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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8화

성국의 북쪽.

수만 리의 황량한 사막 지대는 일년 내내 광풍이 휙휙 소리를 내며 모래와 돌을 흩날린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자 허공은 모두 일그러졌다.

새알을 아무렇게나 던지면 순식간에 익을 수 있다.

때때로 작은 흉수가 뚫고 나오는데, 이 혹독한 태양을 견디지 못하고 또 빠르게 지하로 파고들어 종적을 감춘다.

따르릉-

소리가 멀리서 울려왔다.

비뚤어진 지평선 끝에서 상인들이 천천히 오고 있다.

물건을 싣는 데 전문적으로 쓰이는 30여 마리의 짐승들이 긴 용을 이루었다.

짐승 한 마리당 한 사람 키의 웅장한 몸집에는 많은 소포와 나무 상자가 걸려 있다.

호호탕탕하게 걸어오고 있다.

발이 황사에 깊이 빠진 것을 보면 등에 실은 물건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낙타 짐승 양쪽에 백여 명이 2급 흉수 낙타마를 타고 있다.

다들 얼굴은 거무스름하고 표정은 강인하며 손에 칼을 꼭 쥐고 매와 같은 눈빛으로 사방을 바라보며 시시각각 경계하고 있다.

그들은 몸에 통일된 복식을 입고 팔에 “정”자를 수놓아 그들의 신분을 표명하였는데 성국의 유명한 정 씨 상회에 속한다.

정씨 가문은 13족 안에 있지 않지만 나쁜 편도 아니다.

족 중에 두 명의 진아경의 강자가 진을 치고 있다.

상회는 3분의 1의 성국에 널리 분포되어 있고 명성이 자자하다.

이 상단의 중간에 연차 한 대가 있다.

늑대와 호랑이 같은 두 마리의 4급 흉수가 끌고 있다.

널찍하고 부드러운 연차 안에는 노인과 젊은이가 앉아 있다.

노인은 화려한 옷을 입고 긴 수염이 반 자나 된다.

수레가 흔들리는데도 노인은 흔들리지 않고 마치 평지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

옆에 있는 소녀는 연두색 짧은 치마를 입고 피부는 더없이 맑다.

지금 수레가 좌우로 흔들리면서 얼굴을 쓰리고 있어 좀 괴로워 보인다.

“할아버지, 다음에는 안 올 겁니다. 하나도 재미없어요.”

소녀가 말했다.

소녀의 이름은 정이슬이고 정씨 가문 현임 가주의 넷째 딸이며 가장 아끼는 딸이기도 하다.

본래 집에서 편안함을 누려야 하는데, 소녀는 이미 익숙한 모든 것에 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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