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8년 전! 골수를 기증하여 강설미를 구해준 이도풍은 강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었으나, 강씨 가문은 은혜를 원수로 갚아 이도현의 척추를 도려내고 시체를 황야에 유기한다. 그리고 8년 후의 강설미의 두 번째 결혼식 날, 완전히 달라진 이도현이 돌아오는데. 지금부터 강세의 길이 열리기 시작한다.
Lihat lebih banyak같이 가난할 때는 사이좋게 지내다가 친구가 갑자기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면 배를 앓고 시기하는 사람이 있었다.이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이었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어떤 사람은 아주 사소한 일로 인성이 바뀌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변덕스럽기도 했다.그래서 어르신들께서 늘 사람에게 너무 잘해주지 말라고 하시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한 산봉우리 위에 웅장한 기세를 풍기는 궁전이 여러 개 자리 잡고 있었다.마치 하늘이 빚어준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이 건축물들은 동양의 건축 스타일을 완벽히 재현해냈으며 조각된 대들보와 화려한 기둥, 사각형 모양의 정자 등 요소들은 모두 동양의 미를 띠고 있었다.궁전 주변에는 수련하는 사람이 가득했는데 모두 여인뿐이었고 남자가 한 명도 없었다.이곳이 바로 서명월의 태허궁이었다.서명월의 말을 빌리자면, 이곳은 태허산의 지부이자 일부분이었다.이도현 일행은 오는 길 내내 서명월의 안내를 받으면서 이곳에 도착했다.“제자들 전부 이쪽으로 와서 장문을 뵙거라.”서명월이 갑자기 외쳤다.“일곱 번째 선배. 제발요...”이도현이 황급히 제지했다. 그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장문 행세를 하고 싶지 않았다.태허산을 계승하는 중책이 그에게 주어진 것은 맞지만 태허산은 예로부터 매 세대에 제자가 열 명을 넘지 않았다.이도현의 스승이 열한 명의 제자를 거둔 것은 이미 전례 없는 일이었다.그런데 일곱 번째 선배가 그에게 태허궁의 제자도 떠밀어주니 이도현은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선배는 지금 태허산의 규모를 확장하려는 건가? 그건 안 되는데.’“왜? 나는 태허산의 제자고 이들은 내가 키워낸 제자들이야. 그러니까 이들도 태허산의 일원이지. 비록 태허산의 정식 제자가 될 수는 없지만 장문인 너에게 인사를 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야?”“그리고 나는 늘 태허산의 인원이 너무 적다고 생각했어. 앞으로 더 많은 제자를 받아들여서 우리 태허산을 천하제일의 종파로 만들고 싶어. 그럼 아무도
서명월은 둘째 선배가 공간 반지를 빼앗아가기라도 할까 봐 손에 꽉 쥐었다.“아이고... 태허궁의 궁주란 애가...”윤선아가 놀려댔다.“둘째 선배 앞에서는 아직도 산에 막 들어온 어린애이고 싶어요. 궁주라고 해도 달라진 것이 없어요. 그런 것들은 겉치레일 뿐이에요.”서명월이 웃으며 대답했다.그녀의 모습은 철이 들지 않은 소녀 같았고 전혀 천사국에서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는 궁주 같지 않았다.“둘째 선배. 도현 후배. 저 앞이 바로 저의 태허궁이에요.”서명월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산을 가리키며 말했다.“자리를 잘 잡았다. 구경하러 가보자...”그들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산을 올랐다.하지만 오르는 길 내내 이도현과 두 선배만 얘기를 나누었지 소유정, 한소희, 지성윤 셋은 그들의 대화에 한 마디도 끼지 못했다. 세 사람이 앞에서 하하 호호 웃으면서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소유정 등 세 명은 강한 소외감을 느껴 속이 말이 아니었다....한편, 마룡 천왕의 성채가 습격당했고 그가 제일 아끼는 아들과 그의 밑에 있는 제일 신비롭고 강한 노마법사가 살해되었으며 심지어 마룡 천왕 본인은 두 팔이 잘렸고 남자로서의 근본까지 잃었다는 소식이 눈 깜짝할 새에 온 천사국에 퍼졌다.소식이 퍼지자 천사국은 삽시에 충격에 휩싸였다.믿지 않는 사람도 있고 놀라서 경악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건 그야말로 천지가 뒤집힐 만큼 충격적인 소식이었다.‘마룡 천왕이 당했다고? 천사국의 천사 황제 밑에 있는 십이 대천왕 중 한 명인 그 마룡 천왕이? 부하 중에 고수가 수두룩하고 병사만 백만 명이 넘는다는, 천사국에서 아주 높은 지위에 있는 그 유명한 마룡 천왕을 말하는 거야?”보통 사람에게 그는 신선이나 다름이 없었고 무사에게 그는 압도적으로 뛰어난 인물이었다.그런 마룡 천왕이 어떤 젊은이에게 성문을 파괴당했고 아들을 살해당했으며 심지어 남자의 근본까지 잘렸다고 하니 사람들은 전혀 믿을 수 없었다.하지만 소문이 퍼지는 족족, 그 진실성이 인증되었다.“맙소사..
