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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Author: 골든트리
last update Last Updated: 2023-11-15 16:48:22
“그쪽은?”

“하하하! 자식, 난 네 여덟째 선배야. 어서 예의를 차리지 않는다면 빵댕이를 찰싹 때려줄 거야.”

여자는 활짝 웃으며 엉큼한 말을 내뱉었다.

그 말에 이도현은 입을 삐죽였다.

‘보아하니 또 엉큼한 여자네. 어떻게 빵댕이를 함부로 입에 올려. 예쁜 여자들 하나같이 다들 왜 이래? 힙이라고 하면 될걸.’

하지만 이도현은 이미 눈앞의 여자가 바로 그의 여덟째 선배라는 걸 확신했다.

다른 이유는 없다. 엉큼한 스승이 가르친 제자가 엉큼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하도 내가 지조가 있으니 말이지, 아니면 똑같이 물들었을걸.’

이건 태허노도를 욕보이는 말이 아니라 증거도 있는 사실이다.

몇 년 전 이도현은 태허노도가 사는 동굴에 갔다가 의도치 않게 뻘겋게 얼굴이 달아올라 숨을 헐떡이는 태허노도를 발견했다.

이도현은 이 늙인이가 혹시라도 죽을까 봐 걱정되는 마음에 달려갔지만, 이내 두 사람은 서로 난처한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태허노도는 몸이 편찮은 것이 아니라 등초스님이라는 책을 보고 있었다. 적당히 일러스트가 있는 그런 책이다.

이도현은 그 생동감이 넘치는 그림을 보며 난처함이 극치로 도달했다.

게다가 태허노도는 뻔뻔스럽게 그에게 음양 교태의 비밀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름하여 남녀의 삼십육묘기라고 했다.

터허노도는 새빨간 거짓말을 했다. 이도현은 척추를 잃었지, 눈을 잃은 게 아니다.

그 책은 등초스님이 아닌 등채스님이었다.

이도현이 아무리 고문을 모른대도 그 몇 글자는 똑똑히 알아봤다.

하지만 태허노도의 뻔뻔한 태도에 이도현은 마치 자기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말 그 말이 맞았다. 내가 창피함을 모르면, 상대방이 대신 창피하다는 말.

태허노도의 응큼함과 눈앞에 서 있는 이 여자의 엉큼한 단어를 연결해 보니 빼박이다. 역시 그 스승에 그 제자.

“여덟째 선배? 여긴 어떻게 왔어요?”

이도현은 어이가 없었다.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영감탱이한테서 소식 들었어. 내 후배가 완성으로 내려왔으니 많이 도우라고. 내 도움이 아주 많이 필요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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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 사람들은 이도현이 주육 스님에게 살해됐다고 믿었다.심지어 다른 고수들조차 그렇게 생각했다. 주육 스님의 명성은 이미 오래전에 널리 퍼져 있었고 그의 강력함을 경험한 이들도 많았으니까.이도현에 대해 아는 건 주로 다른 사람들을 통해 들은 말일 뿐, 실제로 본 적이 없었기에 그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눈으로 직접 본 것이 아니면 믿을 수 없었다.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모두의 첫 반응은 이도현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 주육 스님이 죽었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모두가 숨죽여 지켜보던 그 순간, 먼지가 서서히 흩어졌다.다음 순간 모든 사람들의 눈이 믿기지 않는 듯 커졌다.“뭐?”“이럴 수가?”“아니, 이건 말도 안 돼! 이도현이 어떻게 살아있지?”“주육 스님은 어디 갔지?”모든 사람이 눈을 크게 뜬 채 그들은 중앙에 서 있는 이도현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이도현은 등에 검을 진 채 한 점의 상처도 먼지도 없이 완전무결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그리고 주육 스님의 뚱뚱한 몸뚱이는 마치 증발한 것처럼 사라져 있었다.이도현의 발아래에는 끔찍하게 붉은 피가 흩어져 있었다! 그 피 옆에는 몇 개의 보석이 반짝이며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찢어진 살덩이와 피가 묻어 있었는데 왠지 기이해 보였다.멀리서 부서진 석장이 보였고 그것 역시 피범벅이었다.“저... 저건 주육 스님의 석장이잖아... 주육 스님이... 이도현에게 살해당한 거야?”“헉...”모든 이들이 숨을 들이켰고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그들의 시선은 이도현을 주시하며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특히 이전에 큰소리쳤던 고수들조차 얼굴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바닥에 한가득 퍼진 피들을 보며 그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주육 스님이 패배했어? 죽은 거야?”“어떻게 이런 일이...?”하얀 머리의 마도가 손에 쥔 보검이 끊임없이 떨리며, 마치 서로 싸우려는 듯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는 한 손으로 자신의 보검을 진정시키며 입을 열었다.“저 검이야!

