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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서현우는 운명을 인정하는 사람이 아니다.

몸이 약하고 병이 많아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비웃음을 당하고 욕을 먹어 왔었다.

하지만 서현우는 그 모든 것을 참았다.

애초에 자신을 업신여기고 모욕한 사람을 돌이켜보면 이미 멀리 뒤떨어져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남강에서 무수한 생사를 겪으며 포회병에서 남강 총사령관 자리까지 올라갔다.

듣기에는 간단한 말이지만, 이 말을 뱉기 까지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는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

서현우는 몇 번이나 궁지에 몰렸지만 절망한 적이 없다.

하지만 지금 서현우는 정말 절망적이다.

마음만 먹으면 이 늙은이를 쉽게 죽일 수 있다.

직접 손을 쓰지 않아도 된다.

위압이 실제로 휩쓸리기만 하면 늙은이는 썩은 고기 더미로 밀리거나 혈색의 안개로 터져 뼈 조각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기회다.”

조상은 눈을 들고 정색하며 말했다.

“난 두 번의 기회를 거의 주지 않는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너에게는 기회를 한 번 더 주마.”

서현우는 웃었다.

조상은 아주 평온하다.

조상은 서현우가 이 순간에 이미 생사를 버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서현우가 마냥 이상하게 느껴졌다.

죽음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그런 녀석이 분명했으니 말이다.

“제 이름은 서현우입니다. 용국 남강 총사령관이자 수라의 혈맥을 지니고 있습니다.”

서현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

조상이 마술처럼 해바라기 씨 한 접시를 꺼냈기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제대로 하는 것 같았다.

매우 모욕적이었다.

“계속 말 해봐. 난 들을 준비가 됐어.”

조상은 아주 흥미로워 하며 말했다.

서현우는 순간 말 문이 막혔다.

생사는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결국 운명에 고개를 숙여야 한다.

무릎 꿇는 것이 아니니 서현우는 참았다.

서현우는 남강에 들어온 이야기를 시작으로 성국의 많은 종문 세력들이 수라의 힘을 노리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성국으로 들어 온 것까지 말했다.

그리고 또 천문 산맥에서 지금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말했다.

조상은 정말 옛 이야기를 듣는 것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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