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에 도착해, 주안나도 안에 들어서려 했지만, 주세호가 바로 말했다.“안나야, 그리고 모두 먼저 밖에서 기다려! 나는 귀빈과 단둘이 얘기해야겠으니!”“네.”주안나는 시무룩해져 눈을 치켜뜨고 윤구주를 노려보았다.‘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아빠가 이렇게 극진히 대하시는 거야?’그렇게 윤구주는 주세호를 따라 그의 개인 서재로 들어갔다.서재에 들어선 후.윤구주는 서재 정중앙에 놓여있는 위패를 발견했다.구주왕의 위패 말이다!윤구주는 곧바로 다가가 묵묵히 위패를 오랫동안 응시했다.“저하! 이 소인의 절을 받으소서!”‘철퍼덕’하는 소리와 함께 재산을 20조 원이나 소유한 강성 제일의 갑부인 주세호는 윤구주의 뒤에서 무릎을 꿇었다.그러나 윤구주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담담히 물었다.“내가 누구인지 아십니까?””알다마다요! 사실, 비록 소인 한 번도 저하를 뵙진 못했지만, 9주의 영패가 저하의 증표라는 것은 압니다! 하늘 아래, 저하를 제외한 그 누구도 9주의 영패를 소유할 수 있는 자는 없습니다!”무릎을 꿇고 앉은 주세호는 전전긍긍하며 대답했다.윤구주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더니 천천히 몸을 돌렸다.“일어서세요!”“네!”주세호는 일어서면서도 가슴 벅찬 감격을 감추지 못해 몸을 떨었다.“이 위패는, 당신이 나를 위해 모시는 것입니까?”윤구주는 위패를 가리키며 물었다.“그렇습니다!”“마음 썼네요!”“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소인은 저하께서 살아계신 줄 모르고...”주세호는 서둘러 해명했다. 그러자 윤구주가 고개를 저었다.“세인들은 모두 나 윤구주가 죽은 줄로만 알지 이건 모르죠. 내가 사실 살아있었다는 걸요!”“주세호 씨, 혹시 내가 왜 아직도 살아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습니까?”주세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윤구주는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그의 눈빛에서는 싸늘한 추위가 마구 뿜어져 나왔다.“10국의 전쟁, 그 어떤 것이라도 언급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왕 모든 사람이 내가 죽었다고
주세호는 오랫동안 생각했지만,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저하! 소인 소씨 가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상관없습니다! 내가 알기로 이 소씨 가문은 강성의 작은 가문일 뿐이거든요. 그리고 이 일도 소씨 가문 때문에 일어난 것입니다.”뒤이어 윤구주는 소채은네 가문의 일을 짧게 설명하기 시작했다.주세호는 그 말을 들은 후 단숨에 알아차렸다.“그렇게 된 것이군요! 저하, 그럼 소인이 앞으로 어떻게 하기를 바라십니까?”주세호가 서둘러 묻자 윤구주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소씨 가문은 돈을 얻기 위해 딸의 행복도 돌보지 않고 남과 혼인시키려 합니다. 나는 주세호 씨가 사람을 보내 그 여자를 꺼내주기를 바랍니다. 소씨 가문이 조금도 그 여자를 난처하게 만들어서는 안 돼요! 만약 누군가 그 여자를 감히 건드리려 한다면 반드시 죽이세요!”“알겠습니다. 소인 명 받들겠습니다. 부디 마음 놓으세요. 제가 곧 해결하러 가겠습니다!”그의 말에 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혹시 제가 뭐 더 해드릴 게 있을까요?”그러자 윤구주는 손사래를 쳤다.“다른 것은 잠시 필요 없습니다. 단지 내 신분을 비밀로 하고 앞으로는 삼촌이라고 부를 테니 나를 먼 친척으로 여기세요.”‘엥? 삼촌?’삼촌이라는 말에 주세호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저하... 이건 조금 그렇지 않을까요? 제가 어찌 삼촌으로...”주세호는 얼굴에 울상을 지었고 윤구주는 웃으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괜찮습니다!”그렇게, 윤구주는 주세호의 먼 친척이 되었고 강성 제일 갑부는 그의 삼촌이 되었다!한편 서재 밖.길고 매끈한 다리로 서 있는 주안나는 답답하기 그지없었다.그의 아빠 주세호는 빈소를 지키며 연속 며칠 동안 회사의 그 어떤 일도 돌보지 않았다.뒤이어 갑자기 한 낯선 사람이 나타나서는 주세호를 혼비백산으로 만들어놓았다.‘내가 알던 아빠 맞아?’아름다운 눈빛으로 방을 살피던 주안나는 옆에 있던 집사, 표태
