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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Penulis: 무가
20억짜리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 은행 카드에 입금한 후 진서준은 현금 40만 원을 꺼내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그는 과일 가게에 들러 과일을 많이 샀다. 거의 집에 도착했을 때, 진서라가 길가에 서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오빠.”

눈치가 빠른 진서라는 진서준을 발견하고 빠른 걸음으로 달려왔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왜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땀으로 범벅이 된 진서라를 보며 진서준은 가슴이 아팠다.

“안 더워.”

진서라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진서준의 손에 든 과일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오빠, 무슨 과일을 이렇게 많이 샀어?”

“얼마 안 돼. 집에 가서 밥 먹자.”

진서준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 과일은 모두 합쳐도 2만 원밖에 되지 않았지만 진서라와 조희선한테는 명절에도 먹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지난 3년 동안 두 사람은 너무 많은 고생을 했다.

“응.”

진서라가 주머니를 들어주려고 손을 뻗자 진서준은 그녀를 막아서고는 계속해서 집으로 걸어갔다.

양철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진서준은 뜨거운 폭풍이 몰아치는 느낌이 들었다.

양철집에는 단열재가 전혀 없었고 태양이 오전 내내 내리쬐고 있어 방 안의 온도는 거의 50도에 도달하여 찜질방보다 더 뜨거웠다.

아까 만든 음식이 이미 다 상해 버린 탓에 조희선은 더위를 무릅쓰고 다시 음식을 하고 있었다.

눈시울이 붉어진 진서준은 앞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

“어머니, 요리 그만하세요. 지금 당장 이사해요. 이사하고 나서 서라랑 목욕하러 갔다 오시면 우리 큰 호텔에 밥 먹으러 가요.”

“오빠, 이사라니? 우리가 어디로 이사 간다는 거야?”

“글라리아 별장. 내가... 아니, 우리 사장님께서 잠시 빌려주셨어.”

진서라는 조희선에 비해 아는 것이 많았다. 글라리아 별장이라는 말을 듣고 그녀는 눈동자가 움츠러들었다.

그곳은 서울시에서 가장 호화로운 별장 단지였고 재벌이거나 신분이 높은 사람들만 살 수 있는 곳이었다.

“왜? 오빠 못 믿겠어?”

