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채은이 막 가자마자, 소천홍이 서재 안에서 분노하며 욕설을 퍼붓는 것이 들려왔다.“때려죽일 계집애, 천한 계집애, 자기가 정말 주세호를 알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뭐야?”“화가 나 죽겠네!”쨍그랑!방 안에서 물건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와, 소천홍이 이번에 상당히 화가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아빠, 화 푸세요! 그 계집애는 어차피 오래 날뛰지 못할 거예요. 일단 그년이 조 도련님한테 시집만 간다면, 우리는 소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거예요!”소진욱이 입을 열었고, 그제야 소천홍은 점차 분노를 억눌렀다.그러고는 한참이 지나서야 말했다.“네 말이 맞아! 하지만, 나는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대체 그 계집애가 어떻게 주세호 같은 큰 사람을 알게 됐을까?”“아빠, 제 추측으로는 아마 도련님 때문인 것 같아요!”“조성훈?”“맞아요!”“아빠, 생각해 보세요. 중해 그룹이 DH 그룹 같은 거물과 접촉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 외에, 누가 그런 자격을 가질 수 있겠어요?”소천홍도 그의 말이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도련님의 뜻이라 하더라도, 주 회장님은 왜 우리에게 그 천한 계집애를 감금하지 못하게 했을까?”그러자 소진욱은 턱을 문지르며 천천히 대답했다.“제 추측으로는 도련님께서 채은이를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걔를 벌할까 봐 두려운 거고요.”소천홍이 다시 생각해 보니, 그 말도 뭔가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그래! 그래! 도련님이 그런 사랑꾼인 줄은 몰랐네!" ...윤구주는 주 씨 저택에서 돌아온 후, 스카이 가든에서 조용히 지냈다.옆에는 검은색 마스티프가 있었는데, 그것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윤구주의 곁에 얌전히 엎드려 있었다.“소채은"에 관해 윤구주는 주세호가 나서면 그녀는 틀림없이 자유를 되찾아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기에 완전히 마음을 놓고 있었다.숨을 크게 들이마시자, 윤구주의 온몸이 움직였다. 그 순
그녀는 기억을 잃은 그가 이런 낯선 곳에 있으면, 틀림없이 머리 없는 파리처럼 마구 뛰어다니리라 생각했다.하지만 뜻밖에도 윤구주는 그녀가 빌린 별장에 가만히 있었다.윤구주도 소채은을 보고 웃었다.“저 안 갔어요! 여기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하하, 잘했어요! 참 똑똑하네요. 저를 기다릴 줄도 아시고! 만약 도망갔었다면, 저는 책임지지 않았을 거예요.”소채은은 가방을 살짝 내려놓으면서 말했다.“우리 까망이, 나 보고 싶었지?”가방을 내려놓고, 소채은은 서둘러 마스티프 쪽으로 달려가 큰 머리를 문질렀다.그러자 마스티프가 윤구주의 곁을 향해 자리를 옮겼다.“구주 씨, 전에는 고마웠어요.”소채은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윤구주에게 말했다.“뭐라고요?”윤구주는 어리둥절했다.“이제 구주 씨라고 부를게요. 이름이 윤구주라고 하지 않았나요?”“...”‘화진의 군신이자 9주의 왕인 내가, 이 어린 계집애에게 구주 씨라고 불린단 말인가? ? ?’“구주 씨, 전에 저를 풀어주신 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 대신 그 조씨 성을 가진 멍청한 놈을 호되게 혼내준 것도 말이에요!”소채은은 다시 한번 짧게 말했다.그러자 윤구주도 더 소채은이 자신을 어떻게 부르는지 개의치 않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별일도 아닌데요, 뭐!”“하지만, 그 멍청한 조 씨 놈은 흠은 당하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반드시 나쁜 짓을 하려고 들 거예요. 저는 그 사람이 틀림없이 구주 씨한테 복수할까 봐 걱정돼요!"소채은은 갑자기 또 걱정스럽게 중얼거렸다.“구주 씨, 아니면 제가 돈을 좀 줄 테니 도망가는 건 어때요?”‘뭐?’“도망을 가요?”윤구주는 처음으로 누군가 자신에게 이 두 단어를 말하는 것을 들었다.“네! 그 조씨 성을 가진 악당은 강성의 부잣집 2세예요! 구주 씨가 비록 그 사람을 때리기는 했지만, 그 사람은 결코 쉽게 구주 씨를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구주 씨가 빨리 도망쳐서 괴롭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물론 소채은은
