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승용차 네 대가 소채은의 별장에 멈춰서더니 슈트를 입은 건장한 보디가드가 줄지어 내렸다.그중 제일 먼저 차에서 내린 건 중해 그룹 도련님 조성훈이었다.차에서 내린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소채은이 사는 별장을 훑어보더니 부하에게 지시했다.“일단 다들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이렇게 말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별장을 향해 걸어왔다.“딩동!”전자 초인종이 울렸다. 방 안에 있던 소채은이 소리를 듣고는 자기의 “베프”가 온 줄 알고 얼른 문을 열어주었다.“서...”문을 연 소채은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베프” 서란인줄 알았지만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자신의 약혼남이었다.“조... 조... 성훈 씨?”소채은이 넋을 놓고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조성훈이 그런 소채은을 힐끔 보더니 차갑게 웃었다.“소채은 씨, 나를 보고 많이 놀랐나요?”소채은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소채은 씨, 두 날만 지나면 결혼하는데, 약혼 상대를 보고도 들어와 앉으라고 하지 않는 건가요?”소채은은 더욱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눈앞에 서 있는 조성훈은 이미 명의상 약혼남이 맞았다.하지만 방안에는 윤구주도 있었다.소채은은 조금 고민하다가 황급히 대답했다.“아... 아니...”“지금은 좀 불편해요.”조성훈이 음침하게 웃으며 물었다.“불편하다니, 집에 외간 남자라도 숨긴 건 아니죠?”조성훈은 이렇게 말하며 바로 문을 밀고 들어왔다. 소채은은 막아보고 싶었지만 아예 막을 수 없었다. 그렇게 조성훈은 안까지 쳐들어왔다.별장 안.윤구주는 거실에 떡하니 서 있었다.억지로 쳐들어온 조성훈은 당연히 한눈에 잘생긴 윤구주를 발견했다.중해 그룹 도련님인 조성훈도 잘생기고 돈이 많은 편이었다.하지만 지금 아우라도, 체격도, 얼굴도 자기보다 훨씬 낳은 윤구주를 보고 조성훈의 얼굴은 세게 어두워졌다.“소채은 씨, 이 남자는 누군지 말해줄래요?”조성훈은 손가락으로 윤구주를 가리키며 물었다.소채은이 황급히 달려와 설명했다.“성훈 씨, 오해하지 말아요. 그냥
윤구주였다.그는 무쇠와도 같은 팔로 조성훈의 팔을 부여더니 아무 표정 없이 말했다.“털끝이라도 건드려 봐. 죽여버릴 테니까.”“나를 죽인다고?”팔을 잡힌 조성훈이 화가 난 나머지 웃음을 터트렸다.“젠장, 네가 뭔데 나한테...”조성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구주는 팔을 들더니 “퍽”하는 소리와 함께 중해 그룹 도련님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사람은 저만치 튕겨 나갔다.튕겨 나간 몸은 문에 부딪혀 문을 구멍 내고는 바깥으로 떨어졌다.이 광경을 목격한 소채은은 넋을 잃었다.밖에 서 있던 보디가드조차 전부 눈이 휘둥그레졌다.“성훈 도련님!”조성훈이 피투성이로 튕겨 나오자 그들은 다급하게 앞으로 다가가 부축했다.조성훈의 입은 피범벅이었고 너무 아파서 얼굴이 일그러졌다.부축을 받고 일어난 조성훈은 입가의 피를 닦아내며 화를 냈다.“개 같은 자식, 네가 감히 나를 때려? 다 붙어. 저 잡것을 내가 오늘 무조건 죽이고 만다.”말이 끝나기 바쁘게 조성훈 옆에 서 있던 여섯 일곱 명의 보디가드가 일제히 윤구주를 향해 달려들었다.별장에서 “쿵, 쿵, 쿵”하는 소리가 몇 번 들리더니 10초도 안 되는 사이에 하나둘씩 비명을 지르며 튕겨 나왔다.자세히 보니 다 조성훈이 데려온 경호원였다.재수 없는 놈들은 전부 손이 부러지지 않으면 다리가 부러졌다.그들을 그렇게 튕겨 나가 바닥에 쓰러진 채 비명을 질렀다.자기가 데려온 여섯 일곱 명의 보디가드가 10초도 안 되는 사이에 다 심하게 맞고 튕겨 나오자 이번엔 조성훈이 넋을 잃었다.별장 안에 있는 소채은도 이미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소채은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신과도 같은 윤구주를 쳐다봤다.‘어떻게 이렇게 강할 수 있지? 기억을 잃은 차량 정비 엔지니어 맞아?’소채은이 아직 답답해하고 있는데 윤구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무서워하지 마요. 내가 있는 한 당신을 해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이렇게 말하고는 빠르게 바깥으로 나왔다.소채은도 몇초 멍해 있더니 곧장 따라서 나왔다.그