강성, 소 씨 저택.소채은은 데려져 온 이후로 줄곧 방에 갇혀 있었다.밀폐된 방에서는 한 여자의 목소리만 들렸다.“채은아, 너 엄마 화병으로 죽게 하려고 작정했지? 말해봐, 왜 그랬어? 왜 낯선 남자랑 휴가를 갔느냔 말이야. 그리고 그 남자를 네가 세 든 집에 데려가기까지 해?”목소리의 주인공은 소채은의 엄마, 천희수였다.“그 남자는 대체 누구야? 너희들 언제부터 같이 있었어?”천우희가 윽박지르며 묻는 것을 듣자, 소채은은 억울함이 몰려왔다.“엄마, 내가 이미 말했잖아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니까요? 사귄 적도 없어요! 그 사람은 단지 내가 바다에서 구출해 온 낯선 사람일 뿐이에요!”“얘가 인제 와서 엄마를 속이려고 해?”천희수는 몹시 화가 났다.“채은아, 엄마가 어렸을 적부터 지켜봐 온 너는 그렇게 거짓말을 좋아하는 나쁜 여자애가 아니었어. 그런데 지금은 왜 이렇게 됐어?”천희수는 계속해서 쓴소리했고 소채은은 단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좀 제대로 봐봐, 너 지금 온 집안이 미움을 사게 했어. 게다가 중해 그룹 성훈 도련님까지 때렸으니, 말해봐, 이제 어떡할 거야?”“엄마, 이건 내 탓이 아니에요! 누가 그 사람더러 그렇게 심하게 남을 괴롭히라고 했나요?!”소채은은 작게 중얼거렸다.“심하게 괴롭혔다고? 도련님은 네 약혼자야. 그런데도 어떻게 네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엄마, 엄마는 저 조성훈이 어떤 놈인지 나보다 더 잘 알잖아요! 그러니 그 사람 대신 좋은 말 할 필요 없어요! 더구나, 나는 원래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그저 가족을 위해서 마지못해 그와 결혼하기로 승낙한 거예요. 만약 그 사람이 원하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나랑 파혼할 수 있어요!”말을 끝마치자마자 '쾅' 하고 방문이 열렸다!“이 망할 계집애야, 감히 파혼하겠다니? 어디 한 번 내가 네 다리라도 부러뜨려 줄까?”소채은의 눈에는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소청하가 보였다.천희수는 소청하가 들어
소 씨 가문에서 소천홍은 줄곧 소청하를 압박 하고 있었다.가까스로 이번에 딸을 중해 그룹 아들에게 시집 보낼 수 있게 되어, 소청하는 가문에서 조금이나마 고개를 들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소채은이 뜻밖에도 이렇게 가문에 치욕적인 일을 저지르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형님, 죄송합니다! 조성훈과의 일은 반드시 제가 형님과 가문을 위해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그러자 소천홍은 피식 냉소했다.“해결? 어떻게 해결할 건데? 지금 중해 그룹은 이미 완전히 우리와의 협력을 중단했고, 게다가 우리 SK그룹의 일도 곧 없어질 텐데. 대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나한테 말해줄래?”소청하가 탄식하며 말했다.“형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지금 도련님에게 사과하러 갈게요!”“사과해도 소용없어!”“너 알아? 도련님이 네 그 착한 딸이 만나는 불륜남과 마주친 건 물론, 그 남자한테 구타당했다는 거? 지금 듣자 하니 아직도 병원에 있다던데!”소천홍은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옆에 있던 소진욱도 피식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둘째아버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채은이가 밖에서 이렇게 호방하게 놀 줄 말이에요.”그 두 부자에게 수모를 당한 소청하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둘째야, 잘 들어!”“이번에 만약 우리 소씨 가문이 중해 그룹과 혼인을 할 수 없다면, 내가 형님인 것을 탓하지 마라!”“너도 알겠지. 여러 해 동안 우리 소씨 가문이 줄곧 나에 의해 유지됐다는 걸. 만약 내가 없었다면 우리 소씨 가문은 벌써 무너졌을 거다!”“그래서, 만약 네 딸이 남자와 놀아나서 이번 협력을 망친다면, 그때 너는 순순히 SK그룹에 남은 모든 주식을 넘겨줘야 할 거다!”그 말을 들은 소청하는 가슴이 흠칫 떨렸다.오랜 세월 동안, 소청하보다 자기 형님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은 없었다.소천홍은 줄곧 그의 수중에 있는 마지막 SK그룹 지분을 차지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만약 이번에, 소채은이 정말 중해 그룹과의 혼인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소천홍은 서둘러 한 마리의 발바리처럼 웃는 얼굴과 함께 다가갔다.“소씨 가문의 소천홍이라고 합니다! 실례지만 그쪽은?”“제 이름은 표태훈이올시다. DH 그룹 주 회장님의 곁에 있는 작은 집사일 뿐이지요!" 표태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상대가 진짜 강성 제일의 DH 그룹이라는 말에 소천홍은 다시 한번 충격에 빠졌다.“표 집사님이시군요. 이거 정말 반갑습니다!”“표 집사님께서 처음 방문하셨는데 멀리 마중 나가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우리 소씨 가문의 지주로서의 우의를 다하도록 부디 이 누추한 집으로 들어와 주십쇼!”