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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Author: 골든트리
“네!”

명령을 받은 강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예식장 사방에서 뛰쳐나와 이도현을 포위했다.

“미친놈,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소란을 피워. 너 오늘 여기서 살아서는 못 나갈 거야!”

강설미의 오빠인 강호천은 흉악한 얼굴로 이도현을 노려보았다.

“그래? 그렇게는 안 되겠는데?”

강호천의 말에 쌀쌀하게 맞받아친 뒤 이도현은 강호천을 향해 손을 휘둘렀고, 이내 부러진 젓가락 하나가 쏜살같이 강호천을 향해 날아갔다.

“으악!”

비명과 함께 강호천은 두 손으로 눈을 부여잡고 바닥에 쓰러졌고, 손가락 사이로 빨간 피가 흘러나왔다.

“호천아!”

강한림이 놀라서 소리쳤다. 그는 황급히 달려가 아들을 부축하고 상태를 살폈다. 강호천의 왼쪽 눈에는 부러진 젓가락이 그대로 관통했다.

“당장 구급차 불러!”

“구급차 필요 없어! 바로 관을 준비하는 게 더 빠를 거야. 아, 몇 개 더 준비해 둬. 당신 강씨 가문 사람들 전체가 다 쓸 거니까.”

이도현의 차가운 말투와 웃음은 마치 악마의 속삭임처럼 온 예식장에 퍼졌다.

이도현을 둘러싼 경호원들은 그의 기세에 눌려 쉽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하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몇 명의 경호원이 이도현을 향해 공격했고, 결국 이도현의 발길질에 바닥에 쓰러져 생사도 모를 지경이 돼버렸다.

이도현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살벌했다.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은 그의 모습에 오싹함과 두려움을 느꼈다.

“오 통령, 또 폐를 끼치게 되었군, 잘 부탁하네.”

말없이 앉아있던 강 회장, 강학연이 옆에 앉은 중년 남성을 향해 말했다.

“염려마세요. 쓰레기일 뿐입니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오 통령이라고 불리는 남자가 거만하게 대답했다.

오 통령, 오천협! 서북후 이 장군 산하의 팔만 신병을 거느린 통령으로 무예가 아주 뛰어난 사람이다.

오천협이 이도현을 향해 말했다.

“네 이놈! 당장 꺼지거라. 이곳은 네가 행패를 부릴 곳이 아니야!”

“난 오늘 강씨 가문 사람만 죽이려고 했는데. 강씨 가문을 위해 나선다면 당신도 죽을 각오를 해야 할 거야.”

이도현이 오천협을 아래 우로 훑어보며 말했다.

“하하! 간땡이가 부었군. 이 로얄 리조트는 서북후의 구역이야. 강씨 가문 아가씨가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면 난 당연히 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충고하는 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당장 꺼지는 게 좋을 거야.”

오천협이 경고했다. 그는 이도현의 숨결에서 이도현은 절대적인 강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렸으며, 되도록 이 미지의 강자와의 싸움은 피하고 싶었다.

“이 새끼 반드시 죽여야 해요! 제 눈을 이렇게 만들었으니 전 반드시 이 새끼 죽일 거예요. 죽여야 해요......”

강한림이 울부짖었다.

강학림의 포효에 오천협은 보는 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도현을 노려보며 말했다.

“기회를 준다. 당장 나가!”

“말이 참 많네. 죽어......”

인내심을 잃은 이도현은 오천협을 향해 돌진했다.

“건방지군.”

오천협은 콧방귀를 뀌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도현에게로 주먹을 날렸다.

“퍽!”

두 주먹이 공중에서 부딪히자 엄청난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졌다.

거대한 힘에 오천협은 한참 뒤로 밀려가다가 겨우 멈춰 섰다.

방금의 충돌에서 그는 이도현의 강한 힘을 느꼈고, 그 힘은 그의 오장육부를 강타했다.

“강해. 너...... 너는...... 천급......”

말을 채 하기도 전에, 오천협의 오장육부에서 강한 통증이 전해지면서 목구멍에서는 비릿한 피 냄새가 올라왔고 이내 선혈을 뿜어냈다.

오천협은 그대로 쓰러졌다. 두 눈을 감지도 못한 채, 죽어버렸다.

죽기 직전까지 그는 상상도 못 했다. 고작 주먹 한 방에 오장육부가 파열될 것을.

“뭐야! 통령님 같은 강자가 한 방에 죽다니. 이게 어찌......”

“무서운 실력이야. 저 청년은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걸까?”

“저게 강씨 가문의 폐물 사위라고?”

순식간에 예식장에 있는 모든 사람의 간담이 서늘해 났다. 그들은 두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어지지 않았다. 서북후 이 장군 산하의 팔만 신군을 거느리던 통령이 고작 주먹 한 방에 죽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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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왕귀환   제10화

