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감님, 혹시 저에게 무석을 주지 않으려는 겁니까?”서현우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자 아이는 고개를 들어 서현우를 바라보며 물었다.서현우는 억지로 웃으며 소무석 두 개를 꺼내 아이에게 건네주었다.그러나 아이는 무석을 받지 않고 오히려 무릎을 꿇었다.“받고 싶지 않습니다. 받는 다고 해도 써 보지도 못하게 죽게 될지도 모릅니다. 소가 되든 말이 되든 뭘 해도 좋으니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아이의 말을 듣고 서현우는 손을 떨었다.손가락을 구부리고 주먹을 꼭 쥐었더니 소무석 두 개가 약간 배겼다.“넌 이름이 뭐니?”서현우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소인 등장이라고 합니다.” “어디로 등장하라고?”아이는 초롱초롱한 두 눈으로 서현우를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제 이름이 등장입니다. 듣기 싫으시다면 장나라고 부르 셔도 됩니다.”서현우는 전혀 웃기지 않았다.“길 안내해, 잠시 머물 곳을 찾아야 해.”서현우가 말했다.“네! 주인님, 제가 모시겠습니다.”아이는 흥분하여 서현우에게 따라오라고 표시했다.“소인 어릴 때부터 명송성에서 자라서 모르는 곳이 없습니다.”“너무 좋은 곳도 너무 나쁜 곳도 아닌 적당한 곳으로 안내 해.”“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아주 마음에 쏙 들게 안내하겠습니다.”“이 세상에 누군가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없단다. 그러니 앞으로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된다.”서현우의 말을 듣고 등장은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뒤를 돌아 서현우를 바라보았는데, 눈빛은 전 보다 더욱 밝아지고 눈시울이 살짝 붉어지기도 했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힘껏 끄덕이고 돌아서서 계속 길을 안내했다.서현우는 눈물 한 방울이 땅으로 떨어진 것을 보았다.명송성 중심 구역에 “들어 오거라”하는 여인숙이 있다.이곳은 이름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서현우는 모든 수속을 밟은 후 중무석 하나를 여인숙 직원에게 주었다.등장에게 어울리는 옷 한 벌을 사고 풍성한 저녁상을 준비하고 나머지는 팁으로 가지라고 했다.직원은
서현우는 자기만큼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자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한 명의 안전을 더 책임지게 되니 말이다.이는 매우 현명하지 못한 것이다.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현우는 등장의 두 번째 스승이 되어주기로 결심했다.감히 제멋대로 결정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보이지 않은 손이 자신을 죽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그래서 서현우는 등장 곁에 두고 지킬 수 없더라도 같이 있는 동안만 이라도 잘 지내고 배불리 먹었으면 해서이다.“선생님, 경매는 22성 때 개최됩니다.”등장은 서현우를 감히 스승이라고 부르지 못했다.서현우의 제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느껴져 서다.첫 번째 스승은 빈털터리 도둑이었기 때문에 등장도 도둑이었다.들개와 먹이를 빼앗아야 할 비천한 도둑 말이다.어둡고 습하고 악취가 진동하는 구석에서 죽어야 하는 운명이다.배불리 먹고 죽는 것만으로 이미 여한이 없다.“그래, 가자.”서현우는 대답을 하고 눈을 감고 앉았다.상대방은 이미 진을 쳤다.도망칠 수 없다면 먼저 지켜 볼 수밖에 없다.남강에 있을 때, 체어스가 군대를 거느리고 쳐들어 왔을 때처럼 말이다.서현우는 싸우는 동안에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생각했었다.등장은 잠을 자고 서현우는 걸상에 앉아 있었다.밤 하늘에 21개 별이 반짝일 때, 등장은 잠에서 깨어나 흐뭇하게 웃었다.다시 눈을 뜰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뻤다.등장은 창문으로 머리를 내밀고 살펴보았지만 서현우를 부르지 않았다.지금은 겨우 20개 별이 반짝이고 있기 때문이다.제일 밝은 별은 의외로 생긴 것이기에 시간에 넣어서는 안된다.등장은 그 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는데, 아무래도 별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그리고 나서 고개를 저으며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고 느꼈다.‘정말 떨어진다고 한들 나랑 상관이 없잖아.’‘그때가 되면 난 이미 짐승의 먹이가 되어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거야.’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등장은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21개의 별이 떠오자 등장
