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국의 인구는 너무 많다.매일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다.흉수에게 먹히고 원수에게 치이고 기습당하고 약탈당하고 등 여러가지 이유로 죽어 간다.어떻게든 죽게 되어있으니 어떻게 죽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되어버렸다.그래서 만 명이 죽었지만 별다른 물보라를 일으키지 않았다.마찬가지로 999명의 소녀가 실종된 것도 실종자의 가족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주의를 끌지 못했다.정이슬은 그 999명의 소녀가 기둥에 묶인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소녀들의 눈빛에는 슬픔과 공포 두가지 감정 밖에 보이지 않았다.그리고 서나영의 눈빛에는 우울함도 있었다.하지만 더 깊이 자세히 보면 또 이 우울함 속에는 어느 정도의 해탈함도 새어 나왔다.이곳에 갇혀 있는 동안 굶주린 일도 어떤 신체적 고통도 받지 않았다.그러나 이런 환경에서의 매 분 매 초는 정신적으로 견딜 수 없을 참혹한 고통이다.그렇지 않으면 구금된 소녀들은 지금처럼 침체되고 무감각해지지 않을 것이다.소녀들은 이미 사고력을 잃었고 더 이상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서나영는 오히려 그들이 부러웠다.이렇게 된 것이 행복이 아닐 수 없다.“인제 끝날 시간이야.”서나영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서나영도 앞으로 뭐가 닥칠지 모른다.그러나 999의 수가 이미 찼다면 그 다음은 무엇이든 끝을 의미한다.상대방은 결코 선의로 자기를 풀어주지 않을 것이다.핏빛 궁전 밖.정이슬을 약탈해 온 도적 두목은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경건에 가까운 어조로 말했다.“주인님, 999명의 현음의 몸을 지닌 자는 이미 준비되었습니다.”궁전의 소이현은 갑자기 눈을 뜨고 통제할 수 없는 광희를 띠었다.이렇게 오래 기다린 끝에 마침내 준비가 되었으니 말이다.비록 근 500년의 폭풍우를 겪은 소이현이지만 여전히 이 순간의 흥분을 억제하기 어려웠다.“내려가자.”“네.”잠시 후 소이현은 요괴한 핏발 가면을 들고 얼굴에 쓰고 일어나 궁전을 나섰다.길을 따라 걷는 내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소이현은 조용한 것을 좋아해서 아무도
꼬르륵-소리는 갈수록 커졌다.서나영의 귀에만 들리는 이 소리는 마치 천둥이 끊임없이 터지는 것 같아 메아리를 울리며 골이 터질 것만 같았다.“흥.”서나영은 참지 못하고 끙끙 소리를 냈다.그러자 입가에 피가 흐르고 눈 밑 깊은 곳의 붉은빛이 약간 찬란하게 변했다.풍덩-또 한 구의 시체가 혈지에 떨어졌다.소이현은 마음이 매우 급박 하지만 조금도 서두르지 않았다.여기에 그 누구도 자기를 방해할 리가 없기때문이다.하여 소이현은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이 과정을 천천히 즐겼다.비할 데 없이 아름답다.129번째 소녀의 가슴을 관통하더니 소이혀은 갑자기 서나영을 바라보았다.소이현은 서나영의 선홍색 눈을 바라보며 다른 소녀들과는 달리 추호의 두려움도 없다는 것을 알아 보았다.“허, 너 꽤 특별해.”소이현은 말하면서 130번째 소녀의 심장에 비수를 찔렀다.풍덩-“너 마지막까지 남겨 둘 거야.”서나영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바라만 보았다.‘그래, 어디한 번 해 봐.’