    이 세상은 무사를 인, 지, 천, 종 네 개의 경계로 나눈다. 인급이 가장 낮고, 종급이 가장 높다.종급의 경지를 넘어서면 무사의 범위를 넘어서 무도라고 불린다.무도는 일반인의 경기를 초월했으며 전 염국에도 몇 명 존재하지 않으니, 완성은 말할 것도 없다.완성에서 가장 강한 무사는 천급 무사이고, 그중 세 명은 서북후 이 장군 진영에 속해 있다.이도현에게 맞아 죽은 오천협은 바로 지급 무사로 전체 서북에서도 고수라고 할 수 있다.“말도 안 돼. 넌 폐물이야. 이렇게 강할 수 없어. 그럴 리가 없어!” 강씨 가문 사람들은 완전히 당황했다.진천우는 악랄한 눈빛으로 강설미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이도현을 바라보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아저씨, 저 자식 죽여버려.”“네, 도련님.”진천우 옆에 있던 노인이 대답했다.장명공! 진씨 가문에서 채용한 지급 하이클라스 무사로 진천우의 신변을 지키는 인물이다.이런 무사를 채용하는 데는 매년 수십억 원이라는 비용이 들어간다. 조상님을 모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영감님도 죽고 싶어?”이도현은 장명공에게도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네 이놈, 죽어야 할 사람은 바로 너야! 당장 우리 도련님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다면......”장명공은 오만한 표정으로 이도현에게 말했다.하지만 장명공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이도현은 이미 장명공 앞에 나타나 손바닥을 휘둘렀고, 장명공은 그대로 날아갔다.“말이 너무 많네......”이도현은 손을 거둬 몸에 쓱쓱 닦았다. 지급 무사를 상대하는 건, 마치 날파리를 때려잡는 것과 같았다.이를 본 사람들은 또 한 번 경악했다.지급 고수가 뺨을 맞고 저렇게 날아가다니. 그들은 감히 이도현의 진짜 실력을 상상도 할 수 없었다.강씨 가문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들은 정말 두려움의 맛을 느꼈다.이도현은 살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강설미를 향해 다가갔다. 강력한 기세에 강설미와 진천우는 저도 몰래 뒷걸음을 쳤다.“너...... 너 뭐 하는 짓이야? 이도현,

  • 마왕귀환   제11화

    한 노인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 이도현을 제지했다.“영감님도 이 일에 개입할 생각인가?”이도현은 고개를 들었고, 노인은 이미 이도현 눈앞까지 와있었다.“난 항패다. 서북후의 힘이지. 서북후를 대표해 왔어. 다들 알다시피 로얄 리조트는 우리 서북후의 구역이야. 그런데 감히 이곳에서 사람을 죽이다니, 우리 서북후를 우습게 여기는 건가?”항패가 쌀쌀하게 말했다.“서북후는 뭐야? 내가 사람을 죽인다는 데 감히 막아선다면 서북후도 함께 죽인다.”이도현은 시큰둥하게 말했다.“건방지군......”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건방지다’ 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들은 이도현의 건방진 말에 깜짝 놀랐다.이곳은 서북완성으로 서북후 이 장군의 구역이다. 전체 서북은 서북후 이 장군의 관할하에 있으며 수중에 20만 신군을 거느리고 있다. 이 세상 누구도 감히 그를 죽인다고 말할 수 없다.“뭐라?”항패는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 서북후 이 장군을 섬긴 후로 건방진 사람을 많이 보았지만, 이도현처럼 건방진 상대는 처음 본다.“영감도 빨리 꺼져! 아니면 다 같이 죽일 거야.”이도현은 더는 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었다.“네 이놈!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하는 거야? 이곳은 서북완성이고, 서북후의 세상이다!”항패가 분노하며 소리를 질렀다.“아, 말 진짜 더럽게 많아! 서북후가 뭐? 꺼져.”인내심을 잃은 이도현은 바로 노인을 향해 공격했다.그러자 항패도 급히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개시했다.“펑!”두 손바닥이 맞붙으며 거대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거대한 힘이 두 손바닥 주위로 흩어졌다.손을 거둔 이도현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제자리에 서 있었지만, 항패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뒤로 수십 걸음 물러서다가 겨우 멈춰서더니 안색이 창백해지며 끓어오르는 기혈을 억눌렀다.이도현과 손바닥을 마주한 순간, 그는 강력한 힘이 그의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꼈고 그 힘은 항패의 몸속에서 강한 파문을 일으키며 기혈을 끓어올렸다.만약 그 기혈을 억누르지 않았더라면 폐에서

  • 마왕귀환   제12화

    하지만 서북후의 체면은 절대 잃어서는 안 된다.“영감님 사람 다 데리고 물러서. 아니면 다 죽는 거야.”이도현은 더 많은 사람의 목숨을 거둘 생각이 없다. 그의 타깃은 오직 강씨 가문이다.“건방지게 굴지 마. 서북후의 존엄은 너 같은 놈이 짓밟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죽어라!”항패는 다시 일어섰다. 짐승의 발톱 같은 그의 두 손은 이도현을 향해 정면으로 덮쳤다.이도현은 더는 할 말이 없었다. 굳이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았지만 그들은 저절로 지옥에 가려고 자초했으니, 어쩔 수 없다.항패의 강력한 공격에도 이도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항패가 그의 목덜미를 잡으려고 하는 순간, 이도현은 기이한 동작으로 치명적인 일격을 피했다.이도현의 일련의 동작은 빠르고 기이했다! 항패가 반응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이도현은 이미 항패의 목을 움켜쥔 채 허공으로 번쩍 들어 올렸다.항패는 반항하려고 했지만 그의 체내 기력은 도저히 움직이지 않았다.“기회를 줬지만 영감이 죽음을 자초했으니 나도 어쩔 수 없어. 기억해, 다음 생엔 절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마!”이도현의 쌀쌀한 목소리에 항패는 깊은 지옥 같은 공포를 느꼈다.“가...... 감히 날 건드리기만 해 봐. 서북후가...... 널 가만두지 않아......”항패는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건드려 보지 뭐.”이도현은 콧방귀를 뀌며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부득!”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항패의 목은 완전히 으스러졌고 입에서는 빨간 선혈이 쏟아져나왔다.이도현이 손에 힘을 풀자 시신은 바닥에 축 늘어져 숨을 멈췄다.방근 전까지도 자신만만하던 항패가! 그는 죽기 직전까지도 이도현이 자기를 감히 죽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은 또 한 번 오싹함을 느꼈다. 그들은 마치 악마라도 본 듯이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항패.그는 서북후 이 장군 산하의 고수 중 한 명으로 오천협보다 더 강한 사람이다. 이런 강자가 이도현의 손에

