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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작가: 무가
강성철의 명성은 너무 큰지라 허씨 집안마저 그를 건드리지 못했다.

진서준은 사연의 고려를 눈치챈 후 말했다.

“허사연 씨, 사람을 데리고 돌아가세요. 이 일은 제가 처리하면 됩니다.”

“당신이 직접 처리한다고?”

이혁진은 비웃었다.

“강성철 어르신께서 오시기만 하면 그쪽은 죽은 거나 다름없어!”

사연은 어금니를 꼭 깨물고는 서준을 보며 말했는데 그녀의 시선은 아주 굳건했다.

“진서준 씨, 당신은 저희 허씨 집안의 은인이세요. 그러니 저희는 절대 서준 씨를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사연의 이런 단호한 태도는 서준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그래. 당신이 정 허씨 집안을 이 구렁텅이에 빠뜨리게 하고 싶다면 내가 힘을 보태주지!”

혁진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이를 갈았다. 그는 직접 성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원래 성철이 그에게 진 신세를 써버리고 싶지 않았다. 얼마나 소중한 기횐데 이런 작은 일에 사용하기엔 너무 아까웠다.

그런데 만약 이씨 집안이 사연이 서준을 데려가는 것을 눈 뜨고 가만히 보고만 있으면 분명 상류사회의 비웃음을 자아낼 것이다.

이후, 또 누가 이 씨네 와 비즈니스 합작을 하려 할 것인가!

전화를 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호텔 밖에서 큰 소리가 들려오면서 뒤이어 소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은 호기심에 유리창 너머로 밖을 보았는데 그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래에는 사람들로 뒤덮여 있었고 그들의 손에는 칼을 들었다. 호텔은 삽시에 이들에 의해 막혔다. 대략 세어보니 적어서 백 명이나 되었다.

사연은 이 장면을 보자 간신히 갖고 있던 희망이 재가 되는 것을 느꼈다.

그녀도 비록 경호원을 데리고 오긴 했지만 이십여 명밖에 되지 않았다. 이십 명이 백명과 싸운다면 질 게 뻔했다. 더욱이 상대방은 무기도 들고 있었다.

비록 강성철이 그녀를 어떻게 하진 못하지만 진서준은 분명 죽을 것이다.

끼익...

연회장의 문이 열리면서 스무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두 줄로 들어와서 일자로 늘어섰다. 그들은 전부 키가 백구십 정도였고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자 저도 모르게 호흡 속도마저 늦추었다.

이때 코트를 걸치고 까맣고 윤기 나는 헤어를 한 50대 남자 한 명이 걸어 들어왔다.

이 남자가 바로 호스텔 조직의 우두머리이자 서울시의 지하 황제인 강성철이었다.

“어르신!”

혁진은 앞으로 나서며 예를 갖춰 인사했다.

“지금 누굴 죽이려는 건가?”

성철은 담담하게 물었다.

혁진은 악독스러운 표정으로 서준을 가리켰다.

“바로 저 자입니다. 죽여주세요!”

성철은 손길에 따라 서준을 보았다. 평범한 차림에 약한 몸을 갖고 있었는데 별로 특별해 보이지는 않았다.

“어르신, 이놈을 죽이지 말아주세요. 제가 천천히 괴롭히겠습니다.”

지성은 뒤에서 크게 소리쳤다.

성철은 눈썹을 찌푸리며 지성을 차갑게 쏘아보았다.

“날 가르치려 하는 건가?”

이 서늘한 시선에 지성은 너무 놀란 나머지 바지에 오줌을 쌀 뻔했다. 그는 재빨리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르신, 저는 그런 뜻이 아닙니다...”

혁진도 깜짝 놀라서 지성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

“못난 놈, 어떻게 감히 어르신께 예의 없이 대할 수 있니!”

그리고 혁진은 성철을 보며 간신히 웃음을 지어냈다.

“어르신 화내지 마십시오. 제가 이 못난 놈 대신해 사과하겠습니다.”

성철은 코웃음을 쳤다.

“비록 내가 이씨 집안에 진 신세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네가 날 뭐라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네.”

“잘 알고 있습니다. 어르신께선 영원히 저희 이씨 집안의 귀한 손님이십니다.”