진서라의 놀란 표정을 보며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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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고마워요.”거실을 나선 진서준은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허사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허사연이 오지 않았다면 조희선은 한동안 잠을 푹 자지 못했을 것이다. “자꾸만 나한테 이렇게 예를 차리면 정말 화낼 거예요.”허사연은 괜히 진서준을 쏘아보며 화난 척 입을 열었다.“하하... 사연 씨. 주차장에 있는 차, 내가 타고 다녀도 될까요? 이따가 어머니와 여동생을 데리고 나가 밥을 먹고 싶어서요.”아까 별장을 둘러볼 때 그는 주차장 안에 스포츠카 두 대와 고급 승용차 한 대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글라리아 별장 앞에서는 택시가 전혀 잡히지 않아 외출하려면 차를 운전해야 했다. 진서준은 대학 때 이미 운전면허를 땄고 3년 동안 차를 만져보지 못했지만 운전하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당연하죠.”허사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 “이 별장에 있는 모든 것들은 서준 씨 마음대로 해도 돼요. 돌아가면 바로 사람을 시켜 명의 이전 해줄게요.”허사연을 보내고 진서준은 별장 거실로 돌아와 조희선과 진서라를 데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서준아, 사장님 참 좋은 분인 것 같더구나. 꼭 열심히 일해야 한다.”조희선 다시 한번 그에게 신신당부했다. “어머니, 열심히 일할 테니까 안심하세요.”진서준은 웃으며 대답했다. 주차장 안에는 아우디, 빨간색 페라리, 그리고 은색의 람보르기니가 있었다.진서라는 스포츠카를 보고 눈빛을 반짝거렸다. 동생의 눈빛을 알아차린 진서준이 입을 열었다.“서라야, 내일 당장 가서 학원에 등록해. 운전면허 따면 이 두 대 스포츠카 중에서 네가 마음 드는 걸로 하나 골라.”진서라는 고개를 저었다.“됐어, 오빠. 이 차들은 너무 사치스러워. 난 전동 스쿠터도 좋아.”“어떻게 그래.”진서준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 차들은 지금 모두 허씨 가문의 것들이지만 오빠가 약속할게. 네가 면허증을 따면 너한테 스포츠카를 선물할게.” 스포츠카 한 대는 기껏해야 수억 정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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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종업원의 태도에 진서준은 약간 화가 났다. 그는 이 세상에 왜 이렇게 사람을 깔보는 자가 많은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약한 자에게는 더 강하고 강한 자에게는 꼼짝도 하지 못한 인간들이 수없이 많다. 어떤 사람은 평생을 가난하게 사는 게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진서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여종업원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당신... 뭐 하자는 겁니까?”여종업원은 진서준의 차가운 시선에 온몸이 오싹해졌고 한기가 올라왔다.“경고하는데 함부로 굴지 말아요. 저희 가게의 경호원들은 다 군인 출신들이라고요.”“서준아, 싸우지 마!”조희선도 놀라서 진서준의 팔을 끌어당겼다. 진서준은 조희선을 쳐다보고 웃으며 달래듯 말했다.“어머니, 제가 왜 싸우겠어요? 계산하러 갈 생각이었어요.”이어 진서준은 여종업원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지금 바로 계산할게요.”“좋아요!” 여종업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즉시 몸을 돌려 길을 안내했다. 진서준이 종업원을 따라 계산하러 가는 사이 명찰에 박수영이라고 적힌 여종업원이 진서라와 조희선에게로 다가왔다. 박수영은 이 레스토랑의 홀 매니저였다. 옅은 화장을 한 그녀는 몸매와 외모가 뛰어난 편이었지만 진서라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이건 윤 도련님께서 사신 술입니다.”박수영의 손에는 쟁반이 들려 있었고 그녀는 쟁반에 놓인 60만 원짜리 와인을 진서라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저한테요?”두 모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박수영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그쪽에는 아르마니 정장을 입은 남자가 그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젊고, 잘생기고, 돈도 많고, 딱 봐도 성공한 사람이었다. 그의 곁에는 화려한 옷차림을 한 남녀들이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진서라와 조희선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진서라는 단번에 그의 탐욕스러운 눈빛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상대방의 호의를 단칼에 거절했다.“죄송합니다만 전 저 사람 모릅니다. 이 술은 받지 않을게요.”“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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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29화

    박수영은 앞으로 나와 진서준을 가리키며 물었다.“너 뭔데 우리 윤 도련님한테 협박이야??”“우리 윤 도련님이 누군지 알아?”“사해 그룹 계열사 사장일 뿐만 아니라 허 사장의 친척이야. 너 같은 촌놈이 감히 우리 윤 도련님에게 손찌검하다니!”박수영은 정말 주인의 좋은 개였다. 보고 있는 진서준은 그녀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다른 사람들의 관심사는 진서준과 달랐다.윤준후가 사해 그룹 계열사 사장이고 허 사장의 친척이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은 놀라 소리를 질렀다.사해 그룹은 이 도시에서 유명한 그룹으로서 시가총액이 조 단위를 넘는다!‘진서준은 망했어! 진서라도 곧 망칠 거야!’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하지만 진서준은 덤덤한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짖어대는 박수영을 바라보았다.“내가 술병으로 남의 머리를 때린 적은 있어도 아직 아무도 나를 때린 적은 없어.”윤준후는 모든 사람이 경외하는 시선을 즐기며 머리를 감싸고 진서준에게 다가갔다.“배짱은 그런대로 대단하네.”“하지만, 너 큰 사고 쳤어!”윤준후의 말이 끝나자 그의 친구들이 술병을 들고 진서준에게 다가가 언제든지 진서준과 싸우려 했다.“당신들 함부로 하지 마, 그렇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진서리도 얼굴이 창백해진 채 소리쳤다.“경찰에 신고해?”박수영은 코웃음 치며 시큰둥하게 말했다.“한 번 해봐!”“한마디 경고하는데, 우리 윤 도련님은 많은 사람을 알고 있어!”“경찰에 신고하면 오히려 너의 오빠를 들여보낼 수도 있어!”진서준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덤덤하게 말했다.“용서비는 걸 포기한 것 같군.”“용서?”윤준후가 코웃음 쳤다.“난 평생 용서를 구한다는 말을 행동에 옮겨본 적이 없어!”“그럼 내가 가르쳐줄게!”그러자 진서준이 갑자기 주먹을 쥐더니 윤준후의 얼굴을 내리쳤다. 주먹 한 방에 윤준후의 이빨이 빠졌다.윤준후의 친구들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진서준이 이미 그들 앞으로 돌진해 왔다.턱턱.진서준의 테이블을 제외하고 다른 테이블은 모두 엉망진창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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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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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13화

