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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하지만 서북후의 체면은 절대 잃어서는 안 된다.

“영감님 사람 다 데리고 물러서. 아니면 다 죽는 거야.”

이도현은 더 많은 사람의 목숨을 거둘 생각이 없다. 그의 타깃은 오직 강씨 가문이다.

“건방지게 굴지 마. 서북후의 존엄은 너 같은 놈이 짓밟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죽어라!”

항패는 다시 일어섰다. 짐승의 발톱 같은 그의 두 손은 이도현을 향해 정면으로 덮쳤다.

이도현은 더는 할 말이 없었다. 굳이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았지만 그들은 저절로 지옥에 가려고 자초했으니, 어쩔 수 없다.

항패의 강력한 공격에도 이도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항패가 그의 목덜미를 잡으려고 하는 순간, 이도현은 기이한 동작으로 치명적인 일격을 피했다.

이도현의 일련의 동작은 빠르고 기이했다! 항패가 반응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이도현은 이미 항패의 목을 움켜쥔 채 허공으로 번쩍 들어 올렸다.

항패는 반항하려고 했지만 그의 체내 기력은 도저히 움직이지 않았다.

“기회를 줬지만 영감이 죽음을 자초했으니 나도 어쩔 수 없어. 기억해, 다음 생엔 절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마!”

이도현의 쌀쌀한 목소리에 항패는 깊은 지옥 같은 공포를 느꼈다.

“가...... 감히 날 건드리기만 해 봐. 서북후가...... 널 가만두지 않아......”

항패는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건드려 보지 뭐.”

이도현은 콧방귀를 뀌며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부득!”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항패의 목은 완전히 으스러졌고 입에서는 빨간 선혈이 쏟아져나왔다.

이도현이 손에 힘을 풀자 시신은 바닥에 축 늘어져 숨을 멈췄다.

방근 전까지도 자신만만하던 항패가! 그는 죽기 직전까지도 이도현이 자기를 감히 죽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은 또 한 번 오싹함을 느꼈다. 그들은 마치 악마라도 본 듯이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항패.

그는 서북후 이 장군 산하의 고수 중 한 명으로 오천협보다 더 강한 사람이다. 이런 강자가 이도현의 손에 쉽게 죽임을 당했다.

“다시 한번 말하는데, 오늘 내 타깃은 강씨 가문이야. 무고한 사람은 죽이고 싶지 않으니 살고 싶다면 당장 여기서 꺼져.”

이도현이 소리를 지르자 강력한 기운이 몸을 뚫고 나왔다.

항패를 위해 복수하려던 위병대는 이도현의 강력한 기운에 저만치 날아가 피를 토하며 그대로 죽어버렸다.

이제 아무도 감히 이곳에 남아있지 못한다. 혹시라도 다음 타깃이 본인일까 봐, 그들은 허겁지겁 도망갔다.

“천우 씨, 나 버리지 마요. 나도 데려가요...... 천우 씨......”

진천우는 서둘러 이곳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강설미는 끈질기게 그에게 달라붙어 자기도 데리고 나가달라고 부탁했다.

“천박한 년! 너 이 손 안 놔? 나 죽는 꼴 보고 싶어서 이래? 비켜!”

진천우는 매정하게 강설미를 밀치고 황급히 도망갔다.

“천우 씨......”

희망을 잃어버린 강설미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하하! 강설미, 오늘 같은 날이 있을 줄 몰랐지?”

이도현은 한 걸음 한 걸음 강설미를 향해 걸어갔다.

“가...... 가까이 오지 마, 오지 마! 이도현, 제발 나 살려줘. 나도 그러기 싫었어. 이건 전부 아빠와 할아버지가 시켜서 한 일이야. 아빠와 할아버지가 네가 우리 가문 명성에 먹칠한다고 생각해서 널 죽이라고 했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제발 난 살려줘......”

강설미는 뒤로 물러서며 애원했다.

“나 너 안 죽여. 하지만 내 건 돌려받아야지. 내 골수와 척추, 너 같은 여자한텐 아까워.”

말을 끝낸 이도현은 강설미를 향해 손가락을 허공에서 몇 번 움직였다. 보기엔 장난 같았지만, 이내 강설미는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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