혁진은 너무 놀란 나머지 이마에 식은땀이 났다.

지성은 원래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지금 이렇게 혁진에게 한 대 맞고 나니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감히 못 하고 있다.

성철은 서준에게 다가갔다. 사연은 비록 매우 두려웠지만 서준의 앞에 막아섰다.

“진서준 씨는 저희 허씨 집안의 은인이세요. 그러니 저희 집안을 봐서라도 이분 한 번만 봐주세요.”

사연의 몸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지만 그래도 용기 내 입을 열었다.

성철은 미간을 조금 찌푸렸다. 전에 허사연의 이름을 몇 번 들어보았다. ‘서울시의 제일 얼음 여왕’, ‘서울시 제일 비즈니스 천재 여성’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이렇게 대단한 여자가 이십 대 초반 정도 된 청년을 위해 나서면서 심지어 사정까지 하는 데엔 꼭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허씨 집안에 중요한 사람인가?”

강성철이 물었다.

“이분께서 저희 아버지 목숨을 구해주셨어요. 그러니 아버지가 이 자리에 계셨어도 이분을 구했을 겁니다.”

사연은 설명했다.

이 순간, 성철은 알 것 같았다. 허사연이 막는 바람에 작은 일이 이토록 커졌다는 것을.

“허씨 집안의 체면을 보아서 저놈을 살려둘 수는 있어. 하지만 난 이씨 집안에게 진 신세를 갚아야 하네.”

“이놈의 두 다리를 부러뜨리는 거로 끝낼 건데, 어떻게 생각하나?”

성철이 한 이런 제안은 사연이나 혁진은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

그가 서울시의 지하 황제로 될 수 있었던 건 주먹이 센 것뿐만 아니라 머리도 좋았기 때문이었다.

진서준 같은 작은 인물은 손가락만 까딱하면 사라지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허씨 집안에게 밉보일 수 있으니 별로 가치가 없었다.

이씨 집안이 원하는 것은 체면이었다. 서준의 두 다리를 부러뜨리면 이씨 집안의 체면을 세워줄 수 있고 이 씨네 부자의 화를 줄일 수 있다.

이 씨네 부자는 여전히 불만이 있었지만 성철이 현장에 있는데 또 어찌할 수가 없었다.

“동의합니다.”

혁진은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사연은 성철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비록 다리는 부러졌지만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성철은 서준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직접 부러뜨릴 건가, 아니면 내가 도와줄까?”

서준은 성철을 바라보았다. 성철의 양미간 쪽은 검게 변했고 살벌한 기운이 몸을 감싸고 있었는데 곧 죽을 사람 같아 보였다.

서준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고작 당신이 내 다리를 부러뜨리겠다고요?”

“살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감히 내 앞에서 그딴소리나 하시는 군요.”

서준의 말은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사연도 희망이 사그라들었음을 느꼈다.

서울시에서 그 누구도 성철의 체면을 구기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서준은 성철에게 밉보인 게 분명했다.

성철의 표정은 눈에 띄게 굳어졌고 눈 안은 살기로 가득했다.

원래 고개를 숙이고 있던 지성은 지금 이 순간 웃음이 나올 뻔했다. 그는 속으로 계속 외쳤다.

‘얼른 이놈의 사지를 잘라버려!’

사연은 정신을 차린 후 얼른 서준의 손을 잡으며 긴장된 듯 말했다.

“얼른 사과하세요!”

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

“전 사실만 말했을 뿐이에요.”

“이놈, 감히 어르신을 저주하다니, 죽지 못해서 안달이구나!”