그러나 소채은은 윤구주의 입가의 띤 웃음기를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말했다.“우리 강성에서 으뜸가는 갑부, DH 그룹 알죠? 게다가 그 주세호는 재산 20조 원의 부자잖아요!!!”“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꿈에도 내가 DH 그룹의 회장님을 알게 될 줄은 몰랐어요.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사람들은 주 회장님께서 나를 알 뿐만 아니라, 또 내가 나중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얼마든지 찾아오라고 하더라고요!”“구주 씨, 정말 이상하지 않습니까?”그러자 윤구주는 피식 웃었다.“그리 이상할 건 없는 것 같은데요!”“헐, 이상하지 않다고요? 기억상실증이라 강성 최고 갑부가 뭔지 모르는 거예요? 20조 원 재산의 부자가 뭔지도요?”말을 끝내고 소채은은 자신의 별장을 가리키며 말했다.“이 이층집 보이죠? 만약 주세호의 재산을 현금으로 환전한다 치면, 그건 이 이층집을 다 채우고도 남을 정도예요. 이제 이해하겠어요?”윤구주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면서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됐어요, 됐어.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한테 내가 뭘 말해. 어차피 알아듣지도 못하는데!”소채은은 윤구주에게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그녀가 보기에 기억상실증에 걸린 이 '자동차 정비공'은, 어떻게 해도 조 단위 돈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아무튼, 난 오늘 정말 행복해요. 강성의 제일 갑부를 알게 되어서 말이에요! 만약 이 회장님이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 자유롭게 구주 씨를 만나러 올 수 없었을 거예요!”그러더니 그녀는 갑자기 소파에 앉아 양손에 아름다운 턱을 짚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구주 씨, 말해봐요, 이 DH 그룹의 주세호 회장님이 왜 나를 알고 싶어 하는 걸까요?”“혹시 내 용모가 너무 아름다워서?”한쪽에 서 있던 윤구주는 이 말을 듣고, 입 안에 머금고 있던 물을 뿜었다.그의 이런 모습을 보고 소채은은 예쁜 눈을 부릅뜨며 물었다.“왜 뿜어요? 왜, 설마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몸매가 부족한가? 아니면 주세호 회장님께 어울리지 않
소채은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그때, 윤구주가 물었다.“그런데 문제는, DH그룹에서 누가 채은 씨를 좋아한다고 말하지는 않았잖아요?”그러자 소채은은 얼굴에 교활한 웃음을 띠었다.“아직 이해 못 했어요? 누가 나를 좋아하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지금 내가 DH그룹 눈에 들었다는 겁니다. 비록 그들이 왜 갑자기 나를 찾아왔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그 이유는 우리 집 가족들도 마찬가지로 모르는 거예요!”“그 말은?”“헤헤.”소채은은 다시 못된 웃음을 지었다.“내 말은 아주 간단해요. 아무나 가짜 상대를 찾아서 그가 DH그룹 회장님의 아들이나 친척이라고 말하면 되지 않겠어요?”“뭐요? 가짜를 찾는다고요?”윤구주는 순식간에 어이가 없어졌다.“그래요!”“생각해봐요, 어차피 우리 소씨 가문 식구들도 지금 모두 어리둥절해 있어요. 아무도 DH그룹이 왜 나를 찾아왔는지 모른다고요, 제 그 음험하고 악랄한 큰아버지를 포함해서 말이죠. 만약 DH그룹의 아들이 나를 좋아한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들도 감히 믿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소채은을 총명한 수를 생각해냈다.그리고 그 말을 들은 윤구주는 쓴웃음을 지었다.‘이 여자가 정말, 중해그룹 조성훈한테서 벗어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군. 뜻밖에도 가짜를 만들어낼 생각까지 하다니. 하지만 그 생각 확실히 좋아 보이긴 하네. 중해그룹은 주세호 씨의 DH그룹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같은 레벨이 아니니까!’“하지만, 문제가 있어요.”윤구주가 갑자기 물었다.“무슨 문제요?”“문제는 주 회장에게 아들이 없는 것 같아요!”이것만큼은 윤구주가 사실대로 말했다.“어? 그걸 어떻게 알아요?”소채은은 조금 의아해하며 윤구주를 바라보았다.그러자 윤구주는 턱을 문지르며 대답했다.“그냥 아무렇게 추측해본 거예요.”소채은은 더 깊이 추궁하지 않고, 달 모양의 눈썹을 찌푸렸다.잠시 후 그녀는 갑자기 눈동자를 또륵또륵 굴렸다.“아들이 없으면 아들을 만들 수 있잖아요!”“네? 아들을 만든다
