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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Author: 골든트리
last update Last Updated: 2023-11-15 16:48:22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도복을 입은 한 중년 남자가 입에 담배를 물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행색이 꼬질꼬질한 것이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지는 모습이었다.

“영감, 나한테 또 구미호라고 하면 그 수염 다 뽑아버릴 줄 알아!”

신연주가 짜증스럽게 대꾸했다.

꼬질남은 어느새 그들의 앞으로 가까이 다가오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도현을 아래위로 훑었다.

그러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야? 연하남 취향이었어? 선수라지만 그래도 아무의 손을 타지 않은 새것이니 땡잡았네, 미호야.”

그 말을 들은 이도현은 당장 녀석을 걷어차고 싶은 욕구를 억지로 참았다. 진지한 표정을 짓길래 무슨 대단한 말을 하려는 건 줄 알았는데 이 무슨 헛소리인가!

‘내가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관상이란 말이야? 이런 미친놈이!’

“꺼져, 선수는 무슨! 얘 내 남자야!”

신연주는 정색하며 이도현을 두둔했다.

“아! 그랬어? 눈이 정수리에 달려서 남자 보는 눈이 까다로운 줄 알았는데. 그럼 제대로 한번 봐야지!”

꼬질남은 충격에 빠진 표정을 짓더니 다시 이도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괜찮네. 아주 괜찮은 녀석이야.”

그러더니 갑자기 이도현을 괜찮은 녀석이라며 치켜세웠다.

“어린 친구! 만나서 반가워! 난 동현자 선생의 36대 제자, 현동자야. 첫만남에 주는 선물이니 받아둬. 필요할 것 같아서 준비했어.”

꼬질남은 아주 진지하게 자기소개를 하더니 주머니에서 약병을 하나 이도현에게 건넸다. 약병에는 큼지막하게 “석가모니 방망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 글자만 봐도 좋은 물건 같지는 않아 보였다.

“자, 어린 친구. 이거 받아. 좋은 거야! 정말 구하기 힘든 거라고.”

이도현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현동자는 기름때가 덕지덕지한 손으로 이도현의 손에 약병을 쥐여주었다.

“영감! 그 더러운 물건 당장 안 치워? 내 남자 더럽히면 죽여 버릴 거야!”

신연주는 다급히 이도현의 손을 낚아채고는 혐오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이도현은 이 상황이 어이가 없었다. 이 선배라는 여자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과 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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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현은 그들이 대화에 단 한 마디도 낄 수 없었다. 하지만 보아하니 두 사람 사이는 줄곧 이래왔던 것 같았다.“이 친구를 준다고? 아쉽네….”이도현에게 준다는 말에 현동자는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당장 가져와. 그건 내 후배가 입어야 가치가 있는 거라고!”“남자가 왜 그런 걸 입어? 아니, 설마 얘 남자가 아니었어?”현동자가 부루퉁한 목소리로 대꾸했다.“이 영감이 오늘따라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내가 정말 아끼는 후배거든? 얘 무시하면 영감은 내 손에 죽어!”신연주가 이를 갈며 경고했다.“아끼는 후배가 남자라… 정말 난잡하군.”현동자는 이상한 소리를 중얼거리며 두 사람을 이끌고 가게로 왔다.이곳은 수많은 가게가 줄지어 선 지하상가였다. 방문하는 손님들도 꽤 많았는데 겉으로 보이는 것들은 비교적 정상적인 물건이었지만 가게 안쪽에는 아주 이상한 기물만 모아놓고 있었다.고대의 서적이나 약재, 그리고 고대인의 무덤에서 발굴한 금은보화에 비싼 명화와 골동품, 심지어 여자나 아이들, 총기와 보검까지 없는 게 없었다.현동자를 따라 가게로 들어가자 현동자는 그들을 가장 안쪽에 있는 방으로 안내하더니 박스를 하나 들고 왔다.“여기. 지난번에 사가라고 할 때는 못생겼다고 안 산다면서?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 직접 찾아나섰대? 게다가 이걸 남자 후배에게 선물한다니! 미호야, 남자한테 이용만 당하고 버려지지 않게 조심해.”현동자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그 말에 이도현은 참고 있던 분노가 폭발했다.아무리 선배의 지인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너무 예의를 밥 말아 드신 것 아닌가!“그 입 조심해! 선배 지인이라고 계속 참고만 있었는데 대놓고 사람 무시하네! 당신, 죽고 싶어?”이도현이 싸늘하게 경고했다.“어린 녀석이 성깔 있네? 이마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허세는.”현동자는 눈을 가늘게 뜨며 이도현을 쳐다보더니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한번 붙어볼래?”이도현이 말했다.“아이고, 무서워라. 그런다고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 어디 한번