성철의 곁에 있던 부하가 소리를 지르며 칼을 들고는 서준의 팔을 향해 베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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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아의 비서는 더는 참지 못하고 뒤에 있던 경호원에게 말했다.“어서 이 막말하는 경호원을 내던져요!”경호원이 손을 쓸지 말지 고민하고 있을 때 연아가 입을 열었다.“내 몸에 질병이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이 말이 끝나자마자 비서 이지연과 서라는 깜짝 놀랐다.연아에게 정말 질병이 있다고? 그럴 리가!“당연히 눈으로 보아낸 거죠.”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한의학엔 네 가지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바로 환자의 병세를 보고, 듣고, 묻고, 맥을 짚어 보는 것입니다. 당신의 병은 실력 있는 한의사라면 한눈에 보아낼 수 있어요.”서준이 자화자찬하는 것이 아니었다. 연아의 한기는 너무 심했다. 삼 미터 밖에 있는 서준도 선명히 느낄 정도였다.이건 그녀의 차가운 아우라에서 나오는 기운이 아니라 그녀의 몸 내부였다.이 점에 대해 다른 사람은 잘 느껴지지 않겠지만 에너지가 있는 서준은 선명히 느껴졌다.“잘난 척 좀 그만해요.”잠시 멈칫한 후 지연이 화를 내며 말했다.“그쪽 모양새를 보니 대학을 금방 졸업한 것 같은데 학교에서 몇 년 공부 좀 했다고 정말 사람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보죠?”일반적으로 한 사람의 의술의 높고 낮음은 나이를 본다.만약 상대방이 60살이 넘는 어르신이었다면 믿음이 가지만 상대방이 금방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라면 감히 그에게 자신의 병을 맡길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나이가 의술이라는 생각은 이미 사람들 머릿속에 깊이 박혀있었다.그래서 지연이 깔볼 때 서준은 신경 쓰지 않았다.연아도 서준의 의술을 의심했다.그는 연아에게 웃으며 말했다.“사장님은 찬 음식과 찬 맥주를 마시지 못해요, 매번 이런 음식을 먹을 때마다 심장과 위에 통증을 느끼죠. 그리고 내분비가 그렇게 균형되지 못하고 매달 월경 기간 많은 양의 피를 흘리죠.”서준의 말을 듣자 연아의 표정은 급변했다.다 맞는 말이었다.“당신의 체온은 점점 낮아져요. 비록 당신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가까이 오는 사람들은 한기를 느끼곤 해요.”이번엔 지연이 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9화

    얼굴은 아름다웠고 몸은 옥처럼 희고 고왔는데 흠잡을 곳이 없었다.좋은 몸매에 걸쳐진 속옷은 남자의 신경을 자극했다.서준은 잠시 멈칫한 후, 정신을 바로잡고 속으로 장청결을 읊으며 욕구를 떨쳐버렸다.서준은 정상적인 남자였다. 장청결을 수련했지만 연아의 완벽한 몸을 보았을 때 조금의 욕구가 생겼다.하지만 그는 욕구가 활활 타오르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었다.지연은 서준이 이렇게 빨리 마음을 다잡은 것을 보자 조금 놀랐다.여자인 그녀도 연아의 완벽한 몸을 보았을 때 자신의 손을 통제할 수 없었는데 남자인 서준은 덜 할까.서준은 침대에 걸어가 연아의 곁에 섰다. 그는 연아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한기가 아까보다 더 심한 것을 발견했다.연아는 눈을 감고 있었는데 속으론 무척 긴장했다. 그래서 몸이 조금 떨렸다.서준은 연아의 허리 부근에서 숨겨진 청색 기운을 발견했다.그건 바로 한기가 모여있는 곳이었다.서준은 소독한 침을 꺼내 연아의 허리 부근에 놓았다.“긴장 풀어요.”서준이 위로해 주었다.경직되었던 그녀의 몸이 점점 풀렸을 때 서준은 계속 침을 놓았다.여섯 바늘이 떨어진 후, 서준은 체내의 에너지를 돌리며 바늘을 통해 연아의 복부에 밀어 넣었다.에너지가 들어가면서 청색 기운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따뜻한 기류를 느끼자 연아는 너무 편한 나머지 참지 못하고 소리를 냈다.“사장님, 왜 그러세요?”곁에 있던 지연이 이 소리를 들은 후 즉시 물었다.“괜... 괜찮아요.”연아의 목소리는 조금 떨렸다.너무 편해서 낸 소리라고 말할 리가 없었다.곧이어 형용할 수 없는 편안한 느낌이 밀물처럼 한 번 또 한 번 밀려왔는데 점점 참기 힘들었다.결국 그녀는 참지 못하고 지연에게도 잘 들리는 소리를 냈다.사람의 마음을 간질간질 건드리는 그런 소리였다.아직 남자친구를 사귀지 못한 지연은 이 소리를 들은 후 얼굴이 달아올라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하지만 얼음 같은 사장님이 이렇게 낯 뜨거운 소리를 낼 수 있는 걸 보니 도대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기도 했

