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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많은 사람들은 꿈에서 깨어난 듯했다.

서현우의 말대로 조상은 사람을 구하라고 했을 뿐 단약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의술은 단지 단약을 정제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연단술은 의도의 대표이자 본보기이다.

모두들 무의식적으로 연단에 익숙해졌지만 다른 많은 방식을 소홀히 했다.

침술도 의술이다.

공작산의 제자들은 더 이상 얼굴이 화끈거리지 않았다.

다들 자신감이 넘치게 고개를 들고 허리를 곧게 세웠다.

마치 이 순간 자신도 서현우인 것처럼 말이다.

이것이 바로 집단영예감이다.

그런데 그때 조상이 입을 열었다.

“반드시 단약을 정제해야 한다면?”

서현우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증조님의 명을 감히 어길 수 없습니다.”

“그럼, 해 봐.”

조상은 아주 쉽게 말을 내 뱉고 무릎을 구부렸다.

형체도 그림자도 없는 의자에 앉은 듯 몸을 뒤로 기댔고 심지어 다리를 꼬았다.

서현우는 이 모습을 보자 문 앞에서 햇볕을 쬐는 할아버지가 생각났다.

이토록 상냥하고 이토록 친근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찌개는 낭비하지 않았다.

공가연은 활짝 웃으며 큰 조롱박 하나를 꺼내 솥의 찌개를 모두 담았다.

“한 그릇만 더 줘.”

조상이 했다.

“네.”

공가연은 한 그릇을 따라 건네주었다.

다른 사람들은 잇달아 침을 삼켰다.

‘증조님도 좋아하시는 저 찌개 맛은 어떨까?’

그들은 맛 보고 싶었다.

하지만 공가연은 그들에게 일일이 건네줄 생각이 없었다.

자기도 맛을 보려고 나무 그릇에 따랐다.

맛을 보니 두 눈이 번쩍 뜨일 정도였다.

“공의존, 저도 한 그릇만 주실래요?”

최명은 뻔뻔스럽게 달려와 아부 하듯이 웃었다.

그러자 공가연은 서현우를 가리켰다.

“우리 제자가 끓인 건데, 제가 아니라 제자에게 물어보세요.”

그러자 최명은 서현우에게 물었다."

“맛 좀 봐도 돼?”

“그냥 마실 수는 없지 않을까요?”

서현우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원 하는게 뭐야?”

최명은 불만스러워했다.

최명은 평생 대가를 치르면서 무언가를 먹어본 적이 없다.

천영새도 모두 훔쳐서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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