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가연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많은 생각을 했지만 서현우가 도망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는 이미 자취를 감추었다.공가연은 마음이 싸늘해졌다.한동안 얼굴을 들 수 없을 것 같았다.하지만 곧 이상하다고 느껴졌다.‘왜 도망 간 거지?’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이런 시기에 도망가서도 감히 도망갈 수도 없을 것이다.‘난 믿어야 해! 내 친전 제자이자 귀의문의 후계자야!’공가연은 마음속으로 묵묵히 말했다.귀의문은 이미 역사의 쓰레기 더미에 버려진 지 7천 년이 되었다.지금 남아 있는 후계자는 귀의문을 절대 버리지 않을 것이다.귀의문을 뒤로 하고 공가연의 친전 제자도 뒤로 하고 생각해보자.조상이 이러한 문제를 냈다는 것은 눈앞에 이런 환자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생명이 위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근데 의사로서 환자를 마주하고 치료를 하지 않고 오히려 도망갔다.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근본적으로 의사로서의 직업 도덕과 품행이 지워졌다.만약 서현우가 정말 도망쳤다면, 이 순간부터 서현우는 의사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했을 것이다.서현우는 성국 전체 모든 의도 종문에서 버림받는 자가 될 것이다.그 대가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파멸 적이다.공가연과 같은 의존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데, 하물며 서현우는 더더욱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그래서 공가연은 서현우가 이렇게 멍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럼, 지금 도망간 이유가 따로 있을 것이다.시간은 천천히 흘러 십여 분이 지났다.하지만 서현우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약 솥만 덩그러니 남아 뜨거운 불에 데어 빨갛게 변했다.약 솥이 이렇게 가소로운 존재가 될 줄은 몰랐다.왕의존은 옆으로 고개를 돌리고 공가연을 보며 웃었다.그 웃음을 보고 있으려니 온 몸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듯했다.애석하게도 조상이 자리에 있기때문에 아무도 감히 방자하게 굴지 못했다.가장 방탕한 최명도 가능한 한 자신이 누렇게 뜬 긴 셔츠를 정리하고 조각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다들 어리둥절해졌다.모두의 눈에 물음표가 가득했다.공가연도 마찬가지다.서현우는 다시 한 번 만인이 주목하는 그 사람이 되었지만, 눈빛들은 전과 달리 싸늘했다.꼬르륵-뚱뚱한 천영새는 서현우의 손에서 허우적거리며 목을 길게 빼고 끊임없이 울었다.다소 억울하게 들리기도 했다.배불리 먹고 한가로운 한낮의 햇살을 즐기고 있었는데 서현우에게 잡혔다.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천영새는 얼른 구조를 요청했다.이 악인의 손에서 구해달라고 말이다.애석하게도 모두가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다.목이 찢어지게 소리를 낸다고 해도 아무도 아랑곳하지 않을 것이다.절망한 천영새는 머리를 예쁜 깃털 속에 틀어박고 눈을 감고 죽은 척했다.사람들의 시선이 서현우를 따라 움직였다.서현우는 인두처럼 새빨갛게 달아오른 자신의 약 솥 앞으로 돌아와 끈으로 천영새의 발톱을 가두었다.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약 솥 위의 이상한 현상을 보았지만, 표정은 담담했다.이 사람들의 연단술이 정말 괜찮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근데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기면 자기에게 집중했다.서현우는 뜨거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손을 뻗어 솥뚜껑을 열었다.그리고 큰 통의 물을 부었다.키득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물안개가 피어 오르고 서현우는 약초를 좀 꺼냈다.신약문 도처에서 자라고 뭇사람의 눈에 들풀 같은 그런 약초다.굳이 몇 단계라고 말해야 한다면 아무런 단계도 아니라고 답할 수 밖에 없다.서현우는 여러 가지 약초를 집어 넣고 무 두 개를 더 꺼냈다.모두들 눈을 부릅뜨고 무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흔한 흰 무인지 무를 닮은 천재 보물인지 확인하려 했다.그리고 그들은 눈을 힘껏 비볐다.무라는 사실을 확인하자 서현우를 바라보는 눈빛이 더욱 이상해졌다.‘찌개라도 끓이려는 건가?’최명 의존은 참지 못하고 입술을 핥았지만 눈에는 노기가 번쩍였다.서현우에게 천영새는 구워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말하고 싶었다.털을 뽑고 내장을 꺼내 깨끗이 씻은 뒤 맛있는 식용 약재를 넣고
