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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쓸모를 다한 사람에 대한 태도

“엄마, 저 이미 시영 씨한테 청혼도 했어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건 시영 씨지 백제 그룹과는 상관없어요.”

“너 엄마가 화병 나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

양태린은 버럭 소리쳤다.

“그런 더러운 추문에 휘말리지 않으면 권력이 없어도 내가 뭐라 안 해. 그런데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겉으로 너를 축하하고 뒤에서 얼마나 수군댈지 네가 몰라서 그래!”

“이제는 손에 쥔 권력도 없으니 사람들마다 짓밟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을 거라고. 이러면 내가 사모 모임에서 어떻게 고개를 들겠어?”

하지만 송민우는 여전히 양태린을 설득하려고 애썼다.

“엄마, 시영 씨 정말 좋은 여자예요. 저도 시영 씨 좋아하고요. 시영 씨가 모든 걸 잃은 이 시점에 제가 헤어지자고 하면 제가 뭐가 되겠어요?”

“뭐가 되든 그게 중요해? 이건 네 평생이 달린 문제야!”

양태린의 좀처럼 뜻을 굽히지 않았다.

“너는 신경 쓰지 마. 내가 내일 식사 약속 잡고 말 꺼낼 테니까.”

“그건 좀…….”

“뭘 머뭇거려? 엄마가 화병으로 죽는 꼴 보고싶어서 그래? 그래, 몇 십년 동안 뼈빠지게 고생해서 키웠더니 남의 자식이었네, 이러고도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엄마, 절대 그런 생각 하지 마세요. 건강 주의하고요.”

“내가 건강 챙겨 뭐해? 그 여자랑 결혼하겠으면 앞으로 이 에미는 없는 셈 쳐!”

“아니…….”

한창 고민하던 송민우는 끝내 타협했다.

“우선 알겠어요. 그런데 시영 씨한테 예의만은 지켜 줘요.”

시영은 똑똑한 사람이니까. 이렇게 반대하는 어머니의 앞에서 대충 헤어진 척하고 화가 가라앉으면 다시 만나면 그만이라고 송민우는 생각했다.

……

다음 날.

송민우의 초대를 받은 시영은 점잖은 차림으로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양태린은 시영을 집으로 불러들이는 대신 평소 사모 모임에 자주 가던 찻집에서 작속을 잡았다.

약속장소에 도착하자 낯익은 얼굴들이 시영의 눈에 띄었다. 하지만 저를 향하는 시선들을 무시한 채 시영은 등을 곧게 펴고 미소 지으며 맨 안쪽으로 걸어갔다.

“어머님, 오래 기다리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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