    애먼 노인을 괴롭히는 짓이라니, 그건 부모가 있어도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은 인간이나 하는 짓이다.김혜민의 어머니는 멀쩡히 살아 있는데도 김혜민은 이런 미친 짓을 하고 있었다.“너랑 무슨 상관이야? 내가 누구를 괴롭히든 내 마음이거든?”김연아를 보자 김혜민은 비웃듯 말했다.“네가 진씨 가문 가주라고 해도 날 마음대로 명령할 순 없어.”그러고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노인을 다시 한번 걷어찼다.“너...”김연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김연아, 너도 이런 더러운 거지 같은 노인한테 들이받히면 화 안 날 것 같아? 착한 척 좀 작작 해. 보고 있자니 토할 것 같으니까.”김혜민은 혐오스럽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그러자 진서준이 싸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말도 가려서 할 줄 모르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그냥 평생 말도 못 하고 걸어 다니지도 못하게 해 줄까?”“진서준, 네가 왜 여기 있어?”진서준을 발견한 순간, 김혜민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진서준은 김혜민에게 꽤나 큰 트라우마를 남긴 사람이었다.“어르신, 괜찮으세요?”하지만 진서준은 김혜민을 무시한 채 노인에게 다가가 그를 부축했다.그런데 노인의 얼굴을 본 순간, 진서준의 몸이 얼어붙었다.얼굴 절반은 화상 자국으로 뒤덮여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쇠로 된 가면이 단단히 용접되어 있었다.노인의 눈은 완전히 멀었는지 꼭 감고 있었고 입을 겨우 벌릴 수는 있었지만 나오는 소리는 나지막한 신음뿐이었다.대체 얼마나 큰 원한을 샀기에 이토록 참혹한 상태가 된 걸까?노인은 진서준에게 부축되면서도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얼굴에는 공포가 가득했다.누가 봐도 노인은 극심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어르신, 걱정 마세요. 전 절대 어르신을 해치지 않습니다.”진서준이 다정하게 말했다.하지만 아무리 안심시키려 해도 노인은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듯 반응이 없었다.이상한 낌새를 느낀 진서준이 노인의 귀를 유심히 살펴보았다.노인은 청각 장애인이었다.노인은 눈도 멀고 말도 못 하고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12화