  • 마왕귀환   제13화

    비명과 함께 강설미의 허리에서 붉고 하얀 액체가 흘러나왔다. 그것은 피가 섞인 골수이다.이것은 8년 전 이도현이 그녀에게 이식해 준 골수이다. 이도현은 이런 방식으로 골수를 도로 빼냈다.“내가 준 건 돌려받아야지. 아, 네가 가져간 것도 난 돌려받을 거야.”이도현은 고통스러움에 울부짖는 강설미에게 한 치의 연민도 느끼지 못했다.말을 끝낸 이도현이 손짓을 하자 은침 몇 개가 날아가 강설미의 허리에 꽂혔다. 그 순간, 강설미는 날카롭고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뒹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사람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이내 강설미의 허리의 척추가 기이하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더니 “부드득”하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부러졌고 강철못으로 고정했던 척추는 그대로 파열되어 피부를 찢고 나왔다.“으아아악......”강설미의 처절한 비명에 사람들은 머리털이 곤두섰다. 참을 수 없는 고통에 그녀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이도현은 바닥에 떨어진 피로 물든 척추를 집어 들었다.이것은 바로 미얀마에서 강씨 가문에게 도둑질당한 그의 척추이다. 그는 자기 것을 도로 가져왔을 뿐이다.“받은 건 도로 갚아줘야지.”이도현의 안색은 섬뜩하리만큼 차가웠다.그는 척추를 들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고, 척추는 그대로 부서져 가루가 되었다.이도현은 마치 죽은 개처럼 바닥에 늘어진 강설미를 죽이지 않았다. 8년 전 목숨이 붙어있는 그를 황야에 던졌던 것처럼 말이다. 이도현은 마치 저승사자처럼 몸을 돌려 강한림의 품에 안겨 두 눈을 부둥켜 잡은 강호천을 바라보았다.“이젠 네 차례야, 강씨 가문 도련님.”“너...... 뭐하는 짓이야...... 내 아들을 건드리면 강씨 가문은 절대 널 용서하지 않아. 오...... 오지 마......”강한림은 강호천을 품에 안고 지키려고 했다.“내 가족을 죽일 때부터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야지. 그냥 죽어.”이도현의 손짓과 함께, 손에서 반짝이는 은침 하나가 강호천을 향해 날아가더니 마침 그의 미간에 꽂혀버렸다.“호천아......”강

  • 마왕귀환   제14화

    이 소식은 마치 회오리바람처럼 완성에 큰 혼란을 일으켰다.일시에 죽음의 신 이도현은 완성에서 가장 핫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작게는 장사꾼에서 크게는 권력자까지, 완성 곳곳에 그의 이야기가 퍼져나갔다.이 순간 로얄 리조트에서, 강학연은 창백한 얼굴로 아들의 시신과 손주의 머리도 없는 시신을 바라봤다.그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사람을 시켜 아직 숨이 붙어있는 강설미를 병원으로 옮기라고 지시했다. 그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어두운 눈길로 바닥에 늘어진 두 시신을 바라봤다.강씨 가문의 개보다 못했던 데릴사위가 강학연이 보는 앞에서 그의 아들과 손주를 죽인 것도 모자라 머리를 떼가다니. 게다가 그의 손녀딸은 지금 죽기보다 못한 고통 속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그는 두 눈을 뻔히 뜨고 이 모든 걸 보았지만 화를 내지 않았다. 역시 독하고 매정한 사람이다.“이도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주지. 강씨 가문 아무도 의미 없이 죽어서는 안 돼.”한참 뒤, 강학연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이런 말을 내뱉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헤아릴 수 없는 한과 독기, 그리고 원한이 가득 담겨 마치 지옥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듯한 오싹한 느낌을 주었다.“서북후 이 장군에게 이도현이 이씨 가문 옛 저택에서 기다리니 감히 갈 수 있겠냐고 물어봐.”강학연의 눈빛에는 음침함이 가득 서렸다.“그리고 모든 강씨 가문 사람들에게 우선 피신하고 있다가 완성이 잠잠해지면 그때 다시 돌아오라고 전해.”강학연은 몇 마디 말로 상황을 정리했다.“네!”강씨 가문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고 분분히 움직이기 시작했다.그 순간 이도현은 이미 집으로 돌아왔다.그는 강호천의 머리를 세 개의 위패 앞에 놓고 무릎을 꿇었다.“아버지, 엄마, 영현아! 내가 복수했어. 세 사람을 죽인 장본인의 머리를 가져왔으니 이젠 그곳에서 편히 쉬어.걱정하지 마. 강씨 가문의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놓치지 않을 거야. 이건 시작일 뿐이야. 강씨 가문이 우리 가문에 진 빚, 나 열 배 백 배로 돌려받