그러자 소이현은 눈살을 찌푸렸다.심장을 관통하는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그리고 혼수상태에 빠진 정이슬을 비롯한 소녀들을 때리며 깨웠다.“싫어! 하지 마!”소녀들이 비명을 지르며 울고 있다.이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소이현은 마냥 기분이 좋았다.기쁨을 만끽하며 한 명씩 죽였다.마지막으로 끌려 온 소녀 앞에서 소이현은 손가락으로 소녀의 턱을 올렸다.소녀의 예쁜 얼굴은 이미 눈물로 얼룩져버렸다.“이렇게 예쁘게 생겨 놓고 바지에 실수하면 어떡해?”“제발...... 읍!”소녀는 살려 달라고 애원도 하지 못했는데, 비수가 이미 심장을 관통해버려 선혈이 배어 나왔다.예쁜 눈동자가 점점 흩어지고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건 영혼 속으로 파고드는 두려움이었다.“하하하하.”소이현은 크게 웃기 시작했다.마음으로 우러러 나오는 기쁜 웃음 소리다.소이현은 이런 느낌이 마냥 좋다.“이 악독한 늙은 요괴야, 넌 반드시 지옥으로 떨어질 거야!”정이슬은 비할 데 없이 절망했
소이현은 꼬르륵 거품이 나는 혈지를 보고 또 입술을 핥았다.만혈단은 곧 성공할 것이고 소이현의 수명은 300년이 더 많아질 것이다.일반인들에게 있어서는 세 번이나 될 법한 세월이다.게다가 소이현은 혈살문의 주인 임으로 수중에 마구 부릴 수 있는 졸개들이 수만 명이나 있다.그러나 해야 할 일도 많다.지금 이 순간, 소이현은 이미 참을 수 없었다.진정한 자아를 비춘 후에 먼저 천열문의 늙은 필부 앞에 가서 자랑을 한 번 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을 이 황폐하고 척박한 곳으로 몰아넣은 생사의 원수를 갈기갈기 찢을 것인가 고민이 들었다.“조급해하지 않아도 돼. 천천히 하나씩 하면 돼! 어차피 수명이 300년이나 지연 되었어!”소이현은 속으로 흐뭇하게 생각했다.마치 이미 진아경에 들어서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점점 꼬르륵 소리가 없어졌다.끓는 듯한 혈지는 순간 소리 없이 고요해졌다.마치 죽은 물처럼 고요하고 파도도 없다.그 후 혈지에 있는 핏물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표면에 점막이 한 층 응결되어 마치 선혈이 응고된 후의 모습과 같았다.소이현의 호흡이 좀 가빠지기 시작했다.소이현은 혈지의 핏물이 완전히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때가 다가올수록 점점 흥분해졌다.혈지 안의 피는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줄어들어 평면이 전체적으로 낮아졌다.마치 혈지에 구멍이 하나 있는 것처럼 말이다.소이현이 지켜보는 가운데 핏물이 천천히 3분의 1로 떨어졌다.소이현은 심장 박동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그리고 어느새 핏물이 반으로 줄었다.어떤 힘이999구의 소녀의 시체를 찢는 듯했다.우선 옷이 먼저 찢겨지고 용해되었다.그 다음은 몸, 혈육, 내장, 뼈로 일일이 용해되었다.모든 과정이 끝나자 핏물 표면에는 시체가 한 구도 존재하지 않았다.마침내 소이현의 애타는 기다림 속에서 핏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그러나 소이현은 순간 멍해졌다.‘어떻게 된 일이야?’혈지 밑에 시체 한 구가 남아 있었다.온몸이 선혈에 덮여 있으나 사람의 형태임을 확인할