최신 챕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10화

    “저 사람이 장정범이에요.”유정은 중년 남자가 등장하자 바로 진서준에게 소개했다.진서준은 장정범을 흘낏 보고 바로 그가 내뿜는 피비린내가 섞인 살기를 느꼈다.“여러분!”장정범은 마이크를 잡고 차분한 눈빛으로 손님들의 얼굴을 훑어보았다.그러자 본래 시끄럽던 홀은 즉시 고요해졌다.모든 사람이 장정범을 묵묵히 지켜보며 그의 다음 발언을 기다렸다.“오늘 제 아들의 성인식 연회에 오셔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물론 오늘 이 연회는 단순한 생일 파티만은 아닙니다. 이미 몇몇 분들은 소문을 들으셨을 겁니다. 저희 장씨 가문은 곧 피부를 촉촉하게 하고 노화도 늦출 수 있는 약을 출시할 예정입니다.”이 말에 현장은 술렁이기 시작했다.왜냐하면 모두가 장씨 가문이 건축 자재를 취급하는 회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약재와 건축 자재는 재료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천양지차였다.장씨 가문이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결정을 내릴 것 같지 않았다.유정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충격을 받았다.“혹시 장씨 가문이 회연단을 훔쳐 간 걸까요?”유정의 표정이 굳어졌다.“그럴 가능성이 있어.”진서준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아까 그 장우림이라는 놈이 그렇게 대담했던 이유가 바로 이거겠지.”유정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화가 치밀어 올라 주먹을 꽉 쥐었다.“장정범 씨, 건축 업체가 약재를 출시한다고요? 장난치고 있는 거 아닌가요?”누군가가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물론 장난 아닙니다. 저희가 이번에 출시할 약은 회연단이라고 불리며 그 효과가 탁월합니다. 최대 3년 이내에 공식 발표회가 열릴 예정이니 그때 각자 애인을 데리고 와서 현장에서 직접 효과를 확인해 보세요.”장정범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그 말을 듣자 사람들은 서로를 마주 보며 할 말을 잃었다.장씨 가문의 가주인 장정범이 이런 어이없는 농담을 할 사람은 아니었다.그런데 장씨 가문은 도대체 어디서 이 약의 처방전을 구했을까?“그럼 여러분, 음식과 와인을 마음껏 즐기세요. 저는 더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09화

    그 가벼운 말투에 진서준은 미간을 찌푸렸다.고개를 돌리니 선글라스를 쓰고 어려 보이는 얼굴에 교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청년이 두 사람 뒤에 서 있었다.“장 도련님.”유정은 차가운 표정으로 바로 인사했다.이 사람은 바로 오늘 연회의 주인공인 장정범의 아들 장우림이었다.“며칠 보지 못했더니 유정 씨는 예전보다 더 아름다워졌네요.”장우림은 눈을 가늘게 뜨며 경박한 목소리로 말했다.선글라스 밑에서 장우림의 눈은 배고픈 늑대가 사냥감을 노려보는 것처럼 유정을 노려보았다.유정은 장우림의 눈에 맛있는 먹잇감인 듯한 느낌이었다.“장 도련님, 과찬이세요.”유정은 여전히 쌀쌀하게 대응했다.“유정 씨 피부도 예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네요.”장우림은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거리낌 없이 손을 뻗어 유정의 얼굴을 만지려 했다.유정의 얼굴에는 더 짙은 냉기가 감돌았다.하지만 장우림의 손이 유정에게 닿기도 전에 진서준은 유정의 손목을 꽉 잡았다.“넌 씨X 누구야? 이 손 못 놔?”장우림은 진서준을 바라보며 눈에서 불꽃을 튕겼다.“네 손을 공제하지 못하겠으면 내가 대신 부러뜨려 주마.”진서준도 역시 쌀쌀한 목소리로 말했다.공공장소에서 유정의 얼굴을 만지려는 행동은 공개적으로 성희롱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내가 누구인지 알기나 해?”장우림은 선글라스를 벗고 진서준을 노려보며 물었다.“네가 누구든 상관없어. 유정 씨에게 손대는 건 용납할 수 없어.”진서준의 목소리는 변함없이 차가웠다.“얼씨구?”장우림은 대놓고 진서준을 비꼬아대기 시작했다.“유정 씨 집에서 키우는 개는 꽤 충성스럽네요.”“장우림, 그따위로 말하겠으면 닥치는 게 좋을 거야.”유정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오늘은 네 생일이야. 공공장소에서 망신당하고 싶지 않으면 내 앞에서 썩 꺼져.”자기를 성희롱하고 진서준을 모욕한 건 유정이 그냥 웃어넘길 수 없었다.“망신당한다고? 내가? 잊지 마, 여긴 우리 장씨 가문 세력 범위 안이야.”장우림은 악랄하게 웃으며 말했다.“너 경호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08화