  • 마왕귀환   제15화

    잠시 후, 두 그림자는 마당으로 들어서며 큰 소리로 말했다.“서북후의 사람이다.”하지만 이도현은 여전히 문을 등진 채 몸을 일으키지 않았다.“하하하! 꼬맹아? 우리가 장군님의 사람이란 걸 알면서도 이렇게 건방지게 굴다니! 아주 오만하네.”여자의 간드러진 목소리는 극도로 요염했다. 비록 이도현은 여자의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목소리만 들어도 방탕한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서북후는 겁나서 직접 오지 못하고 너희 같은 잔챙이들을 보낸 거야?”이도현은 시큰둥하게 말했다.“이 시건방진 놈이! 우리 장군님이 너 같은 애송이 하나 처리하려고 직접 나서야겠어? 서북후의 사람을 죽였으니 이젠 염라대왕도 네 목숨을 구하지 못할 거야. 한 번 기회를 줄게, 내 눈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면 편히 죽게 해주지.”남자가 오만하게 말했다.이 두 사람은 서북후 산하의 서른여섯 명의 고수 중 두 사람이다.레벨로 따지면, 로얄 리조트에서 이도현에게 뺨을 맞고 죽은 항패의 지위보다 더 높기에 실력도 더 강하다.서북후 산하의 서른여섯 명의 고수는 서북에서 가장 실력이 강했기에 당연히 이도현 같은 애송이는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비록 오천협과 항패가 이도현에게 죽임을 당했지만, 실력을 자부하는 그들은 그저 두 사람이 너무 실력이 부족하여 이도현에게 당했을 뿐, 절대 이도현의 실력이 강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세 사람이 대화하는 사이에, 서북후 군위 삼백 명은 모두 이씨 가문 옛 저택에 도착했고 군위들은 빠른 속도로 이도현이 있는 방을 포위했다.“난 분명 말했어, 이번 복수의 상대는 오로지 강씨 가문 사람들이라고. 무고하게 죽기 싫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여기서 나가.”이도현은 두 고수와 수백 명의 군인을 상대로 여전히 쌀쌀한 어조로 말했다.“건방지군! 그렇다면 네 놈의 실력 좀 볼까?”남자는 문간을 한 발짝 밟더니 무릎을 꿇고 있는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개시했다.“흥! 개 주제에 이빨을 드러내다니.”이도현은 순간 몸을 돌려 날아오는 남자의 발을 향

  • 마왕귀환   제16화

    이도현이 다리를 분지른 남자는 서북후 산하의 서른여섯 고수 중 서열 21위의 강자인 등사로 지급에서도 가장 강한 실력을 갖췄다.이런 고수가 이도현의 한 방에 무너지다니.삼백 명의 서북후 군위중 제일 약한 자는 인급 무사이고, 그중에는 지급 무사도 존재한다. 하지만 삼백 명의 군위는 이도현에게 손을 쓸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이게 사람인가?“넌...... 넌 종급......”여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입을 열었다.“꺼져......”이도현이 쌀쌀맞게 말했다.“너......”여자는 단단히 화가 났다. 감히 그녀에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처음이다.“요희, 장군님의 명령이다! 반드시 저놈의 머리를 가져가야 해. 그러니 당장 저놈을 죽여!”등사도 만만치 않은 캐릭터다. 다리가 부러졌는데도 이를 악물고 뼈를 살가죽 안으로 밀어 넣더니 옷을 찢어 상처를 싸매고 한 발로 일어섰다.등사의 말에 방금까지도 두려움에 잔뜩 움츠려 있던 요희는 이도현이 안심한 틈을 타 사력을 다해 달려들었다.바람 소리를 들은 이도현은 한 발짝 앞으로 움직이더니 어느새 요희 앞에 멈춰서서 그녀의 공격을 무시한 채 가볍게 한 손을 휘둘렀다.하지만 이 가벼운 손놀림에도 요희는 마치 거대한 쇠 파이프에 맞은 듯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그녀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빨갛고 뜨거운 피가 그녀의 두 귀로, 눈으로, 코로 그리고 입으로 흘러나왔다.그녀가 입고 있었던 갑옷도 순식간에 찢어졌으며, 바닥에 떨어졌을 때 그녀는 이미 숨을 멈췄다.“죽고 싶다면 그렇게 해주지.”이도현의 목소리는 섬뜩할 정도로 싸늘했다.그는 등사도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기회를 줬는데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은 다시 태어나는 게 더 어울린다.이도현은 등사에게 다가가 단숨에 목숨을 종결시켰다.두 지급 강자가 이렇게 쉽게 죽어버리다니. 바닥에 쓰러진 수백 명의 군위들은 이런 광경을 처음 본다. 그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경악한 기색이 역력했다.“꺼져, 아니면 다 죽인다.”수백 명의 군위 앞에서 이도현은

