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20화 생각이 짧네요

캐리는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아무리 취해도 정신은 말짱하다 이말이야! 내가 지금까지 술을 허투루 마신 것도 아니고.’

배현욱이 자기한테서 뭔가 캐내려 한다면, 다른 얘기를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욱이 아직 반응하기도 전에 캐리가 말을 이었다.

“소예준이 강하영을 정말 아끼는것 같지 않아요?”

“강하영 씨를 아껴요?”

현욱은 피식 웃었다.

“소예준은 하영 씨와 같이 지내는 것도 아니고, 돌봐주는 것도 아닌데 아낀다고 할 수 있어요?”

“충분하죠! 배려야 말로 아껴주는 게 아니겟어요? 생각이 정말 짧네요.”

캐리는 현욱을 흘겨보았다.

“…….”

그러고 보면 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자유와 믿음을 주는 것도 일종 사랑하는 방식이니까.

현욱은 캐리를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확실히 취한 것처럼 보이자 의심을 거두었다.

그리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강하영 씨는 가정도 있는데, 캐리 씨는 왜 하영 씨 집에서 지내요?”

“내가 그집에서 지낼 수 없는 이유는 또 뭔데요? 소예준도 아무 말 안 하는데, 그쪽이 뭔데 그런 걸 물어요?”

“난 또 캐리가 하영 씨를 좋아해서 거기서 지내는 줄 알았죠.”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요.”

캐리의 눈빛이 순간 쓸쓸하게 변했다.

“아쉽게도 이미 결혼했더라고요.”

“누구에요? 남자에요, 여자에요?”

“나 성향은 정상이에요!”

캐리는 현욱을 노려봤다.

“내가 그집에서 지내는 것도 괜히 정유준이 하영이한테 접근할까 봐 그러는 거죠.”

“소예준도 있는데 캐리가 왜요?”

“소예준이 없을 때 내가 악연을 막아줄 수 있잖아요.”

그러자 현욱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보아하니 캐리한테 하영 씨는 그저 친한 친구일 뿐이네요.”

“그냥 친한 친구일 뿐이겠어요? 강하영이 아니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겁니다.”

하영의 집에서 지내는 진짜 목적도 이젠 숨기고 싶지 않았다. 소예준이 이미 나서서 자기 아이라고 얘기까지 했으니, 굳이 자기까지 나서서 연기할 필요는 없으니까.

정유준에게 호시탐탐 주시당하는 것도 꽤 피곤한 일이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