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하라! 애도하라!」 「구주 군신이 어제 10개 나라에서 온 강자의 연합공세로 죽음의 바다에서 전사했습니다.」 「이 전쟁으로 파란 바다가 핏빛으로 물들었고 망망대해에 시체가 떠올랐습니다.」 「이 전쟁은 한 사람이 한 개 군을 이끌고 10개 나라의 백만 군사에 맞서 온 힘을 다해 격전을 벌인 전쟁이었습니다.」 세간의 모든 사람이 군신은 10개국 강자들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그를 죽게 만든 건 그가 제일 사랑했던 여자였다. 몇 년 뒤, 윤구주는 산꼭대기에 서서 아래에 쌓여있는 수많은 백골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나에게 빚진 건 피와 살로 갚아야 할 거야!”
View More윤구주가 갑자기 검은 빛을 띤 한 장의 패를 꺼내자 공수이는 곧바로 다가와 흥미를 느낀 듯 물었다.“이건 뭐죠?”윤구주는 차분히 답했다.“이것은 바로 구주령이다!”구주령이라는 말을 듣고 공수이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가득해졌다.구주령을 꺼내자마자 패에서는 빛이 뿜어져 나오며 고대 우물 속의 기운과 마치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 듯했다.“형님, 이 패는 어디서 얻은 건가요? 어떻게 이 고대 우물의 기운과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거죠?”놀라움이 가득 찬 눈빛으로 공수이가 묻자 윤구주는 구주령을 바라보며 천천히 설명했다.“이 물건은 나의 대사부님께서 주신 것이다.”“도씨 어르신께서요?”윤구주가 대사부라 말하자 공수이의 머릿속에 한 늙은 도사의 모습이 떠올랐다.공수이 역시 곤륜 지역에서 자라 윤구주의 여섯 스승을 알고 있었고 그중 가장 강력한 이는 항상 검은 당나귀를 타고 다니던 그 도씨 어르신이었다.그 노인에 대해서는 아무도 그의 내공이 얼마나 높은지 몰랐고 그가 나서는 것을 본 사람도 드물었다.곤륜 지역에서는 모두가 그를 도씨 어르신이라 부르며 존경하고 두려워했다.“도씨 어르신께서 주신 구주령이었군요! 그런데 이 패가 왜 이 고대 우물과 반응을 일으키는 걸까요?”공수이가 의문을 던지자 윤구주는 답했다.“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사부님께서는 이 패가 동해 바닷속에서 건져온 것이라고 하셨다. 이 패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그 비밀은 아무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고 하셨다. 이 패 속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비밀이라고요?”눈빛을 반짝이며 공수이가 물었다.“그래! 그 비밀이란 바로 내가 사용하는 구양진용결이 이 구주령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윤구주는 드디어 그 비밀을 밝혔다.윤구주에게 있어 가장 강력한 능력은 바로 구양진용결이였고 이를 통해서만이 봉왕팔기를 창조할 수 있었다.“봉왕팔기를 창조할 수 있었던 이유가 이 구주령 덕분이었다니... 정말 놀랍네요!”공수이는 윤구주의 비밀을 듣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비밀
윤구주는 촌장의 말을 듣고 입을 열었다.“어르신, 마가가 왜 봉살진을 세워 이 마을을 억누르고 있는지 아십니까?”촌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모르겠소.”“바로 이 우물 때문입니다!”윤구주는 손가락으로 고대 우물을 가리켰다.“우물?”윤구주의 말에 촌장은 물론 주변의 마을 주민들도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다.“맞습니다! 믿기 어렵다면 지금 보여드리죠!”말을 끝내자마자 윤구주는 오른손을 들어 허공에서 우물 위의 시멘트 뚜껑을 향해 내리쳤다.곧 퍽 소리와 함께 시멘트 뚜껑이 산산조각나며 폭발하듯이 깨져버렸다.뚜껑이 깨지자 고대 우물의 모습이 모두의 눈에 드러났다.우물은 오래된 모습 그대로였으며 우물 구멍에서는 검은 살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모두가 놀라워하는 사이, 윤구주는 다시 한번 손을 들어 인결을 맺고 우물을 가리켰다.