    Last Updated : 2023-11-15
  • 마왕귀환   제29화

    “내가 전에 이 갑옷을 입어본 적 있거든? 이거 정력 상승에도 아주 탁월해! 신기하지?”현동자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젠장. 이 변태 같은 영감이! 자꾸 헛소리 지껄이면 영원히 남자구실 못 하게 만들어 버린다?”신연주는 혐오스럽다는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아니, 진짜라고! 돌아가서 한번 체험해 보는 것도….”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도현이 진한 살기가 담긴 눈으로 쏘아보자, 그는 어색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어쨌든 효능에 대한 소개는 끝났으니 이제 돈 얘기를 해야겠군. 우린 오래 알고 지낸 사이지만 친할수록 계산은 똑바로 해야 하는 법이지. 이 갑옷은 지난번에 얘기했던 그 가격에 저 어린 친구 체면을 생각해서 20프로 할인해 줄게.”현동자가 탐욕스럽게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영감 주제에 욕심은! 그래! 우리 예쁜 후배한테 선물하는 거니까 가격 후려치기는 하지 않을게. 이건 그 가격대로 주고 내가 쓰는 표창은 20만 원에 줘.”신연주가 말했다.“젠장! 그건 너무하잖아! 그 표창 하나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인력과 자원이 소비되는지 알아? 게다가 주재료가 운석이라고! 얻기 힘든 재료야. 그걸 어떻게 20만 원에 달라고 할 수 있어? 이 강도야!”현동자는 과장된 표정으로 손짓발짓 섞어가며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두 사람에게는 그냥 협잡꾼이 돈을 더 뜯어내려는 노력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그만! 그따위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 이거 제외하고 은침 천 개까지 주문할게. 재료는 내가 쓰는 표창이랑 똑같은 재료로 부탁해.”신연주가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냥 날 죽여!”현동자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으며 절규했다.옆에 있던 이도현마저 이건 너무하다 싶었다. 신연주가 사용하는 표창을 한번 본 적 있는데 정말 값비싼 재료로 만들어졌다. 부피는 작지만, 무기를 잘 다루는 사람에게는 보검에 견줄만한 값어치 있는 물건이었다.신연주가 20만 원이라고 딱 잘라 얘기했지만 재료 값만 어마어마하게 들어갈 것이다.“선배, 침은 백 개 정도면

    Last Updated : 2023-11-15
  • 마왕귀환   제30화

    “비열한 연놈들! 내가 석가모니 방망이까지 줘가며 호의를 표했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평생 남자구실, 여자구실 못 하며 살게 될 거야! 내가 재수가 없어서 너희 같은 인간을 만났지.”현동자는 바닥에 주저앉아 온갖 욕설과 저주를 퍼부었다.하지만 이도현은 들어도 못 들은 척, 그렇게 지하상가를 벗어났다.“선배, 이 갑옷은 정말 좋은 물건 같아요. 그 변태 도사가 거짓말은 안 했네요. 하지만 난 별로 필요가 없으니 선배가 입어요.”돌아가는 길에 갑옷을 뜯어본 이도현이 말했다.산에서 생활할 때 그의 스승은 그에게 온갖 잡기술을 가르쳤다. 그중에는 보물을 감별하는 기술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골동품과 명화는 물론이고 영기가 깃든 물건들까지 한번 보면 진위를 감별할 수 있는 능력도 있었다.이 비단 갑옷은 세상에 얼마 없는 정말 귀한 보물이었다. 이런 게 현대 사회에 존재한다는 것만 해도 기적인 셈이었다.갑옷에는 특수한 힘이 깃들어 있었는데 총탄과 칼날을 막아줄 수 있고 정기를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었다. 그걸 제외하고도 갑옷에서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그 기운을 받아들이자 갑자기 체내에 열기가 솟구치고 입안이 타들어가더니 여자를 안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이런 젠장!’이도현은 다급히 진기를 운용해서 사악한 기운을 쫓아 버렸다. 그제야 숨쉬기가 좀 편해졌다.현동자가 말했던 정력을 향상시켜 준다는 말은 사실이었다.“왜 필요가 없어? 서북후가 죽었어! 그 배후가 곧 우리를 찾아올 거라고. 아마 최근이 될 거야. 최대한 조용한 곳에 몸을 숨기고 대비하고 있어야 해. 그러다가 영감이 표창과 침 제작이 끝나면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지만!”“어쨌든 무기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이거 꼭 입고 있어. 만일을 대비해야지! 넌 스승님 제자 중에서도 가장 약골이었으니 네가 다치지 않으려면 이걸 입는 게 맞아.”“그래도 너무 걱정하지는 마. 이 선배가 있는 한 이 천하에서 널 다치게 할 인간은 많지 않아. 내가 스승님 밑에서 괜히 수련한 게 아니거든? 걱정하