  • 마왕귀환   제1230화

    “음양검으로 네 이 늙은 놈을 죽이면 검만 더러워져.”이 말을 들은 주육 스님은 화를 내지 않을뿐더러 뚱뚱한 얼굴에 거만한 미소를 띠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비천한 잡종 놈. 네가 대단한 건 인정해. 방금 그 검술도 좋았어. 하지만 그 검술에 이미 온 힘을 다 했을 거야.”“고작 그 정도 실력으로 날 죽이려고 한 거야? 어림도 없어.”“원래 자비를 베풀어 네 놈의 목숨만은 남겨줄 생각이었는데 그 기회를 제 발로 차버리다니. 이토록 완고하게 나오면 너를 저승으로 보내는 수밖에 없다. 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주육 스님은 자상한 얼굴로 역겨운 소리를 지껄였다. 만약 그가 주육 스님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이 말을 들었더라면 그를 득도하신 스님으로 생각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이 말을 뱉은 그는 역겹기 그지없었다.뒤이어서 불호 소리와 함께 주육 스님은 발을 세게 내디디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꽝 소리와 함께 그가 서 있던 곳에 크고 깊은 웅덩이가 생겼다.불문 천근 낙. 이 기술은 내공이 낮은 무사를 충분히 죽일 수 있었다.하지만 현장에는 약자가 한 명도 없었다.허공에 떠 있는 주육 스님은 끊임없이 수법을 바꾸었다. 몸에서 금빛을 내뿜고 있는 그는 멀리서 보면 금신 나한처럼 두 손으로 석장을 휘두르며 이도현의 머리를 향해 공격을 날렸다.이번에 주육 스님은 물리적인 공격을 날릴 생각이었다. 그는 원력을 밖으로 내뿜지 않고 석장에 주입해서 석장으로 이도현의 머리를 때리려 했다.이도현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손에 든 보검을 휘두르며 앞으로 달려들었다.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검기로 싸우는 것보다 이렇게 근신해서 싸우는 것을 더 좋아했다. 그는 이 세상에 아직 음양검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병기가 없다고 굳게 믿었다.짧은 병기로 교전하는 것은 제일 직접적이고 그가 제일 좋아하는 방식이었다.오행검술에 음양신공이 더해지자 이도현은 오행검술의 공격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었다.쿵...굉음과 함께 음양검과 주육 스님의 석장이 공중에서 서로 맞닿았다.