서현우의 눈빛이 선어의 손가락에 떨어졌다.선어의 손가락에는 파란 보석과 같은 반지가 끼어 있다.그 반지는 두준이 끼고 있던 반지와 같다.서현우는 성국을 떠날 관건적인 시기가 다가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눈 앞에 있는 선어를 죽여야 하고 반지도 가져가야 한다.“여러분, 이번 경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다른 말은 하지 않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겠습니다.”선어는 간단히 두 마디 하고 손가락을 쳤다.그러자 한 남자가 붉은 천으로 가려진 접시를 들고 다가왔다.이 남자는 몸에 살기가 심하게 느껴졌다.걸을 때 허리가 곧게 펴고 발걸음이 떨어질 때 발걸음 사이의 거리 차이는 거의 없었다.서현우는 한 눈에 이 사람은 군대 출신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이곳은 명송성이니 이 사람은 어쩌면 명송군의 일원 일지도 모른다.그렇다면 선어는 아마 명송성 뒤에 있는 종문일 것이다.선어가 붉은 천을 젖혔다.그 안에는 핏빛이 선명한 심장이 여전히 뛰고 있었다.심장은 공예품처럼 영롱하게 빨갛다.이때 선어가 입을 열었다.“생경 강자의 심장입니다. 최저 가격인 대무석 하나로 경매를 시작하겠는데, 가격을 높일 때 대무석보다 낮아서는 안 됩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생경 강자의 심장을 판매한다고?’“두 개.”“세 새.”“다섯 개.”“...... .”사람들은 즉시 가격 높이기 시작했다.불과 몇 초 만에 이 생경 강자의 심장은 대무석 20개의 가격에 이르렀다.가격이 어느 정도로 높아지자 경쟁하는 사람은 점점 적어졌다.“30개.”낙찰이 될 것 같은 무렵에 누군가가 단 번에 대무석 10개를 더 높였다.결코 낮지 않은 가격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하지만 보이는 건 오로지 검은 망토일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생경 강자는 생기가 이름으로 넘쳤다.이미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심장이 다치지 않아 그대로 심장을 파내도 여전히 뛰고 있었다.입도경 정상 무자에게는 이 심장이 큰 역할을 일으킬 수 있다.이 심장의 힘
“800개!”“천!”“천 이백!”“천 오백!”“2천!”천기각 이라는 세 글자가 나오자 사람들은 흥분한 듯 잇달아 가격을 불렀다.가격은 곧 3천을 돌파했다.비록 대무석은 아니지만 가격은 이미 놀라울 정도로 올라갔다.산수는 중무석 하나를 얻기도 힘든데, 이들에게 있어서는 돈이 아니라 숫자에 불과하는 듯했다.서현우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사람은 가난하면 포부가 짧아진다.결국 이 정보는 7000개의 중무석 가격으로 낙찰되었다.이번 경매에서 가장 비싼 물건으로 환산하면 무려 70개의 대무석이다.경매가 끝나자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졌다.서현우는 등장을 데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먼 곳까지 오고 서야 서현우는 등장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난 그만 가야겠어.”등장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조심해서 가세요, 선생님.”서현우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등장은 웃고 있지만 아쉬움이 보였고 해탈하는 듯한 심정도 보였다.한참을 침묵하더니 서현우는 다시 입을 열었다.“아니다! 나랑 같이 가자!”등장은 순간 멍해 지더니 서현우를 보고 활짝 웃었다.“네! 선생님 말에 따르겠습니다!”“명송성에 천기각이 있어?”서현우가 물었다.“있어요,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그래.”등장은 서현우를 데리고 술집에 도착했다.이 술집은 천기각 명의의 산업이다.천기각은 성국에 널리 퍼져 있는 가장 큰 정보기관이다.돈만 넉넉하다면 살 수 없는 정보가 없다.게다가 천기각은 신용을 중시하기 때문에 한가지 정보를 거듭 팔지 않는다.천기각에 대해 서현우는 들어 본적은 있지만 접촉한 적이 없다.전에는 접촉하고 싶지 않았고 나중에는 감히 접촉하지 못했다.하지만 지금은 거리낌이 조금도 없다.“정보를 사려고 합니다.”서현우는 카운터에서 주판을 헤집고 있는 주인에게 말했다.“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주인은 화기애애한 미소를 지으며 서현우에게 따라오라고 표시했다.서현우는 등장을 데리고 주인의 뒤를 따라 갔다.두꺼운 천으로 만들어진 커튼을 거두고 칠흑 같은