    유정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정말 병에 걸려 쓰러졌다면 오히려 마음이 편했을지도 몰라요. 오랜만에 푹 쉴 기회가 생겼으니까요.”유정의 물 흐르듯이 완벽한 연기를 보며 진서준은 속으로 감탄했다.시간은 정말 최고의 스승이었다.이 스승의 가르침을 받은 사람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유정의 변화를 본 진서준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박진용은 당황해하지 않고 가볍게 웃어넘겼다.“저도 다른 사람들한테 들은 소문이에요. 시간도 늦었는데 같이 들어가실래요?”“박 도련님, 먼저 가세요. 저는 여기서 잠깐 있을게요.”유정이 평온하게 거절했다.박진용의 속셈을 잘 알고 있는 유정은 일부러 박진용과 거리를 두려고 했다.유정은 박진용에게 조금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유정의 마음은 오래전부터 이미 다른 곳에 가 있었다.“알겠어요. 그럼 유정 씨, 여기서 바람 쐬시면서 편히 계세요.”박진용은 웃으며 돌아서서 떠났다.박진용이 멀어지자 유정은 비로소 긴장을 풀며 웃었다.“오빠, 방금 저 사람은 박서명의 둘째 아들 박진용이에요. 박씨 가문은 여기서 여러 회사를 운영하고 박진용은 그걸 전담하고 있어요. 우리 유씨 가문과도 사업적으로 연관이 많죠.”유정이 박서명과 그의 회사를 소개했다.진서준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유정은 매우 편안해 보였다.누구나 가족에게만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법이었다.지금 이 사회에서 사람들은 전부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진심을 내보이면 마찬가지로 진심이 돌아오는 게 아니라 냉혹한 칼날만 돌아오기 일쑤였다.진서준이 문득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저 사람이 너희 회연단을 훔칠 가능성은 없어?”“아마 없을 거예요. 박씨 가문 가주는 주로 인터넷 사업을 하고 약재 생산에는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어요.”유정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근데 제 병에 관한 소식은 누군가 밖에 퍼뜨렸네요.”유정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유정이 병에 걸렸을 때, 유씨 가문은 이 소식을 철저히 차단하려 했었다.그 이유는 회사 내에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07화