  • 마왕귀환   제1229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죽으려고 작정했냐? 감히 나한테 손을 써? 살기 싫구나.”노스님의 분노가 폭발하자 손에 들고 있던 석장에 불이 번쩍 들어왔다. 그는 씩씩거리며 이도현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석장은 특수한 재료로 만들어졌다. 위쪽은 빛이 반짝반짝했고 중간에는 주먹만 한 진주가 박혀있었는데 딱 봐도 가격이 어마어마했다.노스님이 원력을 끌어올리자 석장은 마치 신기처럼 휘황찬란한 빛을 내뿜으며 이도현을 향해 달려들었다.그의 석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금색 빛은 거대한 무늬를 이루었다.거대한 卍 표시는 눈부신 금색 빛을 내뿜었는데 멀리서 보면 정말 부처가 강림하여 이 세상의 모든 귀신을 거두어들일 것만 같았다.마치 이 세상을 정화하는 불빛 같았다.비록 주육 스님은 스님의 자격이 부족한 것 같지만 불문의 공법을 나름대로 능통하고 있었다.방금 사용한 기술은 아주 정규적인 불문 공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두 번의 공격만 봐도 사찰에서 장로급 존재라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강한 스님이 왜 하필 금방 아이를 낳고 아직 모유도 떼지 않은 여자를 좋아하는지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머리 위에 卍 표시가 떨어지는 것을 본 이도현은 체내에서 오행검법을 작동했다.그러고는 체내의 원력을 극치로 끌어올렸다.그는 강대한 고수들을 상대로 길게 싸우고 싶지 않았다. 반드시 상대방의 요해를 지르고 속전속결 해야 했다. 그래야만 이 사람들의 손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그는 머리를 쓰지 않고 막무가내로 싸울 생각이 하나도 없었다.진원을 다 써버린 무사는 세 살짜리 어린애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이도현은 잘 알고 있었다.쿵.삽시에 오색의 힘이 이도현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그의 몸 뒤에서 붉은색 교룡이 날아오르는 것을 은은하게 볼 수 있었다. 교룡은 그의 몸을 한 바퀴 빙 두르고 나서 사라져버렸다.막강한 오색 빛이 폭발한 순간, 하늘과 땅은 순식간에 오색영롱한 빛으로 물들었고 주육 스님의 금색 빛을

  • 마왕귀환   제1228화

    ‘일반인이 어떻게 저렇게 침착할 수 있어?’‘겁먹고 정신이 나간 거 아니야?’‘그런 걸 수도 있겠다. 겁에 질리면 바보같이 웃는 사람도 있다던데 이 자식이 지금 딱 그 모습이잖아.’이도현은 사람들이 자기가 강자들 때문에 겁먹고 정신을 잃은 거로 생각하고 있을 때 입을 열었다.“이 사람들은 모두 공작제국에서 찾은 조력자들인가?”이도현이 덤덤한 목소리로 물었다.“흥. 여기에 있는 선배들은 다 퇴마하려고 온 사람들이다. 모두 대의를 행하려고 온 것이야. 우리 공작제국이 아무리 선배들을 모시고 싶다고 해도 그럴 만한 자격이 되지는 않아. 이 선배들은 모두 능력이 세고 품위가 있으신 분들인데 오늘은 네 이 마귀를 해치우려고 온 것이다.”주왕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지만 아첨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당신들은 그럴 자격이 없긴 하지. 신용이 없는 제국은 그저 한 무더기의 쓰레기에 불과해. 짐승들도 너희랑 같이 있는 걸 꺼릴 거다.”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 말을 마친 뒤 그는 앞에 있는 강자들에게 눈길을 돌려 싸늘하게 말했다.“이왕 먼 걸음 오신 거 다들 죽을 각오 단단히 하시죠.”이도현의 말에 현장은 삽시에 들끓었다.“미친 거 아니야?”“방금 뭐라고 한 거야? 하루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네. 잘난 체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지. 지금은 그럴 분위기가 아닐 텐데.”거의 모든 사람이 이도현의 거만한 말에 깜짝 놀랐다.여기에 있는 강자 중 어느 한 명이라도 고무계를 뒤흔들어놓을 수 있었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이도현이 죽을 각오를 하라고 한 것이다.‘죽고 싶어서 환장한 건가?’아니나 다를까 이도현의 말이 끝나자, 안 그래도 주육 스님 때문에 화가 잔뜩 난 백손도인이 큰소리로 외쳤다.“어디서 주제도 모르는 건방진 짐승 놈이. 주제를 알면 어서 빨리 곤륜옥의 열쇠를 이리 내놓거라. 그럼 황천길은 건너게 해 주지. 아니면 지옥으로 내려보낼 거다.”“그래? 그럼 당신은 지옥 갈 준비가 됐어?”이도현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짐승 같은 자식.