“아빠, 내 말 좀 들어봐요. 진짜 그런 적 없어요...”소채은은 다시 한번 오해를 받을까 봐 최대한 해명했다.“아직도 설명할게 남았어? 그럼 말해봐. 이 남자 도대체 누구야? 왜 너와 바닷가에서 휴가를 보냈는지, 지금은 왜 너희 집에 있는 건지 말이야.”소청하가 손가락으로 윤구주를 가리키며 언성을 높였다.소채은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망할 놈의 계집애, 잘 들어. 엄마는 너 때문에 어제 저녁만 해도 두 번이나 쓰러졌어.”“그리고 소 씨 집안도 너 때문에 중해 그룹과 완전히 틀어졌고.”“만약 아직도 소씨 성을 쓰고 싶으면 당장 고분고분 따라와.”“만약 계속 이 외간 남자와 있겠다고 한다면 다시 소 씨 집안 문턱을 밟을 생각을 말거라.”소청하는 이렇게 호통을 치더니 자리를 떴다.소채은은 어찌했으면 좋을지 몰랐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윤구주를 보더니 결국 눈물을 뚝뚝 떨구며 가족들과 떠나려고 했다.“잠깐만요.”이때 윤구주가 입을 열었다.윤구주가 갑자기 말하자 소 씨 집안사람들이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돌아봤다.“너 이 새끼 뭐 하자는 거야?”소청하는 윤구주를 보며 화를 주체하지 못해 치를 떨었다.윤구주가 천천히 걸어오더니 물었다.“뭘 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묻고 싶은 게 있어서요.”“왜 아버지가 돼서 딸에게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하라고 협박하는 거예요?”이 말을 들은 소청하가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화를 내기 시작했다.“네가 뭔데 여기서 날 교육하려 들어?”“내가 뭔지 알 필요는 없어요.”“그냥 이 말만 해주고 싶어요. 몇 푼도 안 되는 돈을 바라거나 집안을 위한답시고 딸의 행복을 망친다면 언젠간 후회하게 될 거라고요.”윤구주가 천천히 말했다.소청하가 듣더니 웃음을 터트렸다.“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뭘 안다고 지껄여? 우스워서 정말.”“채은아, 가자.”소청하는 소채은을 끌고 억지로 차에 오르려 했다.소채은도 핍박에 못 이겨 차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
강성시에서 DH 그룹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DH 그룹이 강성시 최고 재벌인 것 외에 남부 창용 부대를 뒷배로 두고 있다는 걸 더 잘 알고 있었다.그중 절반 이상의 거래는 군부대와 협력하고 있었다.지금 강성시에서 제일 번화한 시내 중심에 위치한 고층빌딩이 DH 그룹 본사였다.88층이나 되는 높은 건물이다.이때 한 택시가 DH 그룹 앞에 멈췄다.차 문이 열리고 웅장한 체격에 군주의 아우라를 뿜어내는 윤구주가 보였다. 그는 긴 다리를 뻗어 차에서 내렸다.그는 고개를 들어 DH 빌딩을 한번 보더니 빌딩 안으로 걸어갔다.빌딩 밖에는 슈트를 단정하게 차려입은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다.DH 그룹은 반은 군수 기업의 성질을 가지고 있으니 들어가는 사람을 엄격히 제한해야 했다.윤구주가 문 앞에 도착하자 매끈한 슈트를 차려입은 경호원이 그를 향애 걸어왔다.“안녕하세요. 여긴 외부 인원의 참관을 금지하는 구역입니다. 물러나 주세요.”윤구주가 경호원을 힐끔 보더니 말했다.“사람을 찾으러 왔어요.”“사람을 찾는다고요? 죄송합니다. 사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아무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경호원이 재차 말했다.이 말에 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경호원을 난감하게 하지 않았다. 이렇게 큰 회사가 외부인을 통제하는 것도 이해는 갔다.“당신들 사장님 주세호를 만나러 왔는데 들어갈 수 없나요?”윤구주가 다시 한번 말했다.경호원은 윤구주가 사장님의 이름을 대자 그를 다시 찬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심상치 않은 아우라를 뿜어내는 윤구주를 보며 경호원이 잠깐 고민하더니 물었다.“혹시 저희 사장님과 아는 사이신가요?”“아니요. 하지만 이 물건을 건네주면 저를 알 거예요.”윤구주는 이렇게 말하며 몸에 지녔던 구주 영패를 경호원에게 전했다.경호원이 멈칫하더니 윤구주에게서 영패를 건네받았다.“이게 뭐죠?”“주세호 씨한테 보여주면 알 거예요.”경호원이 어리둥절해 있는데 갑자기 먼 곳에서 경적이 들려왔다.뒤를 돌아보니 빨간색 마세라티 오픈카가
