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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고급 승용차 네 대가 소채은의 별장에 멈춰서더니 슈트를 입은 건장한 보디가드가 줄지어 내렸다.

그중 제일 먼저 차에서 내린 건 중해 그룹 도련님 조성훈이었다.

차에서 내린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소채은이 사는 별장을 훑어보더니 부하에게 지시했다.

“일단 다들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이렇게 말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별장을 향해 걸어왔다.

“딩동!”

전자 초인종이 울렸다. 방 안에 있던 소채은이 소리를 듣고는 자기의 “베프”가 온 줄 알고 얼른 문을 열어주었다.

“서...”

문을 연 소채은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베프” 서란인줄 알았지만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자신의 약혼남이었다.

“조... 조... 성훈 씨?”

소채은이 넋을 놓고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조성훈이 그런 소채은을 힐끔 보더니 차갑게 웃었다.

“소채은 씨, 나를 보고 많이 놀랐나요?”

소채은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소채은 씨, 두 날만 지나면 결혼하는데, 약혼 상대를 보고도 들어와 앉으라고 하지 않는 건가요?”

소채은은 더욱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눈앞에 서 있는 조성훈은 이미 명의상 약혼남이 맞았다.

하지만 방안에는 윤구주도 있었다.

소채은은 조금 고민하다가 황급히 대답했다.

“아... 아니...”

“지금은 좀 불편해요.”

조성훈이 음침하게 웃으며 물었다.

“불편하다니, 집에 외간 남자라도 숨긴 건 아니죠?”

조성훈은 이렇게 말하며 바로 문을 밀고 들어왔다. 소채은은 막아보고 싶었지만 아예 막을 수 없었다. 그렇게 조성훈은 안까지 쳐들어왔다.

별장 안.

윤구주는 거실에 떡하니 서 있었다.

억지로 쳐들어온 조성훈은 당연히 한눈에 잘생긴 윤구주를 발견했다.

중해 그룹 도련님인 조성훈도 잘생기고 돈이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 아우라도, 체격도, 얼굴도 자기보다 훨씬 낳은 윤구주를 보고 조성훈의 얼굴은 세게 어두워졌다.

“소채은 씨, 이 남자는 누군지 말해줄래요?”

조성훈은 손가락으로 윤구주를 가리키며 물었다.

소채은이 황급히 달려와 설명했다.

“성훈 씨, 오해하지 말아요. 그냥 차량 정비공인데 기억을 잃었어요.”

차량 정비에 기억 상실이라, 조성훈은 바로 깔깔 웃어댔다. 하지만 그 웃음은 왠지 모르게 매우 음침하게 느껴졌다.

“소채은 씨, 이렇게까지 얼굴이 두꺼운 줄은 몰랐네요. 외간 남자와 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비천한 차량 정비 엔지니어와 잠자리를 가지려고요?”

소채은이 듣더니 바로 반박했다.

“조성훈 씨, 말 가려서 하시죠. 당신이 생각한 것처럼 지저분한 사람은 아닙니다.”

“지저분하지 않다? 내가 직접 이 두 눈으로 봤는데 부정이라도 하는 겁니까?”

조성훈이 소리를 질렀다.

“저는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어요!”

소채은은 너무 억울한 나머지 눈시울이 붉어졌다.

“X 년이 내 앞에서 불쌍한 척하지 마.”

“말해줄게. 애초에 서란 그 걸레 같은 년이 나한테 말해줄 때는 안 믿었거든? 근데 진짜 외간 남자와 휴가를 간 거야? 잠자리까지 가지고?”

“그래, 잘했어. 아주 잘했어.”

“지금부터 난 너 같은 X 년의 명예를 무너트리고 소 씨 집안이 강성시에서 잘 나갈 수 없게 다 막아버릴 거야.”

조성훈이 악독하기 그지없는 말을 내뱉자 소채은이 울면서 말했다.

“조성훈, 나 겁주는 거 알아. 우리 아직 결혼 전인 거 잊지 마. 그러니 내가 누구와 자든 너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찌질하게 내 집안 건드리지 마. 네 상대는 나야.”

조성훈이 쏘아붙였다.

“너 같은 X 년이 나랑 조건을 따질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조성훈은 이렇게 고함을 지르며 손을 내밀어 소채은의 뺨을 갈기려고 했다.

소채은 깜짝 놀라 눈을 감았다.

하지만 조성훈의 손이 소채은의 볼에 닿기도 전에 갑자기 차가운 손이 조성훈의 팔을 부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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