  • 마왕귀환   제1227화

    수많은 눈동자가 순식간에 다 칼날 방향을 바라보았다.뒤에 있던 사람들은 다 순순히 그에게 길을 내주었다. 백발이 성성하고 긴 수염의 노자 한 명이 신풍도골한 모습으로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노자는 정신이 말짱해 보였고 강대한 힘을 지니고 있었는데 마치 한 자루의 보도 같이 사람에게 무궁한 위력을 가져다주었다.“그분이다...”“정말로 그분이셔.”“그 마 같은 남자가 정말로 이 세상에 아직 있었어.”그 순간 모든 사람의 눈길은 다 이 노자의 발걸음을 따라 움직였다.마치 눈길이 이 노자에게 단단히 사로잡힌 것만 같았다.“형님... 이 늙은이가 누구예요? 왜 다들 이런 표정을 짓는 거예요?”옆에서 구경하던 한 젊은이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서 물었다.“대박... 어떻게 이분을 몰라? 너 설마 멍청이야? 무술을 다스리는 사람이 어떻게 이분을 모를 수 있어?”옆에 있던 남자는 바보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젊은이를 바라보았다.“그게 아니라... 제가 무술을 늦게 시작한 데다가 2년 전에야 정식으로 파벌에 입문했어요. 이전에는 산 밑에 사는 나무꾼의 아들로 살아서 모르는 것이 많아요.”젊은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오. 그럼 그럴 수도 있지.”“이보게. 알려줄게. 이분이 바로 60여 년 전에 고무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천하제일도, 마도라네.”쿵.남자의 말에 현장은 순식간에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삽시에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이 시각 거의 모든 사람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고 노자에게 눈길 한번 주지 못했다.마도라는 사람은 정의롭다면 정의롭고 사악하다면 사악한 존재였다. 그는 마도공법을 사용하기만 하면 바로 입마 상태에 빠져 육친도 몰라보고 마귀든 신이든 만나는 족족 다 죽여버리곤 했다.듣는 말에 의하면 은퇴하기 전 마도는 자기 아들과 칼질 솜씨를 겨루던 중 부주의로 마도공법을 사용하여 순식간에 입마 했고 그 자리에서 자기 아들을 단번에 두 동강 냈다고 한다.이 일로 마도는 후회막심했고 결국에는 은퇴하여 고무계에서 자취를 감췄

  • 마왕귀환   제1226화

    “지난 몇 년 동안 도대체 어디서 지냈던 거야? 내가 널 얼마나 찾아다녔는데. 난 네가 이미 저 도사 양반이랑 혼인을 맺은 줄 알았어. 자옥아,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쁘구나...”자옥 여승을 본 순간, 주육 스님의 눈빛은 온통 다정함과 애틋함으로 가득 찼다. 이 순간 그의 눈에는 여승밖에 안 보이는 것만 같았다.“오라버니, 아직 살아 계셨군요... 이... 몇 년 동안 저는 줄곧 혼자였어요. 이 사람이... 계속 저를 피해 다녔어요...”주육 스님을 바라보는 여승의 얼굴에는 쑥스러움이 조금 생겨났다.“백손. 이 영감탱이. 나쁜 자식. 자옥이에게 상처를 주면 내가 널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했어? 안 했어? 그런데 지금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거야?”여승의 말을 듣자 주육 스님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잔뜩 화난 얼굴로 백손도인을 째려보며 물었다.“빤대머리, 이건 나와 자옥의 일이지 당신이 끼어들 일 아니야. 남남인 주제에 무슨 상관이야?”백손도인은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말했다.“자옥아, 이 일을 설명하자면 얘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나중에 말해 줄게. 하지만 나를 꼭 믿어 줘. 나도 나름의 고충이 있었어. 절대 너를 버리려고 한 게 아니야. 나 그런 사람 아닌 거 너도 잘 알잖아.”“그래요. 오빠. 오빠를 믿을게요.”자옥 여승은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말했다.“자옥아. 절대 이 도사 양반의 빈말에 속아 넘어가지 마. 나랑 가자. 내가 너를 행복하게 해 줄게.”주육 스님은 앞으로 나서서 여승의 손을 덥석 잡고는 격동하며 말했다.“빤대머리야. 얼른 자옥이의 손을 놓지 못해? 어디 감히 내 여자를 뺏으려고 하는 거야? 죽고 싶어...”백손도인은 노스님이 여승의 손을 꽉 잡은 것을 보고 대뜸 질투가 나서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내가 너를 두려워할 것 같아? 지난번에는 자옥이를 봐서 물러났지만, 이번에는 누가 뭐라고 해도 절대 물러나지 않을 거야. 반드시 자옥이를 데리고 가야겠어...”주육 스님도 성을 내며 말했다.