“자, 시간 다 됐습니다!”왕의존이 소리쳤다.모두가 고개를 들어 보니 하늘에 밝은 별이 하나 더 생겼다.확실히 시간이 다 됐다.한 줄기 그림자가 주전 뒤쪽에서 나타났다.그는 두루마기를 입고 활보하는 것이 마치 평지를 걷는 것 같다.백발이 마음대로 뒤에 묶여 있고, 긴 수염은 거의 한 자에 가깝다.누구든지 그를 보면 마음속으로 자기도 모르게 선풍도골이라는 네 글자를 낳는다.“증조님, 뵈옵소서!”모두가 또 무릎을 꿇었다.서현우는 한숨을 쉬었다.서현우는 남에게 무릎을 꿇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무릎을 꿇더라도 자기에게 은혜를 베푼 사람에게만 꿇는다.하지만 지금 선택할 수 없다.“일어나라.”이 노인은 얼굴색이 불그스름하고 주름이 전혀 없다.하지만 나이가 많다는 느낌을 준다.“감사합니다.”사람들은 분분히 일어나 조상을 바라보는데, 눈빛에는 숭배와 흥분으로 가득했다.신약문 조상은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렸지만 살아있는 화석을 본 사람은 별로 없다.하여 지금 보는 것만으로 영광이다.조상은 이렇게 살랑살랑 걸어오다가 땅에 떨어졌다.실은 지면에서 거의 두세 센티미터 떨어져 있는 곳에 떨어졌다.온몸에 먼지 하나 없이 더할 나위 없이 깨끗하다.신발 밑창까지 모두 깨끗하다.“증조님, 실은 제자들 사이의 다툼이었는데, 이렇게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왕의존은 한 걸음 앞으로 나가 공손히 인사를 드렸다.“하여튼 아부 쟁이!”조상은 왕의존을 힐끗 쳐다보며 체면을 차리지 않고 말했다.“의술에나 그렇게 마음을 썼다면 지금처럼 성과가 낮지는 않았을 텐데!”왕의존은 풀썩 무릎을 꿇었다.“증조님의 가르침을 마음 속 깊이 새겨 두겠습니다.”그러자 조상은 고개를 저으며 왕의존이 못마땅한지 방소원 등에게 눈길을 주었다.몇 사람은 흥분해서 얼굴이 붉어지고 공손하게 서 있었다.그리고 조상의 시선은 서현우에게 떨어졌다.서현우의 환각인지 아닌지 늘 이 조상이 자기를 보는 눈빛에 알지 못하는 웃음기가 있다고 느껴졌다.“제련한 단약, 모두 꺼내라.”
많은 사람들은 꿈에서 깨어난 듯했다.서현우의 말대로 조상은 사람을 구하라고 했을 뿐 단약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의술은 단지 단약을 정제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그러나 연단술은 의도의 대표이자 본보기이다.모두들 무의식적으로 연단에 익숙해졌지만 다른 많은 방식을 소홀히 했다.침술도 의술이다.공작산의 제자들은 더 이상 얼굴이 화끈거리지 않았다.다들 자신감이 넘치게 고개를 들고 허리를 곧게 세웠다.마치 이 순간 자신도 서현우인 것처럼 말이다.이것이 바로 집단영예감이다.그런데 그때 조상이 입을 열었다.“반드시 단약을 정제해야 한다면?”서현우는 어깨를 으쓱거렸다.“증조님의 명을 감히 어길 수 없습니다.”“그럼, 해 봐.”조상은 아주 쉽게 말을 내 뱉고 무릎을 구부렸다.형체도 그림자도 없는 의자에 앉은 듯 몸을 뒤로 기댔고 심지어 다리를 꼬았다.서현우는 이 모습을 보자 문 앞에서 햇볕을 쬐는 할아버지가 생각났다.이토록 상냥하고 이토록 친근할 수가 없었다.그리고 찌개는 낭비하지 않았다.공가연은 활짝 웃으며 큰 조롱박 하나를 꺼내 솥의 찌개를 모두 담았다.“한 그릇만 더 줘.”조상이 했다.“네.”공가연은 한 그릇을 따라 건네주었다.다른 사람들은 잇달아 침을 삼켰다.‘증조님도 좋아하시는 저 찌개 맛은 어떨까?’그들은 맛 보고 싶었다.하지만 공가연은 그들에게 일일이 건네줄 생각이 없었다.자기도 맛을 보려고 나무 그릇에 따랐다.맛을 보니 두 눈이 번쩍 뜨일 정도였다.“공의존, 저도 한 그릇만 주실래요?”최명은 뻔뻔스럽게 달려와 아부 하듯이 웃었다.그러자 공가연은 서현우를 가리켰다.“우리 제자가 끓인 건데, 제가 아니라 제자에게 물어보세요.”그러자 최명은 서현우에게 물었다."“맛 좀 봐도 돼?”“그냥 마실 수는 없지 않을까요?”서현우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원 하는게 뭐야?”최명은 불만스러워했다.최명은 평생 대가를 치르면서 무언가를 먹어본 적이 없다.천영새도 모두 훔쳐서 먹는 것이다.‘
