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를 위해 진서준은 감방에 3년 갇혀 있었는데 그녀는 정작 가해자와 함께 아들을 낳고 살았다... 출소 후 진서준은 물려받은 보물로 원수를 가차 없이 짓밟았고 돈과 명예, 미녀와 권력이 모조리 그에게 다가왔다!
View More그때, 문추원과 나머지 두 장로가 천천히 일어섰다.“애송이야, 그 선법을 넘겨. 그럼 적어도 네 목숨은 살려줄 수 있어.”주자청이 입을 열었다.“이장로님, 진서준 오빠는 제 생명의 은인인데 어떻게 이렇게 은혜를 원수로 갚을 수 있죠?”조슬기가 굳어진 얼굴로 급히 따졌다.“이장로님이 이러는 건 우리 곤륜을 불의와 부정의 늪에 밀어 넣는 것과 같은 일이에요.”하지만 주자청은 미간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반박했다.“지금 이 자식을 무사하게 이곳을 떠나게 하는 거야말로 우리 곤륜을 불의와 부정의 늪에 밀어 넣는 거야.”“장로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이제 이 자식은 도망칠 수 없을 거야.”주자청을 비롯한 장로가 나서자 은범 일행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 장로들은 실력이 막강했다.백운성은 십급 대종사로 한 걸음만 더 가면 지선급에 도달할 수 있었다.게다가 주자청과 문추원은 구급 대종사였다.이런 무시무시한 조합은 대한민국 경성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하물며 진서준 같은 애송이를 잡는 건 전혀 어려울 게 없었다.비록 선법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절대적인 실력 차이 앞에선 아무 소용도 없었다.노인 세 명은 협공의 자세로 진서준을 가운데 가두었다.그 모습을 본 진서준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그저 차분하게 장로들을 바라보았다.“이봐, 선법을 넘겨. 그럼 널 그냥 보내주마.”문추원의 말에 진서준은 침착하게 대응했다.“우리 아버지가 신농에 20년 동안 갇혔지만 절대 선법을 넘기지 않았어. 근데 내가 너희에게 넘길 것 같아?”“넘기지 않으면 크게 다칠 준비를 해야 할 거야. 현명한 판단을 내려.”백운성도 옆에서 경고했다.“고작 너희 셋이서?”진서준은 콧방귀를 끼며 비웃었다.“선법이 있다고 해서 천하무적이 된 거라고 착각하면 큰 오산이야.”주자청도 눈을 가늘게 뜨며 경고했다.“우리가 대한민국 최정상 종문으로 오른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그건 나도 알아.”진서준은 평온하게 말을 이어갔다.“너희는 가짜 선법을 배우고 있지.
백 명을 상대해도 진서준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진서준은 4대 종문 대회에 참가하려고 다짐했을 때부터 이런 날이 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왕관을 쓰고 싶은 자는 그 무게를 감당해야 했다.자기가 힘들게 얻은 전승을 지키려면 그에 걸맞은 실력이 필요하다는 걸 진서준은 이제야 깨달았다.그리고 왜 그 창욱 어르신이 은둔 생활을 하게 됐는지도 이해하게 되었다.“두 분의 선의는 잘 알겠으니까 이제 그만 내려가 주세요.”진서준은 조슬기와 배수정에게 다정하게 말했다.“그럴 수는 없어요. 진서준 오빠는 제 생명의 은인이에요.”조슬기의 얼굴에 깊은 우려가 떠올랐다.“괜찮아요. 이 사람들은 날 죽일 수 없습니다.”진서준은 여전히 담담하게 웃고 있었고 이 자리에 있는 무인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황의 노인은 그 말을 듣고 분노를 억제할 수 없었다.“조슬기 씨, 평온 스님,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으니 얼른 비키세요.”“맞아요, 비키세요. 칼에 눈이 없어 자칫 두 분을 다칠까 봐 두려워 그럽니다.”진서준도 다시 한번 정중하게 부탁했다.배수정은 진서준의 결단에 찬 눈빛을 보자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진서준이 일단 결정을 내리면 쉽게 바꾸지 않는 사람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진 시주님 말대로 우린 더 이상 이분을 방해하지 맙시다.”