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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Penulis: 무가
이혁진은 허사연을 보자 활짝 웃으며 재빨리 그녀를 마중 갔다.

“허사연 씨,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

허사연이 차가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누군가가 여기서 소란을 피운다고 들어 직접 확인하려고 찾아왔어요.”

“일개 건달일 뿐이에요. 저희가 알아서 해결할 수 있으니 사연 씨까지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이혁진이 손을 비비며 웃었다.

“오늘 밤 호텔 내의 모든 손실은 전부 저희 가문에서 배상하겠습니다.”

이혁재가 이토록 겸손하게 말하니 허사연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배상은 필요 없고 우리 호텔에서 허술하게 관리한 탓에 이 같은 일이 벌어졌으니 다 우리 쪽 책임입니다. 소란을 피운 자가 누구인지 얼른 확인해야겠네요.”

이혁진이 앞에서 길을 안내했다.

“네,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주변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고 또다시 쉬쉬거렸다. 진서준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에 연민과 야유가 가득 담겨 있었다.

이씨 일가와 허씨 일가는 아예 같은 레벨이 아니다. 허씨 일가에서 손을 한 번 휘두르면 서울시 전체에 감당할 자가 몇 가문이 안 된다.

이지성은 이리로 걸어오는 허사연을 보자 냉큼 눈물로 호소했다.

“사연 씨, 저 새끼가 제 다리를 분질렀어요!”

허사연은 그의 말을 듣더니 미간을 확 찌푸렸다.

그녀가 오늘 이 일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허씨 일가는 서울시에서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걱정 마세요. 우리 가문에서 오늘 반드시 지성 씨 일을 원만하게 해결해드리겠습니다!”

허사연이 엄숙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이지성은 기분이 째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곧바로 시선을 돌려 한 무리 사람들을 훑어봤다.

“대체 누가 감히 여기서 소란을 피운 건지 똑똑히 지켜봐야겠어요...”

그녀는 말을 채 잇지도 못한 채 문득 입을 다물었다. 마치 누군가가 손으로 자신의 목을 꽉 잡는 것만 같았다.

허사연은 진서준에게 시선이 꽂히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지성은 그녀의 표정을 관찰하지 못하고 허리를 곧게 펴며 진서준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진서준, 이 세상 물정도 모르는 건방진 녀석! 주먹질 좀 한다고 감히 이런 곳에서 설쳐대...”

찰싹!

이지성의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허사연이 그에게 가차 없이 싸대기를 내리쳤다.

그녀는 온몸의 힘을 다해 뺨을 내리쳤고 정곡으로 맞은 이지성은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정신 차리고 보니 오른쪽 얼굴에 시뻘건 손자국이 나 있었는데 그야말로 섬뜩할 지경이었다.

이지성은 멍하니 넋 놓았다. 이혁진도 넋을 놓아버렸고 다른 하객들도 어안이 벙벙했다.

“허... 허사연 씨, 왜 날 때려요?”

이지성이 의아한 눈길로 얼굴을 가리고 물었다.

“이걸로 다행인 줄 알아!”

허사연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진서준은 그녀의 아빠를 구한 생명의 은인이다!

이씨 일가의 연회에서 소란을 피운 게 아니라 아예 이혁진의 집에 불을 달았다 해도 그녀는 진서준의 편을 들 것이다.

순간 이혁진의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뭇사람들의 식겁한 시선 속에서 허사연은 한 무리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진서준에게 달려갔다. 주변 사람들은 알아서 그녀에게 길을 내주었다.

“서준 씨, 죄송해요. 아까는 서준 씨인 줄 몰랐어요.”

그녀는 잘못을 저지른 어린 소녀처럼 고개 숙여 사과했다. 좀 전의 카리스마 넘치는 차가운 여왕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괜찮아요, 이 일은 원래 사연 씨랑 상관없잖아요.”

진서준이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눈가에 살짝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허사연네 세 부녀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란 건 알고 있었지만 이씨 일가보다 더 대단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그 유명하다는 오션 호텔도 허씨 일가의 자산이었다.

이지성 부자도 드디어 정신을 다잡았다.

