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까지 막대기를 들고 진서준을 가리키던 경비원들은 바로 그의 비위를 맞추며 그들의 짐을 차에 실었다. 경비원의 차에 올라타자 진서라는 숭배하는 눈빛으로 진서준을 쳐다보았다. 어릴 때부터 진서준은 항상 진서라를 지켜주었다. 어렸을 때 진서라가 동네 꼬마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적이 있었는데 진서준이 그 사실을 알고 바로 혼자 달려들어 그 꼬마들과 싸웠었다. 비록 진서준은 상처투성이가 될 때까지 맞았지만 진서라의 마음속에 진서준은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히어로였다.“서준아, 앞으로 너희 사장님을 위해 일 열심히 일해야 해. 절대 실망시켜 드려서는 안 된다. 알겠지?”차 안에서, 조희선은 흥분한 얼굴로 길가의 경치를 쳐다보고 있었다. 온갖 꽃이 만발하고 버드나무의 향기가 차창을 통해 사람들의 콧속으로 스며들었다.“알겠습니다, 어머니.”조희선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진서준도 많이 기뻤다. “서준아, 나중에 시간 되면 사장님을 집에 초대하거라. 직접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네, 제가 기회를 봐서 사장님께 말씀드릴게요.”산 중턱에 있는 별장 앞에서 설경구의 BMW 차량이 멈춰 섰다.설경구는 장혜윤의 허리를 끌어안고 별장 입구에 서서 자신의 별장을 가리키며 말했다.“혜윤아, 이 별장은 내 거야. 앞으로 넌 여기서 살아.”장혜윤은 설렘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별장을 쳐다보았다. “자기야 고마워. 이렇게 럭셔리한 곳에 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하하, 별거 아니야.”설경구는 싱긋 웃으며 맨 꼭대기에 있는 A급 별장을 가리켰다.“그 별장이야말로 최상급이었는데 아쉽게도 허성태 씨가 사버렸지 뭐야.”장혜윤은 그의 손가락을 따라 복숭아꽃으로 둘러싸인 A급 별장을 쳐다보았고 그녀의 눈에는 부러움이 가득했다.바로 이때, 차 한 대가 그들 앞을 지나갔다.차창이 반쯤 열리자 진서준의 얼굴이 드러났고 그는 길가에 서 있는 장혜윤을 차갑게 쳐다보았다.장혜윤은 설렘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별장을 쳐다보았다. “진서준?”장혜윤도 진서준을
설경구처럼 권세에 아부하는 사람들에 대해 진서준은 호감이 별로 없었다.지금은 자신을 공손하게 대하고 있지만 만약 자신이 초라한 처지가 된다면 가장 먼저 등에 칼을 꽂을 사람이 바로 이런 사람이니까. 하여 진서준은 설경구와 거리를 둘 생각이다. 잠시 후, 진서준은 조희선과 진서라를 도와 방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별장은 지상 3층과 지하 1층으로 되어 있었고 지하 1층에는 주차장과 헬스장 그리고 3층 옥상으로 직행하는 엘리베이터도 있었다. 위층에는 거실과 주방, 다이닝룸이 있었고 2층에는 서재와 침실, 침실마다 화장실과 욕실을 따로 갖추고 있었으며 3층에는 각종 오락실로 구성되어 있었다.위로 올라가면 천장이 있었고 옥상에는 야외 수영장도 있었다. 거기 서서 경치를 바라보면 서울시의 반을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글라리아의 맨 꼭대기에는 안개가 피어올라 신비로워 보였다. 방 정리를 마친 세 사람은 옥상으로 나와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며 빠져들었다. 한참을 지켜보던 진서라와 조희선은 눈시울을 붉혔다.그동안 그녀들의 삶을 생각하면 이런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제 현실이 되니 그저 꿈만 같았다.“어머니, 서라야. 이제부터 여기서 살 겁니다. 이곳은 공기도 아주 좋아서 두 사람이 요양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에요.”진서준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네 말대로 하자.”조희선은 눈을 비비며 감격스러워했다.“서라야, 당분간 일하지 말고 집에서 엄마도 돌보고 몸보신도 해. 너 지금 너무 말랐어.”진서준은 뼈가 앙상한 진서라를 보면 마음이 아팠다.“응.”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어머니 모시고 샤워하고 와. 갔다 오면 우리 밥 먹으러 가자.”진서라와 조희선은 샤워를 한 뒤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와 진서준과 함께 밥을 먹으러 나가려고 했다.바로 그때, 문밖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일어나서 확인해 보니 허사연이 온 것이었다. “허사연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진서준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허사연을 쳐다보았다.
