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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거대한 궁전에 여덟 개의 금용 기둥이 있고 천장에는 찬란한 조명 구슬이 가득하다.

벽돌을 금으로 삼아 도배 되여 있다.

탁자와 의자 등도 모두 순금이다.

휘황찬란한 인테리어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벽에 적지 않은 서예 게시물이 걸려 있다.

[좋은 비는 그 때를 알고 내리니, 봄이 되어 내리네.]

[하늘이 만일 술을 즐기지 않았다면, 어지 하늘에 술 별이 있겠냐.]

[오늘 뜬 태양은 다시 떠오르지 않는다.]

다양한 시들이 벽에 걸려있다.

매 글자마다 비범한 자태를 풍기며 범상치 않은 경지를 이루고 있다.

선풍도골의 조상은 지금 헐렁한 두루마기를 입고 금색 용의자에 앉아 손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천영새 다리를 들고 입안에 기름이 흐르도록 먹고 있다.

서현우는 한동안 멍 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멍하게 서서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신약문의 전승 향로를 왜 네가 가지고 있어?”

조상은 다리를 뜯어 먹으면서 서현우를 흘겨보았다.

위풍당당한 모습이 일도 없이 말이다.

서현우는 잠시 침묵하다가 공수하며 입을 열었다.

“한 친구가 저에게 준 것입니다.”

“그 포리라는 계집애?”

조상이 물었다.

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는 결코 친구를 파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전승 향로까지 주는 걸 봐서는 보통 친구 사이가 아닌 거 같은데?”

조상은 마음대로 뼈를 버리고 다리 하나를 다시 집었다.

‘내가 빼앗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친구 맞습니다.”

“그래, 네 말대로 친구라고 하자. 나도 그런 일에 참견하기 귀찮아.”

입가의 기름이 수염에 떨어졌다.

조상은 마음대로 소매 가운으로 닦고 계속 먹으며 말했다.

“애초에 그 계집애가 향로를 훔치러 달려왔을 때 난 그냥 재미있어서 훔치게 가만히 보고 있었어. 근데 그걸 네가 다시 가져올 줄은 몰랐어. 신약문과 인연이 깊은 물건인 거 같아.”

조상을 말을 듣고 있노라니 막연하기만 했다.

“옷 벗어.”

조상이 말했다.

서현우는 두말없이 옷을 풀었다.

서현우도 이 전승 향로가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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