이혁진은 미간을 구기고 허사연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허사연 씨, 저 인간이 우리 손자 백일잔치에서 소란을 피웠다고요!”

“그래서요?”

허사연이 고개 돌려 싸늘한 눈길로 되물었다.

“진서준 씨는 우리 허씨 일가의 귀인이에요. 감히 서준 씨를 건드리는 사람은 우리 가문과 등지겠다는 거로 받아들일 겁니다!”

허씨 일가의 귀인?

“사연 씨, 저 자식 이제 막 출소했는데 어떻게 사연 씨네 집안의 귀인으로 될 수 있겠어요?”

이혁진이 분노 조로 쏘아붙였다.

“서준 씨가 우리 아빠의 병을 치료해주셨어요.”

유지수가 이 말을 듣더니 허사연에게 포효했다.

“서준이는 인간쓰레기예요. 쟤가 어떻게 사연 씨 아버님 병을 치료해요? 내가 쟤랑 알고 지낸 지가 몇 년인데. 쟤 아무것도 몰라요. 저 자식한테 속은 거라고요 사연 씨.”

허사연의 예쁘장한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얼어붙었다.

“서준 씨가 병을 고칠 수 있는지 없는지는 내가 알아서 판단해. 네까짓 게 뭐라고 감히 여기서 입을 나불거려?”

유지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정 그렇게 멍청이가 되고 싶다면 계속 그렇게 사시던가요.”

“그 입 닥쳐!”

이혁진이 한없이 차가운 눈길로 유지수를 째려봤다. 순간 유지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혁진이 숨을 깊게 들이쉬고 말을 이었다.

“사연 씨, 그만 나가주시겠어요? 저 자식은 오늘 반드시 죽여버려야 하거든요!”

“그럴 순 없죠!”

허사연은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진서준을 가로막아주었다.

“우리 가문에서 지켜야 할 사람입니다. 누가 감히 건드리려고요?”

허사연은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로 그녀는 곧장 일부 가업을 이어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젠 서울시에서 잘 알려진 얼음 여왕으로 거듭났다.

그녀가 끝까지 제지하려 하자 이혁진은 두 눈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눈가의 살의가 뿜어져 나왔다.

“사연 씨, 강성철 씨는 우리 집안에 신세를 지게 됐어요! 내가 당신들 허씨 일가는 건드릴 수 없지만 당신들이 과연 성철 어르신을 건드릴 수 있을까요?”

이혁진의 말을 들은 허사연은 표정이 살짝 변했다. 그녀의 눈 밑에 두려움이 살짝 스쳤다.

주위에 둘러싸인 하객들도 강성철 이름 석 자에 사색이 되어 몸을 움찔거렸다. 마치 살 얼음장에 놓인 것처럼 말이다!

강성철, 호스텔 조직의 보스이자 서울시 음지의 왕으로 불린다.

서울 시내에 이런 말이 널리 떠돌고 있다.

“경찰을 건드리는 한이 있어도 호스텔은 절대 건드리지 말자!”

오직 이 한마디만으로도 호스텔이 얼마나 섬뜩한 존재인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호스텔 조직의 사람들이 얼마나 싸움을 잘하느냐가 아니라 이 패거리들은 한 번 싸우면 죽기 살기로 달려든다!

일단 호스텔의 사람을 건드리기만 하면 상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복수한다.

수년 전 서울시 갑부와 호스텔 조직의 강성철이 갈등을 빚었는데 강성철은 몇백 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갑부의 별장을 에워싸 상대를 강제로 무릎 꿇고 사과하게 했다.

허사연의 사색이 된 얼굴을 보자 이혁진이 쓴웃음을 지었다.

“사연 씨, 인제 그만 일행과 함께 나가주시죠. 안 그러면 지금 당장 성철 어르신께 전화 겁니다!”