주안나를 보자마자 그는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아가씨, 안녕하세요!”“표 집사님, 저희 아빠는요?”주안나는 다가가 노인에게 물었다.그러자 주씨 가문 집사인 표태훈은 미소 띤 얼굴로 대답했다.“주 회장님은 여전히 안에서 빈소를 지키고 계십니다!”“하, 표 집사님, 말해주세요, 도대체 아빠는 누구 빈소를 지키고 계시는 거예요? 왜 며칠째 회사 일도 돌보지 않고 다른 사람 대신 빈소를 지키고 있는 거냐고요.”그 말에 표태훈이 피식 웃었다.“아가씨, 정말 모르시는 겁니까?”주안나는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요,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우리 화진 9주 중 제일로 가는 군신이 죽음의 바다에서 전사했다는 소식, 아가씨도 들었죠?”‘아!’주안나는 그만 멍해지고 말았다.“당연히 알고 있죠! 그분은 오직 한 사람이 군대 역할을 도맡아 하며 여러 해 동안 우리 화진을 침공한 10개국의 야심을 물리쳤고, 더욱이 한 번의 전쟁으로 10개국을 핍박하여 정전협정을 맺게 했잖아요. 이런 전설적인 영웅을 화진 사람으로서 어찌 모를 수 있겠어요?”“그럼 아가씨도 더 잘 아시겠네요. 우리 화진 9주의 군신이 비록 10개국의 침략을 막았지만, 그분은...”표태훈이 다시 입을 열었고, 그 말을 들은 주안나는 그제야 문득 무언가 떠올랐다.“그러니까 표 집사님의 뜻은, 저희 아빠가 빈소를 지키고 있는 게 바로 그 9주의 군신이라는 말씀이세요?”“맞습니다!”표태훈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아가씨도 우리 DH 그룹이 오늘날의 위치에 올라선 건 전부 그 9주의 군신 덕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당시, 우리 주씨 가문이 군부와의 합작에 참여할 것을 그분이 승낙하지 않았다면, 아마도...”주안나는 DH그룹의 사람으로서, 회사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당연히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 말을 듣고 난 후, 그녀는 단번에 깨달았다.“저 알았어요! 어쩐지 아빠가 회사 일도 돌보지 않는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군신의 빈소를 지키고 있던 거였군요!”한숨을 푹 내뱉은
아빠가 이렇게 넋이 나간 모습을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주안나는 서둘러 말했다.“이 영패는 회사 입구에 있는 한 젊은이의 것이에요!”“젊은이? 무슨 젊은이?”“저야 모르죠! 저도 경비원한테 들은 게 다예요, 그 젊은이가 아빠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했어요! 그리고 이 물건을 아빠한테 드리면, 아빠가 그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될 거라면서요!”그 말을 듣던 주세호의 머릿속이 갑자기 “쿵”하며 진동했다.그리고 1분이 지난 뒤, 주세호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빨리 말해줘, 그 사람 지금 어디 있니?”“회사 앞에 있어요!”“어서, 어서, 어서 그 사람한테 나 좀 데려다줘!”주세호는 미친 듯이 사무실을 뛰쳐나갔다.남겨진 주안나는 이 광경에 완전히 어리둥절해졌다.“아빠 대체 무슨 일이에요? 그냥 새까만 철판 아니에요? 아빠 표정이 왜...”...윤구주는 지금 어이가 없었다.자신의 9주의 영패를 본래 주세호에게 보여주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한 여자가 실수로 가져갔으니 말이다.게다가 출입문을 지키는 경비원의 입을 통해 알아낸바, 그 영패를 가져간 사람은 바로 주세호의 딸, 주안나라고 한다.현재 영패도 실수로 남에게 전해졌지, 더군다나 경비원이 말하기를 주세호도 며칠째 본사에 오지 않는다고 하니 윤구주는 잠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길가에 서서 윤구주는 택시를 타고 스카이 가든으로 돌아가려고 했다.바로 그때, 롤스로이스 팬텀 한 대가 랜드로버 차량 두 대의 호위를 받으며 DH 그룹 입구에 도착했다.“끼익!”고급 차가 멈추자 윤구주는 눈을 가늘게 떴다.이내 차 안에서는 순간 열댓 명의 경호원이 나왔고 뒤이어 강성의 제일 갑부, 주세호가 모습을 드러냈다.그리고 그의 딸 주안나도 함께 말이다.“아빠, 이 사람이 그 젊은이예요, 철로 된 영패가 바로 이 사람 것이에요.”주안나는 매끈하고 긴 두 다리를 뽐내며 차에서 내린 뒤, 입구에 서 있는 윤구주를 가리키며 말했다.시선이 윤구주에게 닿은 순간, 주세호는 또 몸을 흠칫 떨었다.비록 한 번도 9주
서재에 도착해, 주안나도 안에 들어서려 했지만, 주세호가 바로 말했다.“안나야, 그리고 모두 먼저 밖에서 기다려! 나는 귀빈과 단둘이 얘기해야겠으니!”“네.”주안나는 시무룩해져 눈을 치켜뜨고 윤구주를 노려보았다.‘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아빠가 이렇게 극진히 대하시는 거야?’그렇게 윤구주는 주세호를 따라 그의 개인 서재로 들어갔다.서재에 들어선 후.윤구주는 서재 정중앙에 놓여있는 위패를 발견했다.구주왕의 위패 말이다!윤구주는 곧바로 다가가 묵묵히 위패를 오랫동안 응시했다.“저하! 이 소인의 절을 받으소서!”‘철퍼덕’하는 소리와 함께 재산을 20조 원이나 소유한 강성 제일의 갑부인 주세호는 윤구주의 뒤에서 무릎을 꿇었다.그러나 윤구주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담담히 물었다.“내가 누구인지 아십니까?””알다마다요! 사실, 비록 소인 한 번도 저하를 뵙진 못했지만, 9주의 영패가 저하의 증표라는 것은 압니다! 하늘 아래, 저하를 제외한 그 누구도 9주의 영패를 소유할 수 있는 자는 없습니다!”