그해 서명월은 천사국에 와서 자기 힘으로 태허궁을 세웠고 궁주가 되어 천사국에 있는 동방의 여인을 거둬주고 보호했다.몇 년이 지나자 태허궁은 이제 천사국에서 아무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강대한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니 그녀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막내 후배. 이 담약들을 정말 네가 직접 제련한 거야?”서명월이 더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아니에요. 제가 만든 것이 아니라 어떤 곳에서 얻은 건데 그건 나중에 설명해 드릴게요. 돌아가셔서 얼른 이 담약들을 복용하세요. 큰 도움이 될 거예요.”이도현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걸 말이라고. 성급 담약인데 효과가 안 좋을 리가. 정말 믿어지지 않네. 이 세상에 이토록 대단한 담약이 진짜로 존재하다니...”서명월이 경이로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담약은 도현 후배가 우리 열 자매 모두에게 한 병씩 준비해 준 거야. 네 몫은 내가 보관하고 있다가 이번에 천사국으로 온 김에 너에게 전해주려던 참이었어. 후배가 직접 너에게 한 병을 줬으니 이건 다시 후배에게 돌려줘야겠네. 이 담약은 한 번만 복용해야 해. 많이 먹어도 소용이 없어.”윤선아는 말하면서 공간 반지에서 옥병 한 개를 꺼내 이도현에게 건넸다.“선배가 갖고 계세요. 저한테 아직 더 있어요.”이도현은 당연히 돌려받을 생각이 없었다.“받아둬, 후배. 이건 네가 갖고 있는 게 안전해. 나한테 있으면 언젠가 화근이 될지도 모르니까 네 손에 있는 게 제일 좋을 거야.”윤선아가 단호한 말투로 말하면서 옥병을 이도현의 손에 쥐여주자 이도현은 어쩔 수 없이 받았다.곧이어 윤선아는 또 하나의 공간 반지를 꺼내 서명월에게 건넸다.“이것도 후배가 우리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야. 열 자매 모두에게 하나씩 주었어. 이건 네 몫이야.”서명월은 한눈에 공간 반지라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웃으며 말했다.“둘째 선배, 공간 반지는 저도 이미 갖고 있어요. 이건 후배에게 돌려주세요. 담약도 받았는데 또 다른 걸 받으면 미안하잖아요.”“선배로서 후배에게
“대박... 이럴 수가... 와... 이거 실화야... 헉헉...”서명월은 놀라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옥병에 들어있는 담약 세 알을 바라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서명월이 놀라서 이상한 말을 할까 봐 윤선아는 그녀의 입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으로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있었다.“입 다물어. 사람 많은 곳에서 함부로 입을 놀렸다가 후배에게 민폐라도 끼치면 안 되니까 나중에 자세히 얘기하자. 어서 가자.”윤선아가 단호하게 말했다.“둘째 선배. 이게 진짜예요? 이 담약을 정말 도현 후배가 직접 정제해 냈단 말이에요? 이건... 너무 대단하네요. 세상에...”“이 선물은 고맙게 받을게. 도현 후배. 정말 고마워. 내가 되돌려줄 만한 건 없고 보답으로... 나중에 애라도 낳아 줄게.”서명월이 돌연 폭탄 발언을 했다.그녀가 감사함을 표현하는 방식은 너무 직설적이고 충격적이었다.‘고마우면 고맙다고 말하면 될 것을 왜 이야기가 그쪽으로 튄 거지? 너무 뜬금없어.’이도현은 심장이 쿵쾅거렸다. 서명월의 말하는 스타일은 여덟 번째 선배보다 더 과감했고 거의 여섯 번째 선배와 맞먹는 수준이었다.“선배... 그건 너무... 과분해요...”이도현은 너무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이 계집애야. 