  • 마왕귀환   제17화

    “네 이놈! 그게 무슨 헛소리야!”서북후가 음침한 어조로 말했다.“하하! 대단한 서북후가, 서북의 황제가, 강씨 가문에 놀아나서 죽으러 왔는데도 정작 본인은 모르고 있다니. 웃겨서 정말.”이도현은 서북후를 비웃었다.“건방진 놈, 장군님이 고작 네 놈의 말에 속을 것 같아?”서북후 뒤에 있던 젊은이가 불쑥 큰 소리로 외쳤다.“주인과 말하는 데 개가 짖네?”이도현은 안색이 싸늘해지며 말했다.“너......”남자는 이도현의 기세에 그대로 눌려버렸다.“한 번만 더 짖으면 넌 죽는다.”“이 자식이, 너 같은 애송이가 날 죽이겠다고?”젊은이는 콧방귀를 뀌었다.이도현은 대답 대신 손을 휘둘렀고, 이내 은침 하나가 날아가 젊은이의 목구멍을 관통했다.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사람들은 미처 반응도 하지 못했다. 젊은이가 바닥에 쓰러져 숨을 멈추자 그제야 그들은 사태 파악을 할 수 있었다.“네 이놈!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서북후는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포효했다.“죽여라!”서북후가 명령을 내리자, 그의 뒤에 있던 노인이 앞으로 나섰다. 상대는 마치 구름처럼 허공에 떠오르더니 삽시에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노인의 수단은 아주 악독했고 그의 모든 움직임은 치명적이었다. 세 수를 주고받은 뒤, 이도현이 말했다.“영감이니까 내가 세 수는 봐줬지만, 이젠 봐 주지 않아.”앞선 세 수에서 이도현은 모두 한 손만 사용했다.그의 말에 노인은 모욕당한 듯 안색이 달아올라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이도현은 노인의 심장을 정확히 가격했다.엄청난 힘은 노인의 심맥을 파열시켰고 그 자리에서 바로 숨을 거두었다.“이공호!”서북후는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다.노인은 서북후가 키우는 두 명의 천급 강자 중 한 명이다. 전체 서북에서도 으뜸가는 실력을 갖춘 고수가 이렇게 쉽게 죽어버렸다.“너 대체 뭐 하는 놈이야? 서북에서 소란을 피우는 속셈이 대체 뭐냔 말이다!”서북후가 경계하며 물었다.그는 이도현이 소란을 피우는 데는 반드시 목적이 있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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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왕귀환   제1546화

    “말은 통하지 않지만, 저랑 신기로 간단히 교감할 수는 있어요. 의식이 막 깨어난 정도라 어린아이처럼 단순한 대화만 가능해요.”이도현이 담담히 설명했다.“세상에. 이건 전설의 신물과 똑같잖아. 정말 믿기지 않아.”윤선아와 서명월이 또다시 놀라며 탄성을 자아냈다.작은 향로 하나가 단 몇 분 만에 그녀들을 수차례나 경악시켰다. 이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은 그동안의 모든 경험을 무색하게 할 만큼 경이로웠다.“내가 직접 시도해봐야겠어. 향로를 크게 만들어볼 거야.”서명월이 즉시 눈을 감고 신기를 펼쳐 향로와 교감하기 시작했다.“정말 반응하고 있어. 내 말에 응답하고 있어. 마치 나를 ‘선배’라고 부르는 것 같아. 너무 귀여워. 너무 신기해.”서명월은 향로에서 전해지는 의식의 파동을 느끼며 흥분해서 하늘로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그녀는 한 번도 이런 기이한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 지금이 상황은 그녀의 상식을 깨뜨렸고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했다.“이제 키워볼 거야.”서명월의 교감에 따라 향로 표면에 불꽃이 타오르는 것처럼 붉은빛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잠시 후 향로는 그녀의 손을 떠나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공중에서 서서히 커졌다.“커졌어. 정말 커졌어. 세상에, 이건 진짜 신기한 일이야. 신물이라니까. 확실히 신기야.”서명월이 흥분에 겨워 펄쩍 뛰며 소리쳤다.“둘째 선배. 보셨어요? 제가 직접 조종했어요. 제가 향로를 키웠어요.”“봤어. 어서 잘 간직해둬. 이런 걸 드러내면 안 돼. 누군가 보기라도 하면 위험해져...”흥분하던 윤선아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면서 이런 신물이 밖으로 알려지면 천하가 피바다로 변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땐 이 신물을 빼앗으려는 자들로 인해 또다시 전쟁이 일어날 것이고, 이도현이 가장 먼저 타깃이 될 것이 뻔했다.“제 능력을 보세요.”서명월이 우쭐대며 신기를 펼쳐 향로와 교감했다.그녀의 조종하에 향로는 손바닥 크기로 줄어들어 그녀의 손에 떨어졌다. 표면의 붉은 빛도 사라지면서 다시 평범한 모습으로

  • 마왕귀환   제1545화

    윤선아와 서명월은 많은 걸 겪어본 사람이라 신기한 것들을 잘 아는 편이었다.그러나 지금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녀들의 상식을 완전히 뒤엎었다.크기를 자유자재로 변환하고 불꽃을 뿜어내며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는 붉은 향로는 전설 속의 신물과 다름없었다.신기한 병기들도 보았고 결계, 비경도 겪어봤던 그녀들은 이렇게 신기한 보물을 보기는 또 처음이었다.전설로만 듣던 신물과 다를 게 없었다. 이런 신물은 신선 빼고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후배야... 빨리 작게 해봐. 이럴 수가... 너무 신기해. 이 세상에 이런 보물이 있다니... 정말 보고도 믿기지 않아.”서명월이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그녀의 눈동자는 신대륙을 발견한 탐험가처럼 반짝였다.“신화는 진실을 가리키는 나침반이었어... 그 말이 맞았어. 신화는 허구가 아니라, 숨겨진 진리를 드러내는 열쇠일지도... 신이 실제로 존재했을지도 몰라.”윤선아가 붉은 향로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그녀는 고금의 비경 속에 감춰진 고서들이 떠올랐다. 그 고서들에는 신선에 관한 기이한 기록이 담겨 있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마치 신화나 전설처럼 느껴지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런 고서들은 대부분 봉건 왕조 시대 황실의 금고에 간직된 것이라,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것들이었다.심지어 일부는 지금도 국가의 서고에 보관되어 있다. 만약 정말로 쓸모없는 미신이라면 백성들에게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보통 사람이 미신이라 여기는 것들을 은밀히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왜냐하면, 세상 모든 것들이 겉면에 보이는 것처럼 단순한 것은 아니었다.윤선아는 고전 서적들에서 봤던 ‘신화는 진실을 가리키는 나침판’이라는 구절이 떠올랐다.지금 이 문장을 되새기니, 그 말의 무게가 확 와닿았다. 마치 말속에 엄청난 지혜와 진리가 담겨 있고 세상 사람들에게 모종의 진실을 알려주는 것만 같았다.이도현은 윤선아의 혼잣말에 정신이 확 들었다. 그는 뭔가 중요한 사실을 깨달은 것 같으면서도 제대로 알아내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

