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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이 험악한 만수 삼림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사람이 슬퍼하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

시냇물이 졸졸 흘러가는데, 흐르는 소리가 마치 서현우의 마음을 때리는 것 같다.

조금의 즐거움도 없다.

서현우는 맑은 수면에서 자신의 거꾸로 비친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선홍색의 피 한 방울이 수면에 떨어져 붉게 물들고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지만 곧 떠내려가 종적을 감췄다.

서현우는 거의 이틀 밤낮을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눈빛은 더없이 흐리멍덩하다.

머릿속에 수십 가지 가능성을 생각했지만 결국 모두 불가능으로 변했다.

일을 생각하는데 심혈이 많이 든다.

그래서 서현우는 술이 고팠지만 술이 없다.

그래서 서현우는 몸을 숙여 시냇물에 머리를 묻고 입을 크게 벌려 마셨다.

사실 슬퍼하는 사람에게 술은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취하게 한다.

술에 취해야만 잠깐의 평온을 가질 수 있다.

안녕 속에서, 비로소 자신이 살아있는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돌 옆에 누워 서현우는 눈을 반쯤 가늘게 떴다.

햇살이 따가워 서현우는 손을 들었다.

짧은 칼 한 자루가 날아가 그림자에 싸인 치타 한 마리의 머리를 관통했다.

이제 먹을 고기는 생겼다.

서현우의 저장반지에는 술이 없지만 양념이 있다.

서현우는 모닥불 두 무더기를 고기를 굽고 찌개도 끓였다.

고기 향기가 바람을 타고 멀리 퍼져 나갔다.

서현우는 시간에 쫓겨 게눈 감추 듯 먹었다.

어느 정도 만족감을 느낄 때 주위에는 흉악하고 황량한 기운이 많이 나타났다.

대충 둘러보니 서현우는 크기는 다르지만 그윽한 빛을 뿜어내는 눈을 보았다.

흉수다.

“그래, 인제 들어오너라!”

서현우는 마지막 찌개를 다 마시고 호기롭게 일어나 마치 술을 다 마신 것처럼 의기양양했다.

불쏘시개가 이 순간에 피어나는 빛은 칼보다 더 날카롭다.

흉수들은 본성이 흉악하고, 더욱 권세를 믿고 남을 업신여기는 본능이 있다.

그들은 비록 종류는 다르지만, 모두 이 만수 삼림에서 생존한다.

인류는 그들의 눈에는 외부인일 따름이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 죽이지 않고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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