    벨이 몇 번 울리더니 곧바로 전화가 연결되었다.김태영은 별다른 말 없이 만나서 중요한 얘기를 하자는 제안을 꺼냈다.“리앙 씨가 오늘 밤 저랑 만나기로 했습니다.”김태영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그럼 우린 평소처럼 행동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김연아에게 본심을 드러내면 돼.”서혜련이 차분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어느덧 해가 저물고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김연아는 공항 출구에서 진서준을 기다리고 있었다.“여기야!”멀리서 진서준의 모습이 보이자 김연아는 바로 차에서 내려 손을 흔들었다.오늘따라 김연아는 더욱 신경 써서 화장을 예쁘게 한 상태였다.옅은 화장을 한 김연아의 모습은 한층 더 눈길을 끌었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연아야, 오랜만이네.”진서준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며 미소를 지었다.“일단 차에 타, 호텔 예약해 뒀어.”둘이 차에 오르자 진서준이 입을 열었다.“요즘 어때? 잘 적응하고 있어?”“처음엔 좀 힘들었어. 한꺼번에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거든.”김연아가 솔직히 털어놓았다.김연아도 나름대로 꽤 큰 회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었지만 진씨 가문의 규모에 비하면 애들 장난 수준이었다.하지만 김연아는 비범한 사업 감각이 있는 사람이었다.그래서 김연아는 짧은 시간 안에 진씨 가문을 완벽하게 장악했고 사업도 눈에 띄게 성장하기 시작했다.“고생 많았어.”진서준이 김연아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안으며 김연아를 자기 어깨에 기대게 했다.김연아는 차 안의 가림막을 올리고 나서 말했다.“그래도 그리 힘들진 않았어. 가끔 서지은도 와서 도와줬거든.”“서지은도 도와줬다고?”진서준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응, 지은이 머리는 나보다 더 좋아.”김연아가 웃으며 말했다.“사실 난 지은이에게도 그 레스토랑으로 가라고 미리 말했어.”“잘했어.”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이번에 올 때, 진서준은 따로 서지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일단 김연아와 시간을 보내고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11화

    강남 해변 호텔.한 럭셔리한 VIP룸 안에 일곱 명 정도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하나같이 옷차림부터 비범했는데 누가 봐도 부유한 집안 사람이었다.하지만 남자들 가운데서도 주도적인 위치에 앉아 있는 건 다름 아닌 한 여성이었다.“너희도 어쨌든 진씨 가문의 남자잖아. 지금 진씨 가문이 한낱 여자 손에 들어갔는데도 가만히 보고만 있을 거야? 반항은 해야 할 게 아니야?”서혜련이 화난 얼굴로 쏘아붙였다.김형섭이 죽은 마당에 상식적으로 가주 자리는 서혜련이나 그녀의 딸 김혜민이 차지해야 했다.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김연아가 단숨에 진씨 가문을 장악해 버렸다.김연아가 진씨 가문에 들어온 지 사실 얼마 되지도 않았다.이대로 김연아에게 권력을 넘긴다는 게 서혜련으로선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숙모, 그야 김연아가 좋은 남자를 만났으니까요.”김태영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예전엔 김태영도 김혜민과 함께 김연아를 괴롭혔었다.하지만 김연아가 진씨 가문의 실권을 잡은 지금은 하루하루를 조마조마하게 살아가고 있었다.언제 김연아가 한마디만 하면 자기가 아프리카로 끌려가 석유나 캐는 신세가 될지 모른다.“맞아요, 숙모. 우리도 속으로는 인정 못 하지만 김연아의 남자가 진서준이잖아요.”“그 인간은 동북에서 변씨 가문을 박살 냈고 심지어 심씨 가문조차 꼼짝 못 하게 만들었잖아요. 우리가 섣불리 움직였다간 다음 타깃이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요.”“어휴... 누군가 진서준을 견제할 수만 있다면 우리도 이렇게 눈치 안 봐도 될 텐데.”방 안의 남자들은 각자 한숨을 쉬며 넋두리를 늘어놓았다.용존이란 이름이 주는 압박감은 그만큼 어마어마했다.“이 쓸모없는 것들! 너희 스스로 뭔가 해볼 생각은 없고 꼭 남에게 의지해야겠어?”서혜련은 답답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똑같이 남자로 태어났는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거지?“숙모야말로 말은 쉽죠. 그렇게 자신 있으면 숙모가 직접 나서시든가요.”누군가 갑자기 불만을 토로했다.“난 여자가 아니야? 여자인 날 혼자서 전장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10화