“나타나라!”우르릉!우물 안쪽의 돌벽에서 잔뜩 뒤틀린 붉은색의 기묘한 부적 문양이 드러났다.이 문양들은 혈색의 광채를 내며 얽히고설켜 마치 전기망처럼 우물의 입구를 봉인하고 있었다.“이건... 뭐지?”촌장은 충격에 휩싸여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다른 마을 주민들도 눈을 크게 뜨고 그 섬뜩한 붉은 부적 문양을 바라보고 있었다.“이곳이 바로 봉살진의 봉인 장소입니다.”윤구주가 천천히 말했다.“봉인 장소?”촌장은 이해하지 못한 듯 물었다.“그렇습니다! 이 우물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마가가 이 봉살진을 설치해 이곳을 억누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우물 때문이라는 겁니다.”“그리고 여러분들이 겪고 있는 흑사병과 지금까지 죽어 나간 마을 사람들도 모두 이 우물에 있는 것 때문입니다.”윤구주는 우물을 가리키며 설명했다.그의 말을 듣고 촌장은 충격에 휩싸여 제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자네는 우리 은인이네! 우리를 구해줘! 우리를 구해준다면 무엇이든 다 하겠네! 우리 석촌 사람들은 그저 평범한 백성일 뿐인데 마가가 왜 우리를 이렇게까지 해치려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촌장은 지난 수
“하지만 꼭 알아내야 할 게 있습니다. 왜 마가의 강자가 이런 법진을 만들어 여러분의 마을을 억누르고 있는지 말이죠!”윤구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그러나 이 말을 들은 마을 주민들은 그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진법이나 살기 같은 무도 용어를 알 리가 없었다.“어르신, 마을 안을 좀 둘러봐도 될까요?”윤구주가 갑자기 묻자 노인 촌장은 얼른 대답했다.“물론이지. 당연히 되네! 자네는 우리 은인이 아닌가. 이쪽으로 오게!”말을 마치자마자 촌장은 서둘러 앞장섰다.그렇게 윤구주는 공수이와 함께 석촌 안으로 들어섰다.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윤구주는 석촌 내부에서 미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이 기운은 아주 은밀히 숨겨져 있었으며 오악 절정 이상의 내공이 아니면 절대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형님, 이 마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공수이 역시 석촌에 숨겨진 기운을 감지하고는 윤구주에게 말했다.“맞아. 마가가 이토록 강력한 법진을 써서 이 마을을 억누르고 있다면 이곳엔 분명히 뭔가 숨겨진 게 있을 거야.”윤구주는 이렇게 말하고 신념술을 펼쳐 마을 전체를 탐지하기 시작했다.그의 강력한 신념이 마치 여과망처럼 석촌 구석구석을 스며들며 모든 것을 포착했다.신념술을 통해 그는 병상에 누워 있는 노인, 개울가에서 노는 아이들, 집에서 요리 중인 주부들 등 마을 주민들의 일상을 하나하나 확인했다.그리고 신념술이 석촌 전체를 감쌀 때, 갑자기 윤구주의 신해에 기이한 기운이 포착되었다.이 기운은 매우 은밀하게 숨어 있어 윤구주의 강력한 신념술이 아니었다면 절대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찾았다!”윤구주의 눈에 희미한 빛이 번뜩였다.신념술을 통해 한 우물의 모습이 그의 신해에 나타났다. 이 우물은 마을 한가운데에 있었다.모든 기운이 이 우물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감지하자 윤구주는 몸을 솟구쳐 그 우물로 향했다.“저, 저런!”“날았다고?”“성인이야!”“정말 성인과