소천홍은 서둘러 다시 빌붙으며 말했다.그러나 표태훈은 오히려 살짝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들어가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소씨 가문에 온 것은 주로 우리 주 회장님께서 찾을 분이 계셔서입니다!”“찾을 분이요?”그 말에 소천홍과 소청하는 귀가 쫑긋해졌다.SK그룹은 강성에서는 그저 삼류 가문에 불과했다.그러기에 DH 그룹과 비교하면, 개미와 코끼리의 차이와 다름 없었다.지금 갑자기 이 대단한 그룹에서 소씨 가문의 사람을 찾으러 왔다는 말을 들으니, 소천홍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표 집사는 대체 누구를 찾으시려 하는 것인지요?”“소채은입니다!”이 세 글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소씨 가문의 가족들은 어리둥절해졌다.소청하를 비롯해서 말이다.“표 집사께서 왜 제 조카를 찾으시나요? 설마 그 어린 조카를 아십니까?”소천홍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러자 표태훈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는 사이는 아닙니다. 저희는 그저 소씨 가문 아가씨가 곧 결혼할 것 같지만 현재 가문에 의해 감금되었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맞습니까?”‘어?그 말이 나오자 소천홍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리고 몇 초 동안 침묵하더니 그는 재빨리 말했다.“아니요, 표 집사님께서 오해하신 겁니다! 저희가 어떻게 그 계집애를 감금할 수 있겠습니까?”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서둘러 소청하를 바라보았다.“둘째야, 너도 아비
그러자 표태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채은 양, 안녕하세요! 저는 주 회장님의 명령을 받고 특별히 아가씨를 만나러 왔습니다!”“주 회장님이요? 그분이 누구신데요?”소채은은 조금 의아해하며 물었다.“주 회장님의 성함은 바로 주세호입니다!”이 세 글자가 나오자 소천홍, 소청하는 하마터면 땅에 무릎을 꿇을 뻔했다.맙소사!전설의 강성 제일 갑부!그러나 소채은은 이름을 듣고도 입으로 중얼거렸다.“주세호... 죄송합니다, 저는 정말 모르는 분이세요!”이 말에 소천홍, 소청하는 다시 한번 무릎을 꿇을 뻔했다.“채은 양이 우리 주 회장님을 모르는 것은 정상입니다! 하지만, 회장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오늘부터 아가씨는 우리 주 회장님의 귀빈이라고요. 그러니 만약 무슨 문제가 생기면, 꼭 저희에게 알려주세요!”“또 주 회장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앞으로 강성에서는 아가씨 말 한마디면 무슨 일이든 우리 DH 그룹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이를테면... 채은 양 가족들이 채은 양을 감금하고, 채은 양의 자유를 통제하려 한다는 것 등등 말이에요!”표태훈이 이 말을 하자, 모든 소씨 가문 가족들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변했다.그들은 강성 제1의 부자가 소채은과 인연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더욱 충격적인 것은 주세호가 뜻밖에도 소채은을 위해 나서려 한다는 것이다.‘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이 망할 계집애!’비록 그녀는 정말로 DH 그룹도, 더군다나 주세호도 알지 못했지만, 표태훈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예쁜 눈동자를 또륵또륵 굴렸다.“어떤 분들이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고맙습니다, 표 집사님!”그러자 표태훈은 빙긋 미소를 지었다.“알겠습니다. 할 말은 다 전했으니. 이제 저도 가봐야겠어요.”“채은 양, 이건 우리 회장님의 개인 전화번호예요. 잘 간직하고 있어요!”표태훈은 금실로 수놓은 진귀한 명함을 들어 소채은에게 건넸다.소채은도 당연히 마다하지 않고 서둘러 받았다. “이 늙은이는 이미 전달을 끝냈으니, 그다음 모