너는 수치스러운 줄도 모르냐? 그런 말을 입에 담다니... 나이에 맞게 좀 점잖아질 수는 없어? 후배를 놀라게 하면 어떡해?”윤선아는 서명월의 말을 듣고 연신 고개를 저었다.“헤헤. 난 농담이 아니었어. 후배도 놀라지 않았지? 그치? 도현 후배?”“그만 말하고 어서 가기나 하자.”뒷이어 이도현 등 일행은 성채 안의 놀라움에 빠진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들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마룡 천왕은 하늘을 향해 분노를 터뜨렸다.“아... 아... 아...”마룡 천왕은 마치 화가 난 맹수처럼 큰 소리를 내면서 울부짖었다. 호위무사의 손에 조금 전 불꽃에 강제로 잘라낸 살덩이가 쥐여 있는 것을 보자 마룡 천
“정말 뜻밖이네요. 허허허. 눈앞의 이 나쁜 녀석이 과거에 여자에게 놀아나 골수까지 잃었던 그 바보스러운 놈이라는 것이 전혀 믿기지 않아요.”서명월은 시시덕거리며 옛날 일로 이도현을 놀려댔다. 그녀의 장난에 이도현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당황한 나머지 땅굴이라도 파고 들어갈 심정이었다.서명월의 말로부터 예전에 이도현이 강설미에게 감정을 속아 간이고 쓸개며 빼서 뒷바라지하다가 결국 척추골까지 잃었던 과거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서명월이 이도현의 오래전 망신거리를 들추자 그는 더욱 민망해졌다.‘그때는 너무 어린 데다가 사회에 금방 발을 들여서 모든 걸 순진하게 생각했어. 바보같이 모두가 착한 사람이라고 믿었지.’하지만 현실은 그에게 가혹한 교훈을 남겨주었다. 현실이라는 주먹에 호되게 얻어맞은 그는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예전에 이 얘기를 꺼낼 때마다 이도현은 마음속에 분노가 들끓었지만 이제는 수많은 생사를 겪으면서 인간의 본성을 꿰뚫었기에 많이 덤덤해졌다.무사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사회 고인물들, 그리고 국가를 쥐락펴락하는 권력자들의 잔혹함에 비하면 강설요의 배신은 새 발의 피에 불과했다.큰일을 겪고 굉장한 장면들을 보고 나니 예전에 겪었던 일들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이 계집애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다 지난 일인데 왜 그 얘기를 들춰내고 그래? 꼭 후배의 아픈 상처를 헤집어야겠어? 셋째 선배가 들었으면 아마 네 입을 꿰맸을 거야.”윤선아가 웃으면서 서명월을 꾸짖었다.“헤헤. 저는 이제 셋째 선배를 무서워하지 않아요. 게다가 도현 후배가 분명히 개의치 않아 할 거라고 믿어요. 아직도 예전의 일 때문에 마음을 앓고 있었다면 지금의 이 경지까지 이르지 못했을 거예요.”“안 그래? 도현 후배. 후배가 과거의 심마를 이겨내지 못했다면 수련이 어느 정도에서 그쳤을 거야. 지금의 경지에 이르기는커녕 왕급을 넘어서 무도 경지에 이르지도 못했어.”서명월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만약 이도현이 과거의 상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
이도현은 정말 겁이 잔뜩 났다.두 선배가 자신에게 무릎을 꿇는 것은 조금 전 13구의 시체 대전과 맞섰을 때보다 더 무섭고 산에서 내려온 이후 겪었던 제일 무서운 일이었다.그 무서운 정도는 몇몇 선배들에게 가슴 공격을 당하는 것과 비슷했다.특히 두 선배가 매우 진지한 얼굴로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을 보니, 이도현은 가슴이 쿵쾅거리며 몸둘바를 몰랐다.“선배... 제발 이러지 말고 우리 말로 풉시다. 얼른 일어나세요. 이러시면 제가 당황스러워요. 제발 장난이라면 그만 하세요.”이도현은 거의 무릎을 꿇을 뻔했다. 