마가의 이름을 듣자마자 윤구주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둡고 차가워졌다.그는 이 무고한 마을 주민들을 해친 자가 또다시 제자백가의 마가라는 사실에 경악했다.게다가 그들은 몇십 년 전부터 이미 이곳에 봉살진을 설치하여 마을 전체를 봉인해 왔던 것이다.석촌은 그저 평범한 마을로 주민들 모두가 순박한 사람들이었지만 마가는 이런 악독한 수를 써왔다.“또다시 그 마가 놈들이군요!”“정말 지독한 놈들이네요!”공수이는 그 말을 듣고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애석하게도 마을 주민들은 이것이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공수이가 갑자기 마가를 욕하자 주름이 가득한 촌장은 당황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왜 마가를 욕하는 겁니까?”“여러분들을 해친 것은 바로 이 돌비석들, 그리고 마가 때문입니다!”윤구주는 높이 세워진 돌비석들을 가리키며 말했다.“뭐라고요?”주변의 마을 주민들은 깜짝 놀랐다.“마가가 우리를 해쳤다니? 그럴 리가 없네! 우리 아버지도 말씀하시길 마가는 항상 우리 석촌을 보호해 왔다고 하셨는데...”촌장은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듯 말했다.“맞아! 기산에서 마가 사람들은 모두가 아는 선한 사람들이네. 게다가 마가의 제자들은 가끔씩 우리에게 돈이나 식량을 기부해주기도 했어. 우리 기산 사람들에게 마가는 큰 은인이었고!”다른 마을 주민도 거들었다.“그래, 맞아!”주민들이 하나같이 이렇게 말하자 윤구주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곧바로 손으로 법인을 맺어 하늘을 가리켰다.“나타나라!”쾅!법인이 하늘로 솟구치자 석촌 전체가 갑자기 천둥소리와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다.이어서 대낮이었던 석촌이 갑자기 어둑해지더니 눈에 보이지 않던 거대한 검은 법진이 주민들 눈앞에 드러났다.그 법진은 마치 감옥처럼 석촌 위에 덮여 있었다. 그리고 사방의 돌비석에서는 검고 사악한 기운이 사슬처럼 뻗어 나와 그 법진에 모이고 있었다.“하늘에 저건 뭐야?”하늘 위의 거대한 검은 법진을 보며 촌장은 깜짝 놀라 외쳤다.나머지 주민들 역시 눈이 휘둥그레져 믿을 수 없다는 듯 하늘
그 후, 윤구주는 석촌으로 향할 준비를 했다.그는 대체 누가 이렇게 잔혹하게 평범한 석촌 주민들을 해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윤구주가 석촌 주민들과 함께 마을로 걸어가는 사이, 주민들은 석촌에 대한 상황을 그에게 설명했다.그들은 흑사병이 최근 1년 사이에 발생했다고 했으며 지금까지 약 50여 명의 주민이 사망했다고 전했다.사망자들 중에는 남녀노소가 섞여 있었고 심지어 갓 태어난 아기들도 두세 명이나 죽었다고 했다.죽음 전 그들의 상태는 모두 윤구주가 말한 대로 몸의 일곱 구멍에서 피를 흘렸으며 그 피는 지독한 악취가 나는 검은 색이었다고 한다.“빌어먹을, 정말 너무하는군!”“대체 어느 놈이 이렇게 잔인한 짓을 해서 순진한 주민들을 해치고 있는 거야?”공수이는 아기들마저 피해를 입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노에 차서 입을 열었다.“형님! 진짜 범인이 밝혀지면 꼭 제가 직접 그놈을 처치하게 해주세요!”공수이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석촌이 점점 가까워지자 윤구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마을을 바라봤다.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 석촌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마을은 두 산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3, 4천 가구가 모여 있었다.“여기가 우리 마을이요.”주름이 가득한 얼굴을 한 촌장이 오래된 담뱃대를 들고 손가락으로 석촌을 가리키며 말했다.윤구주는 마을을 한번 바라보고 걸음을 멈췄다.이내 그의 두 눈에서 날카로운 빛이 번쩍이더니 순간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금빛 파동이 그의 동공에서 뿜어져 나왔다.금빛 파동이 퍼져나가자 석촌 위로, 일반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검은 살기가 하늘 높이 치솟아 마을을 감싸고 있는 게 보였다.그 살기는 팔각형 모양으로 사방에서 석촌을 완전히 둘러싸고 있었다.만약 윤구주가 신념술을 쓰지 않았다면 이 끔찍한 광경을 절대 알아차릴 수 없었을 것이다.“봉인 법진?”윤구주는 석촌 위로 솟아오른 검은 살기를 보며 차가운 얼굴로 중얼거렸다.“누군가가 이 마을에 봉살진을 설치했군. 그러니 이 마을 주민들이 살기에