허사연의 손에서 식은땀이 났다. 그녀는 살짝 머뭇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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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석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맞은 건 그인데 왜 잘렸는지 말이다.“사장님, 뭔가 잘못된 것 아닙니까? 이년이 먼저 절 꼬셨어요. 그리고 맞은 것도 전데 왜 절 자르세요?”고석은 억울한 표정으로 얼음처럼 차가운 사장을 보며 말했다.“당신을 꼬셨다고요?”연아의 시선은 매우 차갑고 날카로웠다. 이 한눈에 고석은 마치 얼음으로 가득한 구렁텅이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거울 좀 봐요. 당신 꼴이 어떤지.”다른 직원들은 이 말을 듣자 입을 막으면서 간신히 웃음을 참았다.아까 고석의 편을 들던 두 여직원은 서로를 바라보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고석은 마흔 살이 넘었고 머리카락도 몇 가닥 붙어있지 않았으며 얼굴에 잡힌 살은 반사될 지경이었다.호텔 매니저만 아니었어도 직원들이 그와 말을 섞는 일은 없었을 거다.“사장님, 그 말은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고석은 살짝 내키지 않았다.“제가 생긴 건 이래도 적어도 호텔 매니저예요! 저에게서 뭔가 얻으려고 꼬신 게 분명하다니까요! 하지만 전 매우 정직한 사람이니 이런 규율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았어요.”고석은 정의가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는데 연기 실력은 현재 젊은 배우를 뛰어넘을 정도였다.하지만 현장에 있는 직원은 잘 알고 있었다. 고석은 직원의 월급을 착취하고 호텔 공금을 빼돌린 뱀파이어라는 것을.해가 서쪽에서 떴다는 것을 믿을지언정 고석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본분을 지킨다는 개소리를 믿지 않을 것이다.연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이 년 동안 비록 호텔에 와보지는 않았지만 정말 당신이 한 짓을 모를 줄 알았어요?”강한 아우라에 고석의 이마엔 식은땀이 났다.“사장님, 잘못 생각하신 거 아니에요? 전 절대 사장님에게 미안한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이 년 동안 고석은 확실히 호텔의 공금을 많이 탐냈고 만약 연아가 정말 그를 고소한다면 후반생은 족히 감방에서 보낼 수 있었다.“황고석 씨, 당신 동생이 내 아래에서 일을 착실하게 하지만 않았어도 당신은 이미 감방에 들어갔어요.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화

    연아의 비서는 더는 참지 못하고 뒤에 있던 경호원에게 말했다.“어서 이 막말하는 경호원을 내던져요!”경호원이 손을 쓸지 말지 고민하고 있을 때 연아가 입을 열었다.“내 몸에 질병이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이 말이 끝나자마자 비서 이지연과 서라는 깜짝 놀랐다.연아에게 정말 질병이 있다고? 그럴 리가!“당연히 눈으로 보아낸 거죠.”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한의학엔 네 가지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바로 환자의 병세를 보고, 듣고, 묻고, 맥을 짚어 보는 것입니다. 당신의 병은 실력 있는 한의사라면 한눈에 보아낼 수 있어요.”서준이 자화자찬하는 것이 아니었다. 연아의 한기는 너무 심했다. 삼 미터 밖에 있는 서준도 선명히 느낄 정도였다.이건 그녀의 차가운 아우라에서 나오는 기운이 아니라 그녀의 몸 내부였다.이 점에 대해 다른 사람은 잘 느껴지지 않겠지만 에너지가 있는 서준은 선명히 느껴졌다.“잘난 척 좀 그만해요.”잠시 멈칫한 후 지연이 화를 내며 말했다.“그쪽 모양새를 보니 대학을 금방 졸업한 것 같은데 학교에서 몇 년 공부 좀 했다고 정말 사람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보죠?”일반적으로 한 사람의 의술의 높고 낮음은 나이를 본다.만약 상대방이 60살이 넘는 어르신이었다면 믿음이 가지만 상대방이 금방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라면 감히 그에게 자신의 병을 맡길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나이가 의술이라는 생각은 이미 사람들 머릿속에 깊이 박혀있었다.그래서 지연이 깔볼 때 서준은 신경 쓰지 않았다.연아도 서준의 의술을 의심했다.그는 연아에게 웃으며 말했다.“사장님은 찬 음식과 찬 맥주를 마시지 못해요, 매번 이런 음식을 먹을 때마다 심장과 위에 통증을 느끼죠. 그리고 내분비가 그렇게 균형되지 못하고 매달 월경 기간 많은 양의 피를 흘리죠.”서준의 말을 듣자 연아의 표정은 급변했다.다 맞는 말이었다.“당신의 체온은 점점 낮아져요. 비록 당신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가까이 오는 사람들은 한기를 느끼곤 해요.”이번엔 지연이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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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42화

