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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시험해 봐

존슨의 미소가 점점 사라지더니 시선을 거두고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정, 지금 내 제자의 회사를 누르려는 거야?”

존슨의 담담한 어조에서 불쾌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유준은 긴 다리를 꼬고 앉아 소파 등받이에 기댔다.

“이유를 얘기해 봐.”

“디자이너들이 명성을 쫓는 것처럼 우리 사업가들도 이익만 추구할 뿐입니다. 회사의 장래를 위한 일인데 안 될 게 뭐가 있습니까?”

“다른 사람이라면 아무 말도 안 하겠지만, 내 제자를 상대하는 건 조금 지나쳤다는 생각이 안 들어?”

“왜죠?”

유준이 되물었다.

“제자한테 그렇게 자신이 없습니까?”

그러자 존슨이 웃었다.

“정, 지금까지 너에 대한 기사라면 나도 많이 봤어. 교섭이라면 내가 너를 이길 수 없다는 거 잘 알잖아. 회사 일을 도와달라면 충분히 도와줄 수 있어. 다만 제자를 상대하는 일이라면 나한테도 선이란 게 있거든.”

유준은 천천히 테이블 위에 놓인 물컵을 들어올리며 입을 열었다.

“제자에 대한 시험이라고 생각하는 건 어때요?”

“그럴 필요 없어. G의 실력이라면 다들 알고 있으니까.”

“제자가 존슨을 뛰어넘을 실력이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지 않으세요?”

존슨은 침묵을 지켰고, 유준도 더는 뭐라하지 않았다.

이정도까지 얘기했는데도 만약 존슨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여기서 더 말을 많이 해도 의미가 없었다.

한참 뒤에 존슨은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기 시작하더니 테이블에 컵을 쾅하고 내려놓았다.

“좋아, 알았어. 대신 조건이 있어!”

유준이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얘기하세요.”

“나한테 언제든 이 계약을 끝낼 권리가 있어!”

“그리고 작업 공간도 내가 알아서 정해.”

“적어도 1년은 채우셔야 합니다.”

유준은 존슨의 요구를 전부 들어줄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애써 모셔온 의미가 없으니까.

존슨은 한참 생각해보더니 대답했다.

“좋아. 원고 재촉하지 마.”

“최소한 2개월 내에 디자인 초안은 제출하셔야 합니다.”

“문제없어.”

오후.

하영은 아크로빌로 돌아와 간단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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