소채은이 막 가자마자, 소천홍이 서재 안에서 분노하며 욕설을 퍼붓는 것이 들려왔다.“때려죽일 계집애, 천한 계집애, 자기가 정말 주세호를 알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뭐야?”“화가 나 죽겠네!”쨍그랑!방 안에서 물건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와, 소천홍이 이번에 상당히 화가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아빠, 화 푸세요! 그 계집애는 어차피 오래 날뛰지 못할 거예요. 일단 그년이 조 도련님한테 시집만 간다면, 우리는 소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거예요!”소진욱이 입을 열었고, 그제야 소천홍은 점차 분노를 억눌렀다.그러고는 한참이 지나서야 말했다.“네 말이 맞아! 하지만, 나는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대체 그 계집애가 어떻게 주세호 같은 큰 사람을 알게 됐을까?”“아빠, 제 추측으로는 아마 도련님 때문인 것 같아요!”“조성훈?”“맞아요!”“아빠, 생각해 보세요. 중해 그룹이 DH 그룹 같은 거물과 접촉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 외에, 누가 그런 자격을 가질 수 있겠어요?”소천홍도 그의 말이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도련님의 뜻이라 하더라도, 주 회장님은 왜 우리에게 그 천한 계집애를 감금하지 못하게 했을까?”그러자 소진욱은 턱을 문지르며 천천히 대답했다.“제 추측으로는 도련님께서 채은이를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걔를 벌할까 봐 두려운 거고요.”소천홍이 다시 생각해 보니, 그 말도 뭔가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그래! 그래! 도련님이 그런 사랑꾼인 줄은 몰랐네!" ...윤구주는 주 씨 저택에서 돌아온 후, 스카이 가든에서 조용히 지냈다.옆에는 검은색 마스티프가 있었는데, 그것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윤구주의 곁에 얌전히 엎드려 있었다.“소채은"에 관해 윤구주는 주세호가 나서면 그녀는 틀림없이 자유를 되찾아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기에 완전히 마음을 놓고 있었다.숨을 크게 들이마시자, 윤구주의 온몸이 움직였다. 그 순
그녀는 기억을 잃은 그가 이런 낯선 곳에 있으면, 틀림없이 머리 없는 파리처럼 마구 뛰어다니리라 생각했다.하지만 뜻밖에도 윤구주는 그녀가 빌린 별장에 가만히 있었다.윤구주도 소채은을 보고 웃었다.“저 안 갔어요! 여기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하하, 잘했어요! 참 똑똑하네요. 저를 기다릴 줄도 아시고! 만약 도망갔었다면, 저는 책임지지 않았을 거예요.”소채은은 가방을 살짝 내려놓으면서 말했다.“우리 까망이, 나 보고 싶었지?”가방을 내려놓고, 소채은은 서둘러 마스티프 쪽으로 달려가 큰 머리를 문질렀다.그러자 마스티프가 윤구주의 곁을 향해 자리를 옮겼다.“구주 씨, 전에는 고마웠어요.”소채은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윤구주에게 말했다.“뭐라고요?”윤구주는 어리둥절했다.“이제 구주 씨라고 부를게요. 이름이 윤구주라고 하지 않았나요?”“...”‘화진의 군신이자 9주의 왕인 내가, 이 어린 계집애에게 구주 씨라고 불린단 말인가? ? ?’“구주 씨, 전에 저를 풀어주신 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 대신 그 조씨 성을 가진 멍청한 놈을 호되게 혼내준 것도 말이에요!”소채은은 다시 한번 짧게 말했다.그러자 윤구주도 더 소채은이 자신을 어떻게 부르는지 개의치 않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별일도 아닌데요, 뭐!”“하지만, 그 멍청한 조 씨 놈은 흠은 당하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반드시 나쁜 짓을 하려고 들 거예요. 저는 그 사람이 틀림없이 구주 씨한테 복수할까 봐 걱정돼요!"소채은은 갑자기 또 걱정스럽게 중얼거렸다.“구주 씨, 아니면 제가 돈을 좀 줄 테니 도망가는 건 어때요?”‘뭐?’“도망을 가요?”윤구주는 처음으로 누군가 자신에게 이 두 단어를 말하는 것을 들었다.“네! 그 조씨 성을 가진 악당은 강성의 부잣집 2세예요! 구주 씨가 비록 그 사람을 때리기는 했지만, 그 사람은 결코 쉽게 구주 씨를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구주 씨가 빨리 도망쳐서 괴롭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물론 소채은은
설국의 군신인 세나미가 명령을 내릴 때, 설산 꼭대기에 가부좌를 틀고 있던 윤구주는 천천히 두 눈을 떴다.“드디어 왔네.”그는 그렇게 말한 뒤 갑자기 합장을 했고, 반경 백여 리의 천지 원기가 모두 그의 몸에 흡수되었다.천지 원기를 모두 흡수한 뒤 윤구주는 그 자리에서 쿵 일어났다.“저것 봐요! 저 자식이 일어났어요! 우리를 발견한 걸까요?”“제기랄, 당장 잡아야 해요! 도망치게 놔두면 안 돼요!”산 아래, 세나미가 이끌고 온 광전사 부대는 윤구주가 몸을 일으키는 순간 그가 도망칠 거라고 예상했다.그러나 그들이 말을 마치자마자 윤구주는 빠르게 움직여서 높은 설산 위에서 내려와 바닥에 착지했다.쿵!그의 두 발이 바닥에 닿는 순간, 대지 전체가 심하게 흔들렸다.그 광경에 설국의 광전사들 모두 충격에 빠졌다.그들은 오랫동안 전쟁터를 누볐고 또 가장 강하다고 여겨지는 광전사였지만, 윤구주가 높은 설산 위에서 그대로 뛰어내려서 그들 앞에 착지하는 순간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윤구주의 잘생긴 얼굴이 그들 앞에 나타났을 때 붉은색 머리카락을 가진 세나미의 싸늘한 시선이 그에게 닿았다.