배수정은 조슬기를 끌고 링에서 내려왔다.“진서준 오빠, 꼭 무사하셔야 해요.”조슬기의 눈에서 걱정이 떠나지 않았다.둘이 막 링을 떠나자 황의 노인은 즉시 명령을 내렸다.“다들 함께 이 녀석을 잡아! 선법은 우리 다 함께 나눠 갖자!”노인은 팔을 높이 치켜들며 외쳤고 사람들은 즉시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진서준을 향해 달려갔다.진서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달려드는 무리를 보며 피하지도 않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탐욕이야말로 사람을 죽이는 가장 큰 원흉이야.”진서준은 참선검을 몸 앞에 잡고 체내의 영기를 다뤄 전부 참선검에 모였다.그러자 청색 검광이 번쩍이더니 진서준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검
그러자 소림의 사람들은 즉시 자리를 비켜주었다.“장로님, 우리도 얼른 올라갑시다. 조금만 늦으면 저놈 선법을 다른 사람이 빼앗을 겁니다.”도권우도 급한 마음에 문추원을 재촉했다.“급해할 거 없어. 이 녀석 실력이 약하지 않으니 저 미련한 놈들에게 당할 수 없어. 일단 인해 작전에 지치게 놔두자.”문추원도 바보는 아니었다.진서준처럼 선법을 가진 사람과는 절대 정면으로 맞붙으면 안 된다.이런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생포해야 목적을 이룰 수 있다.생포하는 것과 죽이는 건 차이가 엄청난 완전히 다른 일이었다.상대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이 있지 않는 이상 생포할 수는 없을 것이다.장백 쪽에서도 미적지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4대 종문의 제자들은 수련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했던가? 바로 선인의 길을 추구하는 것, 영생을 얻기 위해서였다.이제 선법을 얻을 기회가 생겼으니 당연히 놓칠 수 없었다.하지만 그들은 문추원과 마찬가지로 무모하게 움직이지 않고 적절한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멈추세요! 진서준 오빠를 공격하지 마세요!”조슬기가 사람들 사이를 지나쳐 진서준 앞에 서며 말했다.“조슬기 씨, 이 일은 우리와 이놈의 개인적인 일이니 끼어들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황의 노인이 조슬기를 설득했다.“진서준 오빠는 제 목숨을 구해주신 분이에요. 이 일은 저와도 당연히 상관있는 일이에요.”조슬기의 태도는 단호했다.“게다가 이 선법은 진서준 오빠의 가보인데 왜 당신들한테 줘야 하죠? 진서준 오빠에게 사이좋게 나누자고 하기 전에 당신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 적이 있는지나 한번 생각해 보세요.”황의 노인은 자기가 논리적으로 밀리는 것을 깨닫고 더 이상 조슬기와 언쟁을 벌이려 하지 않았다.“조슬기 씨, 오늘 이 선법을 손에 넣을 사람은 저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 백 명이 넘는 사람이 함께할 겁니다. 그런데도 조슬기 씨가 길을 비키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눈이 달리지 않은 주먹과 발이 조슬기 씨를 스칠 수 있다는 걸 명심하세요.”황의 노
