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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내연남

“오늘 영미 쌤이 연습 어떻게 했는지 검사하겠다고 했단 말이예요. 그런데 지금까지 잤으니…… 아!”

윤영미의 싸늘한 얼굴을 생각하자 하윤은 등골이 오싹해 얼른 옷을 주어 입고 곧바로 엘리베이터로 내달렸다. 심지어 외투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 나서야 입기 시작했다.

도준은 꽁꽁 싸맨 하윤을 보고 피식 웃더니 제 곁으로 끌어왔다.

“누가 보면 러시아 인형인 줄 알겠어. 이리 와 봐.”

하윤은 고분고분 제 손을 내밀더니 도준이 저를 도와 옷을 정리해 주자 헤실 웃으며 발꿈치를 들고 그의 턱에 입을 맞췄다.

“여보, 고마워요.”

“고작 이걸로 퉁 치려고?”

눈썹을 들어 올리며 되묻는 도준에게 하윤은 이내 고개를 숙이라는 듯 손짓했다.

이윽고 고분고분 제 말을 따르는 도준의 목에 손을 둘렀다.

하지만 이제 막 입술이 부딪히려고 하던 찰나, ‘띵’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다른 사람 앞에서 그 모습이 딱 들켜버리고 만 하윤은 얼른 도준을 밀어 버렸다.

그때 마침 엘리베이터에 들어선 진가을은 두 사람을 의아한 듯 바라보았고, 하윤은 그런 진가을을 향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진가을은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몸을 돌렸다.

‘빨강 머리 아내가 바라 피는 건가?’

곁눈질로 존재감 있는 남자를 한 번 훑어본 진가을은 이내 속으로 감탄했다. 하지만 연예계에서조차 보기 드문 미남을 보자 자연스레 한민혁이 떠올랐다.

‘뭐, 이것도 인지상정이네.’

그 시각, 도준이 제 내연남으로 낙인 찍힌 줄도 모르는 하윤은 낮은 소리로 도준에게 말을 걸었다.

“이따가 저 혼자 갈게요. 만약 다른 사람이 보면 그간 한 노력이 모두 헛수고가 되잖아요.”

하윤의 말은 당연히 공은채와 공태준이 저와 도준이 다시 화해한 걸 보면 안 된다는 뜻이었지만, 진가을은 다른 뜻으로 받아들였다.

진가을의 인상 속에 한민혁은 좋은 사람은 아니어도 그렇게 나쁘지도 않았다. 지난 번에 눈을 그렇게 만들었는데 몇 마디 투덜거리기만 하고 따지지도 않았으니까.

게다가 진가을이 연예인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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