    저녁 무렵, 수안 호텔.금도에서 유명한 한식과 서양식이 어우러진 호텔인 수안 호텔의 면적은 매우 넓었다.수안 호텔은 한국식 왕궁의 아름다움과 서양식 고층 빌딩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정원, 대나무 숲, 와이너리, 심지어 인공 호수까지 모두 갖추어져 있었다.그야말로 곳곳에서 고귀하고 사치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최고급 호텔이었다.이 순간, 수안 호텔 입구에 은백색 벤틀리 차가 천천히 멈춰 섰다.차 문이 열리고 하얀색 연회복을 입은 유정이 먼저 차에서 내렸다.본래 어여쁜 외모를 자랑하는 유정은 정성껏 꾸민 후 더 매력적으로 변했다.차가운 기질과 이쁜 미모가 어우러지며 순식간에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여성들의 몸에 있던 시선을 전부 끌어갔다.모든 남자가 유정을 주목하며 눈에서 탐욕스러운 금빛을 뿜어냈다.“이야, 저 여자는 어느 가문 딸이지? 너무 예쁜데?”“모르겠어, 근데 저 차 보니까 유씨 가문 번호판 같지 않아?”벤틀리의 번호판은 여섯 개의 6으로 이루어졌다.금도에서 유씨 가문 외엔 이런 번호판을 달고 다니는 차가 없었다.유정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잘 나타나지 않아 그녀를 아는 사람이 극히 드물었다.이번에 유정이 이 자리에 참석한 이유는 두 가지가 있었다.하나는 장씨 가문과 유씨 가문 사이의 관계 때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자랑하려는 의도였다.자랑하려는 사람은 물론 유정 곁에 있는 진서준이었다.하지만 이번에 진서준은 김평안의 인피면구를 쓰고 연회에 참석했다.“금도에도 이렇게 멋진 호텔이 있었어?”차에서 내린 진서준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수안 호텔은 정말 영화에서나 볼 법한 아름답고 웅장한 빌딩이었다.“금도는 국내에서 유명한 도시잖아요. 게다가 이 수안 호텔은 장씨 가문의 전용 장소예요. 장정범 부자는 체면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서 이곳을 굉장히 화려하게 꾸민 거예요.”진서준은 유정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지하 세계를 누비다가 신분 세탁한 사람들은 체면을 목숨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유정 씨,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06화

    그렇게 하는 건 너무 어리석은 짓일뿐더러 유씨 가문을 곤란한 상황에 몰아넣을 뿐이었다.“아참, 오빠, 우리 집은 최근에 성약당과 협력해서 새로운 제품을 연구했어요. 회사에 도착하면 그 제품 좀 봐주세요.”유정이 갑자기 새 화제를 꺼냈다.“응? 어떤 새 제품인데?”진서준도 흥미가 생겼다.지금의 성약당은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그곳 장로들의 의술과 인품은 예전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였고 그들이 연구한 제품은 분명 평범한 게 아닐 것이다.“성약당 대장로가 말하길 그 제품은 회연단이라고 하는데, 피부를 촉촉하게 하고 노화도 늦출 수 있대요.”유정은 신난 표정으로 제품을 소개했다.모든 여성은 영원히 젊음을 유지하고 싶어 하지만 그런 생각은 분명 비현실적이었다.이 세상 그 누구도 영원히 젊은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설령 지선 경지에 이른 절세 고수라도 젊음을 영원히 유지할 수는 없었다.단, 진서준처럼 선법을 수련하는 경우는 예외였다.하지만 그 선법을 수련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현재까지 진서준이 만난 사람 중, 교회 사람과 구지범이 가짜 선법을 배웠었다.하지만 가짜 선법과 진짜 선법은 큰 차이가 있었다.“그래? 네 말을 들으니 더 궁금해지네.”진서준은 웃으며 대응했다.피부 노화 방지 처방전에 관해 진서준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 효과가 어떨지는 진서준이 직접 시험해 본 적 없었다.하지만 이 모든 지식은 창욱 어르신한테서 전수한 것이라 완벽한 효과를 보지 못한다고 해도 일정한 효과는 있을 것이다.곧 두 사람은 회사에 도착했다.유씨 가문의 회사 빌딩은 백 미터 길이에 달하는 웅장한 빌딩이었고 이 빌딩 전체가 유씨 가문 그룹 소유였다.사무실에 들어가자 유정은 자기 비서와 마주쳤다.외부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아차리자 유정의 태도는 즉시 변했다.진서준 앞에서 보였던 단순하고 고분고분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카리스마가 넘치는 강력한 리더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방 비서, 회사에서 새로 개발한 회연단 가져오세요.”“유 대표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05화