“그렇네!”노인의 말을 듣고 나서 윤구주는 확실히 깨달았다.‘이 마을에 어떤 고수가 무슨 술법을 걸었나 보군! 그래서 평범한 이곳 주민들이 하나둘씩 이상하게 죽어 나가는 거야!’하지만 이내 분노가 일었다.‘도대체 누가 이리도 잔인하게 이 작은 기산 아랫마을에 사는 순박한 주민들은 해치고 있는 거지?’그 순간, 윤구주의 눈빛에 서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젊은이, 뭐 하나 물어보지. 우리 손자가 죽기 전에 어땠는지 어떻게 아는 건가?”노인은 윤구주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는 듯 물어봤다.“말했잖아요. 어르신의 손주분은 병으로 죽은 게 아니라고요. 손주분은 어떤 사람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겁니다!”“뭐라고? 어떤 사람 때문에?”이 말을 듣자 눈앞의 노인뿐만 아니라 뒤에 있던 마을 주민들 모두가 놀라움에 얼어붙었다.“맞습니다! 게다가 그 사람은 어르신 손주분뿐만 아니라 여러분 모두를 해치고 있어요. 지금 여러분 모두 그 무서운 살기로 인해 몸이 이미 오염된 상태입니다!”“지금 여러분 중에 이미 그걸 느끼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이 살기가 몸에 스며들면 점점 기력이 약해지고 밤에는 온몸이 칼에 찔리는 듯한 고통으로 괴로워지죠. 그리고 심해지면 코와 입에서 검은 피가 나올 겁니다!”윤구주는 다시 설명했다.이 말을 듣자마자 앞에 있던 열여섯 명의 마을 주민들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어... 어찌 그걸 알고 있는 거요?”첫 번째로 탄식을 터뜨린 건 구릿빛 피부의 남자였다.알고 보니 윤구주가 말한 증상을 지금 그가 겪고 있는 상태였다.“그러게 말입니다. 대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죠?”조금 전 나섰던 아주머니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왜냐하면 그녀도 같은 증상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단지 그녀뿐만이 아니라 가족들 모두가 그랬다.그들은 이러한 무서운 상태가 자신들만 알고 있는 것이라 여겼으나 이 순간 윤구주가 전부 말하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다시 말하지만 이건 병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여러분을 해치고 있는 겁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이곳을 지나가다가 울음소리를 듣고 우연히 들르게 되었습니다.”공수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람들은 그의 친절한 얼굴과 스님의 모습에 잠시 멍해졌다.“꼬마 스님, 저희는 지금 장례를 치르고 있는 중이에요. 혹시 시주를 구하러 온 거라면 다른 곳으로 가주셨으면 좋겠네요.”이때, 구릿빛 피부의 한 남자가 나서서 말했다.분명 이들은 공수이를 시주를 구하는 스님으로 오해한 듯했다.하지만 공수이는 화내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아닙니다, 여러분. 저는 시주를 구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그럼 뭐 하러 온 거죠?”그 남자가 물었다.“여러분을 구하러 왔습니다!”공수이가 답했다.‘우릴 구하러 왔다고?’공수이의 말에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눈길로 그를 쳐다보았다.“참 희한한 스님이네! 갑자기 우리 마을에 나타나서는 구하겠다고 말하다니... 우리를 구해줄 일이 뭐가 있다고?”이때 한 아주머니가 나섰다.그러자 공수이는 앞에 있는 관을 가리키며 말했다.“한 마디 여쭙겠습니다. 이 관 안에 누가 누워 있습니까?”“우리 마을 촌장님의 손자요!”