    Last Updated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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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말을 말아야지! 원래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일수록 외로운 법!이도현은 이런 생각을 하며 입을 다물었다.“후배야, 산을 내려왔으면 산 아래 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게 당연해. 할 일을 찾아서 하지 않으면 많이 따분할 거야. 너도 돈을 벌어야지. 이 세상은 돈이 없으면 안 돌아가는 세상이야.”“하고 싶은 게 뭔지 잘 생각해 봐. 이 선배가 다 도와줄게!”신연주가 웃으며 말했다.이도현은 그녀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살아갈 의미마저 잃게 된다.비록 돈이 궁한 것도 아니고 사부가 준 카드만으로 평생 일을 안 하고 먹고 살 수는 있지만 그래도 뭔가 할 일을 찾아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선배, 난 무공 제외하면 별로 아는 게 없어요. 의술도 조금 하지만 다른 건 아무것도 몰라요. 예전에 대학은 나왔지만 8년 동안 산에서 살면서 이미 현실 사회와 멀어져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이도현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남들이 취직하고 스펙을 쌓고 있을 때 8년을 산에서 보냈으니 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괜찮아. 네가 할 줄 아는 걸 다른 사람은 못 하니까. 작은 진료소 하나 차리는 건 어때? 그러면 시간도 자유롭고 네 성격이랑도 잘 어울릴 것 같아.”신연주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그건 나중에 얘기해요. 도착했네요.”이도현은 애써 화제를 돌렸다.진료소를 차리기 싫은 건 아니지만 작은 진료소에 얽매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는 아직 세상을 더 돌아보고 싶었다. 예전에는 그럴 능력도 없고 기회도 없었지만 지금은 충족한 돈도 있고 자신을 지킬 무공도 있으니 한곳에만 머물러 있기는 아쉬웠다.여자에 미친 그의 스승마저 산을 내려오기 전에 그에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게 수련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가자. 이따가 일꾼을 고용해서 별장 내부를 청소해야겠어. 후배 넌 마음껏 즐겨. 지음이 병만 치료하면 이 선배가 중매를 서줄게.

    Last Updated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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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골 스승의 말에 따르면 교룡은 원래 색에 미친 종족이라고 했다. 이도현은 교룡의 척추를 소유했기에 매번 여자와 근거리에서 접촉할 때면 몸에 이상반응이 생길 거라고도 말했다.그는 이제야 그 이상반응이 어떤 건지 경험하게 되었다.별장을 나온 이도현은 옛날 기억을 되짚어 가며 한 한의원 쪽을 향해 걸어갔다.8년을 떠나 있는 사이 완성은 천지개벽의 변화를 이루어냈지만 대체적인 위치는 기억이 났다.그는 느긋하게 느낌을 따라 걸었다. 한 시간 뒤, 그는 여기저기 알아보면서 드디어 한의원 거리에 도착했다.이곳은 완성에서 한의원이 가장 밀집한 곳이었다.이도현은 이 도시를 설계한 사람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하필 의사들을 한 거리에 집중하게 했을까? 멀리 있는 사람들도 불편하고 의원간의 경쟁도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설계한 건지.이도현은 거리를 둘러보다가 환자가 가장 많은 한 병원으로 들어갔다.의사는 거짓말을 해도 환자들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곳에 사람이 많이 몰렸다는 건 의사의 실력이 아무리 못해도 다른 의원의 의사들보다는 낫다는 것을 설명했다.이도현은 신농관이라는 한의원으로 들어갔다.병원 안에는 온통 약을 보관하는 서랍으로 배치되었는데 각 서랍마다 약재의 명칭이 상세하게 표기되어 있었다.옆에 있는 항아리에서는 약이 끓고 있었다.병원 내부는 진한 한약 냄새가 진동했다.벽에는 많은 상장이 걸려 있었는데 온통 원장의 실력을 찬양하는 상장들이었다.본관에는 한 노인이 책상에 앉아 환자의 진료를 보고 있었다.약을 사려고 줄을 선 사람도 꽤 많았다. 이 일대에서는 꽤 잘나가는 한의원으로 보였다.이도현은 느긋하게 사람들 뒤에 줄을 섰다. 그러면서 의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다.한참 관찰하다 보니 이 의사는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대부분 환자들의 병명을 제대로 진단하고 정확한 처방을 내렸다. 아마 몇십 년의 시간을 거쳐 축적한 경험에서 나온 실력일 것이다.한의학은 서의학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었다.