    가장 무서운 건 공기가 갑자기 고요해지는 순간이다.진서준이 허윤진에게 강제로 키스를 당한 장면을 조슬기가 직접 목격하게 되었다.조슬기는 충격을 받아 입이 떡 벌려졌다.두 사람이 방에서 이렇게 열정적으로 교류하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게다가 지금은 저녁이 아니라 아침이었다.조슬기는 순간 자리에 얼어붙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죄송합니다, 노크하지 않았네요.”정신을 차리고 나서 조슬기는 얼굴이 빨개지며 깜짝 놀란 새끼 토끼처럼 곧바로 줄행랑을 놓았다.하지만 허윤진은 여전히 진서준을 놓지 않았다.자기가 숨쉬기 어려워지자 그제야 진서준을 놓지 않았다.허윤진의 얼굴은 이미 홍조로 물들어 있어 백 년 된 와인보다 더 매혹적이었다.평소 대범해 보이던 허윤진이지만 이런 강제로 키스하는 행동은 난생처음이었다.“이 선물, 마음에 들어?”허윤진은 고개를 숙이고 진서준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허윤진도 마음속으로는 부끄러워 죽을 지경이었다.특히 다른 여자가 이 대담한 현장을 본 게 너무도 창피해 땅속에 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다.진서준도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다.시퍼런 대낮에 이런 일을 당하다니, 진서준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어휴, 이젠 입이 열 개라도 해명할 수 없겠네.”진서준은 고개를 흔들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해명할 수 없으면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마. 어차피 저 사람들은 네 진짜 모습을 본 적 없잖아.”허윤진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답하자 진서준은 입을 열어 반박하려고 했지만 결국 말을 삼켰다.신수란과 조슬기는 진서준의 얼굴을 본 적이 있었지만 김평안과 진서준이 한 사람이란 걸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었다.입술에 남은 빨간 자국을 닦고 진서준은 허윤진과 함께 나갔다.식사를 마친 후, 진서준은 유정 옆에 붙어 있었다.진서준은 지금 유정의 경호원인 김평안이기에 허사연과 함께 있을 수는 없었다.하지만 조슬기가 진서준과 눈을 마주치자 진서준은 슬그머니 시선을 돌렸다.“유정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04화

    “내가 구한 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아가씨니까요.”진서준의 설명을 듣자 조슬기는 감탄과 존중이 섞인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알겠어요.”조슬기는 이렇게 공과 사를 완벽하게 구분하는 사람을 처음 만났다.“이해했으면 다행이네요.”진서준은 그제야 빙그레 웃었다.“그럼 더 이상 휴식을 방해하지 않을게요, 먼저 가볼게요.”조슬기는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에취!”화장실에 숨어 있던 허윤진이 갑자기 재채기했다.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조슬기가 듣기에 충분한 정도였다.조슬기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조슬기는 진서준의 방 안에 여자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서준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입꼬리가 떨렸다.언제 해도 좋을 재채기를 하필 지금 하다니, 또 골치 아픈 상황을 만든 것 같았다.“미안해요, 김평안 씨. 어젯밤에 김평안 씨가...”조슬기는 얼굴이 빨개지며 말끝을 흐렸다.조슬기는 남녀 간의 일을 겪어본 적은 없지만 그 일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었다.“콜록, 콜록...”진서준은 어색하게 헛기침을 두 번 했다.“그럼 저는 먼저 가볼게요.”조슬기는 황급히 도망치듯 떠났다.조슬기가 떠난 후, 진서준은 즉시 방문을 닫고 화장실로 가서 허윤진을 끌어냈다.“고의로 한 거지?”진서준은 어이없어 다짜고짜 따졌다.“내가 언제 재채기를 할지 어떻게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어?”허윤진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허윤진은 아까 화장실에 숨어 있었는데 갑자기 코가 간지러워져서 참지 못하고 재채기를 해버린 것이다.“너 자기 이미지가 조슬기 씨 마음속에서 무너지는 게 그렇게 신경 쓰여?”허윤진은 여전히 질투가 가득한 말투로 비꼬았다.“아니야, 조슬기 씨가 네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기만 하면 돼.”진서준도 너무 신경 쓰려고 하지 않았다.어차피 조슬기가 허윤진을 보지 못했다면 진서준의 정체를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이제 나가도 돼.”진서준이 손을 내저으며 말하자 허윤진은 나가지 않고 오히려 진서준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방금 너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03화