세나미의 뒤에 있던 북극 늑대는 으르렁대면서 발톱으로 바닥을 긁었다.마치 언제든 윤구주를 공격할 듯이 말이다.“드디어 왔네.”윤구주는 천천히 말하더니 시선을 들며 번뜩이는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윤구주가 그렇게 얘기하자 설국의 광전사들은 또 한 번 당황했다.“말투를 들어보니 화진 사람이에요!”“빌어먹을, 화진 사람이 왜 우리 설국 영지에 나타난 걸까요? 게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광전사들이 하나같이 의아해하고 있을 때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세나미가 드디어 앞으로 나섰다.“당신은 누구야? 왜 우리 설국 진영에 멋대로 쳐들어온 거지?”세나미의 질문을 들은 윤구주는 차갑게 코웃음 쳤다.“설국 만이족들은 내 신분을 알 필요가 없어.”설국 만이족이라니!윤구주의 말을 들은 광전사들은 그 순간 모두 분노했다.추운 지역인 설국은 줄곧 다른
세나미 일행이 두 번째 진영에 도착했을 때, 똑같이 파괴당한 설국 진영이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다.세나미는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들과 폐허가 된 병영을 보고 표정이 점점 차가워졌다.그녀의 뒤에 있던 광전사들 또한 비분에 찬 표정을 지었다.국경 지역에 주둔하고 있던 병사들은 모두 설국의 정예군들이었다.그런데 적이 누군지도 알지 못한 채 그들의 진영 두 개가 파괴되었다. 설국인들로서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세나미 아가씨, 큰일입니다! 전방에 또 파괴당한 진영이 있습니다!”이때 또 하나의 비보가 들려왔다.이내 파괴당한 다섯 개의 설국 진영 모두 세나미가 이끌고 온 부대에 발견되었다.겨우 30분 사이, 세나미 일행은 무려 다섯 개의 파괴당한 설국 진영을 발견한 것이다.특히 마지막 진영은 대형 진영으로 2,000여 명에 달하는 설국 병사들이 주둔하고 있는 곳이었다.그 진영은 설국 정예군으로 이루어졌으며 화포, 기관총 등이 갖춰진 진영이었다.그러나 그곳의 건물들은 모두 무너졌고 땅은 갈라져 있었다. 마치 누군가 일부러 땅을 찢어버린 듯 그곳은 그야말로 만신창이였다. 게다가 무기들마저 전부 산산이 조각나서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이러한 상황에 설국 군신인 세나미는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하고 호통을 쳤다.“빌어먹을! 대체 누가 우리 설국 전사들을 죽인 거지?”그녀의 붉은 머리가 바람에 마구 휘날렸다. 그녀가 뿜어대는 엄청난 살기가 그녀를 한 마리의 야수처럼 보이게 했다.주변에 있던 제사장들과 광전사들 역시 모두 눈이 벌게졌다.죽은 사람들은 설국의 정예군들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아우!이때 갑자기 거대한 몸집을 가진 북극 늑대가 울부짖었다.그렇게 울부짖은 뒤 북극 늑대는 피에 굶주린 눈빛으로 멀리 있는 설산을 바라보았다.“북극 늑대 왕이 적을 발견했다. 모두 날 따라와!”세나미는 어렸을 때부터 북극 늑대 왕을 타고 다녔기에 누구보다도 설국의 맹수인 북극 늑대를 잘 알고 있었다.북극 늑대 왕은 굉장히 똑똑해서 위험한 기운이거나
설국 제사장은 몇 번이나 연락을 해보았지만 전화는 통하지 않았다.심상치 않은 상황에 다룬 제사장은 서둘러 아름다운 세나미를 향해 말했다.“세나미 아가씨, 연락을 받지 않습니다.”세나미는 그 말을 듣더니 곧바로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우리 주둔지에 정말로 무슨 일이 벌어졌나 보네. 내 명령을 전해. 더 빠르게 주둔지에 도착할 수 있게끔 지금부터 속도를 높이도록!”“네!”세나미는 명령을 내린 뒤 곧바로 두 다리로 북극 늑대 왕의 몸통을 찼고 거대한 몸집을 가진 북극 늑대 왕은 하늘을 향해 길게 울부짖더니 눈보라를 가르며 빠르게 달렸다.눈보라 속.윤구주에게 가장 처음 소멸당한 주둔지는 이미 폐허가 되어 있었다.이때 늑대가 울부짖는 소리가 폭풍우 속에서 들려왔다.잠시 뒤 세나미를 태운 거대한 북극 늑대 왕과 그들의 뒤에 있던 설국 광전사 부대들이 눈보라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1번 진영은?”입을 연 사람은 다룬 제사장이었다.그는 폐허를 바라보면서 참담한 표정을 지었다.“젠장, 우리 주둔지가 파괴당한 것 같은데요?”다른 제사장이 빠르게 앞으로 나오더니 이미 초토화되어 버린 땅과 폐허가 된 주둔지를 바라보고 당황했다.세나미는 북극 늑대 왕 위에서 뛰어내렸다.눈앞의 폐허가 된 설국 병영과 눈에 깊이 파묻힌 설국 병사들의 시체를 본 순간, 세나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세나미 장군님, 큰일입니다. 적이 우리의 주둔지를 습격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누가 감히 우리 설국 병영에 쳐들어와서 우리 병사들을 죽인 걸까요? 