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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가식적인 관심

미안한 기색은커녕 되려 억울한 듯 두 손을 들어 올린 도준은 싱긋 웃으며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다들 보셨죠? 저는 위협을 받아 정당방위를 한 것뿐입니다. 제가 피해자라고요.”

장 형사는 배를 끌어안은 채 연신 앓음 소리를 내는 민병철과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은 도준을 번갈아 보며 아픈 머리를 눌렀다.

“민 사장님, 민시영 씨의 조사가 끝났다고 하는데, 우선 그쪽으로 가보는 게 어떻습니까?”

그렇게 되어, 도준은 이내 장 형사를 따라 취조실로 향했다.

그걸 본 민병철은 또 지팡이로 땅을 쿵 내리 찍으며 버럭 소리쳤다.

“나 오늘 여기에서 지키고 있을 테니까, 그 누구도 민시영을 빼낼 생각 하지 마!”

여전히 일어나지 못하는 민병철의 모습에 도준이 입꼬리를 올렸다.

“여기서 지키고 있기 전에 우선 일어나 나고 말씀하시죠?”

“…….”

민병철의 고함 소리는 이미 저 멀리 걸어간 도준과 장 형사의 귀에까지 들렸다.

도준을 만나기 전, 시영은 곧바로 심문을 끝마친 상태였다.

늦은 밤 갑자기 끌려와 조사를 받았음에도, 시영의 옷차림은 여전히 흐트러짐이 없었고 얼굴에는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도준을 본 순간 흔들림 없던 시영의 얼굴에 파란이 일었다.

“오빠……, 미안해. 걱정했지?”

도준은 취조실 안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까딱였다.

“이번 사건 덮죠? 사람은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취조를 담당한 경찰은 도준이 누구인지 몰라 장 형사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다 장 형사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풀려나는 가 싶었는데, 밖으로 나가기 전 또 누군가 앞을 막아섰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니라 겨우 일어난 민병철이었다.

“민시영이 회사 기밀을 누설했어. 이대로 풀어줄 수 없다고!”

도준은 느긋하게 앞으로 걸어 갔다. 하지만 손만 들었는데 민병철은 잔뜩 쫄아서 연신 뒷걸음쳤다.

“기밀? 누구 기밀?”

“당연히 백제 그룹 기밀이지!”

“아하.”

도준은 부러 말꼬리를 길게 늘어뜨렸다.

“그럼 백제 그룹이 누구 거죠?”

민병철이 더 이상 대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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