“너무 고마워요.”거실을 나선 진서준은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허사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허사연이 오지 않았다면 조희선은 한동안 잠을 푹 자지 못했을 것이다. “자꾸만 나한테 이렇게 예를 차리면 정말 화낼 거예요.”허사연은 괜히 진서준을 쏘아보며 화난 척 입을 열었다.“하하... 사연 씨. 주차장에 있는 차, 내가 타고 다녀도 될까요? 이따가 어머니와 여동생을 데리고 나가 밥을 먹고 싶어서요.”아까 별장을 둘러볼 때 그는 주차장 안에 스포츠카 두 대와 고급 승용차 한 대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글라리아 별장 앞에서는 택시가 전혀 잡히지 않아 외출하려면 차를 운전해야 했다. 진서준은 대학 때 이미 운전면허를 땄고 3년 동안 차를 만져보지 못했지만 운전하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당연하죠.”허사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 “이 별장에 있는 모든 것들은 서준 씨 마음대로 해도 돼요. 돌아가면 바로 사람을 시켜 명의 이전 해줄게요.”허사연을 보내고 진서준은 별장 거실로 돌아와 조희선과 진서라를 데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서준아, 사장님 참 좋은 분인 것 같더구나. 꼭 열심히 일해야 한다.”조희선 다시 한번 그에게 신신당부했다. “어머니, 열심히 일할 테니까 안심하세요.”진서준은 웃으며 대답했다. 주차장 안에는 아우디, 빨간색 페라리, 그리고 은색의 람보르기니가 있었다.진서라는 스포츠카를 보고 눈빛을 반짝거렸다. 동생의 눈빛을 알아차린 진서준이 입을 열었다.“서라야, 내일 당장 가서 학원에 등록해. 운전면허 따면 이 두 대 스포츠카 중에서 네가 마음 드는 걸로 하나 골라.”진서라는 고개를 저었다.“됐어, 오빠. 이 차들은 너무 사치스러워. 난 전동 스쿠터도 좋아.”“어떻게 그래.”진서준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 차들은 지금 모두 허씨 가문의 것들이지만 오빠가 약속할게. 네가 면허증을 따면 너한테 스포츠카를 선물할게.” 스포츠카 한 대는 기껏해야 수억 정도일
여종업원의 태도에 진서준은 약간 화가 났다. 그는 이 세상에 왜 이렇게 사람을 깔보는 자가 많은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약한 자에게는 더 강하고 강한 자에게는 꼼짝도 하지 못한 인간들이 수없이 많다. 어떤 사람은 평생을 가난하게 사는 게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진서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여종업원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당신... 뭐 하자는 겁니까?”여종업원은 진서준의 차가운 시선에 온몸이 오싹해졌고 한기가 올라왔다.“경고하는데 함부로 굴지 말아요. 저희 가게의 경호원들은 다 군인 출신들이라고요.”“서준아, 싸우지 마!”조희선도 놀라서 진서준의 팔을 끌어당겼다. 진서준은 조희선을 쳐다보고 웃으며 달래듯 말했다.“어머니, 제가 왜 싸우겠어요? 계산하러 갈 생각이었어요.”이어 진서준은 여종업원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지금 바로 계산할게요.”“좋아요!” 여종업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즉시 몸을 돌려 길을 안내했다. 진서준이 종업원을 따라 계산하러 가는 사이 명찰에 박수영이라고 적힌 여종업원이 진서라와 조희선에게로 다가왔다. 박수영은 이 레스토랑의 홀 매니저였다. 옅은 화장을 한 그녀는 몸매와 외모가 뛰어난 편이었지만 진서라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이건 윤 도련님께서 사신 술입니다.”박수영의 손에는 쟁반이 들려 있었고 그녀는 쟁반에 놓인 60만 원짜리 와인을 진서라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저한테요?”두 모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박수영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그쪽에는 아르마니 정장을 입은 남자가 그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젊고, 잘생기고, 돈도 많고, 딱 봐도 성공한 사람이었다. 그의 곁에는 화려한 옷차림을 한 남녀들이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진서라와 조희선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진서라는 단번에 그의 탐욕스러운 눈빛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상대방의 호의를 단칼에 거절했다.“죄송합니다만 전 저 사람 모릅니다. 이 술은 받지 않을게요.”“