무릎을 꿇고 앉은 주세호는 전전긍긍하며 대답했다.윤구주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더니 천천히 몸을 돌렸다.“일어서세요!”“네!”주세호는 일어서면서도 가슴 벅찬 감격을 감추지 못해 몸을 떨었다.“이 위패는, 당신이 나를 위해 모시는 것입니까?”윤구주는 위패를 가리키며 물었다.“그렇습니다!”“마음 썼네요!”“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소인은 저하께서 살아계신 줄 모르고...”주세호는 서둘러 해명했다. 그러자 윤구주가 고개를 저었다.“세인들은 모두 나 윤구주가 죽은 줄로만 알지 이건 모르죠. 내가 사실 살아있었다는 걸요!”“주세호 씨, 혹시 내가 왜 아직도 살아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습니까?”주세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윤구주는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그의 눈빛에서는 싸늘한 추위가 마구 뿜어져 나왔다.“10국의 전쟁, 그 어떤 것이라도 언급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왕 모든 사람이 내가 죽었다고
주세호는 오랫동안 생각했지만,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저하! 소인 소씨 가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상관없습니다! 내가 알기로 이 소씨 가문은 강성의 작은 가문일 뿐이거든요. 그리고 이 일도 소씨 가문 때문에 일어난 것입니다.”뒤이어 윤구주는 소채은네 가문의 일을 짧게 설명하기 시작했다.주세호는 그 말을 들은 후 단숨에 알아차렸다.“그렇게 된 것이군요! 저하, 그럼 소인이 앞으로 어떻게 하기를 바라십니까?”주세호가 서둘러 묻자 윤구주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소씨 가문은 돈을 얻기 위해 딸의 행복도 돌보지 않고 남과 혼인시키려 합니다. 나는 주세호 씨가 사람을 보내 그 여자를 꺼내주기를 바랍니다. 소씨 가문이 조금도 그 여자를 난처하게 만들어서는 안 돼요! 만약 누군가 그 여자를 감히 건드리려 한다면 반드시 죽이세요!”“알겠습니다. 소인 명 받들겠습니다. 부디 마음 놓으세요. 제가 곧 해결하러 가겠습니다!”그의 말에 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혹시 제가 뭐 더 해드릴 게 있을까요?”그러자 윤구주는 손사래를 쳤다.“다른 것은 잠시 필요 없습니다. 단지 내 신분을 비밀로 하고 앞으로는 삼촌이라고 부를 테니 나를 먼 친척으로 여기세요.”‘엥? 삼촌?’삼촌이라는 말에 주세호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저하... 이건 조금 그렇지 않을까요? 제가 어찌 삼촌으로...”주세호는 얼굴에 울상을 지었고 윤구주는 웃으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괜찮습니다!”그렇게, 윤구주는 주세호의 먼 친척이 되었고 강성 제일 갑부는 그의 삼촌이 되었다!한편 서재 밖.길고 매끈한 다리로 서 있는 주안나는 답답하기 그지없었다.그의 아빠 주세호는 빈소를 지키며 연속 며칠 동안 회사의 그 어떤 일도 돌보지 않았다.뒤이어 갑자기 한 낯선 사람이 나타나서는 주세호를 혼비백산으로 만들어놓았다.‘내가 알던 아빠 맞아?’아름다운 눈빛으로 방을 살피던 주안나는 옆에 있던 집사, 표태
“저하, 백호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백호가 이대로 목숨을 잃지 않도록 서둘러야 했다.“알겠다.”결계 속에 자신을 가둔 윤구주는 그 황자의 술법을 풀어 성수를 해방했다. 동시에 윤구주 자신도 성수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성수인, 귀원!”광폭한 수력이 휘몰아치자 윤구주는 성수를 조종해 지면으로 내려가 목신을 지나 백호의 몸속으로 돌아가게 했다.“뭐야? 윤구주, 네가 스승님의 천술을 깼다고? 큰일 났다. 두 개의 성수 정혈이 하나로 합쳐졌어. 이제 끝장이다.”목신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삽시에 표정이 많이 어두워졌다.“하하! 이제야 재미있어졌군. 네 말이 맞아, 정말 너에게 감사해야겠다. 네가 천지의 영기와 음양의 힘으로 백호를 가뒀지만 동시에 백호도 이 천지의 영기를 흡수하고 있었어. 너는 천지의 영기를 흡수한 백호의 내공이 너를 넘어설까 봐 두려웠던 거야. 그래서 네 스승의 힘을 빌려 정혈을 나눈 거지.”윤구주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동시에 윤구주의 말을 들은 목신의 얼굴이 창백해졌다.현모는 아직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신계의 천재가 왜 갑자기 멘탈이 붕괴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현모가 혼란스러워할 때 한 마리의 절세 흉수가 깨어났다. 