  • 마왕귀환   제1544화

    “하하하. 장난이야.”서명월이 가볍게 웃어넘겼다.이도현은 분위기가 어색해지기 전에 얼른 화제를 돌렸다.“일곱째 선배. 저한테 방어용 보물이 한 개 더 있는데 이것도 가지고 계세요. 위급할 때 목숨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또 보물을 주다니... 후배한테서 이미 많은 걸 받아서 더는 부담스러워. 이건 네가 잘 간직해라.”서명월이 단칼에 거절했다.“선배. 이 보물은 지금 당장 저한테 필요 없어요. 위험한 상황이 지나면 다시 찾으러 올게요. 선배도 태허산 의술과 담약 제조에 능통하시잖아요. 그러니 이 향로는 선배께 딱 맞는 물건이에요.”이도현이 음양탑에서 붉은빛의 향로를 꺼내며 말했다.“후배... 이 조그만 물건이 바로 네가 말한 그 보물이야?”서명월은 이도현의 손바닥에 있는 자그마한 향로를 유심히 바라보면서 빙그레 웃었다.“선배, 보기엔 작아도 정말 특별한 보물이에요. 한때 제 목숨을 구해준 적도 있어요.”이도현이 향로를 어루만지면서 신기로 향로와 교감했다.‘잠시만 선배에게 빌려드리는 거야. 내가 없는 동안 위험한 일이 생기면 나 대신 선배를 잘 지켜줘.’하지만 향로는 싫다는 듯 빙글빙글 돌며 반기를 들었다. 이도현은 간절히 향로를 달래며 설득해야 했다.‘부탁이야... 내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꼭 도와줘. 선배가 위험에 처할 때만이라도... 제발.’결국 이도현의 애원에 향로가 못 이기는 척 받아들였다.“이 작은 향로가 네 목숨을 구해줬다고? 장난치는 거지?”서명월이 안 믿는다는 말투로 되물었다.서명월뿐만 아니라 윤선아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두 사람은 이도현의 손에 든 향로를 보면서 일반 향로랑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선배들. 이게 전부가 아니에요. 지금 보여드릴게요.”이도현이 원력을 주입하자 향로에서 붉은 불꽃이 치솟았다. 순식간에 향로가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책상만 한 크기로 변했다.향로는 붉은빛을 번쩍이면서 하늘로 끊임없이 불꽃을 뿜어댔고 강렬한 기운이 사방을 에워쌌

  • 마왕귀환   제1543화

    “일곱째 선배. 곧 떠나야 하는데 이렇게 가면 둘째 선배와 제가 너무 불안할 것 같아요. 제가 없는 사이에 적들이 찾아와 선배한테 시비를 걸 수 있어요. 이걸로 몸을 보호하는데 보탬이 되세요.”이도현이 진지하게 말하며 품에서 담약들을 꺼냈다.“이 바보 같은 녀석아.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준 공간 반지와 담약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데 이렇게 귀한 걸 또 어떻게 받아.”서명월이 토라진 척했지만, 속은 뭉클했다. 두 번 만난 후배가 자신을 이토록 챙기니 마음이 따뜻했다.‘좋은 물건이 생기면 내 몫도 챙겨주고 위험한 길 떠나기 전에는 목숨을 지킬 물건까지 주다니.’“선배. 저를 남으로 생각하면 섭섭해요. 선배는 저에게 친누나처럼 소중한 분이에요.”이도현은 음양탑에서 구현단과 영모단 열 알씩을 꺼내 일곱째 선배에게 건넸다.“선배, 이건 구현단과 영모단이에요. 충성스러운 고수 제자들에게 나눠주시면 복용 후 수행 경지가 한 단계 도약할 거예요.”이도현이 또 다른 병을 꺼내며 말을 덧붙였다.“이 담약들은 제가 직접 제련한 거예요. 구현단보다는 약하지만, 경지 돌파에 충분히 도움이 될 거예요. 재능 있는 이들은 한 경지쯤은 거뜬히 뛰어넘을 테니, 백 알을 전부 드릴게요.”이 담약들은 이도현이 직접 제련해낸 거라 얼마든지 더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래서 있는 만큼 먼저 일곱째 선배에게 모두 드렸다.“아니... 후배야... 이렇게 과분한 선물을... 마음은 고맙지만 받기도 거절하기도 어렵구나.”서명월이 눈살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쯧쯧, 이 녀석아. 이렇게까지 할 거면 내가 네 아이를 낳아야 마음이 편해지겠는데? 그래. 담약은 받겠다. 하지만... 너무 많이는 바라지 마. 많아봤자 아이 둘만 낳아줄 거야.”선배의 돌직구에 이도현은 얼굴이 단박에 붉어졌다.“일곱... 일곱째 선배. 그건 좀... 그게...”“호호호. 얼굴이 빨개졌네. 왜? 설마 내가 너한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야?”서명월이 장난치자, 이도현은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아니