도대체 선배들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그는 전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도현 후배. 아마 스승님께서 얘기해 주지 않아 후배가 모르는 모양이야. 태허산의 오랜 규칙에 따르면 선학신침을 9개 이상 정제한 후계자는 정식으로 태허산의 장문이 되네. 후배가 열 번째 선학신침을 정제했을 때, 우리는 이미 감지했어. 그러니 후배가 바로 우리 태허산의 장문이고, 태허산의 제자인 우리는 장문을 뵌 후 마땅히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려야 하네.”윤선아가 말했다.“네? 선학신침을 9개 이상 정제하면 장문이 된다고요? 저는... 처음 듣는 얘기예요. 스승님은 왜 저한테 한마디도 얘기해 주지 않았나요?”어안이 벙벙한 이도현은 정말 선배의 말이 하나도 믿어지지 않았다. 태허산에 이런 규칙이 있다는 걸 그는 전혀 몰랐다. 게다가 예로부터 내려온 규칙인데 그는 처음 듣는 얘기였다.‘예로부터 내려온 규칙이라는데 태허산의 제97대 유일한 남자 제자이자 제97대 후계자인 나는 왜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지?’이도현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늙은 영감탱이 스승은 무책임하게 이렇게 중요한 규칙을 설명해주지 않았고, 수련만 하게 할 뿐 이도현을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스승님은 강호의 규칙이나 권선징악 등 도리 같은 것을 전혀 이도현에게 얘기해 주지 않았다. 말 그대로 사람을 죽이는 방법만 가르치고 나머지 일은 조금도 가르쳐주지 않았다.“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선배. 어찌 됐든
“그제야 저는 이 영감탱이가 욕보이려 했던 대상이 둘째 선배라는 걸 알았어요. 그러니까 더더욱 용서할 수 없었어요. 원래는 깔끔하게 죽여 버리고 싶었는데 선배가 용서하겠다고 하니, 저도 선배의 뜻을 어기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저놈을 그냥 살려두기는 싫으니까 차라리 저렇게 만들어 버렸어요. 아예 ‘근원’을 잘라버린 거죠. 헤헷...”여인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녀의 달콤한 웃음소리를 듣는 순간, 현장에 있던 남자들은 저도 모르게 저도 모르게 자세를 고쳐 앉으며 슬쩍 다리를 모았다.‘저게 진짜 ‘그곳’을 자르겠다는 의도였다니... 너무 무서운 여자야.’그녀의 소름 돋는 말에 이도현조차 등골이 서늘해졌다.“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이 계집애야. 그런 말을 함부로 지껄이면 어떡해. 어서 막내 후배한테 인사부터 드려. 후배가 벌써 선학신침을 열 개나 정제시켰어.”윤선아가 진지하게 말했다.하지만 이도현은 어안이 벙벙했다.‘방금 그 섬뜩한 얘기랑 선학신침이랑 무슨 상관이야?’그러나 일곱째 선배는 그 말을 듣자마자 표정이 돌변했다. 방금까지의 장난기 어린 모습은 사라지고 순식간에 엄숙한 얼굴로 바뀌었다.그녀는 이도현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이도현이 말릴 새도 없이 그녀는 한쪽 무릎을 꿇고 이도현에게 공손히 경례하며 인사를 올렸다.“태허산 제97대 제자 서명월이 장문께 절 올리겠습니다.”일곱째 선배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이도현은 완전히 멘탈이 나갔다. 게다가 선배가 자신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 올리는 것에 깜짝 놀라 심장이 벌렁거렸다."아니... 선배,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어서 일어나세요... 제발 장난치지 마세요. 대체 왜 이러시는 거예요?”이도현은 거의 놀라 까무러칠 지경이었다.‘선배 지금 이게 뭐 하는 거지? 왜 나한테 무릎을 꿇고 인사를 하시는 거지? 도대체 왜 이러시는 거지?’이도현은 다른 선배들의 성격을 떠올리며 생각했다. 성격이 독특한 선배일수록 이도현을 더욱 심하게 놀렸다. 특히 여덟 번째 선배, 열 번째 선배 그리고 여섯 번째