‘뭐? 나더러 주세호 씨의 수양아들 행세를 하라고?’그 말에 윤구주는 하마터면 화가 폭발할 뻔했다.“그건 좀 아니지 않을까요...”“왜 아니에요? 이렇게 잘생기고, 키도 크고, 기품이 넘치니, 주 회장님 수양아들 역할에 구주 씨만큼 잘 어울리는 사람이 없는 것 같은데.”그러더니 소채은은 윤구주를 살짝 잡아당겼다.“구주 씨,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요, 네? 내가 구주 씨를 바다에서 구해냈으니, 구주 씨도 나한테 보답해야 하지 않겠어요? 제발요!”그녀가 애걸복걸하는 것을 바라보며 윤구주는 속으로 어이가 없었다.‘이 9주의 왕더러 주세호 씨의 수양아들 행세를 하라고? 젠장! 설사 내가 그런 척하더라도 주세호 씨는 감히 아는 척 못 할 테지만...’그의 옆에서 소채은은 여전히 최선을 다해 윤구주에게 애원하고 있었다.“구주 씨, 제발 한 번만 도와주세요!”그녀의 이런 모습을 바라보며 윤구주는 쓴웃음을 지었다.“그래요! 한번 연기해 줄게요. 나를 살려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예요!”“정말이요?”“네! 이번 한 번만!”소채은은 윤구주가 승낙하는 것을 듣고, 감격에 겨워 곧 벌떡 일어났다.“정말 고마워요, 구주 씨! 구주 씨는 내 구원자예요!”말을 끝내고 그녀는 직접 윤구주를 와락 안았다.소채은의 몸매는 아주 볼륨감이 있었는데, 윤구주는 안기자마자 바로 그녀의 가슴에 이는 파문을 감지했다!‘크잖아!’그러나 소채은은 개의치 않았다.그녀는 즐거운 표정으로 윤구주를 안아본 뒤 손을 풀고 위아래로 윤구주를 훑어보았다.“쯧쯧, 역시 구주 씨 멋지네요! 그런데 이 옷뿐이에요? 얼른 근사한 새 옷 몇 벌로 갈아입어요!”“구주 씨, 기다려요, 내가 가방 가져올 테니까 조금 이따 우리 쇼핑센터로 가요, 이 누나가 구주 씨한테 맞는 멋진 옷을 골라줄 거니까요!”이렇게 말하며 소채은은 이내 가방을 들어 윤구주를 데리고 쇼핑하러 갈 준비를 했다. ...강성에서 가장 화려한 쇼핑센터 건물.두 명의 연예인 같은 미남, 미녀가 건물 안에서 걸어나왔다.아르
마지막으로 더 예를 들자면, 어떻게 부자 같은 고귀함을 드러낼 수 있는가 등등!“구주 씨, 잘 들어요, 구주 씨는 이미 강성 제일 갑부의 수양아들이 되었으니, 어떤 사람이든 안중에 둘 필요가 없어요!”“그리고, 구주 씨는 특히 늘 기품 있고, 실속 있게 행동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돈이있어야 합니다!”윤구주는 그녀의 말에 하마터면 또 화가 폭발할 뻔했다.‘이 여자가 감히 한때 200만 명의 강력한 군사를 장악했던 이 구주왕에게 기질을 가르치려 들어? 게다가 돈까지?!’두 시간 남짓한 세심한 가르침이 끝나자, 소채은은 목구멍에서 연기가 날 지경이었다.“구주 씨, 내가 가르친 거 다 알아들었죠?”윤구주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아들었으면 됐어요!”“그럼 이제 집으로 갑시다!”소채은은 곧장 자신의 가방을 들며 말했다.“지금 바로요? 너무 빠르지 않을까요?”“뭐가 빨라요? 내일모레 내가 조성훈 그 얼간이랑 결혼한다는 거 까먹었어요?”말을 마치자마자, 소채은은 이내 윤구주를 잡아당겨 집으로 돌아갔다.돌아가는 길.소채은은 또 한편으로 윤구주에게 당부했다.“제발 티 내지 말고 절대 들키지 말아요! 그리고, 기억해요. 말은 항상 아껴야 한다는 거! 무슨 할 말 있으면 내가 대신 말해줄게요!”“자, 이건 DH그룹의 상세한 상황, 그리고 족보예요. 모두 내가 인터넷에서 검색한 거니까 구주 씨는 빨리 다시 한번 숙지하고 외워요!”소채은은 핸드폰으로 찾아온 주세호의 가족 상황을 윤구주에게 일일이 건네며 말했다.그 바람에 윤구주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30분 후, 소채은은 윤구주와 함께 차를 몰고 소씨 저택으로 돌아왔다.앞에 있는 별장을 바라보며 소채은은 깊은숨을 들이쉬고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그러더니 그녀는 윤구주를 보며 말했다.“구주 씨, 오늘 이 모든 건 구주 씨한테 달려 있어요!”“기억해요, 지금부터 당신은 더 이상 윤구주도 아니고, 더더욱 예전의 자동차 정비공도 아니고, DH그룹의 회장 주세호의 수양아들이라는 것을!”