인력은 결국 한계가 있다.설령 지선이라 해도 신화 속 신선들처럼 산을 옮기고 바다를 뒤엎으며 별 불로 하늘을 태울 수는 없다.오직 한 부류의 사람이 이 정도로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는데 그건 바로 선인이었다.먼 옛날부터 이 세상에는 선인이 출현했다는 많은 증거가 있었다.그 선인들은 사실 처음에는 평범한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단지 그들이 수선지법을 갖고 있었기에 평범한 사람과 달라진 것이다.용전의 말이 떨어지자 사람들은 그제야 왜 스무 살 남짓한 진서준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실력을 자랑하는지 어느 정도 이해한 듯 보였다.이유는 사실 간단했다.진서준이 절세의 전승을 받았기 때문이었다.그 절세의 전승이 과연 무엇일지, 다들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바로 진서준이 수선지법을 손에 쥐고 있기 때문이었다.순식간에 사람들이 진서준을 바라보는 눈빛이 뜨겁게 달아올랐다.“여러분, 그거 아나요? 20여 년 전, 대한민국이 대재앙을 겪을 때 대한민국을 깜짝 놀라게 했던 그 진요한이라는 남자가 바로 이놈의 아버지입니다. 그동안 진요한은 우리 신농의 금지 구역에 가두어두고 수선지법을 얻어 모든 이와 나누기 위해 애썼습니다. 하지만...”용전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진요한은 고집이 세서 이 좋은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득이하게 진요한의 아들을 잡으러 온 거죠.”용전은 자기가 도덕적 고지에 올라선 듯한 태도를 보이며 말했다.지금까지 한 모든 일이 결국 선법을 얻어 모두와 나누기 위한 것인 듯 모두를 속이고 있었다.이 해명을 들은 사람들은 모든 죄를 진서준에게 돌리기 시작했다.“이 자식이 갑자기 무도계에 튀어나온 이유가 있었군. 수선지법을 가지고 있으니 당연했던 거였어.”“그렇게 대단한 걸 가지고 있으면서 우리와 나누지 않는다니, 진짜 이기적이네.”“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지.”천천히 지켜보려던 사람들도 전부 일어섰다.선법은 최고 수준의 전승이었다.진서준이 스무 살 남짓
승려는 진서준 앞에 다다르기도 전에 그 기운에 짓눌려 한 걸음 내딛는 것도 힘들어졌고 결국 진서준의 손바닥에 맞아 날아가듯 튕겨 나갔다.“감히 우리 승려를 공격해?”다른 소림 승려들도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진서준을 겹겹이 둘러쌌다.“진 시주님, 이만 물러나세요.”황금 가사를 두른 승려가 앞으로 나서며 설득했다.이 승려는 소림 열여덟 금강 중 한 명이었는데 천의방에 오를 정도로 실력이 강력한 인물이었다.“주 장로님, 어서 진서준 오빠를 구해주세요.”진서준이 승려들에게 포위당하자 조슬기가 초조한 마음으로 도움을 청했다.“저 녀석이 우릴 전부 속였잖아. 애초에 수상쩍었는데 왜 굳이 구해줘야 해?”“그러게 말이야.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여자를 학대하는데, 저런 놈을 왜 우리가 도와야 하지?”“슬기 후배, 너도 정신 좀 차려. 저런 미친놈은 여기서 죽는 게 좋은 일이야.”곤륜 제자들이 일제히 진서준을 도와줄 필요가 없다며 소림 승려가 죽이는 게 정당하다고 여겼다.“조슬기 아가씨, 저는 변경에서 저 녀석을 만났을 때부터 뭔가 수상쩍다고 생각했어요.”신수란이 혀를 차며 말을 이었다.“여자를 이렇게까지 학대하는데 남자로서, 아니,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맞나요?”모두가 진서준을 비난했지만 아무도 진서준이 왜 이러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여러분,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네요.”조슬기가 분노를 터뜨렸다.“진서준 오빠가 당신들에게 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적대하는 거죠?”“조슬기 아가씨, 그럼 저 녀석이 여자를 죽도록 패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진서준 오빠가 저러는 건 꼭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예요.”“아무리 이유가 있다고 해도 이건 너무한 게 아닌가요?”신수란은 여전히 진서준에 대한 편견을 버리지 않고 고집을 부렸다.“얼씨구, 소림이 작정하고 오늘 끝까지 남의 일에 간섭하려 한다는 거지?”진서준이 금강을 노려보며 물었다.“시주님, 살생을 멈추세요.”“살생을 멈추라고? 말은 참 쉽군.”