레스토랑 안의 다른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구경거리라도 생긴 듯한 모습이었다.“이제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기겠어!”박수영 역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도도하게 말했다.“윤 도련님이 직접 오셨는데 계속 시치미를 떼실지 두고 봐야지.”박수영은 윤준후와의 관계가 있기 전까진 윤준후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윤준후가 돈을 주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윤준후와 가까워졌다.“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윤준후입니다. 반갑습니다.”윤준후는 진서라 앞에 나서서 신사처럼 매우 우아하게 인사를 건넸다.“오늘 인연이 닿았으니 술 한잔하며 친구라도 사귀는 게 어때요?”여유, 자신감, 적지 않은 싱글 여성들은 그 모습에 살짝 긴장했다.옆에 있는 진서준은 그렇게 그녀들에게 무시당했다.진서라는 윤준후를 힐끗 쳐다보고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죄송합니다. 가족들이랑 식자 중이라서요.”“두 사람은 당신 가족이군요? 그럼 다 함께하면 되겠어요.”장애가 있는 조희선과 수수한 옷차림을 한 진서준을 보며 윤준후는 마음속으로 기뻐했다.자신이 조금만 호기를 부려도 그녀의 가족들 마음을 빼앗을 수 있지 않겠냐 생각했다.“머리에 문제가 있는 거야, 아니면 귀먹은 거야!”진서준은 차갑게 윤준후를 노려보았다.“어? 뭐라고?”윤준후는 자신의 귀를 후비며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박수영도 어리둥절해하더니 화난 얼굴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맞고 싶어? 감히 윤 도련님을 욕하다니?”윤준후는 손을 내저으며 박수영을 뒤로 당기고 품에서 BMW 열쇠와 피커 별장 출입 카드를 꺼냈다.“난 개성 있는 사람이 좋아요!”윤준후가 웃으며 말했다.“예쁜 아가씨, 당신이 나와 함께 한다면 이 두 가지는 모두 아가씨 것이 될 거예요!”“1억4000만 원짜리 차에 4억짜리 빌라 한 채는 어때요?”뒤에 있는 그의 친구들이 히죽거리며 웃고 있었다.박수영은 경멸의 눈빛을 보였고 다른 손님들도 재미난 구경거리라도 난 듯 모두 이곳을 쳐다보며 진서준 가족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려고 했다
박수영은 앞으로 나와 진서준을 가리키며 물었다.“너 뭔데 우리 윤 도련님한테 협박이야??”“우리 윤 도련님이 누군지 알아?”“사해 그룹 계열사 사장일 뿐만 아니라 허 사장의 친척이야. 너 같은 촌놈이 감히 우리 윤 도련님에게 손찌검하다니!”박수영은 정말 주인의 좋은 개였다. 보고 있는 진서준은 그녀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다른 사람들의 관심사는 진서준과 달랐다.윤준후가 사해 그룹 계열사 사장이고 허 사장의 친척이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은 놀라 소리를 질렀다.사해 그룹은 이 도시에서 유명한 그룹으로서 시가총액이 조 단위를 넘는다!‘진서준은 망했어! 진서라도 곧 망칠 거야!’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하지만 진서준은 덤덤한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짖어대는 박수영을 바라보았다.“내가 술병으로 남의 머리를 때린 적은 있어도 아직 아무도 나를 때린 적은 없어.”윤준후는 모든 사람이 경외하는 시선을 즐기며 머리를 감싸고 진서준에게 다가갔다.“배짱은 그런대로 대단하네.”“하지만, 너 큰 사고 쳤어!”윤준후의 말이 끝나자 그의 친구들이 술병을 들고 진서준에게 다가가 언제든지 진서준과 싸우려 했다.“당신들 함부로 하지 마, 그렇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진서리도 얼굴이 창백해진 채 소리쳤다.“경찰에 신고해?”박수영은 코웃음 치며 시큰둥하게 말했다.“한 번 해봐!”“한마디 경고하는데, 우리 윤 도련님은 많은 사람을 알고 있어!”“경찰에 신고하면 오히려 너의 오빠를 들여보낼 수도 있어!”진서준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덤덤하게 말했다.“용서비는 걸 포기한 것 같군.”“용서?”윤준후가 코웃음 쳤다.“난 평생 용서를 구한다는 말을 행동에 옮겨본 적이 없어!”“그럼 내가 가르쳐줄게!”그러자 진서준이 갑자기 주먹을 쥐더니 윤준후의 얼굴을 내리쳤다. 주먹 한 방에 윤준후의 이빨이 빠졌다.윤준후의 친구들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진서준이 이미 그들 앞으로 돌진해 왔다.턱턱.진서준의 테이블을 제외하고 다른 테이블은 모두 엉망진창이