핏빛 궁궐 속.소이현은 서나영을 차가운 돌 침대에 평평하게 눕혔다.그리고 돌 침대 앞에 서서 서나영을 내려다보며 미친 듯이 기뻐했다.소이현은 손을 내밀어 절로 가슴이 두근거려지는 서나영의 핏빛 혼수를 풀었다.곧 아름다운 몸매가 소이현의 눈 앞에 드러났다.머리카락은 폭포 같고 피부는 옥과 같아 유난히 빛이 났다.폐쇄된 방 안, 핏빛 아래에는 아무 옷도 걸치지 않은 두 미녀가 있다.이 장면은 그 어느 남자가 보더라도 절로 코피를 흘리 지경이다소이현은 알몸인 상태로 서나영 옆으로 가서 999현음의 몸을 지닌 소녀의 심장을 꿰뚫은 비수를 들었다.그러나 비수의 끝은 서나영이 아니라 자신의 심장을 겨누었다.그리고 소이현은 빙그레 웃으며 힘을 주었다.차가운 비수 끝이 피부를 찌르자 선혈이 금세 스며들어 하얀 피부를 따라 아래로 떨어졌다.이 장면은 요염하고 피비린내가 진동한다.소이현은 약간의 힘을 쓴 후에 비수를 비틀었다.그러자 선혈은 더 많이 흘러내렸다.흘러내리는 피와는 달리 소이현은 하나도 안 아픈 것 같았다.소이현 얼굴에 탐욕스러운 빛은 더욱 짙어졌다.비수를 뽑았을 때, 가슴 앞의 구멍을 통해 뛰고 있는 심장을 볼 수 있었다.곧이어 소이현은 서나영의 가슴에 비수를 찔렀다.서나영의 심장도 구멍을 통해 선명하게 나타났다.두근두근-소이현은 피로 물든 비수를 돌 침대에 놓고 서나영의 앞에 앉아 공법을 돌렸다.끊임없이 피 구멍에서 솟아오르는 선혈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어떤 힘의 견인을 받은 듯 이 피는 공중에 떠 서서히 서나영 쪽으로 번졌다.결국 혈액은 혈액 구멍을 뚫고 서나영의 심장에 들어갔다.둘 사이에는 피로 만든 다리가 형성된 것 같았다.“예전에 어떤 점쟁이가 나보고 하늘의 총애를 받고 태어났다고 했었어. 근데, 난 그 점쟁이 말이 믿겨지지 않아 심장을 파서 꺼내 보았어.”“지금에 와서 보니 내가 틀린 거 같아. 점쟁이는 용했던 거 같아. 난 확실이 하늘의 총애를 받고 태어난 거 같아. 아니면 어찌 수라가 내 눈 앞에
“헉헉.”소이현이 가루가 됐을 때 꿈쩍도 하지 않던 서나영의 입에서 쉰 소리가 났다.가슴의 핏 구멍에 핏발이 떠올라 지렁이가 구불구불 비틀거리는 것처럼 서로 결탁하여 혈육 피부를 이루었다.짧디 짧은 십여 개의 숨결 후에 핏 구멍은 사라졌다.두 줄기의 피 망울이 눈에서 언뜻 나타났다.서나영이 일어서자 연뿌리가 부러진 것처럼 하얀 팔을 살짝 들어 핏발이 만연하고 핏빛 긴 칼이 그려졌다.기세가 등등하여 온 대전에 가득했다.바닥, 기둥, 돌 침대, 천장까지 촘촘한 절단 자국이 나타났다.이때의 서나영의 몸에는 포학, 원망, 피를 갈망하는 기운이 용솟음치고 있었다.대전 전체를 휘감는 핏빛은 미친 살의에 탐하는 염원이다.그 속에는 놀라운 죽음의 기운이 섞여 있다.그림자 속에서 온몸이 피 안개 속에 싸여도 희미하게 아름다운 누군가가 걸어 나왔다.방금 모든 것을 절단한 그 무서운 살기는 서나영에게 아무런 상처도 주지 않은 것 같다.서나영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림자를 바라보았다.피를 머금고 의사를 죽이는 전대미문의 광기로 손에 든 긴 칼을 들어 내리쳤다.핏빛 칼날이 유일한 것이 되어 모든 것을 뒤덮을 정도로 찬란했다.바로 이 순간, 요조의 그림자는 손가락을 굽혀 한 번 쳤다.칼날이 가벼이 흩어지더니 이 그림자는 서나영의 몸 앞에 나타났다.서나영이 다시 공격하기도 전에 그녀는 희미한 흰 빛을 반짝이고 있지만 핏빛은 잠길 수 없는 작은 구슬을 서나영의 미심에 붙였다.서나영은 벼락을 맞은 듯했다.이 구슬은 근거 없이 서나영의 미심에 들어가 가뭇없이 사라졌다.광포한 혈살의 힘이 갑자기 사라졌다.핏빛으로 뒤덮인 서나영의 두 눈동자가 반짝였다.눈알이 점점 돌아가고 흩어졌던 눈빛이 초점을 되찾았다.풀썩-서나영은 땅에 주저앉았다.고개를 숙이고 서나영은 자신을 쳐다보았다.아무런 옷도 걸치지 않은 상태다.“누구야?”거친 숨을 몰아 쉬고 서나영은 일어서서 핏빛에 휩싸인 이 모습을 똑바로 보았다.[넌 내가 누군지 알 필요 없어. 단지 내가 네