    허윤진의 부러진 팔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에 그녀가 이렇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상처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맞아요, 윤진 언니, 앉아서 좀 쉬어요.”진서라가 허윤진을 앉히며 말했다.바로 그때, 집사가 달려왔다.“진서준 씨와 저희 아가씨가 돌아오셨습니다.”그 말을 듣자 허윤진은 벌떡 일어나며 허사연의 휠체어를 밀고 밖으로 달려갔다.“서준아! 유정아! 괜찮아?”“우린 괜찮아, 이분들을 소개해 줄게.”진서준은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이 분은 샛터 소하비 왕자님이고 이 분은 샛터 예린 공주님이야.”허윤진은 이 두 사람을 본 적이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오늘이 초면이었다.샛터 왕실이라는 말에 진서라와 허사연은 깜짝 놀랐다.진서준이 이렇게 대단한 인물들을 이 자리에 초대할 수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진서준 일행은 응접실로 향했다.“진서준 씨, 사업 얘기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소하비가 바로 본론을 꺼냈다.“유정아, 국색천향 몇 알 가져와.”진서준의 말에 유정이 바로 사람을 보냈다.잠시 후, 하인들이 국색천향을 들고 다가왔다.그 약을 보자 소하비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이건 무슨 약이죠? 어떤 효능이 있죠?”진서준이 느긋하게 설명했다.“국색천향이라고 불리는 이 약은 피부를 보호하고 미용에도 좋으며 수명을 연장하는 효능까지 있습니다.”“뭐라고요? 수명 연장이요? 정말인가요?”소하비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다시 확인하려고 했다.“믿기지 않으면 일단 하나 먹어봐요.”진서준이 담담하게 웃으며 약을 건넸다.“좋아요.”소하비는 약이 독약이 아닐지 걱정할 새도 없이 바로 한 알 삼켰다.약은 소하비 입안에서 바로 사르르 녹았다.소하비가 제대로 맛보기도 전에 차가운 기운이 그의 온몸을 타고 흘렀다.그 편안한 느낌에 소하비의 표정은 계속 바뀌었다.“이거, 이거 너무 신기하네요.”소하비는 감탄을 연발했다.소하비는 밤새 비행기를 타고 와 지금 굉장히 피곤한 상태였지만 국색천향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41화

    “요 며칠 사이에 시간 내서 가볼게요. 사령관님과 대원들은 금도에서 아무 데도 가지 말고 절 기다리세요.”진서준의 말에 소정태는 감격에 찬 표정으로 경례했다.“네, 감사합니다, 진 교관님!”“감사합니다, 진 교관님!”“감사합니다, 진 교관님!”8대 특전대 전원이 우렁찬 목소리로 진서준에게 경례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진 교관님, 그럼 우리는 먼저 금도 군구로 가서 진 교관님을 기다리겠습니다.”소정태는 즉시 8대 특전대 모든 병사를 이끌고 현장을 떠났다.“한 어르신, 이렇게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진서준은 한창순 등 대종사들을 향해 다시 감사의 뜻을 표했다.“아닙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한창순은 깜짝 놀라며 급히 말했는데 그 모습은 이전 명주에서 보인 모습과 완전히 달랐다.“진 상경님은 우리 국안부를 위해 큰 공로를 세웠습니다. 진 상경님이 도움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당연히 주저 없이 달려올 겁니다.”한창순이 진심을 보인 후, 진서준과 몇 마디 얘기를 더 나누고 한창순 일행도 자리를 떠났다.이제 현장에는 소하비의 친위대만 남았다.“소하비 왕자는 어디 있나요?”진서준이 물었다.“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친위대 대장이 공손하게 대답했다.“절 거기로 안내해 주세요.”“유정아, 너 스스로 걸을 수 있겠어?”진서준이 유정을 바라보며 물었다.“네.”진서준 품에 꼭 안겨 있던 유정은 순간 얼굴이 확 붉어졌다.유정은 누군가에게 보호받는 느낌이 참 좋았다.하지만 유정은 자기와 진서준과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다.진서준은 유정을 단지 가족으로만 여길 뿐이었다.하지만 유정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진서준 씨, 난 당신이 여기서 죽은 줄 알았습니다.”소하비는 진서준이 나온 걸 보자 바로 다가갔다.“오빠, 왜 그렇게 저주하는 말을 해?”예린이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그냥 농담한 거잖아. 봐, 진서준 씨는 확실히 아무렇지도 않잖아.”소하비는 머리를 긁적이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여자는 정말 감정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40화

