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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보여줘

민도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매혹적인 눈동자로 권하윤을 빤히 쳐다만 봤다.

그는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듯 계속 눈물을 쏟아내는 권하윤의 눈을 한참 동안 바라보더니 눈물에 축축하게 젖은 머리카락, 그리고 미세하게 떨리는 그녀의 목덜미로 시선을 옮겼다.

그렇게 한참 동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너무 오래 지속된 침묵에 민도준이 자기한테 완전히 흥미를 잃었다고 생각한 그때, 권하윤의 목에 닿아 있던 권총이 스르륵 아래로 내려졌다.

하지만 너무 오래 누르고 있은 나머지 턱에 깊은 자국이 남아 그녀에게 불쌍함을 더해줬다.

권하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심스럽게 민도준을 바라봤다.

이윽고 그녀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민도준이 갑자기 피식 웃으며 그녀의 얼굴을 문질렀다.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벌써 이렇게 울면 어떻게 해?”

부드럽고도 야릇한 미소를 띠고 있는 남자는 조금 전 살기 어린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렇듯 변덕스러운 모습에 권하윤은 그의 다리 위에 앉은 순간까지도 몸이 뻣뻣하게 굳어있었다.

아직도 믿어준다는 대답을 듣지 않은 터라 그녀는 여전히 불안했다.

불안과 공포, 고뇌와 미안함 등 감정이 얼기설기 뒤엉켜 그녀의 눈시울은 또다시 불어졌다.

그때 굳은살이 박인 손이 그녀의 눈물을 닦아줬다.

“왜 아직도 울어? 내가 막아줄까?”

음미할수록 이상야릇한 말은 복잡하기만 하던 권하윤에게 부끄러움을 더해줬다.

하지만 그녀가 버둥대며 민도준의 다리에서 내리려 할 때 그의 손이 권하윤을 꾹 눌렀다.

“어디 가려고? 나 보고 싶다며? 설마 또 나 속인 거야?”

권하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점점 존재감을 드러내는 남자의 다리 위에서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때 그녀의 등 쪽에 있던 손이 권하윤의 웃을 들추며 그녀의 차가운 피부를 자극하더니 곧이어 욕망이 가득 담긴 나지막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

“그럼 나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검사 좀 해볼게.”

“아-”

얼마 안 되는 사이, 거절하던 목소리는 점점 흥분에 젖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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