    “너 정말 남의 집에서 주인 행세를 잘하는구나.”진서준이 눈을 부라리며 아니꼽게 말했다.“당연하지, 우리 사이가 보통 사이야?”소하비는 진서준의 어깨를 감싸며 어깨동무했다.이 모습을 본 크리스는 입이 떡 벌어졌다.샛터 왕자는 고귀한 사람이라는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이건 아무리 봐도 자기와 별반 다를 게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다....강남, 진씨 가문.지금의 진씨 가문은 김연아의 통제 속에 있었다.김연아는 이제 진씨 가문의 가주가 되었다.본래 진씨 가문 내부에서 김연아에 대해 불만이 섞인 소리가 많았는데 김연아와 진서준의 관계가 공개된 후, 아무도 더 이상 반대하지 않았다.진서준이 동북의 두 명문대가를 제압한 일은 이미 대한민국의 모든 가문에 널리 알려졌다.그러니 더 이상 진서준과 공개적으로 적대적 관계를 맺으려는 사람은 없었다.“아가씨, 차이더리스 가문의 셋째 도련님이 뵙고 싶다고 합니다.”진씨 가문의 집사가 김연아에게 보고했다.“또 왔어요?”김연아는 눈살을 찌푸렸다.요새 차이더리스 가문의 셋째 도련님은 자주 김연아를 찾아왔다.말로는 진씨 가문과 협력하고 싶다고 했지만 김연아는 상대방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강력하게 받았다.증거는 없지만 김연아의 직감은 항상 정확했다.“들어오게 하세요.”김연아는 잠시 생각한 후, 상대방을 방에 들이기로 했다.차이더리스 가문은 초아국 최고의 3대 가문 중 하나였다.가문 구성원은 거의 초아국의 군부, 사업체, 정부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그 세력이 무시무시했다.게다가 대한민국에서도 차이더리스 가문 산하의 회사가 적지 않게 있었다.이런 대단한 가문을 진씨 가문이 함부로 대할 수는 없었다.잠시 후, 금발에 푸른 눈의 잘생긴 청년이 사무실에 들어왔다.이 사람은 바로 차이더리스 현 가주의 셋째 아들 리앙이었다.“김연아 씨, 어제보다 더 아름다워지셨군요.”리앙은 들어오자마자 바로 김연아의 미모를 칭찬했다.“리앙 씨, 여기 오신 이유가 제 미모를 칭찬하기 위해서는 아니겠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09화

    “아, 허사연 씨, 오해하지 마세요. 전 그냥 진서준을 도와주러 왔을 뿐이에요.”예린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매우 당황했다.허사연과 진서준이 공식적인 연인 관계라는 걸 알고 있는 예린은 지금 자기가 바람피우다 걸린 기분이 들었다.머지않아 두 사람은 곧 결혼할 것 같은데 지금 자기가 상대방의 남자친구와 단둘이 방에 있다가 들킨 것이었다.“예린 씨는 샛터 공주님이잖아요. 이런 잡일은 우리에게 맡기세요.”허사연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저도 예전부터 약을 제조하는 걸 한번 쯤 시도해 보고 싶었어요.”예린의 말에 허사연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럼 우리는 더 이상 방해하지 않겠습니다.”말을 마친 허사연이 돌아서서 방을 떠났다.“언니, 이렇게 그냥 가버리면 어떡해?”허윤진은 허사연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허윤진은 사실 예린을 밀어내고 허사연과 함께 진서준을 도와 약재를 만들려고 했다.“그럼 어쩌겠어?”허사연이 되묻자 허윤진이 머리를 긁적였다.“이렇게 그냥 가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진서준이 저 공주에게 마음이라도 생긴다면 어쩔 건데?”예린은 중동 여인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지만 예린의 아름다운 미모는 세계 어느 나라 남자라도 충분히 끌어당길 수 있었다.아름다운 것에 대해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의견은 사실 일치했다.게다가 예린은 샛터의 공주였다.한 나라의 공주를 손에 넣는다면 그 성취감만으로도 수많은 남자의 정복욕을 자극할 수 있었다.“진서준을 믿어야 해.”허사연은 담담하게 웃으며 전혀 당황해하지 않았다.“알았어, 언니도 그렇게 태연한데 내가 굳이 당황할 필요는 없겠네.”자매가 방에서 나가자 예린은 마음이 불안해졌다.“진서준 씨, 제가 진서준 씨와 허사연 씨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요?”“아니요, 사연은 배려할 줄 알고 이해심도 깊은 사람이니 이런 일을 마음에 두지 않을 겁니다.”진서준이 담담하게 웃으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허사연은 진서준을 무조건 믿었고 진서준 또한 마찬가지로 허사연을 믿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08화

