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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1화

“자, 시간 다 됐습니다!”

왕의존이 소리쳤다.

모두가 고개를 들어 보니 하늘에 밝은 별이 하나 더 생겼다.

확실히 시간이 다 됐다.

한 줄기 그림자가 주전 뒤쪽에서 나타났다.

그는 두루마기를 입고 활보하는 것이 마치 평지를 걷는 것 같다.

백발이 마음대로 뒤에 묶여 있고, 긴 수염은 거의 한 자에 가깝다.

누구든지 그를 보면 마음속으로 자기도 모르게 선풍도골이라는 네 글자를 낳는다.

“증조님, 뵈옵소서!”

모두가 또 무릎을 꿇었다.

서현우는 한숨을 쉬었다.

서현우는 남에게 무릎을 꿇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무릎을 꿇더라도 자기에게 은혜를 베푼 사람에게만 꿇는다.

하지만 지금 선택할 수 없다.

“일어나라.”

이 노인은 얼굴색이 불그스름하고 주름이 전혀 없다.

하지만 나이가 많다는 느낌을 준다.

“감사합니다.”

사람들은 분분히 일어나 조상을 바라보는데, 눈빛에는 숭배와 흥분으로 가득했다.

신약문 조상은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렸지만 살아있는 화석을 본 사람은 별로 없다.

하여 지금 보는 것만으로 영광이다.

조상은 이렇게 살랑살랑 걸어오다가 땅에 떨어졌다.

실은 지면에서 거의 두세 센티미터 떨어져 있는 곳에 떨어졌다.

온몸에 먼지 하나 없이 더할 나위 없이 깨끗하다.

신발 밑창까지 모두 깨끗하다.

“증조님, 실은 제자들 사이의 다툼이었는데, 이렇게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

왕의존은 한 걸음 앞으로 나가 공손히 인사를 드렸다.

“하여튼 아부 쟁이!”

조상은 왕의존을 힐끗 쳐다보며 체면을 차리지 않고 말했다.

“의술에나 그렇게 마음을 썼다면 지금처럼 성과가 낮지는 않았을 텐데!”

왕의존은 풀썩 무릎을 꿇었다.

“증조님의 가르침을 마음 속 깊이 새겨 두겠습니다.”

그러자 조상은 고개를 저으며 왕의존이 못마땅한지 방소원 등에게 눈길을 주었다.

몇 사람은 흥분해서 얼굴이 붉어지고 공손하게 서 있었다.

그리고 조상의 시선은 서현우에게 떨어졌다.

서현우의 환각인지 아닌지 늘 이 조상이 자기를 보는 눈빛에 알지 못하는 웃음기가 있다고 느껴졌다.

“제련한 단약, 모두 꺼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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