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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이도현은 그녀를 힐끗 흘겨보며 속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저 불같은 선배한테 걸렸으니, 앞으로 조용히 살기는 글렀군!’

하지만 그래도 자신을 위해 나서준 신연주에게 고마웠다.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그를 위협하는 서북후의 목을 따버리다니.

이런 관심은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감동이었다.

“언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엮이다뇨? 도현 씨는 제 생명의 은인이에요. 비행기에서 처음 만났다고요! 도현 씨를 만나지 않았으면 저 큰 사고를 당했을지도 몰라요!”

“언니도 참. 의술이 이렇게 뛰어난 후배가 있으면 진작에 소개를 해줬어야죠! 제가 병마에 몇 년이나 시달렸는데요! 언니가 나빴어요!”

한지음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역시 인연은 인연이네. 목숨을 살려줬으니, 사랑으로 갚겠다는 건가? 귀찮은 소개를 덜어서 좋네. 분명히 월하노인이 너희를 인연으로 묶어주신 거야. 인연이 다가올 때는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법이지!”

“지음아, 이 후배 녀석이 바로 내가 너한테 소개해 주고 싶다고 했던 남자가 바로 애야! 어때? 이 몸매 좀 봐. 죽이지?”

신연주는 중매쟁이로 둔갑해서 한참을 떠들어댔다.

하지만 이도현은 들을수록 불편했다. 소개팅 현장이 아니라 무슨 노예로 팔려가는 느낌이었다.

“선배! 말 좀 정상적으로 할 수는 없어요?”

듣다못한 이도현이 끼어들었다.

“뭐가? 이도현, 너 복 받은 줄 알아? 이 하늘 같은 선배가 너한테 여자친구를 소개해 준다잖아! 그것도 이 나라 최고의 미인인데다가 돈도 많아. 넌 얘랑 결혼하면 아무것도 할 필요 없고 마누라한테 용돈이나 타서 쓰면 돼!”

“아… 그러신가요….”

이도현은 욕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아무리 예전에 궁핍한 생활을 좀 했다지만 지금 그의 실력으로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건 인력낭비가 아닌가?

“언니! 그만해요! 더 얘기하면 화낼 거예요!”

한지음이 수치심에 얼굴을 붉히며 다급히 말했다.

“그래, 그래. 알았어! 남녀 사이의 일은 당사자끼리 얘기해야지. 어쨌든 지금은 이곳을 벗어나야 할 것 같으니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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