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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0화

정이슬이 여기 잡혀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

정이슬은 매번 기둥을 세어 보았는데, 기둥을 세어야만 마음속의 두려움을 분산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곳에는 999개의 기둥이 있고, 995개의 기둥에 소녀들이 묶여 있다.

정이슬은 바로 995 번째로 잡혀온 사람이다.

유일하게 말을 거는 사람은 서나영뿐이다.

다른 소녀들은 잡혀온 시간이 길고 짧았지만 이미 이 극한의 공포 속에서 무감각해졌다.

그런 감정은 눈빛에서 영혼까지 스며든 듯했다.

“우리 아빠는 틀림없이 나를 구하러 올 거야. 그럼, 너까지 구할 수 있을 거야.”

이 말을 정이슬은 서나영에게 여러 번 했다.

그러나 서나영은 웃기만 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나 믿어! 우리 아빠가 나를 가장 아끼시거든! 반드시 사람을 보낼 거야...... 아니, 직접 구하러 올 거야!”

정이슬은 확신했다.

이것은 절망적인 환경에서 유일한 희망이다.

말랑말랑한 파이프가 지금 떨어지고 있는데, 마침 정이슬의 입가에 있었다.

서나영과 다른 여자애들한테도 똑같이 있다.

정이슬은 입을 벌리고 관을 물고 가볍게 들이마시자 달콤한 냄새가 나는 액체가 입으로 빨려 들었다.

이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처음에는 감히 마시지 못했는데, 일정한 시간이 지나자 이 파이프는 멀어졌다.

그리고 좀 기다리면 다시 다가왔다.

이틀을 굶은 후에 정이슬은 그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서나영과 마찬가지로 이 파이프에서 액체를 빨아들였다.

그 액체를 마시면 배가 부르고 충분히 흡수되는 느낌이 들어 화장실이 급하지 않았다.

없어서 다행인 점도 있다.

아니면 묶여 있는 동안 화장실이 급하면 너무 어색해진다.

약 10분 후에 정이슬은 배가 불렀다.

입을 떼자 파이프는 곧 거두어들였다.

찰칵-

빛이 스며들어 이 어디에도 없는 핏빛을 잡아당기고 빛 속에 있는 사람의 그림자는 마치 마귀처럼 비뚤어졌다.

역시 그 도적 두목은 한쪽 팔에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애를 각각 끼고 가볍게 뛰어 올라 빈 기둥에 서서 동작이 아주 매끄럽고 두 여자애를 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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