넓은 서씨 저택 거실. 값비싼 양복을 입고, 마치 세가의 권위자 같은 모습을 한 윤구주는 그렇게 소채은의 곁에 서 있었다.소채은은 조금 긴장한 듯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그녀는 침착하게, 침착하게, 반드시 침착해야 한다고 자신에게 암시하며 노력했다.반면, 오히려 윤구주는 매우 편안한 표정이었다.“구주 씨, 절대 잊지 말아요. 지금 구주 씨는 20조 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주세호의 수양아들이라는 것을요. 절대 두려워하지 말고. 티 내지 마요.”그러자 윤구주는 싱긋 웃었다.‘농담도 참! 이런 작은 일에 두려움을 느낄 게 뭐가 있다고!’그녀가 나지막한 소리로 윤구주를 일깨우고 있을 때, 밖에서 터벅터벅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소채은은 발소리를 듣자마자 부모님이 오셨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어두운 얼굴로 들어오는 소청하, 천희수를 바라보며 재빨리 외쳤다.“엄마, 아빠!”그러나 소청하는 자신의 딸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들어오자마자 윤구주에게 시선을 돌렸다.“이쪽은 누구시냐?”소청하는 옷을 갈아입고 분위기가 확 달라진 윤구주를 단번에 알아보지 못했다.“아빠, 저랑 같이 있던 사람이에요...”소채은의 말이 끝나자마자 소청하는 마침내 알아차렸다.“당신이야? 이제야 알겠군!”“이 망할 계집애, 누가 너더러 이런 짐승만도 못한 남자를 데려오라고 했어? 소채은, 너 정말 낯이 있기는 한거야? 어떻게 이 남자를 우리 소씨 저택에 데려오려고 해? 네 엄마랑 내가 화병으로 죽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소청하는 윤구주를 알아본 후 단번에 펄쩍 뛰었다.그는 자신의 딸이 뜻밖에도 이 '짐승 같은 남자'를 데리고 돌아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아빠, 제 설명 들어봐요. 사실, 저희 둘은 오랫동안 사귀고 있었어요!”“뭐라고? 너희들... 너희들... 정말 같이 사귀었었어?”소청하는 그 말을 듣고 화가 나서 거의 기절할 뻔했다.천희수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채은아, 그게 무슨 소리야? 어떻게 이런 남자와 함부로
“아빠, 제 남자친구를 너무 얕잡아 보시는 거 아니에요?”“오늘 아침, 왜 강성의 제일 갑부인 DH그룹이 저를 찾아왔는지 아세요?”소채은의 말에 소청하는 단숨에 목구멍이 꽉 막힌 것 같았다.“그게 무슨 말이야...?”" “제 뜻이 아직 충분히 분명하지 않았나요? 엄마, 아빠, 제 남자친구는 사실 강성 제일의 갑부, DH그룹의 수양아들 윤구주예요!”천둥이 치는 듯 그녀의 폭탄 발언에 소청하와 천희수는 완전히 얼떨떨해지고 말았다.‘DH그룹의 수양아들? 윤구주?’ 다시 윤구주를 바라본 소청하와 천희수는 그만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그때, 윤구주도 마침내 입을 열었다.“아버님, 어머님, 안녕하세요!”윤구주가 인사하는 것을 보고 소청하는 십여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비로소 눈을 부릅뜨고 그를 바라보았다.“정... 정... 정말 강성 제일의 갑부 주 회장님의 수양아들입니까?”윤구주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에잇취!”그와 동시에 저 멀리 윈워터힐스의 휘황찬란한 거실에 앉아 있던, 강성 제1의 갑부 주세호가 재채기를 했다!‘어울리지 않아!’순순히 인정하는 윤구주의 모습에 소청하는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곁에 있던 천희수도 눈이 휘둥그레진 채 서 있었다.만약 윤구주의 신분이 정말 강성 제일의 갑부 주세호의 수양아들이라면, 조성훈은 그에 비하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었다.“채은아, 너 우리 속이는 거 아니지? 정말 그 주 회장님의 수양아들이야?”소청하는 윤구주를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제가 어떻게 부모님을 속일 수 있겠어요?”“아빠, 제가 일찍이 말씀드렸죠. 아빠 딸은 일반적인 금수저한테 시집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요. 어렸을 때 할아버지께서 제 팔자를 계산해 주셨던 것을 기억해요? 제가 구천봉황의 팔자라고 하셨어요. 이제 조금 믿으시겠어요?”소채은은 계속해서 허풍을 떨었고, 천희수는 또다시 침묵했다.그녀가 갓 태어났을 때, 할아버지는 확실히 사람을 찾아서 소채은의 팔자를 계산해 주었