여인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와 인간 세상에 발을 디딘 선녀 같았다.한 폭의 그림처럼 고운 춤사위를 선보인 그녀의 모습은 감히 정면으로 쳐다볼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현장의 모든 여인 중에서도 오직 윤선아만이 그녀와 겨룰 수 있을 정도였다.이토록 아름다운 여인을 보며, 조금 전 마룡 천왕의 그곳을 잘라낸 사람과 연결 지을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저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어찌 그런 잔혹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게다가 그 부위라니. 여자가 어찌 남자의 그곳을 노리며 그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는 정말... 말이 되지 않는 일이 아니겠는가?’‘이건 너무 말이 안 돼...’사람들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만, 아무도 감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괜한 말 한마디 잘못 꺼냈다가, 이 아름다운 여인이 자신들에게도 같은 일을 저지를까 봐 겁이 났다.‘정말 죽도록 고통스러울 건데.’“일곱째야... 네가 웬일로 여기에 있어? 넌 어쩜 한결같이 막무가내야. 이 천방지축에 부끄러운 줄 모르는 계집애야. 이 선배가 좀 보게 어서 이리 와.”윤선아는 여인을 본 순간 화색이 만면해져 재빨리 달려가면서 소리쳤다.“둘째 선배... 보고 싶었어요... 흑흑...”여인은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을 흘리더니 그대로 윤선아의 품에 안겨 엉엉 울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됐어. 이 계집애야. 다 큰 어른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여전히 질질 짜기나 하고. 정말 다섯째와 똑 닮았어. 변한 게 하나도 없네.”윤선아는 여인의 등을 다독이면서 머리를 살살 어루만져 주었다. 말로는 엄격하게 얘기했지만 정작 윤선아의 눈가에도 눈물이 고여 반짝였다.“둘째 선배... 살이 빠지셨네요. 이게 얼마 만이에요? 제가 얼마나 선배들을 그리워했는지 아세요? 스승님께서는 무사하시죠? 대선배는요? 셋째 선배, 넷째 선배, 다섯째 선배, 여섯째 선배는요? 그리고 여덟째 후배와 아홉째 후배는 잘 지내죠? 열째는 요즘 무공 연습을 좋아하나요?”여인은 숨 돌릴 새도 없이 질문 세례를 퍼부
비록 목소리의 주인이 보이지 않았지만 말투만 들어도 상대하기 쉬운 인물이 아닌 게 분명했다.모두가 목소리의 주인을 찾고 있을 때 예쁜 나비 두 마리가 날아왔다. 두 마리의 붉은 나비는 불꽃을 휘감으며 마룡 천왕을 향해 날아갔다.거의 한순간 두 마리의 나비는 마룡 천왕의 곁에 도착했다.오리무중에 빠져있던 마룡 천왕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했는데 그의 눈앞에서 두 줄기의 불빛이 곧바로 그의 하체를 스쳐 지나가 극심한 고통이 전해졌다.뚝하는 소리와 함께 작은 살덩이가 잘려나가 바짓가랑이에서 발목으로 떨어졌다.“아...”마룡 천왕은 비명을 지르며 피범벅이 된 아랫도리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세상이 순간 암흑으로 변하는 듯했다.“아... 없어졌어... 어떻게 이럴 수가... 여봐라. 빨리 찾아...”