아주머니가 대답했다.“그럼 그 아이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계십니까?”공수이가 계속 물었다.“물론 알지요. 아이는 흑사병에 걸려 죽었습니다!”이렇게 말하는 와중 아주머니의 눈가가 붉어졌다.“아닙니다. 아이는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닙니다.”그때 공수이가 단호하게 말했다.“병이 아니라고요?”“꼬마 스님,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제 손자가 병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 때문에 죽은 거냐고요.”이번에는 가장 슬프게 울던,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노인이 분노한 목소리로 외쳤다.뒤이어 공수이는 윤구주를 가리키며 말했다.“그건 제 형님께 물어보셔야 합니다.”그제야 사람들은 비로소 윤구주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의 준수한 외모가 눈에 띄었다.“어르신, 마음 추스르세요. 하지만 제 동생 말이 맞습니다. 어르신의 손주분은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닙니다.”윤구주가 갑자기 나서며 말했다.“
“어? 장례식인가?”공수이는 앞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의아해했다. 윤구주도 한 번 스치듯이 그곳을 훑어보았다.그런데 그 순간, 눈에 보이지 않는 검은 사악한 기운이 울고 있는 사람들 몸에서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그 사악한 기운은 사람마다 농도가 달랐다.어떤 사람은 진했고 어떤 사람은 희미했지만 모두가 그 검은 기운에 휩싸여 있었다.이 장면을 본 윤구주의 눈빛이 서늘해졌다.불필요한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지만 이들이 모두 평범한 마을 사람들처럼 보이면서도 각자의 몸에 기묘하고도 검은 사악한 기운을 지니고 있는 모습이 그의 의구심을 자아냈다.“이 사람들 뭔가 이상한데.”윤구주는 울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네? 형님, 무슨 말씀이세요?”하지만 공수이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윤구주는 눈에 황금빛 파문을 띄우며 신념술을 사용해 그 사람들의 기운을 관찰하는 반면 또 관 속에 놓인 시신으로 시선을 옮겼다.관 속 죽은 자의 기운이 가장 농밀했다. 명백히 이 시신은 지나치게 많은 검고 사악한 기운에 감염되어 죽은 것이었다.이를 확인한 윤구주는 입을 열었다.“이 마을 사람들, 오래 살지 못할 거야.”‘엥?’공수이는 갑작스러운 윤구주의 말에 놀라며 물었다.“형님, 그게 무슨 뜻이죠?”“내 말뜻은 간단해. 저들의 몸이 사악한 기운에 침식당하고 있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전부 죽을 거라는 뜻이야.”“사악한 기운에 침식당했다고요?”“맞아.”공수이는 다시 한번 울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비록 신념술은 사용할 줄 모르지만 그들 모두가 병에 걸린 것처럼 극도로 쇠약해 보인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형님, 이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된 거죠?”공수이가 의아해하며 묻자 윤구주는 대답하지 않고 신념술을 다시 확장했다.신념술을 사용하자 그의 신념은 마치 거대한 그물처럼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순식간에 주변의 모든 기운이 그의 신해 속에 명확하게 나타났다.165m, 330m, 990m...마침내 신념술이 3300m 정