  • 마왕귀환   제1225화

    “능력에 따라 가진다면 곤륜옥의 비밀은 내 것이 되겠군.”소리와 함께 청색 도포를 입은 노자가 손에 불진을 들고 등에 보검을 멘 채 음험하고 흉악한 얼굴로 맨 앞에 걸어 나왔다.“헐... 말도 안 돼. 백손도인이잖아. 헐... 이분은 백 년 전에 돌아가셨다고 하지 않았어? 어떻게 살아있는 거지? 설마...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난 건가?”소문에 죽은 지 백여 년도 되는 도인이 눈앞에 있는 것을 보고 모든 사람은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숨이 막혔다.백손도인. 도사지만 바른 면과 사악한 면을 겸비한 존재, 도문의 규율은 전혀 안중에도 없는 사람이었다.절대 규칙대로 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취향에 따라 움직이며, 한번 마음먹은 일은 극악무도한 일이라도 해내는 사람이었다.반대로 하기 싫은 일은 도가의 조상이 와서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쉽게 말하면 아주 철저한 고집불통이었다.남이 시키는 일은 절대 하지 않고 하지 말라는 일은 또 기필코 하고 마는 성격이었다.다른 사람의 말은 쥐뿔도 듣지 않는 고집불통이었다.솔직히 말해서 이 정도의 고집에 내공이 강해서 망정이지, 아니면 그는 집 문을 나서기도 전에 맞아 죽었을 것이다.“백손도인, 자네 드디어 나왔군. 왜? 곤륜옥의 비밀 앞에서 더 이상 겁쟁이 행세를 하고 싶지 않나 봐?”한 사람이 앞으로 걸어 나왔는데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뚱뚱한 노스님이었다. 그는 온몸에 금빛이 반짝이었고 손에는 석장 한 자루를 들고 있었다.석장 위에는 술병이 달려 있었다. 피둥피둥 살진 얼굴에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것을 보아하니 술과 고기를 끊지 않은 스님이었다.“주육 스님. 헐... 이 골칫덩이도 나타났어.”“젠장. 또 수많은 고무계 여자가 봉변을 당하겠네.”“듣자 하니 이 주육 스님은 평생 세 가지 취미가 있다고 해. 술, 고기 그리고 막 아이를 낳은 수유 중인 산모.”“이런 쓰레기가 아직도 멀쩡히 살아있다니. 하나님이 왜 눈감아주고 있는 거야.”구경꾼들 속에서 누군가가 분노하며 말했다.이 스님은 심성이 나

