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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부영권은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

허윤진의 말대로라면 바로 눈앞의 이 스무 살 남짓한 청년이 허성태에게 청하13침을 놓은 건데 문제는 진서준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 청하13침은 체내에 충분한 내력이 없으면 아예 끌어올릴 수 없고 치료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부영권은 문득 귀신을 쳐다보듯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는 앞으로 다가가 진서준의 허리춤에 찬 옥패를 잡고 황급히 물었다.

“이 옥패는 어디서 났죠?”

부영권의 행동에 장내에 있던 뭇사람들은 화들짝 놀랐다.

진서준은 ‘천기각’석 자가 새겨진 옥패를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구창욱 어르신께서 주셨습니다.”

“구창욱 어르신이요? 아니 어떻게... 창욱 어르신을 만나다니, 게다가 이 옥패도 드렸다고요?”

부영권은 감격에 겨워 목소리까지 떨렸다.

진서준은 눈썹을 살짝 치키며 물었다.

“어르신을 아세요?”

“당연하죠. 알다마다요. 이 청하13침을 바로 창욱 어르신께 배운 겁니다!”

부영권은 황급히 손에 쥔 옥패를 내려놓고 뒤로 몇 걸음 물러서더니 진서준에게 심심한 경례를 올렸다.

“천기각 주인님께 인사 올립니다!”

천기각 주인이라니? 대체 무슨 뜻이지?

부영권 신의가 왜 한참 어린 청년에게 이토록 예를 갖추며 경례를 하는 거지?

모두가 이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고 바닥에 무릎 꿇고 있던 허윤진도 입이 쩍 벌어져 사과 두 알이라도 통째로 입에 들어갈 것 같았다.

진서준은 얼른 부영권을 부축했다.

“일어나세요, 어르신. 저는 천기각 주인 같은 거 아닙니다.”

“아니요. 구창욱 어르신께서 이 옥패까지 전해준 걸 보면 진서준 씨가 바로 차기 천기각 주인입니다!”

부영권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는 말하면서 그제야 마음속의 의혹이 다 풀렸다. 이 젊은이가 어떻게 청하13침을 알고 있는지 드디어 이해됐다.

“서준 씨, 제발 우리 아빠 살려주세요!”

허윤진이 말했다.

“서준 씨, 제발 부탁드릴게요. 살려만 주신다면 평생 서준 씨의 노예로 살겠습니다!”

허사연도 애원했다.

진서준은 허사연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일어나세요. 구해드리면 될 거 아닙니까. 다만 또다시 나를 무시하고 깔본다면 그땐 죽어라 내 앞에 머리를 조아려도 두 번 다시 손 내밀지 않을 겁니다!”

허윤진은 두 다리가 저려 언니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섰다. 그녀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서준 씨. 앞으로 더는 서준 씨를 함부로 대하는 일 없습니다.”

진서준은 그제야 온화한 표정을 되찾고 은침을 챙겨서 허성태 옆으로 다가갔다.

체내의 영기가 그의 손바닥에서 회전하더니 곧이어 허성태의 몸에 꽂힌 은침이 허공에 날아올랐고 진서준은 재빨리 은침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이 광경을 본 뭇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어서 진서준은 또다시 은침을 꺼내 순식간에 아홉 개의 침을 내리꽂았다.

“이건 기사회생침이야!”

옆에서 지켜보던 부영권이 놀라서 소리쳤다.

“신의님, 기사회생침이 뭐죠?”

허윤진이 의아한 듯 물었다.

“청하13침 중에 일곱 번째 침은 연명침이고 아홉 번째 침은 기사회생 침이야.”

부영권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아홉 침은 사람을 기사회생시키는 효력이 있어. 하지만 만천하에 이 침술을 아는 자는 천기각 주인과 구창욱 어르신 단 두 분이야.”

이토록 젊은 나이에 기사회생침을 장악하고 있다니, 이래서 창욱 어르신도 천기각 주인 자리를 진서준에게 물려줬나 보다. 부영권이 속으로 생각했다.

그 시각 진서준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고 안색이 창백해졌다. 반팔 셔츠가 흠뻑 젖을 정도로 아주 힘에 부친 모습이었다.

허사연은 초조한 마음에 진서준의 땀을 닦아주고 싶었지만 또 괜히 그를 방해할까 봐 두려웠다.

“콜록콜록.”

병상에 누워있던 허성태가 기침을 하고 나서야 진서준도 긴 한숨을 내쉬며 온몸에 힘이 쫙 빠졌다. 다행히 허사연이 바로 옆에서 그를 부축했다.

진서준은 그녀 몸의 온도를 느끼자 저도 몰래 가슴이 설렜다.

“서준 씨, 괜찮아요?”

허사연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으며 진서준의 이상한 낌새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네, 아버님 병세는 완전히 안정되었어요.”

진서준이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내적 지병까지 고치려면 한약을 함께 드셔야 해요. 펜과 종이를 갖다주실래요?”

간호사 한 명이 재빨리 펜과 종이를 가져왔다.

진서준은 허사연의 부축을 받으며 의자에 앉아 약 처방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두 가지 한약재를 더 쓰면서 말했다.

“이 두 약재는 제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재에요. 구할 수 있으면 좋고요.”

진서준이 말했다.

조희선은 두 다리가 부러진 지 몇 해 되었다. 진서준이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약재였다. 그에게 지금 20억이 있다 해도 필요한 약재를 살 방법이 없으니까.

진서준은 이참에 허씨 일가에 도움을 청했다.

허사연은 두 약재 명을 보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서준 씨, 백년 된 인삼은 알겠는데 백년 된 영골은 뭐죠? 저는 처음 들어보는 약재인데요.”

백년 된 인삼은 고급 경매에 자주 등장하고 매번 낙찰가가 20억 이상이다.

허씨 일가에게 돈은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가업이 많다 보니 총자산이 2조에 달하니까.

하지만 문제는 허사연이 백년 된 영골을 들어본 적이 없다.

“사람이 죽은 후 시신을 화장하지 않고 천지에 놓아 백년 동안 정기를 흡수하면 백년 영골로 거듭나요.”

진서준이 한마디 더 보탰다.

“영골은 구할 수 있으면 좋고 못 구해도 괜찮아요.”

허사연이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서준 씨. 우리 집에서 최선을 다해 구해드리겠습니다.”

“언니, 아빠 깨셨어!”

이때 허윤진이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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