    “얼른 저 사람들이 오기 전에 이 녀석 죽여버려!”하지만 방금 진서준이 휘두른 그 일격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2억은 유혹적인 금액이지만 단 하나뿐인 목숨과 비교하면 보잘것없는 물건이었다.사람이 죽으면 아무리 많은 돈이 있어도 무슨 소용인가?이 사람들은 전부 극악무도한 깡패라서 가족에 대한 애정과 미련 따윈 버린 지 오래된 사람들이었다.그런 사람들이 가족을 위해서 큰돈을 남겨주려고 할 리가 없었다.말을 마친 진서준은 다시 검을 들어 주석철을 향해 내리쳤다.“이 자식이 끝까지 고집을 부리네. 말이 안 통하면 어쩔 수 없지.”주석철은 이를 악물고 어쩔 수 없이 검기를 정면으로 받아내려고 했다.주먹과 검기가 충돌하자 주석철의 강기가 순식간에 검기의 충격으로 깨졌고 잇따라 참선검이 그의 목을 가로질렀다.피가 검날을 따라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졌고 주석철은 분노와 불만이 가득한 눈으로 진서준을 쏘아보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주, 주 어르신이 죽은 거야?”장우림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주석철은 서남 지역에서 명성이 자자한 대종사인데 이 청년과 몇 번 정식으로 교전하지도 않고 허무하게 죽어버렸다.이 녀석이 인간이 맞는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우림아, 빨리 도망쳐!”장정범은 정신을 차리고 급히 장우림을 밀쳐 도망가려 했다.“도망치려고? 어림도 없어.”진서준은 몸을 돌려 차가운 시선으로 장정범 부자를 쳐다보았다.그 순간, 진서준은 이들 눈에 누구든 찢어버릴 수 있는 거침없는 악마처럼 보였다.공장 밖에서는 8대 특전대 병사들과 국안부 고수들이 가을바람에 떨어진 낙엽을 쓸어버리듯 깡패들을 전면적으로 청소하고 있었다.이 깡패들은 그들에게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천 명도 안 되는 병력을 상대로 이들 2만 명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연신 후퇴하고 있었다.이건 정면 싸움이 아니라 일방적인 도살이 분명했다.대다수 깡패는 상황이 심상치 않자 뿔뿔이 이리저리 흩어지며 달아났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39화