총 시험에 참여하게 된 200여 명은 곧 신약문이 수천년 간 장악해온 신약 비경에 들어 서게 된다.다들 더없이 흥분한 채 평온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다.5대 의존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왕의존은 매우 열정적으로 공의존에 대해 예의를 갖추었다.하지만 공의존은 다소 차가워 보이며 고개만 끄덕였다.‘뭘 잘못 먹었나? 왜 저렇게 열정적 이야?’잠시 후, 5대 의존은 일제히 주전 방향으로 인사를 했다.“증조님, 뵈옵소서!”신약 비경의 열쇠는 조상의 손에 달려 있다.조상이 없으면 신약 비경은 열리지 않는다.사실 이 열쇠는 줄곧 신약문 주인에게 있었다.그러나 지난 7천 년 동안 신약문의 역대 주인은 모두 선종하지 못했다.경지 돌파에 실패해서 죽었거나 단련하다가 폭파당하거나.아니면 밖에 나가 걷다가 누군가에 의해 죽었거나 아직 손을 쓴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열쇠를 여러 번 잃어버렸는데 다행히 다 찾아왔다.그래서 점점 열쇠는 역대 태상 장로들의 손에 쥐어졌다.왜냐면 태상장로들은 수명이 한계에 다다르고 나서 죽었기때문이다.주인보다 운이 좋은 것이다.신약문 조상이 나타났다.여전히 선풍도골이라 허공을 가로지르며 왔다.서현우는 고개를 들고 한번 보더니 입을 삐죽거렸다.‘궁전에서 보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구나! 연기해도 되겠어!’참 보습을 봤었던 서현우는 공손하게 대하고 싶어도 몸이 따르지 않았다.조상은 허공을 가로지르며 여기저기 둘러보았지만 시선의 끝은 서현우였다.‘자식, 속으로 내 욕하고 있는 거 다 알아! 난 네가 선종하지 못하고 죽기를 기다리고 있어.’“허허.”조상은 시선을 거두어 위엄 있게 입을 열었다.“일년에 한 번 있는 총 시험이 곧 시작된다. 노부는 신약문의 인재가 많은 것을 보고 큰 위안을 품고 있단다. 신약문의 휘황찬란한 미래는 너희들에게 달렸다. 부디 부지런히 노력하여 이름 석자를 신약문의 역사 속에 깊이 새기기를 바란다.”기교가 없는 말은 오히려 제자들로 하여금 사이비 종교에 홀린 듯이 흥분하여
진천궁 위에 흰 구름이 아득하다.선가의 광경이 그윽하다.대전에서 제군은 용포를 입고 제위에 높이 앉았다.아래쪽 넓은 대전에는 수십 명이 서 있었다.성국은 결국 한 나라이다.나라가 있으면 군주가 있고 자연히 신하도 있다.이 수십 명 중에는 경제를 관장하는 재정이 있고 병마를 관장하는 자가 있으며 각 세가의 종문을 관장하는 자가 있다.하나같이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 진천궁 위에 상주한다.그 뒤를 이어 4부7전 13족의 부주전 주족장 등도 있다.이 수십 명의 사람은 어느 하나라도 성국에 두면 발을 동동 구르면 지동을 일으킬 수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개인의 실력과 배후 세력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볼 수밖에 없다.오늘 아침, 제군은 여러 사람을 성전으로 불러들였지만, 제군은 이미 눈을 가늘게 뜨고 2 시간이 지나도록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제군은 그들에게 눈길을 한 번도 주지 않았다.고개를 들어 더 높은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에는 아홉 개의 별이 반짝인다.아홉 개의 별들 위에 더 찬란한 별이 하나 더 있는데, 점점 더 커지고 있다.