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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드디어 눈을 뜨다

“그런 말이 무슨 소용이야?”

유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인나에게 물었다.

“조용히 해요!”

인나가 불만섞인 어조로 유준의 말을 끊었다.

“그럼 대표님이 직접 얘기하지 그래요?”

유준이 막 반박하려고 할 때, 인나가 또 입을 열었다.

“지금은 근무시간이 아니니까, 상사가 부하직원 대하듯 하지 말아주세요. 대표님보다 제가 더 하영을 잘 알아요!”

유준은 서슬퍼런 얼굴로 인나를 노려보며 얘기했다.

“그럼 얼른 깨어나게 해 봐!”

인나는 입을 약간 삐죽이고 다시 하영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영아, 너 계속 그렇게 일어나지 않으면 너의 세쌍둥이가 고아가 되잖아!”

그 말에 유준의 이마에 핏줄이 섰다.

‘지금 나를 죽은사람 취급하는 거야?’

“하영아, 세준이와 세희, 그리고 희민이까지 너 때문에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이루는 모습을 보고 싶어?”

인나의 말이 끝난 순간, 강하영의 눈꺼플이 눈에 띄게 움직였다. 유준과 인나는 갑자기 숨을 죽인 채 조용히 하영의 반응을 살폈다.

드디어 산소마스크 아래로 하영의 입술이 약간 움직였고,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인나는 얼른 하영의 눈 앞에 손을 흔들어보였다.

“하영아! 일어났어?”

하영은 눈을 깜빡이며 인나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인나는 그제서야 시름을 놓았고,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눈시울을 붉혔다.

“세상에, 드디어 일어났구나!”

유준도 안도의 한숨을 돌리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아직도 많이 아파?”

“대표님.”

인나는 유준을 흘겨보았다.

“뭘 쓸데없는 걸 묻고 그래요? 몸이 이 지경이 됐는데 당연히 아프죠!”

유준은 인나를 무시하고 계속 물었다.

“물 마실래?”

하영은 앞에 있는 많이 지쳐보이는 남자의 모습을 바라보더니, 눈빛이 복잡해졌다.

눈을 뜨지 못했던 이틀 동안, 하영은 흐릿한 의식 속에서 유준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의 참회에 마음이 복잡해졌고, 한동안 그것들을 직시하기 어려웠다.

하영은 눈을 감고 손을 들어 올리려 애썼지만 힘이 없었고, 목구멍은 메말라 버려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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