처음에는 하늘이 흐려 보이더니 구름 뒤에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온 하늘이 빛에 의해 눈이 부셨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햇빛은 마침내 억지로 구름 층 뒤에서 뚫고 나왔다.구름 속으로 우뚝 솟아 풍경이 수려하며 선경과 같은 산을 비추었다.그리하여 하늘과 땅이 온통 찬란해졌다.등장은 번개 독수리의 등에 앉아 서현우가 펼친 강한 보호막에 의해 보호되어 있다.광풍이 휘몰아치는 가운데도 등장은 어수룩하게 웃었다.먼지 속에서 뒹굴며 살아갔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선한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 선생님이 신약문의 살아있는 보살이었다.그리고 살아있는 보살이 아이를 선경으로 데려 왔다!등장에게 있어서 신약문은 바로 선경이다.번개 독수리가 공작산에 떨어지자 서현우는 번개 독수리와 연계한 팻말을 반납하고 등장을 데리고 주전으로 갔다.“예상했던 시간보다 좀 늦었네.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공가연이 물었다.서현우는 공수하여 절을 한 다음 입을 열었다.“돌아오는 도중에 명송성에서 잠시 지체했습니다. 사존, 이 아이는 저의 제자인데 여기에 있어도 되겠습니까?”“네 제자라면 내 제자이기도 하다. 당연히 이곳에 있어도 된다는 말이다.”공가연은 등장을 지그시 바라보았다.서현우의 제자라고 해서 인지 아이의 눈이 유난히 예뻐 보였다.“얘야, 이름이 뭐니?”“선...... 선존...... 대감, 소인...... 소인.”등장은 땅에 무릎을 꿇고 긴장하여 얼굴색이 붉어졌고 한참동안 온전한 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긴장함에는 조심스러움도 깃들여 있어 마치 신을 만난 하찮은 개미와 같았다.“긴장하지 말거라.”공가연은 부드럽게 웃었다.“이름은 무엇이냐?”“소인 등장이라고 합니다.”등장은 큰 용기를 내어 말했다.아이의 이름을 듣고 공가연은 멍하니 있다가 침묵했다.서현우의 입가에 쉽게 알아채지 못할 웃음기가 일었다.잠시 후, 공가연은 다시 물었다.“이름이 뭐라고?”거듭 물어보는 공가연 때문에 등장은 순간 멍해졌다.‘귀가 잘 들리시지 않는가?’“소인
젊은이는 서현우보다 반달 일찍 입문해서 서현우를 후배라고 부른다.서현우는 이용술을 사용한 후 나이가 30대로 마흔에 가까워 보이고 이 젊은이는 20대 초반으로 서현우를 이상 분으로 여긴다.하여 동작이나 말투는 겸손해 보이지만 실은 곳곳에서 오만함을 품고 있다.공가연은 눈빛이 약간 차가워졌고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왕의존이 먼저 소리쳤다.“방자하다! 어디 감히 공의존 앞에서 입을 여는 것이냐! 공의존 제자에게 감히 도전장을 내밀어도 된다고 생각한 것이냐! 공의존 체면도 살려줘야 할게 아니야!”이 말은 듣기에는 젊은이를 야단치는 것 같지만 실은 매우 혐오스럽다.마치 겨루기도 전에 서현우가 이미 진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왕의존은 서현우가 져서 공가연이 창피해 할까 봐 인심을 쓴 것이다.그러자 공가연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삼중아.”서현우는 공수하며 답했다.“네.”“그만 가자.”서현우는 한숨을 참았다.서현우는 공가연이 그더러 젊은이와 겨뤄보라고 할 줄 알았다.그러나 서현우는 곧 마음이 불편해졌다.공가연은 진심으로 서현우를 아끼고 있다.공가연이 잘해 줄수록 마음속의 죄책감은 깊어졌다.“제자보다 못난 점이 무엇인지 이 어린 선배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서현우가 말했다.떠나기 전에 공가연의 체면을 세워주고 싶었다.공가연은 내디딘 발걸음을 멈추고 서현우를 돌아보며 고집스러워 보이는 서현우의 시선을 맞이했다.입을 벌리고 공가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럼 가서 이겨라!”이번에는 왕의존의 눈빛이 차가워질 차례가 되었다.왕의존 제자의 눈빛은 그보다 더 차갑다 못해 날카로웠다.“어머, 두 분 총 시험을 앞당기려는 겁니까?”다소 거들먹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모두들 옆으로 고개를 돌려 쳐다보았는데, 누렇게 된 흰옷을 입고 있는 노인과 나비처럼 예쁜 소녀가 있었다.서현우는 입문할 때 이 노인도 만났었다.다섯 명의 의존 중 한 명인데 이름은 잘 모른다.그때 서현우는 이 늙은이를 특별히 주의한 적이 있다.다른
