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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저런 것도 마음에 들어?

살짝 굳어진 송민우의 얼굴에 어색함이 더해졌다.

“네, 저는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오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좀 보수적이라서요. 이런 일에 연루되는 걸 원치 않으셔서 시간이 좀 지체되었습니다.”

하긴, 송씨 집안 부자는 그나마 시영에게 예의를 갖추지만 송경석의 부인 양태린은 겉으로 뭐라 한 적은 없지만 늘 시큰둥해했다.

지난 번 프러포즈 파티에서 시영에게 무례를 범한 그 사촌도 사실은 양태린 쪽 친척이다. 그런 자리에서 서슴없이 그런 말을 하는 걸 봐서는 뒤에서 시영의 호박씨를 얼마나 깠을지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예전에는 그나마 재벌가 아가씨라는 신분 때문에 뭐라 하지 않았을 테지만, 사건에 연루된 지금, 더 이상 시영의 체면을 봐줄 필요가 없었을 거였다.

눈치 빠른 시영은 당연히 송민우의 말 뜻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중간에서 난처했겟네요.”

그 말을 듣자 송민우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시영 씨는 항상 이렇게 제 마음을 이해해 주네요. 가요, 제가 데려다 줄게요.”

시영은 송민우의 손을 슬쩍 피했다.

“저 오빠랑 할 얘기가 있어서요. 먼저 돌아가요.”

도준을 내세우자 송민우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얘기 잘 나눠요.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

“네, 안전 주의해요.”

송민우는 도준에게도 인사를 건네고 싶었지만, 형형하게 빛나는 그의 눈빛을 마주치자 저도 모르게 쫄아 어색한 폴터 인사만 남긴 채 떠나갔다.

차 후미등이 어둠속에서 사라지자 도준은 이내 조소 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저런 것도 마음에 들어?”

시영은 눈을 내리 깔았다.

“결혼이 원래 이런 거잖아.”

도준은 손에 쥔 라이터를 빙빙 돌리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꼭 그렇지만은 않아.”

도준의 편안한 말투에 옆에서 듣고 있던 시영마저 따라서 미소 지었다.

“오빠는 결혼 생활이 행복한가 보네?”

도준은 대답 다신 시영을 바라봤다.

“사흘간 휴가 줄 테니까 해결할 일 있으면 해결하고 와. 또 이렇게 무모하게 행동했다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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