  • 마왕귀환   제1224화

    이도현은 여자가 단번에 병사 몇 명에게 끌려가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냉랭하게 말했다.“좋은 말로 할 때 당장 그 여자를 풀어줘.”“이도현, 넌 네 앞가림도 못 하게 생겼는데 오지랖 그만 좀 부려. 네 앞길이나 많이 걱정해.”왕후는 거들떠보지 않고 말했다.이도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자네도 공작제국의 사람인가?”“맞다고 하면 어쩔 건데? 난 공작제국의 주왕이다. 감히 우리 공작제국에서 나대다니 정말로 이 공작제국에 널 혼내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이 짐승 같은 놈아, 오늘 똑똑히 가르쳐 주마. 누구든 감히 공작제국의 천위를 건드리는 자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선배 여러분, 손쓰시죠.”주왕의 말이 끝나자 사면팔방에서 수십 명이 불쑥 튀어나와 순식간에 이도현을 에워쌌다.거리를 거닐던 사람은 상황이 이상한 것을 보고 진작에 멀리 도망갔다. 지금 거리에 남아있는 사람은 이도현과 그를 죽이러 온 사람들뿐이었다.이 광경을 지켜본 여자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그녀는 이도현이 살려준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 고무계의 각 종파가 연합하여 이도현을 상대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몰래 그를 찾아가 빨리 이곳을 떠나라고 귀띔해주고 싶었다.그러나 여전히 한발 늦을 줄이야.이도현은 지금 도망치고 싶어도 도망칠 수가 없었다.주변에 빼곡히 늘어선 수천 명의 무사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기운을 느끼며 그녀는 영혼마저 바들바들 떨리는 것 같았다.그녀는 무서운 살기에 눌려 고개를 쳐들지도 못했다.이도현이 아무리 강하다 한들 수천 명의 무사를 상대로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그러나 이도현은 겁먹은 기색 하나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공작제국. 허허허. 신용을 안 지키다니. 그럴 줄 알았으면 그 노스님의 말을 믿지 않고 단칼에 황제를 죽이는 거였는데.”이 말을 듣자 주왕은 버럭 화를 냈다.“이 녀석, 당장 죽게 생겼는데 아직도 막말하다니. 오늘이 너의 제삿날이다.”“너뿐만 아니라 세속계에 있는 너의 가족 모두가

  • 마왕귀환   제1223화

    이도현은 귀령문을 떠나 곧장 고무계의 입구 쪽으로 향했다. 그는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었다.이 시국에 그는 더 이상 고무계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선학신침도 채 찾지 못한 마당에 계속 있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지금 잃어버린 18개의 양침에서 겨우 5개 찾았을 뿐이다.하여 반드시 외계로 돌아가 나머지 선학신침을 전부 찾아야 했다.이도현은 이번 일 때문에 공작제국이 당분간 그를 귀찮게 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그는 한동안 조용하게 지내면서 선학신침을 찾는데 몰두할 생각이었다.그러나 이도현이 인심을 좋은 쪽으로 생각했던 것뿐이다. 사실 고무계의 크고 작은 세력은 그의 얘기를 전해 듣고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고 수많은 강자는 그를 타깃으로 삼고 달려오고 있었다.그들은 모두 이도현이 몸에 지닌 곤륜옥의 비밀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특히 공작상제가 이도현이 귀령문을 소멸했다는 얘기를 퍼뜨린 후에 이 강자들은 자발적으로 한곳에 뭉치기 시작했다.그들은 합심하여 이도현을 제패한 뒤 곤륜옥의 보물을 어떻게 나누어 가질 지에 대해 논의할 생각이었다.그리하여 퇴마 소조가 탄생했다.그러나 이 일을 모르고 있는 이도현은 빠른 속도로 입구를 향해 달려갔다.귀령문에서 옥경산에 있는 고무계 입구로 가려면 반드시 공작제국의 도성을 거쳐야 했다.이 시각 이도현 사건을 겪은 공작제국의 도성은 인심이 흉흉했고, 게다가 곤륜옥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각 세력의 강자들이 모두 도성에 몰려드는 바람에 도성은 하룻밤 사이에 강대한 무사의 기운으로 가득 찼다.바로 이도현이 공작제국의 도성에 들러 몇 명의 여자한테 고무계의 희귀한 물건을 선물로 사 가려고 할 때였다.검은 그림자 한 개가 그를 향해 빠르게 달려왔다.“이 자식아, 빨리 도망가... 도망... 죽고 싶어서 환장했냐? 빨리 가... 이곳을 떠나.”검은 그림자는 다름 아닌 이도현이 막 고무계에 도착했을 때 그를 습격하던 여자였다.또한, 이도현에게 공작제국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 준 그 여자이기도 했다.“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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