    조슬기의 목소리를 듣자 허윤진은 화가 나서 이를 갈았다.“봐, 아침 일찍부터 널 찾잖아, 이래도 네게 관심 없다고 할 거야?”“너도 날 찾으러 왔잖아.”진서준은 순간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이 여자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억지를 부리고 있었다.“난 저 여자랑 달라.”허윤진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려 콧방귀를 뀌었다.“알겠어, 일단 먼저 숨어. 내가 저 여자를 돌려보낼게.”진서준의 말에 허윤진은 불만이 또 터졌다.“왜 내가 숨겨야 해? 우린 아무것도 한 게 없잖아. 왜 내가 저 여자를 피해야 해?”“그건 말이야...”진서준은 할 말을 잃었다.사실 진서준이 걱정하는 건 이런 게 아니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후 진서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지금 난 김평안이야, 진서준이 아니야. 너랑 너무 가까워지면 사람들이 의심할 수도 있어.”허윤진은 그제야 마지못해 화장실로 들어갔다.방 안에는 숨을 곳이 전혀 없었고 화장실만이 유일한 은신처였다.문밖에 있던 조슬기는 방 안에서 오랫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진서준이 아직 자고 있다고 생각했다.조슬기가 돌아가려고 하던 찰나, 방 안에서 소리가 들렸다.“일어났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조슬기는 그제야 신난 표정을 지으며 진서준이 문을 열기를 조용히 기다렸다.“미안해요, 김평안 씨. 아침 일찍 휴식을 방해했네요.”조슬기의 얼굴에 죄송한 표정이 가득했다.“저를 왜 찾아오셨죠?”진서준은 전혀 개의치 않고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어젯밤 은 선배와 다른 선배들의 폭언에 관해 그분들을 대신해서 사과하러 왔어요.”조슬기는 어젯밤에 은청준 등 사람들이 진서준에게 불친절한 태도로 대하며 온갖 폭언을 날린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다행히 진서준이 너그러워 그냥 웃어넘겼기에 어젯밤 병상에서 죽을 뻔한 조슬기를 다시 살려낼 수 있었다.“아가씨가 날 건드린 것도 아닌데 왜 사과하는 건가요?”진서준이 담담하게 묻자 조슬기는 진진하게 대답했다.“김평안 씨, 제 선배들이 김평안 씨를 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02화

    “그건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4대 종문 대회에서 최종 승리한 사람에게 보상으로 천년병제련을 준다고 들었습니다.”이장로가 한마디 보탰다.“이 약초는 남사에서 제공한 겁니다.”진서준은 정신이 번쩍 들며 눈이 빛났다.이전에 유기명은 이번 4대 종문 대회에서 천년병제련이 보상으로 나올 수 있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이장로가 그 사실을 확증한 것이다.마지막 약재인 천년병제련을 손에 넣으면 진서준은 진서라 체내의 독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게 된다.“김평안 씨, 혹시 참가할 겁니까?”이장로가 진서준의 표정을 보며 슬쩍 물었다.“당연하죠.”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김평안 씨가 의술이 뛰어난 건 사실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의술이 아니라 무도를 겨루게 됩니다.”이장로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이번에 참가하는 건 우리 4대 종문의 젊은 제자들입니다. 이 청년들은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실력이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이때, 은청준이 갑자기 대화에 끼어들었다.“나도 이번 4대 종문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데 넌 더 말할 필요 없겠지.”4대 종문에는 천재가 넘쳐났다.누구도 다른 세 종문에 역대급 천재가 얼마나 있는지 모른다.“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천년병제련은 반드시 제 손에 넣을 겁니다.”진서준이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이장로님, 이 천년병제련을 우리가 손에 넣으면 김평안 씨에게 양보할 수 있나요?”조슬기가 간절한 눈빛으로 이장로를 바라보며 물었다.은혜를 갚고 살아야 하는 건 뻔한 도리였다.더군다나 진서준은 조슬기 생명의 은인인데 이 은혜는 꼭 갚아야 할 것이다.“물론 양보할 수 있어. 우리 종문 내 다른 약재를 갖고 우승자와 교환할 수 있을 거야.”이장로가 고개를 끄덕였다.그 후, 다들 방을 떠나고 조슬기만 혼자 남아 침대에서 편히 휴식을 취했다.진서준도 쉬려고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성동석이 진서준을 붙잡았다.“김평안 씨, 그 독충을 이용한 치료법을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성동석의 눈에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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