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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고석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맞은 건 그인데 왜 잘렸는지 말이다.

“사장님, 뭔가 잘못된 것 아닙니까? 이년이 먼저 절 꼬셨어요. 그리고 맞은 것도 전데 왜 절 자르세요?”

고석은 억울한 표정으로 얼음처럼 차가운 사장을 보며 말했다.

“당신을 꼬셨다고요?”

연아의 시선은 매우 차갑고 날카로웠다. 이 한눈에 고석은 마치 얼음으로 가득한 구렁텅이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거울 좀 봐요. 당신 꼴이 어떤지.”

다른 직원들은 이 말을 듣자 입을 막으면서 간신히 웃음을 참았다.

아까 고석의 편을 들던 두 여직원은 서로를 바라보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고석은 마흔 살이 넘었고 머리카락도 몇 가닥 붙어있지 않았으며 얼굴에 잡힌 살은 반사될 지경이었다.

호텔 매니저만 아니었어도 직원들이 그와 말을 섞는 일은 없었을 거다.

“사장님, 그 말은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고석은 살짝 내키지 않았다.

“제가 생긴 건 이래도 적어도 호텔 매니저예요! 저에게서 뭔가 얻으려고 꼬신 게 분명하다니까요! 하지만 전 매우 정직한 사람이니 이런 규율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았어요.”

고석은 정의가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는데 연기 실력은 현재 젊은 배우를 뛰어넘을 정도였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직원은 잘 알고 있었다. 고석은 직원의 월급을 착취하고 호텔 공금을 빼돌린 뱀파이어라는 것을.

해가 서쪽에서 떴다는 것을 믿을지언정 고석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본분을 지킨다는 개소리를 믿지 않을 것이다.

연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이 년 동안 비록 호텔에 와보지는 않았지만 정말 당신이 한 짓을 모를 줄 알았어요?”

강한 아우라에 고석의 이마엔 식은땀이 났다.

“사장님, 잘못 생각하신 거 아니에요? 전 절대 사장님에게 미안한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년 동안 고석은 확실히 호텔의 공금을 많이 탐냈고 만약 연아가 정말 그를 고소한다면 후반생은 족히 감방에서 보낼 수 있었다.

“황고석 씨, 당신 동생이 내 아래에서 일을 착실하게 하지만 않았어도 당신은 이미 감방에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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