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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처음으로 솔직해지다

권하윤은 자연스럽게 민도준이 하루 종일 자기를 괴롭힐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한 번 만에 끝나 버렸다.

하지만 권하윤은 오히려 이런 변화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설마 안 되나? 아니면 기력이 달리나?’

온갖 이유를 생각해 봤지만 안 되는 건 바로 배제할 수 있었다. 어찌 됐든 민도준이 그녀를 안을 때마다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의 욕망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나한테 흥미를 잃었나?’

“무슨 생각해?”

허리에 타월을 두른 채 욕실에서 걸어나온 순간 민도준은 침대에 앉아 멍때리고 있는 권하윤을 발견했다.

먼저 씻겨 내보낸 그녀가 지금 이 순간 축축한 머리를 어깨 위에 드리운 채 나른한 모습을 하고 있자 의문이 드는 건 당연했다.

“아무 생각도 안 했어요.”

권하윤은 민도준의 그쪽 능력을 대놓고 의심할 배짱이 없었기에 그저 아무 일도 없는 듯 무해한 얼굴로 싱긋 웃었다.

민도준은 그런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하지만 그 눈빛은 오히려 그 어떤 말보다도 더 무섭게 그녀의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불 꺼.”

‘오늘 밤은 여기에서 보내려나 보네.’

다행히 민승현이 며칠 동안 집에 온 적이 없는 데다가 그녀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었기에 권하윤은 당연하다는 듯 그의 의견에 따랐다.

하지만 침대에 누운 지 한참이 지났지만 권하윤은 불안함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녀의 눈은 오히려 더욱 똘망똘망해졌고 저도 모르게 뇌리에 자꾸만 이상한 생각들이 비집고 들어왔다.

성은우가 크게 다치지는 않았는지, 잡히지는 않았는지 걱정되다가 또 갑자기 공씨 가문의 누군가가 자기를 죽이려 한다는 생각에 두려워났다.

‘날 죽이려 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공아름이겠지?’

다행히 성은우가 왔으니 망정이지 만약 다른 사람이 왔다면 그녀는 아마 도망치지 못했을 거다. 더욱이 공씨 가문 가주의 귀에 그녀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소식이 들어갈 가능성까지 고려하니 죽는 것보다 더 두려웠다.

‘도준 씨가 오늘 여기에 남은 건 아마도 공아름이 이런 일을 벌일 거라는 걸 알아서겠지?’

그 생각에 그녀는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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