문제가 생겼다는 말 한마디에 식사를 하던 윤구주가 멈칫했다.그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박창용, 염수천, 박천후 세 장수를 바라보았다.“서울에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거야?”윤구주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차분한 어조로 물었다.박창용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에서는 얘기하기가 적절치 않다는 뜻이었다.“여기서 얘기해도 괜찮아.”윤구주가 명령을 내렸다.“저하, 조금 전 서울 황성에서의 비밀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말하기 국주님께서 폐황령을 내리셨고 이미 폐관에 돌입한 상태라고 합니다.”박창용이 말했다.폐황령?그 세 글자에 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렸다.화진의 구주왕으로서 윤구주는 폐황령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폐황령을 내렸다는 것은 국주가 당분간은 천하를 관리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했다.“게다가 조금 전 육도진 우상이 비밀리에 전한 소식에 따르면 종문의 사람들이 서울에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다고 합니다. 저하를 상대하려는 것 같습니다.”박창용이 다시 말했다.종문이라는 두 글자에 연규비와 백경재는 안색이 어두워졌다.무인으로서 그들은 종문의 저력과 무시무시함을 알고 있었다.조금 전 박창용은 종문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유가 윤구주를 상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다들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오직 윤구주만이 평온한 얼굴로 테이블 위 잔을 들어 단번에 순을 삼키며 말했다.“종문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군.”“구주야,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거야?”소채은은 화진의 무도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박창용 등 사람들의 얘기를 들은 그녀는 서둘러 걱정스러운 얼굴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윤구주는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큰일 아니야. 내가 잘 처리할게.”말을 마친 뒤 그는 고개를 돌려 소청하 부부에게 얘기했다.“아버님, 어머님. 일단 식사하세요. 저는 나가서 얘기 나눌게요.”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박창용, 염수천, 박천후를 데리고 몸을 돌려 거실에서 나갔다.정자 쪽에서 박창용은 윤구주를 향해 상황을 보고했다.“저하
윤구주는 중얼대며 말하더니 갑자기 얘기를 꺼냈다.“채은아, 나와 같이 서울로 가줄 수 있어?”“서울로 가자고?”갑작스러운 질문에 소채은은 잠깐 당황했다.“응. 난 너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 가장 좋은 방법은 네가 나와 함께 서울로 가는 거야. 그곳에 있으면 나도 널 보살필 수 있어.”윤구주는 자신의 진짜 생각을 솔직히 얘기했다.윤구주가 함께 서울로 가겠냐고 묻자 소채은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한참을 침묵하다가 말했다.“하지만 내가 서울로 가면 우리 집은 어떡해? 내 직장은?”윤구주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걱정하지 마. 네가 정말 나와 함께 서울로 간다면 내가 새로운 회사를 세워줄게. 네가 원하는 건 뭐든 해도 돼.”윤구주는 화진의 구주왕이었으니 돈이나 직장 같은 건 그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그러나 소채은은 여전히 걱정이 되는 듯했다.“하지만 우리 부모님에게 자식은 나 하나뿐인걸. 내가 떠나면 우리 부모님은 누가 돌봐줘?”“그건 걱정하지 마. 