마황이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마가의 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서늘한 눈빛을 다른 두 개의 청동 관에 고정했다.이 두 개의 관에는 마가의 첫째 대장로와 둘째 대장로가 봉인된 상태였다.“큰형이랑 둘째 형은 아직도 안 깨어났나?”마황은 즉시 대답했다.“예, 대장로님!”“좋다. 석촌의 일이 마무리된 후, 형님들을 깨우겠다. 형님들이 깨어나면 틀림없이 놀라게 될 것이다!”셋째 대장로는 기괴한 웃음을 터뜨리며 하늘을 바라보더니 이내 몸을 날려 검은 안개처럼 절벽 위로 솟구쳐 올랐다.셋째 대장로가 위로 날아오르자 마황도 급히 그 뒤를 따랐다.그날, 마궁에서는 셋째 대장로의 출관을 축하하는 성대한 연회가 열렸다....이틀 후, 기산에서 백여 킬로미터 떨어진 한 작은 마을의 거리에서 두 사람이 나타났다.그들의 등장에 주변 사람들이 멈춰 서서 웅성거렸다.그럴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 중 하나는 비할 데 없이 준수한 용모를 지닌 청년이었고 다른 하나는 머리가 반짝이는 꼬마 스님이었으니 말이다.작은 시골 마을 사람들에게는 보기 드문 이들의 모습이 이목을 끌었다.“형님, 여기서부터 백여 킬로미터 남았습니다. 오늘 밤은 여기서 쉬고 가시죠.”대머리의 꼬마 스님이 입을 열었다.가만히 보니 이 둘은 바로 윤구주와 공수이였다. 윤구주는 앞에 있는 마을을 훑어보며 말했다.“좋다.”두 사람은 마을 안에서 하룻밤 묵을 곳을 찾았다.그렇게 마을 중심의 한 호텔에 자리를 잡고 간단히 음식을 먹은 후 그들은 방으로 돌아왔다. 공수이는 소파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형님, 내일이면 기산에 도착합니다. 마가 놈들이 틀림없이 미리 대비하고 있겠죠?”윤구주는 무심하게 대답했다.“그럼 뭐?”그 말을 들은 공수이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러네?’윤구주에게 이런 말을 해봐야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전에 그 곤륜 구역의 노마들도 형님을 당해내지 못했는데... 고작 마가 따위가 상대가 되겠어?’“근데 형님은 마가의 세 명의 선조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공수
「애도하라! 애도하라!」화진의 모든 서버는 묵념하며 구주왕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강성시의 한 해변가.비키니를 입고 완벽한 몸매를 드러낸 소채은이 미간을 찌푸리고 핸드폰으로 묵념하는 장면을 쳐다보고 있었다.“갑자기 뭐야?”“벌건 대낮부터 무슨 애도람?”“서버 전체가 묵념하고 애도한다고?”“아, 미치겠네. 어떤 사람이 죽었길래 다들 이렇게 난리인 거지?”핸드폰 화면을 5분동안 뚫어져라 지켜보고나서야 소채은은 헤드 메세지를 클릭했다.빨간색으로 적힌 몇글자가 소채은의 눈에 들어왔다. 대형 사이트의 홈페이지마다 헤드라인으로 걸려 있었다.「구주 군신이 어제 10개 나라에서 온 강자의 연합공세로 죽음의 바다에서 전사했습니다.」「이 전쟁으로 파란 바다가 핏빛으로 물들었고 망망대해에 시체가 떠올랐습니다.」「이 전쟁은 한 사람이 한 군을 이끌고 10개 나라의 백만 군사를 온힘을 다해 격파한 전쟁이었습니다.」각 대형 사이트의 헤드라인을 보며 소채은의 앵두같은 입술이 동그랗게 오무려졌다.‘구주 군신? 할아버지가 자주 말씀하시던 무패의 전설 아니었나? 그런데 전사했다니.’“그래서 서버 전체가 묵념하고 있구나. 이 무패의 전설이 죽은 거였어?”이 “구주 군신”의 사망 소식을 조금 더 검색해보다가 소채은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구주왕은 진짜 대단한 사람이었고 화진의 레전드 히어로가 맞았다.하지만 소채은과 같은 사람에게는 너무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게다가 지금 자신에게 벌어진 시끄러운 일도 아직 다 해결하지 못했다.소채은은 바닷가에 누워 집안 일을 고민했다. 그러자 절세의 미모에 걱정이 차오르기 시작했다.“따르릉!”그때 그녀의 전화가 울렸다. 소채은은 화면에 뜬 이름을 확인했다. 친구였다.“여보세요?”전화를 받았다.수화기 너머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친애하는 소채은 아가씨, 도대체 요즘 어디를 싸돌아 다니길래 연락이 안되는 거야?”“란이야, 왜? 나 지금 옛 본가에서 휴가 중인데.”소채은이 음료수를 마시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