    쓰러진 주석철은 여전히 충격에 빠져 있었다.주석철은는 검을 든 채 서 있는 진서준의 모습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쳐다봤다.방금 그 일격은 주석철이 전력을 다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쉽게 패할 리는 없었다.그런데 뜻밖에도 단 한 번의 정면충돌에 진서준은 주석철의 팔 하나를 부러뜨려버렸다.주석철은 난생처음 이렇게 무시무시한 사람을 마주하는 것 같아 말 못 할 두려움에 휩싸였다.이 청년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거기 누구 없어! 다들 들어와!”장정범이 바로 고래고래 소리치자 곧 외부에서 부하들이 달려 들어왔다.“이 남자 머리통 잘라서 죽여. 여자는 건드리지 마. 누가 이 남자 목을 가져오면 2억을 주겠어!”사람은 돈에 죽고 새는 먹이를 쫓아 죽는다는 진리를 장정범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2억이라는 거액의 보상을 내걸자 바로 이 깡패들의 잔인한 본능이 폭발했다.어마어마한 금액에 깡패들이 눈이 빨갛게 충혈되며 미친개처럼 진서준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이 깡패들을 보며 진서준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서준 오빠...”유정은 살짝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진서준의 이름을 외쳤다.깡패는 실력이 약하긴 하지만 숫자가 너무 많아서 무리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걱정 마, 내가 있는 한 누구도 널 감히 다치게 하지 못할 거야.”진서준은 유정의 등을 톡톡 치며 안심시켰다.진서준의 품에 꼭 안긴 유정은 그 말을 듣자 하늘이 무너져도 두렵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유정은 부드러운 팔로 진서준의 허리를 더 꽉 감았다.진서준은 참선검을 손에 쥐고 자기에게 달려드는 깡패들을 덤덤하게 바라보았다.“어제 너희들에게 살아갈 기회를 줬지만 너희가 그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구나. 그러니 오늘은 너희를 지옥으로 보내줄 거야.”말이 떨어지자 진서준은 참선검을 휘둘렀고 무시무시한 검기가 놀라운 속도로 앞으로 돌진했다.검기에 스친 깡패들은 반응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반으로 갈라졌고 시체가 널브러지며 바닥은 시뻘건 피가 흥건해졌다.유정은 그 광경을 보고 소름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38화

    30분 후.“내가 먼저 올라가서 구할 겁니다.”진서준이 모두에게 선언했다.“진 교관님, 저희도 함께 가겠습니다.”소정태가 앞으로 나서서 뜻을 밝혔다.“필요 없어요. 인질 구출은 나 혼자로 충분합니다.”진서준은 혼자 발걸음을 옮겨 폐기된 타이어 공장으로 향했다.2만 명의 부하들이 매서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주시하며 혹여나 이상한 짓이라도 할까 봐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어제 이 사람들은 이 청년의 실력을 직접 경험했고 이 청년은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그런 괴물이 혼자서 걸어오는 모습을 보니 마음 한구석에 두려움이 스며들었다.사람들이 알아서 길을 비켜줬고 진서준은 조용히 폐기된 타이어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유기명이 널 보낸 거야?”진서준을 본 장정범 부자는 순간 멍해졌다.그들이 알던 진서준은 언제나 김평안의 가면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지금 가면 없이 나타나자 그 모습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유정은 어디 있지?”진서준이 냉정하게 물었다.“끌어내!”장우림이 명령하자 두 손이 묶인 유정이 끌려 나왔다.“오빠!”유정은 진서준을 보자마자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유정아, 괜찮아?”진서준이 물었다.“저는 괜찮아요, 오빠. 국색천향 처방전을 절대 넘겨주면 안 돼요.”유정이 다급하게 외쳤다.“닥쳐, 이년아!”장우림이 유정을 노려보며 욕설을 퍼부었다.순간, 진서준의 눈빛이 차갑게 얼어붙었다.“유씨 가문이 약 처방전도 넘기고 국색천향도 전부 우리에게 넘긴 후, 앞으로 국색천향 연구도 절대 금지한다, 알았어?”장정범이 조건을 내걸자 진서준은 통쾌하게 수락했다.“좋아.”진서준이 통쾌하게 승낙하자 장정범은 별다른 의심이 들지 않았다.왜냐하면 진서준이 지금 이 상황에서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진서준이 처방전을 던지자 장정범은 얼른 받아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직은 인질을 풀 수 없어. 국색천향이 정식으로 우리 손에 들어온 것도 아니고 이 처방전이 진짜인지도 확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37화