흉수의 기세가 실체화되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지하에 세워진 신궁은 순식간에 재로 변했고 흉수의 기운이 태백산을 뚫고 나와 구변산 전체로 퍼져 나갔다.흉수의 기세는 천 리를 넘어 남북조 두 나라의 변계선까지 도달했다. 흉수의 기세가 나타나자 주위에 있는 모든 생물들이 굴복했고 두 나라에 사는 야생 동물들은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었다. 일부 겁이 많은 동물들은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광활한 숲속의 식물들도 바람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수백만 명의 남주국 국민은 이유 없이 불안에 떨었고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렸다.윤구주는 신념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방금까지 환하게 웃고 있던 윤구주도 이제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내가 성수 정혈을 개조해서 다행이
목신이 조금 전에 한 말 중, 좋은 일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니라는 부분에는 백호를 문씨 가문에 넘기지 않은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구오 지존 대원만의 경지에 이른 백호가 다시 몸을 일으키더니 마치 목숨을 건 짐승처럼 목신을 향해 돌진했다.백호는 어떤 법기도 없이 오로지 육체를 무기로 삼아 목신과 미친 듯이 싸웠다.두 사람은 다시 한번 싸우게 되었고 목신은 경지가 한 단계 올라간 백호를 상대하기 힘들어졌다.“다 죽어버려. 구주왕, 네 부하는 대체 무슨 괴물들이냐. 이 자식의 체질은 이미 나를 넘어섰어.”더는 방법이 없어진 목신은 결국 빙신전의 비술을 사용했다.얼음이 응결되며 주위 십 리가 꽁꽁 얼어붙었다.그 공격에 백호는 완전히 얼어붙어 거대한 얼음 조각상이 되었다. 목신이 겨우 숨을 돌리는 순간 백호가 얼음을 깨고 나와 날카로운 발톱으로 목신의 얼굴을 할퀴었다.“죽어라.”얼굴이 찢긴 목신도 백호처럼 폭주하기 시작했다. 목신은 극한의 한기를 끌어내어 강력한 천술을 펼쳤다.그 천술의 영향으로 태백산에 초대형 폭설이 내렸고 온 하늘이 침침해졌으며 한기가 구변산 전체로 퍼져 나갔다.그 한기는 산맥을 넘어 주국군의 진영에 도달했다.이곳에 주둔한 십만 병사는 남주국의 정예군이며 세 개의 사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남주국 국주의 뜻에 따르면 그들은 단지 소란을 피우는 역할만 할 뿐 화진과 전쟁을 벌일 생각은 없었다.그들은 이곳에 주둔해서 화진의 동향을 엿보고 있었다. 만약 목신이 흥주를 점령하고 나라를 세운다면 남주국도 어느 정도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만약 실패한다 해도 화진과 전쟁을 벌이지 않았으니 화진의 미움을 사지 않을 것이다.남주국은 목신이 백호 때문에 광폭화되어 한기를 퍼뜨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십만 병사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한기에 휩쓸려 순식간에 얼음 조각이 되어 버렸다.한기 때문에 남주국 병사 십만 명이 전멸했다.드론이 촬영한 이 장면을 본 구변산 지휘 기지에
쿵!백호는 목신의 신술 방어를 완전히 무시하고 주먹으로 신술을 깨부수며 목신을 날려버렸다. 그러나 동시에 백호의 팔도 신술에 의해 화상을 입었고 잠깐 사이에 살점이 벗겨져 하얀 뼈가 드러났다.백호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쇠사슬을 휘두르며 목신을 쫓아갔지만 목신에게 잡혀 다시 한번 두들겨 맞았다.현모는 이 광경을 보며 어이없어했다. 백호가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목신을 쫓아가니 무슨 숨긴 능력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저 맞기만 하는 거였다. 그가 두들겨 맞는 모습은 정말 처참했다.“저하, 백호가 정말 괜찮을까요?”현모가 윤구주에게 전음으로 물었다.“방해하지 말고 그냥 놔둬. 아직 죽기 직전까지는 안 갔으니까. 버티지 못하면 네가 성수인을 써서 백호를 살려줘.”윤구주는 싸우는 소리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결계를 펼쳐 외부의 소리를 차단했다.목신은 백호를 마구 두들겨 패고 있었다. 백호는 온몸의 뼈가 거의 다 부러졌고 오장육부도 심하게 다쳤지만 입을 굳게 다물고 목신을 욕하며 버티고 있었다.“네 입이 더 단단한지, 내 손바닥이 더 단단한지 어디 한번 보자고.”그 공격으로 인해 백호의 얼굴이 세게 부어올랐고 이발이 절반 정도 빠진 입은 부어서 닫을 수도 없었다. 그런데도 백호는 목신에게 침을 뱉으며 버티고 있었다.“기운이 이미 많이 약해졌어. 백호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야 해.”현모는 성수 전법을 발동해 하늘의 영기를 끌어와 백호의 몸속으로 주입했다.원래라면 끌어온 천지 영기가 백호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어야 했는데 백호 몸속에 남아 있는 성수 정혈의 저항 때문에 영기는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단지 백호를 더 흥분시키는 역할만 할 뿐이었다.다시 한번 천술로 두들겨 맞은 백호는 기어오르지도 못할 지경이 되었다.오랜 싸움에 지친 목신은 백호를 바라보며 헐떡거리고 있었다.“망할 놈, 맞아야 정신을 차리나 보지.”목신은 백호의 끈질김에 매우 놀랐다.이 성수 정혈은 정말 무서운 것이었다. 백호는 아직 구오 후기에 불과했지만