“두 그릇만 더 달라는 건데, 이렇게 손이 떨릴 정도로 아깝습니까?”최명은 조상의 변화에 주의하지 않고 공가연이 손을 떨고 있는 것만 보았다.나무 그릇에 있는 찌개가 조금 쏟아졌다.“마지막 입니다.”공가연은 최명을 아랑곳하지 않고 나무 그릇을 건네준 뒤 뜨거운 찌개로 가득 찬 조롱박을 거두고 서현우가 연단하는 것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최명은 불만을 품고 찌개를 마시면서 서현우를 보더니 눈을 점점 크게 뜨고 손도 떨었다.최명도 심상치 않은 것들을 알아차렸다.사실 모든 사람들이 서현우가 연단하는 것을 보고 있다.서현우 혼자만의 무대가 펼쳐졌다.서현우의 머릿속에는 네온 의경에서 5급 단약 제조에 관한 모든 절차와 묘사를 떠올랐다.온 정신을 집중하여 화력과 시간을 매우 정확하게 통제했다.시간은 천천히 흘러가더니 어느덧 한 시간이 더 지나갔다.별다른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서현우가 약 솥을 두드릴 때까지 말이다.두드리자 솥뚜껑이 벗어났고 영롱하고 흰 빛이 반짝이는 단약이 나타났고 서현우는 단약을 손에 단번에 쥐었다.모두가 숨을 죽였다.서현우는 조상 앞으로 다가가 인사를 하고 손바닥을 폈다.그 단약은 극도로 부드러운 빛을 발했다.허황된 빛 속에서 일부 산수와 생물이 진화한 것 같았다.마치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과 같았다.몇 명의 의존의 동공이 수축되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것도 일종의 이상한 현상이지만, 단약이 단이 된 후 생명의 기운이 극도로 전성하는 진화이다.이런 이상한 현상은 이 단약이 이미 원래의 품 급에서 벗어나 더욱 높은 급으로 돌파 되였음을 대표한다.예를 들면 이 단약은 원래 4급이여야 하는데 5급단약으로 정제된 것이다.이런 수단은 의심할 여지 없이 공포스러운 것이다.찰카닥-소리가 울려 퍼진다.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스스로 입을 막았다.놀라움에 극에 달해 입이 저절로 크게 벌어졌기때문이다.“너 이름이 뭐니?”조상은 서현우를 지그시 바라보았다.“제자 류삼중이라고 합니다.”서현우는 공손하게
거대한 궁전에 여덟 개의 금용 기둥이 있고 천장에는 찬란한 조명 구슬이 가득하다.벽돌을 금으로 삼아 도배 되여 있다.탁자와 의자 등도 모두 순금이다.휘황찬란한 인테리어에 눈이 휘둥그레졌다.벽에 적지 않은 서예 게시물이 걸려 있다.[좋은 비는 그 때를 알고 내리니, 봄이 되어 내리네.][하늘이 만일 술을 즐기지 않았다면, 어지 하늘에 술 별이 있겠냐.][오늘 뜬 태양은 다시 떠오르지 않는다.]다양한 시들이 벽에 걸려있다.매 글자마다 비범한 자태를 풍기며 범상치 않은 경지를 이루고 있다.선풍도골의 조상은 지금 헐렁한 두루마기를 입고 금색 용의자에 앉아 손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천영새 다리를 들고 입안에 기름이 흐르도록 먹고 있다.서현우는 한동안 멍 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렇게 멍하게 서서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신약문의 전승 향로를 왜 네가 가지고 있어?”조상은 다리를 뜯어 먹으면서 서현우를 흘겨보았다.위풍당당한 모습이 일도 없이 말이다.서현우는 잠시 침묵하다가 공수하며 입을 열었다.“한 친구가 저에게 준 것입니다.”“그 포리라는 계집애?”조상이 물었다.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는 결코 친구를 파는 것이 아니다.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전승 향로까지 주는 걸 봐서는 보통 친구 사이가 아닌 거 같은데?”조상은 마음대로 뼈를 버리고 다리 하나를 다시 집었다.‘내가 빼앗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친구 맞습니다.”“그래, 네 말대로 친구라고 하자. 나도 그런 일에 참견하기 귀찮아.”입가의 기름이 수염에 떨어졌다.조상은 마음대로 소매 가운으로 닦고 계속 먹으며 말했다.“애초에 그 계집애가 향로를 훔치러 달려왔을 때 난 그냥 재미있어서 훔치게 가만히 보고 있었어. 근데 그걸 네가 다시 가져올 줄은 몰랐어. 신약문과 인연이 깊은 물건인 거 같아.”조상을 말을 듣고 있노라니 막연하기만 했다.“옷 벗어.”조상이 말했다.서현우는 두말없이 옷을 풀었다.서현우도 이 전승 향로가 도대체