이곳은 화진과 접하고 있는 국경 지역이니 혹시 화진에서 몰래 병사를 파견해 우리 병사들을 급습한 걸까요?”한 제사장이 입을 열었다.“말도 안 돼요! 화진의 국경 지역에는 병사들이 2,000여 명밖에 없어요. 그들이 어떻게 감히 우리 병영을 공격하겠어요?”다룬 제사장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장기간 국경 지역에 주둔한 경력이 있는 다룬 제사장은 화진의 국경수비대가 겨우 2,000여 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세나미 곁에 있던 네 명의 제사장 또한 싸늘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 보였다.주위는 고요했고 오직 눈보라만이 거세게 몰아칠 뿐이었다.고요함 속에서 북극 늑대 왕의 거친 숨소리를 제외하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이러한 상황은 거의 십 분가량 이어졌다.결국 한 제사장이 입을 열었다.“세나미 씨, 이 주변에는 위험이 없는 듯합니다.”세나미는 마치 군신처럼 북극 늑대 왕 위에 도도하게 앉아 있었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대꾸했다.“말도 안 돼. 내 북극 늑대는 최고의 영수야. 얘가 위험을 감지했다는 건 적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걸 의미해.”그녀의 말을 들은 다른 제사장이 말했다.“하지만... 이 근처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세나미는 파란 눈동자로 차갑게 잿빛 하늘을 바라볼 뿐, 대답하지 않았다.그렇게 한참이 지난 뒤에야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건 한 가지 상황만을 의미해.”“무슨 상황이요?”곁에 있던 제사장들은 궁금한 듯 물었다.“적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지.”그녀의 말을 들은 제사장들은 비록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사실 속으로는 다들 코웃음을 쳤다. 이곳은 설국의 국경 지역인데 누가 감히 이곳에 잠복한단 말인가? 게다가 그들의 광전사 부대는 다른 나라의 정예군을 만난다고 해도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세나미가 너무 의심이 많고 걱정이 많다고 생각했다.설국의 광전사 부대가 경계 태세를 취하자 팔십 킬로미터 밖에 있던 윤구주는 의아함을 느꼈다.윤구주의 신념술을 일반 강자들은 느낄 수 없었다.절정 수준의 강자라고 해도 눈치챌 수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그런데 북극 늑대 왕이 그걸 감지한 것이다.신념으로 북극 늑대 왕을 확인한 윤구주는 갑자기 차가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짐승에 불과한 것이 감각은 아주 기민하네.”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신념을 거두어들이더니 설국 광전사 부대를 무시하고 다시 눈을 감고 수련하기 시작했다.윤구주가 신념술을 거두어들이자
설국 광전사들은 세나미가 음식과 물을 유목민에게 나눠주라고 하자 다들 다시금 넋이 나갔다.“장군님, 이 사람들은 적국의 유목민들입니다. 게다가 다른 나라도 아니고 화진의...”한 병사가 말했다.그런데 그가 입을 떼자마자 세나미가 그의 뺨을 후려쳤다.순간 그의 뺨 위로 붉은 손바닥 자국이 남았다.“내 말 못 알아듣겠어?”세나미가 싸늘하게 말했다.거대한 몸집을 가진 광전사는 더는 말대꾸하지 못했다. 겁을 먹은 그는 황급히 말했다.“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장군님!”말을 마친 뒤 그는 곧바로 뒤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다들 뭘 넋 놓고 있어? 어서 물과 음식들을 이 유목민들에게 나눠주도록 해!”설국 병사들은 물과 음식들을 꺼내서 가련한 유목민들에게 건넸다.음식을 다 나눈 뒤 정령 같은 세나미는 그제야 풀려난 유목민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다들 이제 집으로 돌아가. 명심해.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우리 설국 땅에 발을 들이지 마!”풀려난 유목민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말문이 막혔다.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세나미를 바라보았다.“정, 정말 저희를 풀어주시는 겁니까?”세나미가 말했다.“그럼! 이제 가봐도 돼!”유목민들은 얼빠진 얼굴로 서로를 한동안 바라보다가 세나미를 향해 짧게 감사 인사를 한 뒤 곧바로 도망쳤다.유목민들이 떠나는 모습을 확인한 뒤 세나미는 그제야 다시 최전방으로 돌아갔다.“출발!”그녀는 명령을 내리자마자 빠르게 움직여 북극 늑대 왕의 몸 위로 다시 올라탔다.팔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던 윤구주는 그 광경을 신념으로 포착했다.윤구주는 비록 팔십 킬로미터 밖에 있었지만 이미 전성기 실력을 회복한 그는 신념으로 모든 걸 볼 수 있었다.그래서 세나미가 화진의 유목민을 풀어주는 걸 본 순간, 그는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저 설국 여자는 꽤 좋은 사람이군. 우리 화진 사람을 죽이지 않아서 다행이야. 만약 우리 화진인 한 명을 죽였다면 나도 똑같이 설국인 한 명을 죽였을 테니까.”그렇게 말한 뒤