    Last Updated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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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장의 싸늘한 태도에도 이도현은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다.그가 자리를 뜨려는데 한 여자가 휠체어를 밀고 입구로 들어왔다.“좀 비켜주세요. 감사합니다!”이도현이 옆으로 비키자, 여자는 휠체어를 밀고 안으로 들어왔다. 휠체어에는 한 노인이 타고 있었는데 의식은 또렷해 보였으나 안색이 좋지 않았다.이도현이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았다. 신농관 관주 장지민은 진지한 표정으로 노인의 맥을 짚었다.잠시 후, 장지민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한의원에 다니는 사람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 있다. 의사가 표정이 좋으면 아무 일 없는 것이고 의사가 미간을 찌푸리면 큰병에 걸린 것이 분명하다! 아니나 다를까, 장지민은 손을 내려놓더니 말했다.“어르신, 상황이 좋지 않네요.”노인은 전혀 슬퍼하는 기색 없이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그 정도는 알고 있어요. 많은 전문가를 찾아가서 보였지만 속수무책이더군요. 난 괜찮다는데도 애들이 포기를 못해서 따라온 거예요.”장지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어르신, 저는 실력이 부족해서 이 병을 치료할 수 없습니다. 이따가 약을 지어드릴 테니 병증을 조금 완화할 수는 있을 겁니다.”“그래요. 솔직히 말해주세요. 나한테 시간이 얼마나 남았나요?”노인이 물었다.“어르신, 아마 3개월 정도의 시간밖에 안 남은 것 같아요. 이런 말씀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장지민은 정중한 얼굴로 말했다.“3개월이라… 충분하네. 난 이 정도 산 거로 만족한다네.”노인은 죽음 앞에 초연한 태도를 보였다.하지만 그와 함께 온 여자는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이고 있었다.“울긴 왜 울어? 사람이 늙으면 병 들고 죽는 게 당연한 이치 아니냐? 울지 말고 이제 돌아가자. 바깥 공기를 좀 마시고 싶구나.”노인은 자애로운 눈빛으로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래주었다.여자는 눈물을 닦고 억지 미소를 지으며 장지민에게 고개를 숙인 뒤, 휠체어를 끌고 문밖으로 향했다.옆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이도현은 갑자기 가슴에서 뭉클한 감정이 치솟았

    Last Updated : 2023-12-07
  • 마왕귀환   제34화

    말을 마친 그는 바로 노인의 앞으로 다가갔다.“어르신, 제가 병을 고쳐드릴 수 있습니다. 저를 한번 믿어보시겠습니까?”“어르신, 저 녀석 말을 믿어서는 안 됩니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실력이 있으면 얼마나 있겠습니까?”“어르신도 자신의 상황을 이미 잘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큰 병원에서도 포기한 병을 저 녀석이 고칠 수 있다면 제 손에 장을 지지겠습니다!”장지민은 다급히 다가와서 노인을 설득했다.조금 전 그가 진찰한 결과를 보면 노인의 간 상태는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상태였다. 간 동맥이 좁아지면서 혈류가 혈관을 막았고 이미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서의학에서는 노령화로 인한 간경화 말기라고도 이야기한다. 이미 이 상태까지 진행되었으면 이식해도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다.만약 이도현이 정말 이 병을 완벽히 치료한다면 그거야 말로 세상이 미쳐돌아간다는 증거인 것이다.처음부터 이도현을 믿지 않았던 여자는 그 말을 듣고 더 분노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당연히 할아버지의 목숨을 가지고 도박할 생각이 없었다.“마음은 감사하지만 됐어요. 할아버지를 당신에게 맡길 수는 없어요.”상대의 단호한 거절에 이도현은 어색한 표정으로 코끝을 매만졌다.현재 그의 의술이 세간에 알려진다면 아마 수많은 중증 환자들이 줄을 서서 치료해달라고 애걸복걸할 텐데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을 당하다니.솔직히 자존심이 상했다.그런데 이때, 잠자코 있던 노인이 입을 열었다.“아가, 저 젊은 친구도 생각이 있어서 그렇게 자신하는 거겠지. 난 한번 시도해 봐도 좋을 것 같구나. 어차피 3개월 뒤에 죽을 목숨인데 기적에 기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만약에 완치가 가능하다면 잘된 일 아니냐.”“하지만 할아버지….”“걱정 마. 실패해도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되겠어?”노인은 손녀의 말을 끊고 이도현에게 말했다.“젊은 친구, 염치 없지만 이 한 목숨 자네에게 부탁해도 되겠나? 성공만 하면 보수는 섭섭지 않게 주리다!”