이번엔 유지수가 진짜 당황해했다.유지수가 진서준의 눈에서 강렬한 살의를 읽었기 때문이었다.진서준은 지금 진짜 유지수를 죽이려 하고 있었다.“진서준, 정신 차려! 내가 죽으면 구지범은 절대 네 아버지를 풀어주지 않을 거야!”유지수는 필사적으로 저항하려 했지만 체내의 강기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그 느낌은 마치 누군가 일부러 방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구지범의 목적은 이미 알고 있어. 그놈은 단지 우리 아버지에게서 장청결을 얻으려는 것뿐이야.”진서준은 쌀쌀하게 말을 이었다.“널 풀어준 건 우리 아버지 흔적을 찾는 시간을 지연시키려는 술수에 불과했어. 유지수, 넌 내가 일부러 널 살려줬다고 착각했어?”진서준이 말하는 동안, 용전이 구경꾼들을 향해 소리쳤다.“다들 우리 신농을 위해 이 배신자를 잡아. 선뜻 나서는 자에게는 우리 신농이 큰 빚을 지는 거야.”그 말을 듣자 사람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움직이기 시작했다.대한민국 최상급 종문 신농이 큰 빚을 진다면 이후 대한민국에서 거의 법을 무시하며 제멋대로 살아갈 수 있었다.“당신은 신농의 한낱 제자일 뿐인데 어떻게 감히 신농을 대표해 그런 약속을 할 수 있죠?”조슬기가 단칼에 반박했다.진서준에게 두 번이나 목숨을 구원받은 조슬기는 진서준이 다수에게 포위되는 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었다.용전의 얼굴이 시퍼렇게 굳어졌다.조슬기가 자기 계획을 방해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조슬기 씨 말이 맞아. 신농 제자 따위가 감히 신농을 대표할 자격이 있겠나?”“그냥 우린 지켜보자고. 무엇보다 저 용존 실력이 너무 강해.”“신농 제자들을 한 방에 처리했는데 우리가 어떻게 상대할 수 있겠어?”사람들은 다시 자리에 앉아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용전은 분통이 터졌다.용전은 이제라도 사실을 밝힐지 고민하고 있었다.진서준에게 선법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용전이 굳이 부추기지 않아도 이들이 알아서 덤벼들 것이다.하지만 그 순간이 오면 용전은 선법을 차지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진서준이 누구지?”은청준 일행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설마 김평안이라는 신분이 가짜였던 말이야?”“잘 들어, 진서준. 네 주변의 여자들, 내가 하나씩 다 죽여버릴 거야. 오늘 날 죽이지 않으면 넌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유지수의 눈빛은 광기에 휩싸였고 그녀의 미친 듯한 모습에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다.소인은 건드려도 여자는 건드리지 말라는 옛말이 틀린 것 같지 않았다.“좋아, 그럼 네 바람대로 해주지.”진서준이 담담하게 받아쳤다.“네 마음대로 날뛰게 놔둘 것 같아? 네가 지수를 죽이면 바로 네 정체를 폭로할 거야. 그땐 너도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 거야.”용전이 이를 갈며 위협했다.“굳이 네가 폭로할 필요도 없어. 난 이미 이 신분이 지겨워졌으니까.”진서준은 태연하게 손을 뻗어 얼굴에 쓴 인피면구를 벗어던졌다.“대박, 진짜 진 마스터잖아.”“진 마스터랑 김평안이 같은 사람이었다고?.”“이게 말이 돼? 한 사람이 검도, 횡련, 무도, 술법 네 가지를 다 정통했다고> 그럼 우리 같은 재능 없는 놈들은 대체 뭐 먹고 살라는 거야?”진서준의 젊은 얼굴이 드러나자 경기장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세 종문의 장로들은 진서준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이 진서준이라는 청년은 아무리 봐도 20년 전 그 사람을 너무 닮아 있었다.혹시 이 진서준이 그 사람의 후손인 건가?“맞다, 이분이 바로 국경에서 나랑 수란 언니를 구해주셨던 그 은인이잖아.”조슬기가 눈을 반짝이며 단번에 진서준을 알아봤다.“맞네요. 이 사람이 그 사람이었네요.”신수란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진서준과 김평안이 동일 인물이었다는 걸 신수란이 예상할 리 없었다.“김평안이 진서준이었네. 그러니 배수정이 저렇게 신경 쓰고 있었던 거군.”양지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진서준이 주동적으로 인피면구를 벗는 모습을 본 용전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이 녀석이 오늘 진짜 죽을 각오를 한 건가?자기를 노리는 종문 사람이 수두룩하다는 걸 모른단 말인가?“꺼져.