    “서준아, 저 사람들 설마 네가 부른 건 아니겠지?”모두의 시선이 단숨에 진서준에게 쏠렸다.“맞아요, 제가 부른 겁니다.”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저 사람들은 누구지?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저건 혹시 8대 특전대 깃발인가?”유기명이 미간을 찌푸리며 확인하느라 애썼다.거리가 멀어서 윤곽만 희미하게 보일 뿐, 저 사람들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가까이 가야 확인할 수 있었다.“가까이 가보면 알 겁니다.”진서준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아꼈다.호기심이 가득한 유기명 일행은 진서준을 따라 군중 쪽으로 향했다.가까이 다가가자 유기명 일행은 그대로 얼어붙었다.“8대 특전대가 전부 다 왔잖아!”강한 바람에 휘날리는 깃발들은 전부 대한민국 군부 최정예를 상징하는 8대 특전대 것들이었다.“그리고... 전설의 전 도사님, 한 상경님까지 어쩌다가 여길... 저 사람은 설마... 샛터 소하비 왕자인가?”그야말로 전설 속 인물들이 눈앞에 한꺼번에 나타나자 서남 지역 최고의 가문을 자처하던 유기명조차 멍하니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서남 지역 대종사 일인자로 불리는 서산객 역시 입을 다물지 못했다.너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설마 진서준이 이 정도의 인맥을 가지고 있을 줄은 누구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먼 길 오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저 진서준이 진심으로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진서준은 사람들을 향해 허리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진 교관님,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우리가 지금 8대 특전대에서 새로 태어난 것도 다 진 교관님 덕분입니다.”“맞습니다, 용존님. 보해 전투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다 용존님 덕분 아닙니까?”“그래도 감사해할 줄은 아네요.”소하비가 시큰둥한 척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감격 그 자체였다.진서준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는다는 건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일이었다.“진 교관님, 어젯밤 저희 군부에 위성을 요청해서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진 교관님 여동생을 납치한 놈들은 지금 서쪽 지역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36화

    그때 그 짜릿한 광경은 아직도 그들의 뇌리에 선명히 남아 있었고 아마 죽을 때까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이제 용존의 명령이 떨어졌으니 이 대종사들은 당연히 와야 했다.국안부의 절반에 달하는 고수들이 지금 이 자리에 집결했다.“전 도사님,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소정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어라? 너희는 아직 무슨 상황인지 잘 몰라?”전원경이 의아하다는 듯 되물었다.“네, 잘 모릅니다.”소정태가 고개를 저으며 순순히 인정했다.“용존님 여동생이 납치당했어.”전원경의 눈에서 차가운 빛이 스쳤다.“뭐라고요? 어떤 미친놈이 간땡이가 그렇게 부은 건가요? 감히 진 교관님 여동생을 건드린다니, 죽으려고 환장했네요.”이상아가 분노를 터뜨리며 욕설을 퍼부었다.진서준은 사령관들을 다시 태어나게 한 은인이나 다름없었다.은인의 가족이 납치당했다니, 사령관들은 당연히 참을 수 없었다.“우리도 누가 이렇게까지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지 몰라.”전원경이 고개를 저었다.“묘강조차 용존님 손에 뒤집어졌는데 아직도 용존님을 건드리는 놈이 있다는 게 신기해.”한창순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이 세상엔 사람을 제대로 볼 줄 모르는 미련한 놈이 참 많아. 처음엔 나도 용존에 대해 편견이 좀 있었지. 근데 다행히 하문천 어르신이 날 제지했어. 안 그랬으면 용존님 날 제대로 혼뜨검 냈을 거야.”“네?”모두가 그 말에 깜짝 놀랐다.국안부 상경인 한창순 같은 대단한 인물도 진서준과 충돌한 적이 있을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교회 황혼 기사, 올림푸스 신왕, 그리고 멸용 조직 절세 강자. 이 세 사람을 용존님이 단 하룻밤 만에 연달아 베어버렸어.”“헐...”모두가 차가운 숨을 들이켰다.한창순이 말한 이 세 사람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절세 강자였고 천의방에도 이름을 올린 천재이기도 했다.하지만 그런 인물들을 진서준이 혼자서 단 하룻밤 만에 모조리 베어버렸다.대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실력이어야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지?더 충격적인 건 진 교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35화