서현우는 운명을 인정하는 사람이 아니다.몸이 약하고 병이 많아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비웃음을 당하고 욕을 먹어 왔었다.하지만 서현우는 그 모든 것을 참았다.애초에 자신을 업신여기고 모욕한 사람을 돌이켜보면 이미 멀리 뒤떨어져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남강에서 무수한 생사를 겪으며 포회병에서 남강 총사령관 자리까지 올라갔다.듣기에는 간단한 말이지만, 이 말을 뱉기 까지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는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서현우는 몇 번이나 궁지에 몰렸지만 절망한 적이 없다.하지만 지금 서현우는 정말 절망적이다.마음만 먹으면 이 늙은이를 쉽게 죽일 수 있다.직접 손을 쓰지 않아도 된다.위압이 실제로 휩쓸리기만 하면 늙은이는 썩은 고기 더미로 밀리거나 혈색의 안개로 터져 뼈 조각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다.“마지막 기회다.”조상은 눈을 들고 정색하며 말했다.“난 두 번의 기회를 거의 주지 않는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너에게는 기회를 한 번 더 주마.”서현우는 웃었다.조상은 아주 평온하다.조상은 서현우가 이 순간에 이미 생사를 버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하지만 서현우가 마냥 이상하게 느껴졌다.죽음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그런 녀석이 분명했으니 말이다.“제 이름은 서현우입니다. 용국 남강 총사령관이자 수라의 혈맥을 지니고 있습니다.”서현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조상이 마술처럼 해바라기 씨 한 접시를 꺼냈기때문이다.그것은 마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제대로 하는 것 같았다.매우 모욕적이었다.“계속 말 해봐. 난 들을 준비가 됐어.”조상은 아주 흥미로워 하며 말했다.서현우는 순간 말 문이 막혔다.생사는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결국 운명에 고개를 숙여야 한다.무릎 꿇는 것이 아니니 서현우는 참았다.서현우는 남강에 들어온 이야기를 시작으로 성국의 많은 종문 세력들이 수라의 힘을 노리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성국으로 들어 온 것까지 말했다.그리고 또 천문 산맥에서 지금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말했다.조상은 정말 옛 이야기를 듣는 것과
서현우는 사치스러움의 극치인 궁궐에서 찌개를 한 솥 끓여 놓고 갔다.조상 여기는 천영새가 없지만, 새털을 된 장식품이 많다.서현우는 늙은이가 독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믿고 제멋대로 나쁜 짓을 했으니 말이다.늙은이와 작별할 때 서현우는 다른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늙은이도 도움을 준다고 하지 않았다.많은 일들은 확실히 자신에게 의지해야 한다.남에게 기대는 것에 익숙해지면 폐인이 되기 마련이다.공작산이 들끓고 있다.서현우는 조상의 눈에 들어 공가연 휘하의 제자들은 모두 영광을 누리고 있다.공가연은 기분이 아주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있는 틈을 타서 모처럼 수업을 열었다.제자들은 의술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혜택을 받고 기뻐하며 떠났다.서현우가 공작산에 돌아왔을 때 제자들은 이미 흩어졌다.우해미는 서현우를 지그시 바라보며 인사했다.그리고 서현우를 류 선배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달인이 스승이 되는 것은 바로 이와 같다.약육강식의 성국에서는 강자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두드러진다.공가연은 서현우가 돌아오면 즉시 주전으로 가서 그녀를 찾으라고 분부하였다.서현우가 막 주전 밖에 도착하자 공가연은 주동적으로 걸어 나왔다.“사존 뵈옵소서.”서현우는 공손히 인사를 드렸다.서현우는 자신을 아끼는 스승에 대해 매우 존경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공의존은 서현우를 보는 눈빛에 희색이 어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가서 얘기하자.”“네.”넓은 대전은 지나치게 넓은 나머지 쓸쓸해 보인다.나무 향이 감돌고 향기가 몸 속 깊이 전해지자 절로 마음이 차분해진다.공가연은 다리를 접고 서현우 맞은편에 앉아 서현우에게 차를 끓여 건네주었다.“감사합니다.”“증조님이 너에게 무슨 계획이라도 세워 주셨어?”공가연이 물었다.얼굴의 웃음기가 여전히 뚜렷하고 교만도 어려 있다.공가연은 진심으로 서현우를 위해 기뻐하고 있다.“사존.”서현우는 일어나서 무릎을 굽히고 꿇었다.그러자 공가연의 웃음은 굳어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