    Last Updated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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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d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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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수들이 지키지 않는 궁문과 관문들은 이도현에게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 불과 몇 분 만에 이도현은 이미 두 개의 문과 한 개의 관문을 통과했다. “어떻게 이렇게 빠르지! 두 개의 문과 한 개의 관문을 합쳐서 병력이 5천 명이나 되는 데 이도현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뚫고 지나갔지!” “우리 금위군들은 도대체 뭐야! 최소한 천급 경지의 무사들이 있는데 천급 경지의 무사들이 비록 그렇게 강하지는 않지만 그게 몇 천 명이면 적어도 이도현을 몇 분이라도 막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도현의 속도에 문무백관들은 공포를 느끼며 불안해졌다. 지금 이 순간, 그들은 너무나 두려운 마음에 떨고 있었다. 누구나 알고 있었다. 이도현이 금란전에 도달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을. 만약 이도현이 금란전에 도달한다면 그들은 정말 죽음의 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죽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들은 더욱 죽고 싶지 않았다. 지금 그들은 높은 자리에서 나라에서 가장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 삶을 누리며 살고 있는데 그것을 놓고 싶지 않았다. “보... 보고드립니다! 이도현이 청룡관을 지나 지금 자양문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도현이 지나가는 곳마다 금위군은 도망가거나 아니면 이도현에게 죽임을 당하고 있습니다!” “폐하! 이제 더 이상 고수들을 보내지 않으면 이도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금란전까지 올 것입니다!” 피투성이가 된 병사가 급히 보고했다. 공작상제는 더 이상 침착할 수 없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이 현연진에게로 쏘아지더니 이어서 말했다. “현연왕! 이 이도현은 대체 어떤 사람인가? 정말 단지 세속계의 평범한 무사에 불과한가?” “폐하! 제가 아는 바로는 이도현은 실제로 세속계에서 온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는 태허산의 제자입니다!” 현연왕이 대답했다. “뭐? 태허산의 제자?” 공작상제는 깜짝 놀라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그, 그 태허산이냐? 곤륜옥의 비밀을 다루는 그 태허산?” “네, 맞습니다, 폐하! 바로 전설 속의 그 태

  • 마왕귀환   제1196화

    “아...” 검광 속에서 심장을 찢는 듯한 비명이 울려 퍼진다. 다음 순간, 전왕 송천훈이 허공에서 떨어졌다. 원래 망포를 입고 있던 전왕은 지금 온몸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그가 땅에 떨어지자 그의 몸에서 갑자기 오색의 검기가 터져 나오더니 검기가 사방으로 휘몰아쳤다. 전왕의 몸은 폭발하듯 터져 나가며 검기와 함께 퍼져나갔다. 그 검기들은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전왕 송천훈, 원력을 다루는 강력한 고수가 그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시체 하나 남기지 않은 채. 아래에서 아직도 절규하며 돌격하던 병사들은 이 순간 영혼이 탈탈 털렸다. “아... 전왕이 죽었다!” “도망쳐! 빨리 도망쳐야 해...” 하지만 그들이 완전히 반응하기도 전에 이도현이 하늘에서 내려와 그들 앞에 나타났다. 그는 차갑게 그들을 한번 쳐다본 뒤 다음 순간 보검을 휘둘렀고 수천 명의 금위군이 전왕 송천훈의 뒤를 따랐다. 이 소식은 금란전까지 빠르게 전달되었다. “폐하, 폐하! 큰일 났습니다. 폐하! 무왕과 전왕, 그들이 이도현에 의해 죽었습니다!” 병사의 떨리는 목소리가 금란전 안을 정적에 빠뜨렸다. 모든 이들의 눈에는 충격이 휩싸였다. 이 순간, 그들은 더 이상 세속계에서 온 이도현을 만만하게 보지 않았다. 모든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들은 다시 한번 믿을 수 없어 생각에 빠져들었다. 전왕과 무왕이 죽었다고?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전왕과 무왕은 공작제국의 모든 왕후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두 명의 왕후였다. 그런데 그들이 죽다니,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냐고. 지금 전투가 시작된 지 단 몇 분도 지나지 않았다. 단 몇 분 만에 전왕과 무왕 두 명의 초강력 왕후가 죽다니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그들은 믿을 수 없었다. 설령 고무계의 최고 강자에게 전투를 부탁해서 무왕과 전왕과 결투를 벌였다 해도 그들이 이렇게 쉽게 죽을 리는 없었다. 충격에 빠진 문무백관들은 모두 공작상제의 얼굴을 쳐다보며 이 상제의 반응을 기다렸다