    그날 밤, 유정의 안전을 우려한 유기명은 밤새 뒤척이며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어쨌든 장씨 부자는 제대로 된 인간들이 아닌 음흉한 놈들이니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저 개자식들이 내 딸한테 손가락 하나라도 대면 반드시 생지옥을 맛보게 해주겠어.”유기명은 속으로 이를 갈며 다짐했다.밤이 점점 깊어졌다.한 대, 또 한 대... 비행기가 잇따라 금도 근처 공항에 착륙했다.곧이어 군용 번호판을 단 험비들이 줄줄이 공항을 빠져나왔다.공항에서 나온 차량 행렬은 곧바로 유씨 가문을 향해 직진했다.그리고 유씨 가문 장원에서 500m 떨어진 곳에서 모든 차량이 일제히 정차했다.어떤 소음도 없이 차 안에서 사람들이 조용히 대기했다.이들은 바로 수천km 밖 설표 특전대에서 급히 파견된 8대 특전대 전 병력이었다.800여 명이 이 밤에 한곳에 집결한 것이었다.“아마 진 교관님은 쉬고 계실 테니 모든 장병은 이곳에서 휴식해. 내일 아침, 진 교관님의 명령을 기다려.”소정태가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알겠습니다!”병사들은 일사불란하게 차량에서 내려 조용히 바닥에 자리 잡고 휴식을 취했다.하지만 소정태를 비롯한 8대 특전대의 여덟 지휘관은 잠을 청하지 않고 한자리에 모여 낮은 목소리로 내일 있을 일을 논의했다.“진 교관님이 전화로 다른 말은 없었어?”이상아의 질문에 소정태가 대답했다.“없었어. 그냥 오라고만 하셨지. 아무래도 큰일이 벌어진 것 같아.”“8대 특전대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네.”고인권이 웃으며 말했다.“그러게. 예전엔 서로 경쟁하느라 바빴는데 이번엔 한마음이 됐네.”소정태가 이런 신기한 상황에 감탄했다.“이게 다 진 교관님 덕분이지. 그분이 아니었다면 우리 8대 특전대는 아직도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었을 거야.”“맞아, 진 교관님한테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힘이 있어.”그렇게 소정태를 비롯한 사령관이 얘기를 나누던 중, 멀리서 불빛이 번쩍였다.여덟 명이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뒤쪽을 주시하자 검은색 승용차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34화

    “소정태, 진 교관님이 우리한테 임무를 주셨어?”이상아의 눈빛이 번쩍였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진심으로 은혜를 갚겠다고 했는데 공교롭게도 진짜 임무가 떨어진 것이다.“8대 특전대 전원, 즉시 출발하래. 목적지는 금도야.”“금도? 거기 가서 뭘 하라는 거지?”고인권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진 교관님이 자세한 내용은 말씀 안 했지만 해 뜨기 전까지 도착하라고 하신 걸 보면 중요한 일이 있는 게 분명해.”“좋아, 바로 아래에 명령을 전달하자.”“전원 집합! 5분 안에 짐 정리하고 공항으로 모인다.”“진 교관의 명령이야. 전원, 금도로 출발!”소정태는 군구의 최고 책임자인 최해준에게도 따로 연락을 넣었다.진서준의 명령이라는 걸 듣자 최해준은 단 한마디도 묻지 않고 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진서준의 전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8대 특전대에 연락을 마친 후, 이번에는 국안부로 전화를 걸었다.“제 동생이 잡혔습니다. 상대는 2만 명이고요. 위치는 금도입니다.”진서준은 굳은 얼굴로 상황을 전달했다.“현재 임무가 없는 인원은 전부 투입하마.”전화 너머에서 진서훈이 조용히 대답했다.“감사합니다.”“묘강에서 네가 해낸 일은 정말 대단했어.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 진서훈이 웃으며 말했다.곧바로, 진서준은 또 다른 번호를 눌렀다.“진서준 씨? 갑자기 무슨 일입니까? 나한테 전화를 다 걸고?”소하비는 살짝 놀란 듯했다.지난번에 진서준이 예린을 치료한 이후로 연락이 끊겼기 때문이다.현재 소하비와 예린은 여전히 대한민국에 머무르고 있었다.“제 여동생이 납치됐습니다.”진서준은 서론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뭐요? 누가 한 일인데요? 어디서 일어난 일인데요?”소하비의 목소리가 확 높아졌다.“금도요. 왕자님이 데려올 수 있는 인원은 전부 데려오세요.”“좋아요, 예린이랑 함께 갈게요.”진서준이 전화를 끊자 유기명이 궁금한 듯 물었다.“지금 누구한테 연락한 거야?”“내일 아침이면 알게 될 겁니다.”진서준이 간단명료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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