윤은 몸을 슬금슬금 뒤로 빼며 그와 멀어지려고 애썼다.

그때 민도준이 고개를 돌려 그녀 뒤를 힐끗 살피며 입을 열었다.

“더 물러나다간 떨어져.”

아니나 다를까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권하윤은 중심을 잃고 뒤로 휘청 넘어졌다.

“아-”

그리고 그 순간 힘 있는 손이 그녀의 허리를 받쳐 들어 그녀를 원래 자리고 끌어왔다.

권하윤은 가까이에 있는 민도준 때문에 버둥거리며 도망치려 했지만 그가 갑자기 손에 힘을 주며 인내심을 잃은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뭐 하는 거야? 내가 하윤 씨 죽이려고 했으면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해?”

‘하긴, 민도준이 나 죽이려 한다면 난 도망칠 기회도 없겠지? 안돼. 흐트러져서는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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