“김평안, 너 설마 경기 규칙을 깨려는 거야?”용전이 벌떡 일어나서 곧장 진서준을 가리켰다.다른 사람들도 전부 경악이 가득한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저자가 감히 링에 올라가 경기를 방해하다니, 다른 종문들의 분노를 사는 게 두렵지도 않은 건가?”“보아하니 저 김평안이 평온 스님과 뭔가 숨겨진 과거가 있는 것 같아.”“영웅이 미녀를 구하는 건 좋은 일이긴 한데 다만 안타깝게도 평온 스님은 이미 불문에 귀의했지.”은청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불만을 털어놨다.“저 자식, 자기가 뭘 하는지도 모르는 건가? 저렇게 경기를 방해하면 이후의 경기는 어떻게 진행하라는 거지?”만약 모두가 진서준처럼 갑자기 난입해서 경기를 막아선다면 남은 대회는 아예 진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하지만 진서준은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싸늘한 눈빛으로 유지수를 바라보았다.“더 이상 무례하게 굴면 널 저세상에 보내 주마.”“뭐야, 네 소중한 애인이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유지수가 실실 웃으며 비꼬았다.“진서준, 넌 참 한결같구나. 네 최대 약점은 너무 착하다는 거야. 지금 넌 그 여자를 구했지만 이후의 경기는 어떻게 할 건지 생각이나 해 봤어? 우승하지 못하면 천년병제련을 얻을 수 없고 자연스레 진서라도 살릴 수 없어. 근데 진서라와 이 여자 사이에서 넌 이 여자를 선택했어.”이 말에 배수정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진서준이 천년병제련을 얻기 위해 이 대회에 참석한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그 약초는 지금 장경각에 보관되어 있다.검은 옷의 침입자가 들이닥쳤던 그날 밤, 주지가 직접 확인했을 때도 천년병제련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내가 남겨진 선택지가 단 두 개뿐이라고 생각해?”진서준의 목소리는 싸늘했다.“웃기고 있네, 설마 네가 다른 곳에서 천년병제련을 구했단 말이야?”유지수는 여전히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진서라의 독은 내가 직접 놓은 거야. 천년병제련은 필수적인 약재지. 그게 없으면 진서라를 구할 방법은 없어.”“서라는 내가 반드시 구할 거야.
