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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사람을 빼앗다

민상철은 민도준의 허세 부리는 말투에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시간 없으면 만들어 내!”

버럭 소리를 지른 민상철은 곰곰히 생각해 보다가 민도준이 원체 말을 안 듣는 사람이라는 게 생각이 났는지 화를 가라앉히며 말을 보탰다.

“너 백제 과학기술 단지 맡고 싶어 했잖아. 네가 내일 오면 그 건 고려해 볼게.”

심심한 듯 라이터를 만지작대던 민도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눈을 가늘게 접었다. 하지만 장난기 섞인 껄렁한 목소리는 여전히 변함없었다.

“오호, 우리 영감 오늘 무슨 일로 이렇게 시원시원하지? 지은 죄가 너무 많아서 지옥에 가 설명하기 어려울까 봐 선행이라도 베풀려고 그러나?”

“너!”

민상철은 일순 눈앞이 아찔해 났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 화를 내지 않고 숨을 크게 돌린 뒤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그건 너희 부모님이 일궈낸 피 같은 회사야. 너 설마 다른 사람 손에 넘길 생각이야?”

민도준은 눈썹을 치껴올렸다. 그렇다고 민상철이 갑자기 변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자기를 불러내는 게 대체 무엇 때문인지 궁금하기는 했다.

이에 그는 잠깐 침묵하더니 주먹을 움켜쥐며 입을 열었다.

“그래요. 할아버지 체면을 봐서 갈게요. 이번에 저한테 신세 졌다는 거 기억하세요.”

“뚜뚜뚜-”

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민상철은 순간 화가 거꾸로 치밀어 올랐고 심장박동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

그 시각 치솟아 오르는 심장박동으로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은 또 있었으니, 그 사람은 다름 아닌 한민혁이다.

그는 조심스럽게 문틈 사이로 방 안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도준 형, 지금 시간 있어?”

“말해.”

눈도 들지 않은 채 말하는 상대에 한민혁은 비좁은 문틈으로 몸을 비집고 들어와 안전거리를 확보한 뒤 다시 입을 열었다.

“그게 뭐냐면. 내가 애들 데리고 권하윤 씨 집 부근에서 수색해 봤는데 성은우는 못 찾았어.”

눈치를 힐끔힐끔 살피던 한민혁은 민도준이 화를 낼까 봐 한마디 더 보충했다.

“그런데 이미 쥐새끼도 못 빠져나가게 경계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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