그 뒤로 그녀는 설국의 군신이라고 불렸다.지금 그녀는 설국의 국주와 결혼할 계획이라 이제 곧 설국의 가장 유명한 황후가 될 예정이었다.북극 늑대 왕을 타고 있는 세나미는 도도한 자태에 정령 같은 얼굴을 하고선 광전사 부대를 이끌고 위풍당당하게 국경 지역으로 향하고 있었다.“주둔지에 도착하려면 얼마나 더 걸려?”감미롭지만 차가운 목소리가 북극 늑대 왕을 타고 있는 세나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그녀의 파란색 눈동자는 앞에 펼쳐진 회색빛 하늘을 서늘하게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곁에는 네 명의 노인이 있었는데 그 노인들은 광명 신전의 검은색 제복을 입고 있었다.그들은 광명 신전의 제사장들이었다.질문을 받은 제사장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세나미 아가씨, 주둔지까지는 팔십여 킬로미터 정도 남아있습니다.”“박차를 가해야겠어.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주둔지에 도착해야 해.”세나미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네!”“세나미 아가씨, 우리 설국의 땅을 침범했던 포로들은 행동이 너무 굼뜬데 전부 버리고 갈까요? 아니면 죽일까요?”제사장이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그들의 뒤에는 실수로 설국 땅을 밟았던 유목민들이 손발이 묶인 채 눈밭을 힘겹게 걷고 있었다.그 유목민 중 대부분이 화진 사람이었다.그리고 대충 봐도 20여 명은 될 듯했다.그들은 설국 땅에 실수로 들어갔다가 설국 병사들에게 잡혔다.사실 유목민들은 죽을 뻔했는데 세나미는 전쟁은 전쟁일 뿐, 무고한 민간인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었다.어느 나라든 똑같았다.제사장이 화진의 유목민들을 죽이겠다고 하자 세나미는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내 말을 귓등으로 들은 것이냐?”그녀의 말 한마디에 제사장은 서둘러 몸을 숙이며 말했다.“제가 어찌 감히 그러겠습니까?”“그렇다면 저 유목민들을 잘 챙기도록 해! 영원히 명심해야 할 거야. 전쟁터에서의 일은 전쟁터에서 해결해야 해. 감히 무고한 민간인들을 죽이는 놈들은 그 자리에서 법에 따라 처단할 것이다!”세나미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고 제사장은 서둘러
윤구주에게서 팔십 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서는 설국 병사들이 기세등등하게 그가 있는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그 설국 병사들은 윤구주가 죽였던 병사들과는 완전히 달랐다.그 병사들은 모두 기골이 장대하고 근육이 탄탄했다.게다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동물 가죽 하나만 걸치고 있었고, 심지어 어떤 이들은 상체를 드러내놓고 있었다.그들은 현대의 화기를 들고 있지 않고 다들 섬뜩하게 거대한 도끼를 들고 있었다.약 600명 정도 될 듯한 병사들은 책 속에서나 볼 법했던 거인처럼 보였다.게다가 자세히 보니 그들의 동공에는 모두 피에 굶주린 듯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그들이 바로 설국에서 가장 유명한 광전사들이었다.설국 광전사들은 설국에만 있는 독특한 부대였고, 설국의 가장 강한 광명 신전 출신들이었다.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설국의 남아들은 태어난 뒤 모두 광명 신전의 검사를 받게 되는데 검사에 합격하면 신전으로 가서 일당백의 광전사로 길러진다고 한다.그 광전사들은 용감무쌍하다고 한다.당시 제1 제국의 가장 강한 특수부대원들을 상대할 때, 광전사 한 명이 특수부대원 열 명을 상대했다고 한다. 만약 상대가 평범한 군인이었다면 혼자서 백 명도 상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게다가 광전사들의 몸에 어떤 술법이 걸려있는지는 몰라도 그의 몸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단단하여 일반적인 총이나 칼은 그들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다고 한다.10개국 간의 전쟁에서 설국의 광전사들은 화진의 병사들을 꽤 많이 죽였다.그런데 이때 흑여산맥의 국경 지역에서 이렇게 많은 광전사들이 모습을 드러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광전사로 이루어진 부대 앞에서 갑자기 섬뜩한 늑대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시선을 들어보니 깜짝 놀랐다.온몸이 흰색 털로 뒤덮인 아주 큰 북극 늑대의 왕이 시야에 들어온 것이다.설국은 지구에서 가장 추운 곳이었고 설국의 북극 늑대는 아주 유명했다.그런데 그 북극 늑대 왕이 이렇게 클 줄은 상상도 못 했다.심지어 그 북극 늑대 왕은 털이 흰 눈처럼 하얬고,