성수인 안에는 한 방울의 성수 정혈이 들어 있었다.윤구주도 이런 고대 성물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다. 당시 백호의 수명이 다해가고 있었기에 윤구주는 한번 시도해 보려는 심정으로 그에게 성수인을 사용했다.백호를 살려내긴 했지만 성수 정혈의 영향으로 인해 백호는 더욱 거칠어졌고 자주 폭주를 하며 미친 듯이 날뛰었다.미친 듯이 날뛰긴 했지만 백호는 다른 군신들이 부러워할 만한 능력을 얻었다.그것은 바로 상처를 입을수록 전투력이 강해지는 능력이었다. 죽기 직전에서 회복되면 그의 내공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하지만 지금 백호 몸속의 성수 정혈은 절반이 사라졌고 나머지 절반은 성수 몸에 갇혀 있었다.목신이 백호를 이곳에 묶어두고 천지의 영기와 음양의 힘을 이용해 이렇게 큰 전법을 펼친 이유는 바로 백호의 몸속 성수 정혈을 추출하기 위해서였다.이것이 목신이 윤구주와 싸우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다. 목신은 윤구주를 제압할 자신이 없었기에 윤구주가 방해한다면 지금까지의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다.현재 목신은 폭주 중이었다.그는 인간계의 소년에게 이렇게 당할 줄은 몰랐다. 아직 윤구주와 맞붙지도 않았는데 이미 크게 다쳤으니 이제 어떻게 싸우라는 말인가?“이 자식, 네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거다. 목숨을 내놔라.”목신은 곧장 남궁서준을 향해 돌진했다.지금 남궁서준은 이미 기절한 상태였다. 누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그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쿠르릉!이때 현모 성수의 네 기둥이 산을 뚫고 들어오며 봉인된 성수 백호를 데리고 지하 궁전으로 떨어졌다. 성수의 힘이 장벽을 형성해 남궁서준을 보호했다.목신이 그 장벽에 부딪히자 장벽에 금이 갔다. 그가 다시 손을 써서 방패를 깨려던 순간 현모가 도착했다.“성수인, 현천장.”금빛 손바닥이 하늘에서 내리치며 목신을 땅에 박아버리자 지층이 수십 미터나 함몰되었다.“망할 놈! 너도 죽고 싶냐!”목신은 힘으로 이 한 방을 들어 올린 뒤 손칼을 휘둘러 현모의 천술을 파괴했다.“현해인, 신행만리!”현모가 다시 성수
“나 목신은 곤륜의 천재다. 신들조차 내 앞에서는 개미에 불과해. 나는 구름을 뒤집고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다. 너 같은 인간 소년은 내 상대가 아니야.”목신은 여전히 한 손만을 사용했다. 그 손은 만물을 포용하는 듯했고 하늘을 가르는 그 거대한 검마저도 그 안에 갇혀 버렸다. 그는 손을 가볍게 휘저으며 검기로 산체를 관통시켜 구름 속에서 폭발시켰다.위력은 대단했지만 적에게 사용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이 한 방을 날린 후 남궁서준은 이미 지쳐 버렸다. 그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지만 여전히 버티려 애를 쓰고 있었다.슈욱!목신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두 손가락을 휘저었다.찰칵!남궁서준의 손에 있던 신검이 갑자기 부러졌다.“망할 놈. 목숨을 바치더라도 널 죽여버릴 것이다.”남궁서준이 머리로 목신을 들이박았지만 목신에게 가볍게 막혔다.“네 의지는 강하지만 너와 나의 실력 차이가 너무 크다. 너는 인간계의 천재지만 나는 신계의 천재다. 너와 나는 같은 수준이 아니야. 너는 나를 절대 이길 수 없다.”목신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이런 천재를 농락하는 과정을 즐기고 있었다. 상대가 현실을 받아들이고 도심이 깨지는 것을 보면 큰 성취감을 느꼈다.“네 눈에, 쟤는 그저 인간계의 천재일 뿐이냐? 만약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넌 틀렸어.”멀리서 윤구주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남궁서준은 혀를 깨물고 목신의 얼굴에 피를 뱉었다.남궁서준은 정혈로 정기를 대체하고 검으로 변한 주먹을 목신에게 강하게 내질렀다.이 한 방은 목신의 방어 결계를 부수고 목신을 수백 미터 뒤로 날려버렸다.한 방을 날린 남궁서준은 완전히 탈진했고 더는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 기절했다.“이 자식이 감히.”목신은 크게 분노하며 미친 짐승처럼 소리쳤다.이 장면을 본 백호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하하하! 녀석, 잘했어. 날 위해 복수를 해줬구나. 너무 시원해.”윤구주는 이 말을 듣고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이 망할 놈아. 그게 지금 할 소리냐?”이 한 마디에 들