“진서라 씨, 미안해요. 방금 제가 눈이 멀었어요.”“제발 저에게 기회를 주세요.”윤준후는 진서라를 돌아보며 필사적으로 용서를 빌었다.진서준만큼 모질지 않았던 진서라는 피투성이가 된 윤준후를 보며 진서준에게 말했다.“오빠, 그냥 보내줘.”“가도 되지만, 한 손을 잘라야 해.”진서준은 차갑게 윤준후를 바라보며 말했다.“알았어요... 지금 당장 스스로 내 손을 끊을게요!”손 하나로 생명을 바꾸는 일인데 바보라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알 것이다.그러자 윤준후는 손목 굵기의 쇠몽둥이를 구해다가 자신의 왼손을 향해 내리쳤다.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레스토랑에 울려 퍼지자 사람들은 머리털이 곤두섰다.다들 시간이 멈춘 것 같았고 숨 쉬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그들의 시선은 모두 진서준에게 집중되었고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방금 그들은 진서준이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조롱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오히려 윤준후가 한 손을 잘라버렸다.‘이 사람은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단 말인가? 설마 허씨 가문 아가씨의 약혼자는 아니겠지?’박수영은 너무 놀라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방금 윤준후의 뺨은 그녀를 순식간에 깨웠다. 그녀는 지금 이 청년을 해치우는 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꺼져.”순간 윤준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부러진 왼손을 고깃덩어리처럼 뭉쳐 레스토랑 밖으로 도망쳐 나갔다.하지만 레스토랑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 2층에 가지 않는 한 더는 식사를 할 수가 없게 되었다.겁에 질린 레스토랑 지배인을 바라보던 진서준은 덤덤하게 한마디 했다.“2층에 자리를 마련해줘요. 우린 식사를 계속해야겠어요.”“네. 네, 저를 따라오세요.”레스토랑 지배인이 겁먹은 얼굴로 앞에서 길을 안내했다.윤준후조차도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남자이니 이렇게 작은 레스토랑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레스토랑 2층에 들어서자 그곳은 조용했다.곧 웨이터가 진서준이 방금 주문한 음식을 다시 내놓았고, 레스토랑 지배인이 와인 한 병을 들고 다가왔다.“
집에 돌아온 조희선은 방에 들어가 좀 쉬겠다 하고 남매 둘만 거실에 있었다.“서라야, 다른 일은 그만두고 집에서 좀 쉬다가 하얏트 레스토랑에 출근해.”진서준이 이렇게 말하니 진서라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빠 말대로 할게.”“하얏트 호텔 매니저의 번호야, 저장해.”진서준은 번호를 진서라한테 보냈다.진서라는 몇 년 전에 산 노키아 전화를 꺼낸 후 껍질이 닳아 떨어진 핸드폰 버튼을 조심스럽게 눌렀다.진서라가 핸드폰 번호를 저장한 후 진서준이 입을 열었다.“서라야, 핸드폰을 바꿀 때도 되었어.”진서라 뿐만 아니라 진서준의 핸드폰도 낡은 휴대전화여서 바꿀 때가 되었다.“오빠, 나 출근해서 월급받으면 바꿀게.”진서라는 어색한 듯 말했다. 그녀는 예전 호텔에서 일할 때 주변 동료들은 전부 스마트폰을 쓰고 있었으나 그 혼자만 옛날식 노키아를 쓰고 있었다. 동료들이 드러낸 경멸의 눈길들은 그를 불편케 했다.“오빠 지금 돈 있어, 지금 바로 새 핸드폰 사러 가자.”진서준은 말하며 동생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자기 손을 꽉 잡고 있는 오빠를 바라보니 진서라는 너무 행복했다. 오빠만 곁에 있다면 하늘이 무너져도 두렵지 않았다!진서준은 차를 몰고 시내에 있는 휴대전화 가게에 왔다.3년 동안 감옥에서 지내 온 진서준은 사회생활과 멀게 느껴졌다. 그러니 핸드폰 같은 전자제품도 잘 알 리가 없었다.“서라야, 어떤 브랜드의 핸드폰을 사고 싶어?”진서준이 물었다.그의 말에 진서라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사실 나도 뭐가 좋을지 모르겠어.”생각해 보니 진서라도 3년 동안 계속 열심히 돈만 버느라 보니 이런 전자 제품들에 대해 잘 몰랐다.“그럼, 일단 직원이 추천하는 걸 들어나 보자.”진서준은 이렇게 말했다.남매 2인은 핸드폰 가게로 들어왔다.“안녕하세요, 핸드폰을 사러 오셨나요?”한 여직원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핸드폰을 사고 싶은데 좋은 핸드폰이 있으면 추천 좀 해주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