주안단은 청춘에만 머물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력을 향상시키는 역할도 한다.주안단을 먹은 여 제자들은 남 제자들의 눈에 자연히 더욱 예뻐 보이는 법이다.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남 제자들은 자신의 친한 친구들을 불렀다.서현우 다섯 사람이 각각 약 솥을 꺼낼 때 거의 모든 신약문의 제자들이 이곳으로 모였다.여러 바퀴로 그들을 감싸고 있다.그들의 마음과는 달리 지금 밖은 축제 현장이나 다름없다.시합을 보러 온 사람도 있고 온전히 여 제자들을 보려고 온 이들도 있다.그 간드러진 류 선배라는 말에 서현우는 만민이 주목하는 초점으로 되어버렸다.질투에 눈이 멀어 남 제자들은 두 눈을 붉히고 서현우를 노려보고 있다.서현우는 이러한 시선에 정신이 아찔해 났다.잠재적인 적들이 더 많이 생겨나는 기분이 들었다.그러나 서현우는 여전히 경미해 보였다.잠재적인 적이라고 한들 자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을 바로 잡았다.어차피 서현우는 빨리 성국을 떠날 생각뿐이다.떠나고 나면 성국에는 류삼중 이라는 사람이 없어지게 된다.“차라리 총 시합을 앞당기는게 낫겠어요.”누군가가 제안을 했다.그리고 이 사람은 많은 제자들에게 항의를 받았다.총 시합은 각 산에서 5위 안에 든 제자들이 모여서 하는 것이다.6급 의사들 휘하에도 자신이 양성한 제자가 있다.그들은 의술이 다섯 명의 의존 휘하의 제자에 비할 바가 못되지만, 총 시합에 참여할 자격도 있다.총 시합은 결코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약 솥을 놓고 단련하면 그만인 것이 아니다.신약문의 손에 잡힌 비경에서 진행된다.그 비경에는 적지 않은 천재 지보가 있고 또 많은 품계가 높지 않지만 외계에서는 이미 자취를 감춘 흉수들이 있다.모두 약으로 쓸 수 있는 물건이다.즉 수확을 의미한다.총 시합에서 순위에 들지 못하더라도 뭐라도 건져오는 것이 좋다.지금 총 시합을 진행하면 그들과는 상관이 없어지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된다.그러므로 당연히 반대의견이 크다.하여 한 사람의 제의는 묻혀버리고 순전히 다섯
“한 환자가 있는데, 체표에는 상처가 없고 오장이 부식되었으며 맥이 끊기고 남은 시간이 일 성이다.”“자, 시작!”신약문 조상의 목소리가 담담하게 들려왔다.평온하고 평화로웠으며 조금의 위엄도 없었다.오히려 문어귀에 앉아 햇볕을 쬐는 평범한 노인과 같았다.“네.”다섯 사람은 공손하게 인사하고 일어섰다.모두들 일어나 흥분한 얼굴로 다시는 함부로 입을 열지 못했다.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이렇게 큰 광장은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이번 대결은 조상이 나서서 처음에 마음가짐은 이미 사라졌다.다섯 사람 모두 표정이 무겁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처음으로 환자 치료에 나선 것처럼 말이다.하지만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잘하면 조상의 눈에 들어갈 수 있기때문이다.조상의 마음에 들면 전도가 양양하다.그들 중 지금 서현우가 가장 긴장하고 있다.하지만 다른 네 사람과는 다른 원인으로 떨리고 있는 것이다.이번 시합은 서현우가 보기에 생사가 달려 있다.서현우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닌데도 죽고 싶지 않았다. 하물며 현양명백의 해독제가 손에 있고 가지고 가지만 하면 불쌍한 솔이가 깊은 잠에서 깨어날 수 있다.서현우의 솔이가 부르는 아빠라는 소리가 듣고 싶다.듣고 그때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이다.그러나 운명은 사람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서현우는 후회하기 시작했다.신약문으로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명송성에서 선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선어를 죽이고 반지를 찾아 좀 더 멀리 달려가 위기가 사방에 도사리고 있는 만수 삼림에 가서 통로를 찾아 용국으로 돌아갔어야 했다.‘후회해도 소용없어.’서현우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모든 잡념을 잊어버렸다.생사는 제 마음대로 안 되지만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반드시 살아야 돼!’서현우는 어두컴컴한 돌 하나를 들고 약 솥 아래에 놓았다.그리고 기운을 주입하였는데, 이 돌은 갑자기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화염은 자흑색을 띠며 극도의 고온으로 공기까지 비틀어버렸다.약 솥의 온도가 서서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