  • 마왕귀환   제1542화

    “그래. 모두 네 뜻대로 하자.”윤선아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지금 당장 돌아간다고? 안 돼. 둘째 선배와 도현 후배가 이렇게 먼 길을 왔는데 며칠 더 놀다 가야지. 벌써 가지 마.”서명월이 아쉬움을 드러내며 손사래를 쳤다.“명월 후배. 우리가 천사국에서 이토록 난동을 부렸는데 더 이상 이곳에서 지내는 건 너무 위험하지 않겠어? 차라리 우리와 함께 동방으로 돌아가는 게 어때? 네가 혼자 이 먼 곳에 있는 게 항상 마음에 걸렸어. 우리랑 같이 돌아가자. 그래야 우리도 마음이 놓여.”윤선아가 설득에 나섰다.“맞아요, 일곱째 선배. 이런 외딴곳에 계실 게 뭐가 있어요? 같이 돌아가요.”이도현도 거들었다.“안 돼. 내가 이곳에 온 것은 태허산을 위한 거점을 세우기 위해서야. 이제 막 기반을 닦았는데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어.”서명월이 단호하게 말했다.“둘째 선배도 알잖아요. 동방과 서방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에요. 그저 천하의 한구석일 뿐이죠. 도현 후배가 강해질수록 우리는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하게 될 거고... 이곳에 거점을 두는 것은 앞으로 우리 태허산에 이득이 될 거예요.”서명월의 눈빛이 갑자기 깊어졌다.“일곱째 선배...”이도현이 더 말하려 하자 서명월이 단호히 그의 말을 막았다.“됐어, 이놈아. 너는 네 길을 가고, 나는 내 사명을 지킬 거야. 사명을 다하면 나도 자연스럽게 떠날 거야. 둘째 선배랑 돌아가야 한다면 조금 있다가 가. 내 걱정은 하지 말고. 나도 이곳에서 지낸 세월이 있으니 내 앞가림은 할 수 있어.”서명월이 평소답지 않게 엄숙한 태도로 말했다.“네...”이도현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이도현은 선배가 얘기한 사명이 뭔지는 모르지만 평소 장난기 가득한 일곱째 선배의 얼굴에서 진지하고 확고한 다짐을 보았다.“됐어, 도현 후배. 더 이상 명월 후배를 난감하게 하지 마.”윤선아가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사명'이라는 말에 그녀의 눈동자에 잠깐의 그림자가 스치더니 더는 서명월을 설득하지 않았다.그녀는 이도현

  • 마왕귀환   제1541화

    이도현은 선배들을 제외하면 두려움을 모르는 자였다.그러니 마룡 천왕이나 광명왕 같은 자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든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천사국 땅에서 그들이 감히 덤빈다면 그는 단칼에 죽여버리면 그만이었다.싸움을 건다면 맞서 싸우면 그만이지, 두려울 게 하나도 없었다.이도현이 자신의 물건을 되찾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고 누구에게도 미안할 필요가 없었다.상대를 죽이는 것은 그들이 제 발로 죽음을 자초했기 때문이다.이도현은 이런 일들을 전혀 마음에 담지 않았다.게다가 그는 서양인들이 득실대는 이 땅에 더 머무를 마음이 없었기에 이미 돌아갈 채비를 마친 상태였다.이도현은 광명왕의 성을 나와 황량하게 펼쳐진 산과 들판에 이르자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텅 빈 하늘을 올려다보며 소리쳤다.“둘째 선배, 일곱째 선배. 인제 그만 나타나시죠. 제가 성안으로 들어갈 때부터 두 분이 뒤따라오셨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더 숨을 필요가 있나요?”사실 광명왕의 성채 안으로 들어갈 때부터 이도현은 이미 두 선배가 자신의 뒤를 따랐다는 것을 눈치챘다. 하지만 선배의 체면을 생각해 모르는 척 연기했던 것이었다.이도현이 광명왕의 성채에서 행동을 자제한 것도 선배들 때문이었다. 일을 크게 만들었다가 선배들까지 나서면 그녀들이 위험에 빠질까 봐 걱정되었다.그래서 광명왕의 성채에 있을 때, 이도현은 마구 살인을 저지르지 않고 참았다.그렇지 않고 그의 성격대로 했으면 광명왕은 아마 이렇게 가벼운 상처만 입는 것이 아니라 마룡 천왕보다 더 비참한 결말을 맞이했을 것이다.“히히히... 결국 네놈한테 들통났구나. 이 못된 놈아, 조금만 더 모르는 척해주지. 굳이 나와 선배를 드러내 체면을 구겨야만 했어?”서명월과 윤선아가 먼 산봉우리에서 모습을 드러내면서 날아내려 왔다. 서명월이 이도현을 바라보면서 퉁명스럽게 말했다.“선배들도 참. 제가 따라오지 말라고 했잖아요. 다행히 위험한 상황은 없었지만...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일어났다면 제가 선배들을 위험에 빠뜨린 셈이 되잖