이 별이 떨어지기까지 3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극히 적다.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수군거렸다.‘처리해야 할 일도 많은데, 여기서 시간만 낭비하고 있어!’하필이면 제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그들도 자연히 감히 입을 열지 못하고 더욱이 감히 떠나지 못한다.그렇지 않으면 제군이 화를 내면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열 번째 별에서 희미한 빛이 나는 것을 보고서야 제군은 고개를 들었다.“여러분.”제군은 담담하게 입을 열어 스스로 위세를 떨치지 않았다.“제군.”모두들 즉시 몸을 굽혀 절을 했다.제군은 또 말을 하지 않고 손만 흔들었다.줄곧 조심스럽게 몸을 구부리고 제군의 몸 앞 계단 아래에 있는 한 노인이 입을 열었다.“여러분, 오늘 제군이 여러분을 부르는 것은 엄청난 일이 있어서 입니다.”사람들은 분분히 눈썹을 치켜세우며 마음속으로 궁금해
사람들은 갑자기 한 가지 일이 떠올랐다.얼마 전에 제군이 갑자기 명령을 내려 요동의 땅으로 갈 산수를 징집하였다.성국 전체에 거의 3천만 명의 무존경 산수를 징집하였다.그 원인은 요동의 땅에서 수많은 흉수가 갑자기 흉수를 막고 있는 성벽을 끊임없이 충격하였기때문이다.성벽을 지키는 성국 대군은 사상자가 매우 막심하고 백골이 거의 만리 평원을 가득 채울 정도였다.병력이 급박 하니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이 일은 보통 사람들은 당연히 모르지만, 이 큰 인물들은 오히려 똑똑히 알고 있다.그러나 그들은 그 중 하나만 알고 이 흉수들이 왜 미쳤는지 알지 못했다.완전히 필사적인 자세로 이 일을 하고 있었다.원래 모두들 흉수 중에서 절정의 왕이 나온 것이 아닌가 추측했다.지금 보면 흉수가 그들보다 더 일찍 멸종의 재앙이 곧 닥칠 것이라는 것을 예지했을 지도 모른다.그래서 갑자기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이 일은 본제가 이미 준비에 착수했다.”“원래 오늘 너희들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성국은 본제 한 사람의 성국이 아니다. 생사존망의 위기는 모든 사람과 관계되어 있으니 너희도 힘을 내야 한다.”“제군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사람들이 잇달아 입을 열었다.전과 같다면 목숨을 바친다는 말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하지만 지금은 멸종 위기 하에서 그들은 자연히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확실히 자신의 생사가 달린 일인데, 누가 감히 최선을 다하지 않겠는가?제군은 직설적으로 말했다.‘본제는 1년 전에 보천대진을 배치하기 시작했는데, 이 보천대진이 무엇인지 아느냐?”어떤 사람은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고, 어떤 사람은 살짝 멍해졌다.그러나 눈이 반짝이고 참지 못하고 기뻐하는 기색을 드러내는 이도 있었다.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기도 전에 제군은 계속 말했다.“보천대진은 상고시대의 지존이 창조한 것으로 총 9층이다. 하늘이 무너지면 보충할 수 있다고 하는데, 본제는 우연히 얻은 것으로 이미 실험을 해보았다. 보천대진으로 종별을 강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