남궁서준와 결전을 벌이는 상대는 빙신전의 사람으로 구오 지존의 강자였다.그는 곤륜에서 300년을 수련하며 온갖 유명한 인물을 다 만나보았지만 지금은 한 젊은이 때문에 위기에 몰려 있었다.남궁서준은 날렵하고 치명적인 어검술로 모든 신술을 막아냈다.“목신님, 제발 구해주십시오.”적수를 이기지 못해 이대로 가다가는 목숨이 위태로울 것 같았던 호법은 황자의 제자인 목신에게 구원을 요청했다.하지만 목신은 구원 요청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호법의 생사에는 관심이 없었고 오히려 백호를 훈계하는 윤구주에게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펑!검기가 호법을 절벽으로 몰아가자 산 전체가 뒤흔들렸고 검기가 지나간 자리에는 불에 타버린 호법의 시체가 보였다.호법을 처리한 후 남궁서준은 목신에게 향했다. 분노가 아직 풀리지 않았고 작은 호법 하나로는 그의 살의를 채우기에 부족했다.“네 이놈. 목숨을 내놔라!”검기가 광풍처럼 몰아치며 목신을 향해 돌진했다.“윤구주, 진심으로 말하지만 너는 나에게 감사해야 해. 만약 저 사람이 문씨 가문의 손에 잡혔다면 문씨 가문은 저런 미친놈을 살려두지 않았을 거야.”목신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가 뒤에서 몰아치는 검기를 향해 손바닥을 가볍게 내젓자 검기 광풍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주먹을 쥐자 남궁서준은 공중에 멈춰 꼼짝도 하지 못했다.목신의 말을 들은 윤구주는 뭐라 반박할 수 없었다.“네 말이 맞아. 아무도 미친놈을 건드리고 싶어 하지 않지. 문씨 가문의 손에 들어갔다면 백호는 절대 살아남지 못했을 거야. 처음부터 이 녀석을 서울에 두지 말았어야 했어.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고집이 센 녀석은 어디에 있든 큰 문제를 일으켰을 거야.”윤구주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오직 윤구주만이 백호를 다룰 수 있고 윤구주가 있어야 백호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저하, 인제 그만 하시고 절 풀어주세요. 저놈을 산채로 찢어버리겠어요. 문씨 가문이 미사일로 절 쏜 뒤 전법으로 제 정기를 다 빼앗아갔기 때문에 저놈들에게 잡힌
윤구주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흔 개의 쇠사슬에 묶인 누군가의 모습이 불빛에 비쳐졌다.쇠사슬에 묶여 있는 이는 몸집이 우람지고 눈빛이 날카로운 것이 마치 맹호 같아 보였다. 온몸이 발가벗겨진 그의 몸에는 무시무시한 상처 자국이 가득했다. 심지어 얼굴에도 흉터가 가득했다. 한 쌍의 사나운 눈은 어딘가를 노려보며 끊임없이 짐승처럼 울부짖었다.그는 바로 윤구주 휘하의 군신 백호였다.네 명의 군신 중 성격이 가장 거칠고 살기가 강렬한 자.백호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한 남자가 공중에 뜬 채 앉아 있었다.“흠, 내 예상이 맞았군. 네가 바로 백호의 몸속에 있는 성수인을 계승하려던 자로구나. 이 전법은 아주 대단해. 네가 이런 실력은 없을 테니 네 그 황자 스승이 이 법전을 짜준 거겠지?”윤구주의 말에 그 남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윤구주가 이렇게 무시당하기는 처음이었다.“저하, 절 풀어주세요. 제가 직접 저놈을 처리하겠습니다.”“이 비겁한 놈. 네놈이 날 기습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어떻게 너 같은 애송이에게 졌겠니.”백호가 미친 듯이 소리쳤다.‘백호 성격은 여전히 광폭하네. 그보다 백호가 언제부터 이곳에 갇혀 있었는지 모르겠군. 이렇게 많은 쇠사슬이 백호의 명맥을 잠그고 있는데 이런 상태에서도 잘 살아 있군. 다른 사람이라면 목숨만 붙어 있어도 대단한 일이야. 이 전법의 고통을 견뎌내기 힘들 것인데.’백호는 오랜 고통 속에서 기운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미친 듯이 발버둥 치고 있었다.“넌 정말 기력이 넘치는구나. 내가 너라면 이미 삶에 대한 의욕을 잃었을 거야.”윤구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백호는 상관없다는 듯이 그저 윤구주에게 자신을 풀어달라고 울부짖었다.“너를 풀어주면 뭘 할수 있는데? 네가 저자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제일 강했을 때도 저자를 이길 수 없었을 거야.”윤구주가 사실대로 말하자 백호는 윤구주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저하, 지금 그게 무슨 소립니까? 어떻게 적을 두둔할 수 있습니까? 전 저하를 구하려다가 여기에 갇힌 겁