유지수는 이를 보고 느긋하게 날카로운 손톱을 휘둘렀다.찰랑!수박을 자르듯, 금색 빛은 순간 산산조각 났다.유지수는 종아리에 힘을 주더니 순식간에 속도를 내며 배수정을 향해 돌진했다.벼락이 내리치듯 두 사람이 빠르게 교전한 후, 배수정의 팔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배수정은 순간 뒤로 물러났고 시뻘건 피가 바닥을 흥건히 적셨다.“어머나, 평온 스님이 다쳤잖아!”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평온 스님이 지현민 주지의 직계 제자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었다.평온의 실력은 동년배 무인들보다 훨씬 뛰어났다.그런데 지금 이름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신농 제자에게 상처를 입었다.진서준은 마음이 조여들며 근육이 팽팽해졌다.진서준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챈 주자청이 물었다.“김평안 씨, 혹시 평온 스님과 아는 사이인가요?”“친구입니다.”진서준은 냉랭하게 한마디 던졌다.“저 여자가 아까부터 살인을 목적으로 공격하는 걸 보니 평온 스님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겠어요.”주자청이 진서준에게 귀띔했다.“네? 저 유지수라는 여자가 평온 씨를 죽이려고 한다고요? 왜요? 둘 사이에 무슨 원한이 있나요?”조슬기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여긴 소림이잖아요. 저 여자가 진짜 평온 씨를 죽인다면 자기도 살아남기 어려울 건데요.”신수란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눈살을 찌푸렸다.주최 측의 사람을 죽이고 도망치려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볼 수 있었다.“저 여자가 진짜 마음먹고 평온 스님을 죽이려고 한다면요?”주자청은 진서준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 슬쩍 떠보았다.“그럼 내가 평온을 구할 겁니다.”진서준은 침착하게 대답했다.진서준은 절대 유지수가 배수정을 죽이는 걸 눈 뜨고 지켜볼 수 없었다.지난번 유지수가 허사연을 고문할 때, 진서준은 현장에 없었다.이번에는 절대 그런 비극이 반복되게 두지 않을 것이다.“배수정, 아직도 전력을 다하지 않을 거야?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거야.”유지수는 눈을
“진서준 씨, 모범수로 조기 석방되었습니다.”높은 담장 밖엔 잡초가 무성하고 쓸쓸한 바람이 불었다.진서준은 오랜만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먼 곳을 바라봤다. 두 눈엔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감옥에 있는 3년 동안 엄마랑 서라는 잘 있나 모르겠네.”감옥에 갇힌 3년 동안 엄마와 여동생은 단 한 번도 그를 면회하러 오지 않았다. 이에 진서준은 걱정이 스치기 마련이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진서준은 헝겊을 가득 꿰맨 가방에서 편지 한 통 꺼냈다.편지봉투를 열자 안에는 쪽지와 ‘천기각’이라고 새겨진 옥패 한 개가 들어 있었다.수정처럼 맑고 투명한 옥패는 유난히 아름다웠다. 아마 가장 좋은 화씨 옥으로 조각한 듯싶다.진서준은 옥패를 허리춤에 차고 쪽지를 펼쳐보았는데 단 두 문장만 적혀 있었다.「서준아, 넌 앞으로 천기각의 주인이고 이 옥패가 바로 그 증표야.」「내년 3월 꽃 필 무렵에 옥패를 가지고 신농산에 가면 모든 걸 알게 될 거다.」이건 진서준이 출소 전에 감방 동기 구창욱 어르신께 받은 편지이다.구창욱 어르신은 종일 신경질적이어서 감방에 아무도 그와 얘기 나누려는 자가 없다. 오직 진서준만 별일 없을 때 어르신을 찾아와 얘기를 나눈다.어르신은 매일 자신이 천기각 주인이라고 허풍을 치셨다. 천문학과 지리학을 꿰뚫고 의술도 뛰어나다고 하셨다.진서준은 애초에 어르신이 자신을 속이는 줄로만 알았는데 나중에 어르신을 따라 무술을 연마하고 온갖 기이한 것들을 배우면서 조금씩 어르신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3년 동안 진서준은 많은 재능을 습득했다.이젠 그의 두 손으로 사람을 구할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감옥에 들어온 이유는 바야흐로 3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3년 전 진서준은 여자 친구 유지수와 함께 갓 졸업하고 같은 회사에 들어갔다.어느 한 비즈니스 미팅에서 이지성이라는 바이어가 유지수를 탐내면서 그녀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자고 제안했다.진서준은 한창 젊고 패기가 넘쳐 술병을 번쩍 들더니 이지성의 얼굴에 가차 없이 내리쳤다.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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