  • 마왕귀환   제1195화

    무왕 송천석의 부서진 시체를 안고 있는 전왕 송천훈은 잠시 깊은 슬픔에 잠겼다가 갑자기 하늘을 향해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 “아... 천석아! 형제여, 너무 고통스럽구나!” “이도현! 이 자식! 네 목숨을 내가 거두겠다! 이 왕은 네 피로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죽어라...” 전왕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치며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두 손을 가슴 앞에 휘저은 후 손가락 열 개가 이도현을 향해 날아갔다. 그의 손끝에서 여덟 개의 검기가 발사되었고 각기 다른 색깔의 여덟 개의 빛이 이도현을 향해 날아가며 그 위력은 하늘과 땅의 색을 바꿀 만큼 강력했다. 이도현은 전왕의 공격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경멸하면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말만 화려하고 보기에는 그럴싸하지만 사실은 허황된 장식일 뿐이다! 오색신광도 그저 이런 수준에 불과하다!” “오늘 내가 진정한 오행의 검을 보여주겠다! 무엇이 천적인지 보여주지!” 말이 끝나자 이도현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폭발했다. 손에 쥔 음양검에서 검 붉은색의 빛이 오행검술의 영향을 받으며 금색,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노란색의 다섯 가지 색으로 변했다. 이 다섯 가지 색깔은 금속, 불, 나무, 물, 흙의 오행을 의미했다. 오행검술의 궁극적인 비밀은 이 오행의 힘을 검술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했다. 이도현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증폭되었고 음양검 위에서 오행의 색이 확장되면서 오행 지물들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빛 속의 허상에서는 금이 울리고 푸른 물이 춤추며 굳은 땅이 흔들리고 불꽃이 타오르며 초록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자라는 모습이 보였다. 오행의 현상이 이도현이 오행검술을 극한까지 끌어낼 때 그의 몸에서 나타났다. 그 순간, 이도현을 중심으로 이 세상의 기운이 움직이며 마치 오행의 기운이 그의 몸으로 모여드는 것 같았다. 이도현은 신성한 존재처럼 몸에서 신성한 빛을 뿜어내며 그의 강력한 위엄은 이미 두려워 떨고 있던 병사들마저 극도로 공포에 몰아넣었다. 전왕

  • 마왕귀환   제1194화

    “저 자식을 처단하라!” 전왕이 한마디 외쳤다. 무왕은 바로 세 손가락을 펴서 세 개의 검기를 그의 손끝에서 발산했다. 세 개의 검기는 각각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이었다. 세 개의 검기는 각기 다른 기운을 발산하며 동일한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이도현을 향해 날아왔다. 이도현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 싸우며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똑같은 빛을 지닌 세 개의 검기를 발산했다. 오행검술은 마치 공작제국의 오색신광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검술인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가 발산한 빛은 전부 똑같았다. “같은 원력이야! 빛이 같다니, 이 자식도 오색신광 신공을 사용할 줄 아는 건가?” “아니! 불가능하다! 오색신광은 손가락을 사용해야만 발동할 수 있다. 절대로 검을 이용해 오색신광을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색신광은 선조들이 창조한 신공으로 천 년 동안 전해져왔다. 수많은 선배들이 오색신광을 검으로 사용하려 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 자식이 어떻게 그걸 해낼 수 있겠느냐? 절대로 불가능하다!” 전왕 송천훈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이도현이 사용하는 모든 검술을 신중히 살펴보았다. 그 순간, 이도현은 검을 휘둘렀다. 무왕 송천석의 오색신광을 깨뜨리며 다음 순간 무왕의 앞에 나타났다. ‘슉!’ 반응할 새도 없이 무왕 송천석은 갑자기 그의 몸에서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여 보니 그의 어깨가 이도현의 검에 관통되어 있었다. 이도현이 검을 빼자 상처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쳐 나왔다. “아... 이 자식! 네가 감히...” 무왕 송천석의 비명과 함께 이도현에게 찔린 팔에서 갑자기 폭발음이 나며 팔 전체에서 수많은 검기가 퍼져 나왔다. 검기들이 그의 뼈와 살을 갈라 놓으며 그의 팔은 순식간에 네 조각으로 찢어졌다. 이도현은 차가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오색신광은 그저 이 정도에 불과하다! 내 오행검술 앞에서는 쓰레기일 뿐이야!” “이 자식! 너...” 무왕 송천석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분노와 두