현모와 백호의 성수인이 대치 중이었다. 현모는 전력을 다해도 화형의 백호와 비등한 수준이라는 것에 놀랐다. 이 화형의 위력은 구주왕이 사고를 당한 직후, 백호가 빙신전에 의해 통제당할 때 형성된 것이었다. 이는 그 당시 백호의 경지가 거의 현모와 동등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한편, 윤구주는 전음이 나온 위치를 찾아 태백산 동쪽의 조양국 국경 쪽으로 향했다. 황량한 화진 쪽과 달리 이쪽 산에는 온갖 신전이 가득 차 있었으며 향불이 피워져 있었다. 얼마 전까지도 많은 조양국 사람이 이곳에 참배하러 왔지만 최근 긴장된 국경 상황으로 인해 산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정말 자신을 신으로 여기는구나? 괴물 같은 짓은 그만두고 당장 나와!” 윤구주가 분노를 터뜨리려는 순간, 남궁서준이 산을 뚫고 파도 같은 검기를 일으키며 달려왔다. 산 중턱에 세워진 호화로운 신전들이 검기에 의해 쓸려 나갔다. 이 소리는 눈사태 때보다도 더 컸다. 신전은 폐허가 되었고 많은 궁전도 평지가 되었다. “오? 경지가 많이 올랐구나. 네가 몰래 구오 지존 후기 정도의 경지에 진입했군.” 윤구주가 칭찬하는 눈빛을 보내며 인정했다. “구주 형님과 비교하면 아직 한참 모자랍니다! 빙신전 마인! 당장 나와!” 남궁서준이 신검을 들고 어검술을 발동했다. 검의가 하늘을 찔러 천상의 기운을 끌어내렸다. 이후 검의가 폭발하며 지룡으로 변해 산속으로 파고들었다. 지하에서 몇 차례 검소리가 들려왔고 윤구주도 따라 지하로 들어갔다. 지하 수백 미터에는 또 다른 공간이 있었다. 이 산속 동굴이 언제 생겼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신궁으로 개조되어 있었다. 빙신전 황자의 제자가 지하에 자신을 위한 궁전을 지은 것이었다. 이때 남궁서준은 이미 빙신전의 신급 경지의 고수 10여 명을 처단했다. 그리고 이 소동으로 진정한 강자가 등장했다. “감히! 이곳은 우리 빙신전의 금지 구역이다. 감히 인간 자식이 여기서 날뛰다니!” 한 신영이 신궁에서 날아오르며 두 손으로 인장을 맺었다. 현빙이
“후퇴! 모두 후퇴해!” 견배영은 그들이 백호를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람을 구하지 못할망정 자신들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 부대는 전속력으로 후퇴했다. 견배영은 공중 사격을 명령했다. 목적은 소음을 내어 구주왕에게 그들이 여기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었다. 탕 탕 탕! 30여 대의 전투기가 화력을 퍼부었다. 산 아래의 윤구주와 현모는 소리를 듣고 즉시 이곳으로 날아왔다. 화력은 폭설을 일으켜 눈사태가 발생했다. 굴러내려 온 눈더미는 아래의 일행을 휩쓸었고 헬리콥터도 급히 상승했다. 몇 분 후, 현모와 윤구주가 근처에 도착했다. 공중에 떠 있는 현모와 윤구주는 아래를 내려다보았지만 눈사태로 인해 남궁 일행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전법의 영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 젠장, 신념술이 완전히 먹히지 않아.” 윤구주는 욕을 내뱉었다. 사람을 찾을 수 없었지만 백호의 살기는 여전했다. “왕, 이건 백호의 성수인이에요! 설마 백호도 문씨 가문에게 혼을 빼앗긴 건가요?” 현모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정말 그렇다면 문씨 가문은 죽어 마땅했다. “아니, 자세히 봐. 백호의 성수인 안에 빙신전의 부적이 침투해 있어. 아마도 빙신전이 백호의 천술을 통제한 것 같아.” 윤구주는 눈으로 탐색하며 말했다. 백호의 성수인은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신념술이 영향을 받아 배후의 인물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태백산이 이렇게 큰데 윤구주가 산 전체를 옮길 수도 없었다. 그래서 윤구주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이 전법은 천지의 기운과 연결되어 있어. 내가 여기의 지맥을 잠시 봉인하면 돼. 아니, 지맥은 땅 아래에 있으니 하늘의 기운을 봉인하자.” 윤구주는 봉왕팔기 중 하나인 봉천파진을 발동하려 했다. 바로 그때, 깊은 산속에서 한 통의 전음이 들려왔다. 이 소식을 들은 윤구주의 얼굴이 변하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 녀석이 스스로 자신을 노출해 나를 유인하다니. 날 전혀 신경 쓰지 않는구나.” 그리고 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