마룡 천왕이 소리를 지르자 호위무사 한 명이 얼른 달려와서 그의 바지 속으로 손을 넣고 급하게 찾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호위무사의 손은 피범벅이 되었다. 그의 수색으로 인해 마룡 천왕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고 하마터면 숨이 넘어갈 뻔했다.그러나 그는 이런 것들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 지금 남자의 가장 중요한 것이 없어졌으니 이것보다 고통스러운 일은 없었다.‘그것을 잃은 남자는 과연 진정한 남자라고 할 수 있을까? 이제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남자가 모든 것을 얻고 권세와 재화를 얻는 것은 모두 즐기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남자를 상징하는 것이 없어졌으니 앞으로 어떻게 즐기고 무엇으로 즐길지 눈앞이 캄캄했다.자고로 남자는 결국 여자를 위해서 노력한다는 말도 있었다. 그게 맞는 말인지 아닌지는 따로 논의할 일이지만 남자의 즐거움은 확실히 여자와 갈라놓을 수 없었다. 특히 권세가 높은 사람은 세상의 미인을 모두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싶어한다. 따지고 보면 그들도 결국은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였다.지금 마룡 천왕은 갑자기 들이닥친 나비에 의해 그 중요한 것을 잃고 말았다. 그럼 그의 후반생은 무엇을 즐길까?여자와 놀아날 그것이 없어졌으니 사는 게 무슨 의
태허산.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절벽 위의 동굴 저택에 강력한 실력을 갖춘 인간이 살고 있다! 그는 세상 밖을 헤매며 자유롭고 한가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그런데 이렇게 신선 같은 인물이 지금 한 소년에게 지극히 시달리고 있다.“에라잇, 썩을 놈아! 썩 꺼지거라, 다신 내 눈에 띄지 마! 8년이다! 8년! 네 놈은 내가 이 8년을 어떻게 버텨온 줄 알기나 해?”“스승님......”“이 스승이 이렇게 부탁할게. 넌 이미 강력한 실력을 갖췄어. 그러니 제발 산에서 내려가거라. 난 좀 더 오래 살고 싶단 말이다!”노인은 울상을 지으며 소년을 향해 허리도 굽혀보고 듣기 좋은 말도 건네보았다.“스승님, 전 심장이 쫄려서 도무지 내려갈 수 없어요. 산 아래는 위험해요. 마취도 없이 척추를 빼간다고요. 어우, 소름.”“쫄리긴 개뿔! 남들이 널 무서워하면 모를까.”“그리고, 척추 얘기는 들먹이지 마! 나도 두렵단 말이다.”노인은 겁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스승님......”“썩 꺼지거라!”“…”“너 갈 거야, 안 갈 거야! 안 가면 나 확 죽어버린다!”노인은 허겁지겁 발밑에 있는 돌의자에 머리를 박기 시작했다.순간 노인의 머리에서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하지 마세요! 스승님! 갈게요!”이도현은 노인의 미친 행동에 깜짝 놀랐다.“꺼져, 당장 꺼져!”노인은 손을 흔들며 이도현을 내쫓았다! 동시에 보따리 하나를 밖으로 내던지고 동굴 저택의 문을 굳게 닫았다.드디어 세상이 조용해졌다.8년이다! 8년 동안 노인은 이도현 때문에 미치는 줄 알았다. 노인이 가장 후회하는 일이 바로 도깨비 같은 이도현을 북부에서 데려온 것이다.이도현의 천부적인 재능은 정말 사람을 놀라게 한다.무도, 의학, 별자리 점 등 노인이 평생 배워 온 것을 이도현은 8년 만에 모두 완벽하게 습득했다.심지어 어떤 부분은 스승을 능가할 정도이니, 노인은 얼굴이 뜨거웠다이도현을 쫓아내지 않으면, 노인은 언젠가 이 꼴 보기 싫은 자식 때문에 미쳐 죽고 말 것이다.“휴! ...
Ko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