  • 마왕귀환   제1193화

    “오색신광! 바로 진국 신공 오색신광이다!” 병사들은 그 푸른빛을 보고 흥분하여 외쳤다. 오색신광은 그들의 마음속에서 불사의 공법이자 신선의 공법으로 여겨졌다. 푸른 검기와 이도현의 붉은 검기가 공중에서 충돌했다. 이어 두 개의 검기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도현은 살짝 놀랐다. ‘이 공작제국의 오색신광, 정말로 독특한 점이 있군! 다른 것은 몰라도 방금 그 한 번의 검지! 그 위력은 정말 강력하다!’ 그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나쁘지 않네! 하지만 별거 아니네! 받아라!” 이도현은 비웃으며 손쉽게 또 한 번의 검을 휘둘렀다! 오행검술의 비법이 음양검 위에서 발동되었다. 검 위의 검 붉은색 빛이 오행검술의 자극을 받아 초록색으로 변했다. 초록색의 검기는 마치 생명을 가진 듯 생동감이 넘치는 느낌을 주었다. 무왕 송천석은 크게 놀라며 또다시 검지를 날렸다. ‘퍽!’ 두 검기가 가까스로 충돌했지만 이번에는 무왕 송천석의 검기가 이도현의 초록색 검기에게 베여서 찢어지고 무왕 송천석의 앞에까지 닿았다. “뭐?” 무왕 송천석의 얼굴이 크게 변했다. 그리고 급히 몸을 피했다. ‘쾅!’ 굉음이 울리며 방금 무왕이 서 있었던 땅이 이도현의 초록색 검기에게 맞아 큰 구덩이가 생겼다. 주변의 청석은 순식간에 부서졌다. 무왕은 공중에 떠서 이도현을 바라봤고 놀라며 표정이 심각해졌다. “너 도대체 누구냐! 어디서 왔느냐? 너는 절대 평범한 세속계에서 온 자가 아닐 것이다! 세속계에 너 같은 강자가 있을 리가 없다!” 이도현의 강력함에 무왕 송천석은 더 이상 얕보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도현과 같은 강자는 절대 평범한 세속계에서 나올 수 없다고 확신했다. 이도현과 두 번 싸워본 그는 그가 얼마나 강력한지 깨닫게 되었다. 처음에는 얕보았고 그를 무시했지만 이제는 두 번의 공격만으로도 그의 위력을 확실히 인식한 상태였다. 전왕과 무왕은 시선을 교차했고 서로의 눈빛에서 놀라움을 보아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이도현을 반드시

  • 마왕귀환   제1192화

    원래 이도현을 처단하려고 전장을 나가면 공을 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도현은 진짜 미친 짐승처럼 강력해서 전혀 싸울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전장에서 도망쳤다. 황궁에 더 강한 고수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그와 이도현이 싸우는 동안 뒤에서 기회를 잡고 제3자로서 몰래 공격하는 거였다. 이기든 지든 일단 전투에 참여하기만 하면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공은 세운 셈이니까 공작상제는 그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다. 운이 좀 좋다면 몰래 공격해서 이도현의 허리를 찔러버린다면 그는 첫 공을 세운 거니까 상이 분명히 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전왕과 무왕이 등장하고 자신이 계획을 실행하려 할 때 전왕이 너무도 치사하게 무덕을 지키지 않았다. 그는 아부를 해도 듣지 않았고 바로 와서 그의 머리를 한 대 때려버렸다. 그는 그 한 대에 대비할 수 없었고 바로 그 자리에서 끝났다. 그는 인정한다. 방금 자신이 너무 방심했었다. 전왕이 무덕을 지키지 않고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의 손바닥이 날아올 줄은 몰랐다. 아무 준비도 할 시간 없이 그를 처단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그는 비참한 결과를 맞게 되었다. 이도현은 쓰러진 장교 이준을 보며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젠장, 정말 잔인하네. 내가 죽이지 않았는데 결국은 자기들끼리 죽였네!’ “이 자식! 지금이라도 항복하면 괴로움 없이 끝낼 수 있다! 이 왕이 너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테니 더는 고집부리지 말고 항복해라. 그렇지 않으면 네 결말은 저놈보다 더 비참할 것이다!” 전왕 송천훈이 분노하며 말했다. 이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바로 행동으로 답했다. 그는 이런 얼간이들을 상대할 때는 그들에게 상처를 입혀서 그들이 두려움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자신이 제일 강하다고 생각할 때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하는 것보다 주먹으로 말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고 직설적인 방법이었다. 검붉은 색의 검망이 폭발적으로