그러나 윤구주가 말했다.“네 탓을 하려던 건 아니야. 너 보고 떠나라고 한 건 내가 따로 할 일이 있기 때문이야.”“따로 할 일이 있으시다고요?”유기철은 당황했다.“그래. 그러니 이만 돌아가.”윤구주는 더 설명하지 않았다.유기철은 윤구주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윤구주가 혼자 이곳에 남아있어도 아무런 위험이 없다는 걸 알고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저하께서 먼저 가보시라고 하셨으니 일단 병영으로 돌아가서 저하를 기다리겠습니다.”말을 마친 뒤 그는 윤구주를 향해 깊이 허리를 숙였다.“그러면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유기철이 떠났다.밖은 여전히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고 바람 또한 휘휘 소리를 내면서 불고 있었다.부지면적이 수만 제곱미터에 달하며 2,000여 명의 병사들이 있는 설국 병영은 폐허가 되어 버렸다.윤구주는 덤덤한 눈길로 병영 주위를 쓱 둘러보았다. 그 순간 그의 두 눈에서 금빛이 뿜어져 나왔고, 동시에 그는 신념술을 사용하여 반경 수십 킬로미터를 전부 뒤덮었다.신념술을 사용하자 근처 설산 위에 있던 천지의 원기가 갑자기 사면팔방에서 윤구주를 향해 날아들었다.“역시 이곳은 아주 좋아! 천지의 원기가 기산보다도 더 풍부해!”윤구주는 두 눈을 반짝이면서 흡족한 얼굴로 말했다.사실 윤구주가 유기철에게 먼저 떠나라고 한 이유는 이곳에서 아주 짙은 천지의 원기를 느꼈기 때문이다.예전에 구음만상결을 수련했을 때 윤구주는 완벽히 성공하지는 못했다. 기산 마궁의 천지 원기가 너무 희박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지금 끊임없이 이어진 흑여산맥과 상쾌한 공기, 거기에 아주 짙은 천지 원기까지.순수한 천지 원기가 있었기에 윤구주는 구음만상결을 수련할 수 있었다.윤구주가 구음만상결 수련에 성공한다면 윤구주의 실력은 몇 배나 더 성장할 것이다.윤구주는 눈 깜짝할 사이에 제일 높은 설산 위에 섰다.그 설산은 아주 가파른 산이었다.윤구주는 그곳에 착지한 뒤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그는 두 손으로 수인을 맺었고 곧 체내에서
윤구주의 반산술이 시작되자 진영의 대지가 갑자기 금이 가기 시작하며 여러 갈래로 찢어졌던 틈들이 지면으로부터 우지직거리며 전부 벌어지고 따라 수많은 진영 건축물이 무너지기 시작하며 갈라진 틈으로 떨어졌다.곧이어 윤구주가 큰 손으로 땅을 향해 다시 한번 내리누르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수십 미터나 되는 지면의 한 조각이 그의 손에 쥐어지면서 허공에 떠 있었다.지면을 잡고 있던 윤구주는 잔혹한 눈길로 밑에 있는 설국 사병들을 향해 소리쳤다.“죽어라!”수십 미터나 되는 대지가 우르르 하늘에서 떨어지면서 진영을 전부 부숴버렸다.그 위력에 수십 리가 되는 지면이 전부 흔들리기 시작했고 심지어 뒤에 있는 산들까지도 흔들리기 시작했다.눈앞에 있던 군사 진영은 윤구주의 반산술에 의해 바로 파멸되어 버렸고 설국의 사병들, 장군들, 심지어 갑탱크랑 전쟁 무기들까지 전부 포함하여 최후의 폭발 소리와 함께 모두 파멸되었다.흔들림이 몇 분간 지속되다가 드디어 완전히 잠잠해졌고 2천여 명이 지키고 있던 이 군사 진영은 이렇게 눈앞에서 윤구주로 인해 완전히 초토화되었다.이제 이 설국 군사 진영의 모든 것들이 윤구주의 반산술에 인해 철저히 뒤덮였다.대전이 끝난 후,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군사진영과 윤구주의 반산술에 묻혀버린 설국 사병들의 시체를 바라보던 유기철은 놀라 멍하니 서 있었다.다섯 번째 설국 진영을 파멸시킨 후 윤구주는 허공에서 날아내려 폐허 속에 서 있었다.“저하의 위엄! 저하는 정말 대단하십니다!”유기철은 흥분을 주체할 수 없어 금방 내려와 서 있는 윤구주에게 엎드려 절을 하며 말했다.“여기가 몇 번째 진영이더냐!”윤구주는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진영에 서서 유기철에게 물었다.“저하께 아뢰옵니다, 여기는 지금까지 저하께서 멸망시킨 다섯 번째 진영입니다.”윤구주는 고개를 들어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거의 다 됐어!”유기철은 윤구주의 말에 침을 꿀꺽 삼켰다.세상에나!윤구주는 한 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연속 다섯 개의 진영을 포함한 4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