    “왜? 못 쓰겠어?”진서준의 눈빛은 여전히 싸늘했다.“아, 아뇨. 씁니다, 쓸게요.”유옥순은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지금 자기 목숨이 진서준 손에 달렸는데 감히 반항할 수 없었다.“손으로 써.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때울 생각은 하지 말고. 반성이 제대로 안 되어 있으면 난 널 절대 치료하지 않을 거야.”진서준이 한마디 더 보탰다.펜으로 써야 한다는 말에 모녀는 울상이 되었다.하지만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할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황급히 종이와 펜을 찾아 들고 반성문을 쓰기 시작했다.“너희 둘은 정말 집안 망신이야. 돌아가면 제대로 혼내줄 거야.”크리스가 두 사람의 뒷모습에 화도 나고 답답하기도 해 이를 악물었다.그러고는 소하비 왕자에게 다가가 감사의 뜻을 표했다.“왕자님, 아까 제 아내를 위해 진 신의님을 설득하셔서 감사합니다.”“별거 아니에요. 같은 식구인데 도와주는 건 당연하죠. 다만...”소하비가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앞으로 가족 교육에 신경 좀 쓰세요. 집안사람들이 밖에서 막 나가면 안 되잖아요.”“네, 알겠습니다. 셋째 왕자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크리스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준, 이쪽은 크리스 씨야. 샛터 4대 부자 중 한 명이야.”소하비가 소개하자 크리스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셋째 왕자님 앞에서 제가 감히 부자라는 말을 입에 올릴 수 있겠습니까.”“괜히 겸손 떨지 마세요.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 다 같은 식구잖아요.”소하비가 손을 휘휘 내저었다.“진 신의님, 제 아내와 딸을 대신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크리스는 진서준을 향해 고개를 푹 숙이며 사과했다.“나한테 사과할 필요 없어요. 대신 저 두 사람을 데리고 역주행으로 크게 다친 소녀에게 사과하세요.”진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사실 유옥순이 진서준한테 진 빚은 없었다.진서준이 유옥순을 치료해 주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두 사람의 오만함이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걱정 마세요, 이따가 사고 피해자 두 분을 찾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07화

