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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남편에서 심부름꾼으로 전락하다

권하윤이 연습실에 도착했을 때, 다른 후배들의 테스트는 이미 끝난 상태였다. 심지어 불합격을 맞은 두 후배가 구석에서 벌을 서고 있었다.

때문에 하윤이 연습실에 들어섰을 때 윤영미의 꾸중이 쏟아지는 건 당연했다. 이제 60을 앞둔 윤영미였지만 여전히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었다.

“지금이 몇 시인데 이제야 와? 차라리 집에서 잠이나 잘 것이지!”

하윤은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해요, 늦잠 잤어요.”

윤영미는 하윤을 째려보았다.

“멍하니 서서 뭐해? 당장 가서 옷 갈아입지 않고. 오늘 테스트 넘지 못하면 저녁에 돌아갈 생각 하지 마. 여기서 밤새 연습해!”

“넵!”

흠칫 떨며 대답한 하윤은 쌩하고 탈의실로 달려갔다. 한참 뒤, 옷을 갈아입고 나왔을 때, 윤영미는 자세를 잡는 막대기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그동안의 지옥 훈련을 거쳐 쌓아둔 실력이 있는 데다, 원래의 실력을 잘 발휘하기도 했고 예전에 몸에 배겨 있던 기초도 있어 테스트는 순조롭게 끝났다. 심지어 마지막 턴을 마치고 제 자리에 서는 순간, 벌을 서고 있던 두 후배는 저도 모르게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윤영미도 마음에 들었는지 습관처럼 칭찬하려 했지만 왠지 모르게 또 버럭 화를 냈다.

“흥. 아무리 원래 감각 되찾았다 해도 무대 서려면 아직도 멀었어. 정신 똑바로 차려, 알겠어?”

“알았겠어요.”

하윤은 기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겨우 테스트에 통과했다는 안도감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을 때, 옆에 있던 후배가 헤실 웃으며 말을 걸어왔다.

“선배, 남자친구 있죠?”

하윤은 뜬금없는 질문에 의아했다.

“왜 그건 물어?”

후배는 얼굴을 붉히며 하윤의 가슴 위에 난 자국을 가리켰다.

그 자국을 보는 순간 하윤은 눈앞에 아찔해 났다. 정신을 가다듬지 않았다면 아마 그 자리에서 쓰러졌을 지도 모른다.

‘아 쪽팔려.’

……

맑게 개인 하늘에서 햇빛이 쨍쨍 내리쬐고 있었다. 사람들이 드나드는 병원의 검사실 안, 공은채는 제 검사 보고서를 받아 들었다.

“공은채 씨, 예전에 심장 이식수술을 한 적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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