  • 마왕귀환   제1540화

    “안 됩니다... 천왕 전하, 어찌 이러실 수 있습니까… 제발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십시오…”사람들은 순식간에 경악하며 소리쳤다.광명왕의 한 마디에 그들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들은 오늘의 지위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광명왕의 단 한마디로 무너져 버렸으니, 누구도 이 결과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왜냐고? 그런 질문을 할 면목이 아직도 남아 있더냐? 무슨 이유인지 너희가 더 잘 알 텐데.”광명왕은 비꼬듯이 말했다.“존귀하신 천왕 전하, 설령 우리에게 잘못이 있다 해도 이렇게까지 하시는 건 너무 하는 거 아닙니까? 우리는 지금껏 천왕 전하의 곁을 묵묵히 지켜왔습니다. 그동안의 정을 생각해서라도 이렇게 매정하게 나오시면 안 됩니다...”한 마법사가 분노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그들은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의 목숨부터 챙기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다. 죽을 거 뻔히 알면서 무턱대고 달려드는 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의 정? 하하하. 너희들이 날 위해서 뭘 그렇게 많이 했는데? 내가 매정해? 내가 왜 너희들을 여태까지 곁에 끼고 살았는데? 강적이 나타났을 때 누군가가 나를 위해 앞장서서 방패가 되어주길 바라기 때문이지. 그런데 너희들이 방금 무엇을 했더냐? 뒤로 물러선 것도 모자라 내가 자존심을 내려놓고 적을 돌려보내니까 그제야 나서서 염치없는 빈말이나 하지 않았더냐? 정말 역겨워서 못 들어주겠더라.”“본 왕은 조금 전의 명령을 거두어들일 생각이 없으니까 남고 싶은 사람은 남고 떠나고 싶은 사람은 떠나도 좋다. 나는 더 이상 쓸모없는 자들을 먹여 살릴 생각이 없으니까 떠나고 싶은 사람은 지금 당장 떠나라.”광명왕은 말을 마치고 더 이상 그들을 돌아보지 않고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오늘 광명왕은 체면을 완전히 잃었다. 하지만 그는 이 굴욕을 그냥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이도현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 반드시.’그는 다른 천왕들과 손을 잡고 이도현을 처리할 생각이었다. 그는 이

  • 마왕귀환   제1539화

    “아... 천왕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천사는 충격에 빠진 얼굴로 광명왕을 바라보며 혹시나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물었다.‘광명왕이 나를 죽이려 한다니, 그것도 참살하겠다니... 믿을 수가 없어.’천사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못 들었나? 다시 한번 말해줄까? 네놈을 참살하겠다고 했다.”광명왕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아… 천왕님… 제발 그러지 마십시오. 존귀하신 천왕 전하,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저를 죽이려 하시는 겁니까… 제발…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천사는 그제야 비로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오늘의 행동이 지나쳤음을 알아차렸다.“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른다고? 네 놈이 본 왕을 얼마나 오랫동안 속이고 기만했는데 어떻게 모른다는 말이 나와? 내가 정말 바보로 보이냐? 너희들이 평소에 나를 속이던 것은 한 눈감아줄 수 있어. 그런데 강적이 나타났는데도 어떻게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아? 그저 자기에게 피해가 갈까 봐 하나같이 머리를 숙이고 나를 앞세우고는 뒤에서 조용히 숨어 있었지.”“본 왕이 자존심을 버리고 이도현을 돌려보내니까 그제야 나서서 너희들이 얼마나 잘났고 용감한지 보여주겠다고? 조금 전에는 왜 나서지 않았어? 이도현이 있을 때는 왜 아무도 입을 열지 못하고 겁에 질려 벌벌 떨기만 했는데, 이제 와서 공을 세운 것처럼 굴고 있느냐?”“끌어내서 참살해라.”광명왕은 격앙된 목소리로 병사들에게 명령했다.그러자 병사 몇 명이 쏜살같이 달려들어 그 천사의 팔다리를 끌고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천왕님… 존귀하신 천왕 전하, 제발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천왕 전하께 충심을 다하겠습니다. 위대하신 전하… 제발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힌 천사는 발버둥 치며 애걸했다. 하지만 목소리가 점점 멀어져 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처참한 비명이 들려왔다. 참살당한 것이 분명했다.

  • 마왕귀환   제1538화

    과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광명왕은 늘 싸우려는 자들을 말리면서 진정시키곤 했다.그래서 사람들은 겉으로만 분노를 표현하며 형식적으로 열의를 보이다가, 광명왕이 달래주면 마지못해 물러나는 척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자신의 용기와 충성을 동시에 과시할 수 있었고, 광명왕 역시 그들의 충성심과 용기를 칭찬하며 인정해 주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싸우지도 않고 광명왕에게 잘 보이는 목적을 달성한 셈이었다.이번에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흘러갈 줄 알고 다른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가장 먼저 나서서 전쟁을 청한 것이었다. 또한, 첫 번째로 나서서 눈도장도 찍으려 했다.하지만 그는 광명왕의 태도가 바뀔 줄을 꿈에도 몰랐다. 광명왕이 평소대로 움직이지 않고 뜻밖에도 승낙해버린 것이다.그는 갑작스러운 응답에 당황한 나머지 이미 준비했던 말을 결국 꺼내지 못했다.솔직히 말해서 그는 광명왕이 자신을 말릴 때 어떤 감정으로 어떻게 대답할지까지 다 예상해 놓았다.하지만 광명왕이 갑작스럽게 승낙하자 그는 준비했던 말을 모두 할 수 없게 되었다.한순간 그는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저 멍한 얼굴로 광명왕을 바라보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쩍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광명왕은 그런 부하의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머릿속에 과거의 같은 장면들이 떠올라 기분이 매우 언짢았다.그는 예전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이제야 깨달았다. 부하들에게 바보처럼 속여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뿐더러 그것을 자랑으로 여겼으니 말이다.만약 이번에 이도현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아마도 그는 계속해서 저들에게 속이며 어리석게 살아갔을 것이다.이전에 충성심과 용기가 있다고 여긴 자들을 지금 다시 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역겹기 그지없었다.“가라고 했다. 왜 아직도 거기 서 있는 거냐? 본 왕이 허락했으니까 당장 가서 이도현의 머리를 베어라. 어서...”광명왕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존경하는 광명왕 전하. 저는... 저는...”그 천사는 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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