    진서준을 보자마자 유옥순의 머리는 새하얘졌고 그 자리에서 기절할 뻔했다.아까부터 오른쪽 눈꺼풀이 계속 떨려서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데... 설마 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소하비 왕자가 말한 그 진 신의가 진짜 진서준이었다.수습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 것이다.어제까지만 해도 진서준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렸는데, 과연 진서준이 유옥순을 치료해 줄까?“너희 서로 아는 사이야?”소하비는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감지하고 물었다.진서준의 얼굴엔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고 유옥순은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잘 알지. 게다가 우린 한 번만 만난 것도 아니잖아요, 그렇죠? 유옥순 씨?”진서준이 싸늘한 말투로 물었다.“대체 무슨 일인데?”소하비는 미간을 찌푸렸다.설마 이 둘 사이에 뭔가 갈등이 있었나?“단순한 일이야. 첫 번째 만남은, 이 사람들이 역주행해서 우리 차를 들이받을 뻔했어.”진서준은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두 번째 만남은, 유기태 삼촌이 병원으로 날 데려갔는데 유옥순 씨가 내 의술을 믿지 않고 병원에서 쫓아냈지.”“그리고 오늘이 세 번째 만남이야.”이 말을 듣자 소하비는 눈썹을 추켜세우며 상황을 이해했다.진서준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단순했다.유옥순이 외모만 보고 대놓고 사람을 무시했기 때문이었다.유옥순의 얼굴은 완전히 창백해졌다.유옥순은 빠르게 머리를 굴린 후 이내 결정을 내렸다.“죄송합니다, 진서준 씨. 어제는 제가 너무 흥분해서 큰 실수를 했어요.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진서준과 소하비 왕자의 관계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지금 제대로 사과하지 않으면 병도 못 치료할 뿐만 아니라 남편까지 곤란해질 수 있었다.“사과한다고?”진서준이 쌀쌀하게 비웃으며 말했다.“소하비 왕자가 여기 없었다면 과연 나한테 사과했을까?”자기 속셈을 그대로 들켜버리자 유옥순의 얼굴은 더욱 일그러졌다.응접실의 분위기가 완전히 얼어붙었다.베컨은 모든 게 자업자득이라는 표정으로 유옥순을 쳐다보았다.유옥순은 오빠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06화

    “셋째 왕자님, 이쪽은 제 아내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온 건 베컨 닥터가 언급한 그 신의님한테서 아내의 병을 치료받고 싶어서입니다.”크리스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알겠습니다. 그 신의는 방금 화장실에 갔으니 금방 돌아올 겁니다.”소하비가 잔잔하게 웃으며 말했다.“맞다, 크리스 씨, 요즘 제가 들은 소문이 있는데 우리 큰형이 크리스 씨 유전을 겨냥하고 있다던데, 맞나요?”소하비가 갑자기 화제를 틀었다.“그건...”크리스가 쓴웃음을 지었다.“첫째 왕자님 지시인지는 모르겠지만 환경보호국 사람들이 자꾸 찾아와서는 우리 회사 유전이 오염이 심하다며 채굴을 중단하고 개조하라고 합니다. 3개월 안에 개조한 유전이 여전히 불합격이면 다른 회사에 유전을 넘기라고 하더군요.”유전은 바로 이 샛터 부자의 목숨과도 같았다.그런데 지금 크리스의 목숨을 빼앗으려고 하니 크리스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환경보호국의 국장은 첫째 왕자 행크와 두터운 친분을 자랑했다.크리스도 지금 샛터 와자들이 왕위 다툼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첫째 왕자 행크가 일부러 크리스의 트집을 잡는 건 크리스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의도였다.“역시 소문이 틀리지 않았네요.”소하비의 눈에 의미심장한 빛이 번뜩였다.“크리스 씨, 안심하세요. 며칠 후 제가 귀국하면 이 일을 다시 조사해 보겠습니다. 환경보호국 사람들이 정말로 생트집을 잡는 거라면 제가 크리스 씨를 위해 공정하게 처리할 겁니다.”“감사합니다, 셋째 왕자님.”크리스가 바로 일어나 감사를 표했다.강압적인 행크와 비교하면 소하비가 상대하기 훨씬 더 쉬웠다.크리스가 주동적으로 후원할 왕자를 선택한다면 아마 이 왕자를 선택할 것이다.하지만 왕위 다툼은 반드시 잘 판단하고 지원해야 한다.소하비가 성공적으로 왕위에 오르지 못한다면 크리스에게 차례질 것은 죽음뿐일 것이다.크리스가 모든 재산을 버리고 본국을 떠난다면 아마 죽음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셋째 왕자님, 그 신의는 언제 오시나요?”유옥순의 질문에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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