  • 마왕귀환   제1191화

    그때, 이도현은 백호문에 들어섰고 공작제국의 황궁에 발을 들였다. 이곳은 오직 황제와 그의 아내, 자녀만이 입주할 수 있는 장소였다. 황제의 명령 없이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궁전이었지만 이도현은 마치 아무런 제약도 없는 듯 아무 거리낌 없이 들어섰다. 가는 길마다 그를 막으려는 금위군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도현은 그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검을 휘두르며 모두 처리했다. 그가 죽음을 몰고 오며 궁전 안으로 진입할 때까지 아무도 그의 발걸음을 멈추지 못했다. 철벽같은 경비가 존재하는 황궁이지만 마치 그는 무방비 상태인 곳에 들어온 것처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았다. 갑자기 두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기운이 하늘과 땅을 흔들며 이도현에게 다가왔다. 이도현은 몸을 날려 공중으로 솟구쳤다. ‘쿵!’ 커다란 폭음이 울리며 이도현이 있던 땅과 대청석으로 포장된 도로가 터지며 큰 구덩이가 생겼다. 그리고 바로 그다음 순간, 망포를 입은 두 명의 중년 남자가 이도현의 앞에 나타나서 그의 길을 막았다. 두 사람은 강력한 기운을 발산하며 왕의 기백이 섞인 위압적인 기운을 뿜어냈다. 그들은 마치 제국의 왕처럼 이도현을 내려다보며 그의 존재를 하찮게 여기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이 개자식! 공작제국의 황궁에 네가 감히 들어오다니!” “지금 당장 스스로 목숨을 끊고 사죄해라! 그럼 네 가족까지 엮지 않겠다! 그렇지 않으면 너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멸하겠다!” “천제의 위엄을 범할 수 없다! 이를 건드리면 그 누구도 살려두지 않는다!” 두 남자가 차갑게 말했다. 그들의 눈빛은 이도현을 개미처럼 내려다보며 그가 그들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 존재처럼 여겼다. “오만하구나!” “오늘 내가 온 이유는 그저 그 개황제에게 묻고 싶어서다. 왜 몇 번이나 나를 괴롭히는지! 나는 사람을 더 죽이고 싶지 않다! 너희는 빨리 꺼져!” 이도현은 두 사람을 냉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무엄하다! 고집불통이네, 바로 처단

  • 마왕귀환   제1190화

    이도현은 보검을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백호문으로 향했다.공작제국 건국 천년 만에 처음으로 한사람에 의해 백호문이 뚫려버렸다.이 오래된 성문은 수많은 전쟁의 불길이 치솟았던 곳이다. 더불어 온갖 풍파를 이겨낸 땅은 수많은 사람의 피로 물들여졌을 것이다.셀 수 없는 목숨이 죽어 나간 이 성문은 한 번도 누군가에 의해 뚫려본 적이 없다. 하지만 한때 천군만마를 막아낸 성문도 이도현이라는 사람만큼은 막아내지 못했다.백호문은 그렇게 허무하게 뚫려버렸다. 이도현은 아무렇지 않게 금위군들의 시체를 밟고 지나가서는 공작제국의 황궁에 발을 들였다.금란전에서는 공작상제가 용좌에 앉아 문무백관과 함께 장교가 이도현의 머리통을 들고 돌아올 것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그들 앞에 나타난 건 이도현의 머리통이 아닌 근위군이었다.“폐하! 큰일 났습니다. 이도현이 이미 백호문을 뚫고 들어왔습니다!”“뭐?”공작상제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두 눈을 부릅뜨고 근위군에게 물었다.“지금 뭐라고 하였느냐? 다시 한번 말해 보아라!”공작상제는 백호문이 뚫렸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었다. 백호문이 뚫린 적은 자그마치 몇백 년 전의 일인데 같은 일이 또다시 반복되었다.당시 번왕이 반란을 일으켜 군대를 거느리고 백호문을 부수고 쳐들어왔었다.그러고 나서 황궁의 네 개 문은 한 번도 뚫린 적이 없었다.“폐하! 이도현은 수천 명의 금위군을 죽이고 이미 백호문으로 들어왔습니다!”근위군은 다시 한번 말했다.“그놈은 몇 명을 데리고 왔느냐?”“한 명... 오직 이도현 한 명입니다!”대답하는 근위군의 목소리는 덜덜 떨리고 있었다.공작상제가 묻는 말에 대답해야 하는 근위군도 죽을 맛이었다. 이도현 한 사람도 막아내지 못했는데 몇 명이냐고 묻는 것도 꽤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다.이도현 한 사람만으로도 충분히 심장이 떨어질 것 같은데 그가 몇 명을 더 데리고 오기라도 했다면 틀림없이 송씨 황실에 줄초상이 날 것 같았다.“한 사람이라니! 그게 어떻게 가능하단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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