네가 나와 같이 서울에 간다면 너희 부모님도 당연히 서울로 모실 거야.”윤구주가 말했다.소채은은 그 말을 듣고 한참을 침묵했다.“구주야, 나 조금만 더 고민하고 대답해도 될까?”윤구주는 강성이 소채은의 고향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갑자기 강성을 떠나야 한다면 당연히 미련이 남을 것이다.그녀는 소채은의 손을 잡고 말했다.“당연하지. 잘 고민해 봐.”소채은은 온순하게 고개를 끄덕인 뒤 윤구주의 가슴에 머리를 기댔다.두 사람이 알콩달콩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갑자기 밖에서 헛기침 소리가 들려왔다.“콜록콜록.”“채은아, 구주야. 음식 다 됐으니까 와서 밥 먹어.”말을 꺼낸 사람은 천희수였다.엄마가 들어오자 소채은은 얼굴을 붉히면서 서둘러 윤구주의 품에서 벗어나며 말했다.“네, 네!”그러고 나서 고개를 들고 말했다.“구주야, 다들 우리가 가서 밥을 먹길 기다리는 것 같으니 같이 나가자.”“그래!”두 사람은 거실로 향했다.널따란 거실 안, 원형의 크리
윤신우는 진실을 얘기했고 이홍연은 당황했다.“삼촌 말씀은 아버지께서 일부러 폐관하셨다는 건가요?”윤신우가 말했다.“그래요.”“그게 정말이에요? 아버지께서는 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할 거라고 하셨어요. 게다가 구주를 우리 화진의 호국군신으로 임명할 거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걸까요?”이홍연은 그 말을 듣고 순간 어이가 없었다.“공주님, 괜한 생각하지 마세요. 제가 국주님이었어도 그렇게 했을 거예요.”이홍연이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자 윤신우가 그녀를 설득했다.“왜요? 대체 무엇 때문에요?”이홍연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 듯했다.“우리 화진은 원래 무도로 나라를 세웠기 때문이죠. 우리 아들 한 명을 위해 천하 무도를 적으로 돌리는 건 현실적이지 않잖아요.”윤신우는 잔혹한 진실을 천천히 얘기했다.화진은 무도로 나라를 세웠고 3대 서열은 그 뿌리가 깊고 또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국주가 윤구주 한 명을 위해 화진을 내란에 빠뜨릴 일은 없었다.이홍연은 결국 침묵을 선택했다.그녀는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윤신우는 뒷짐을 지고 자신 있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아들 일은 제 일이기도 합니다. 누구든 제 아들을 건드린다면 죽일 겁니다.”윤신우가 패기 넘치게 말하자 이홍연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성.윤구주가 돌아온 뒤로 가장 기뻐하는 사람은 소채은과 소채은의 부모님이었다.그들이 매일 그리워하던 윤구주가 드디어 돌아왔으니 당연히 기분이 좋았다.용인 빌리지는 매우 떠들썩했다.소씨 일가 사람들과 백경재, DH 그룹의 주세호, 백화궁의 연규비, 박창용, 박천후, 염수천 등 사람들을 모두 그곳에 모여 있었다.그들은 모두 화진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윤구주를 따르는 사람들이니 당연히 평범한 인물일 수는 없었다.“저하, 민규현 지휘사님과 정태웅 지휘사님은요? 두 사람 모두 아주 오랫동안 보지 못한 것 같아요.”백경재는 눈을 가늘게 뜨면
“말씀해 보세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누가 여러분들을 공격한 거죠?”이홍연은 아름다운 눈으로 민규현과 천현수를 바라보았다.“공주님, 사실 저희를 공격한 건 종문 사람이었습니다.”민규현이 사실대로 얘기했다.종문이라는 말에 이홍연은 안색이 살짝 달라졌고 심지어 뒤에 있던 주도의 미간도 찌푸려졌다.“화진 무도 3대 서열 중 최강이라고 불리는 종문이요?”이홍연이 놀란 표정으로 말했고 민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젠장, 그동안 줄곧 숨어 지내던 종문이 왜 지금 이때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거죠? 게다가 왜 여러분을 공격한 거죠?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화진의 무인들은 무도 중 최강인 종문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아주 드물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들이 모습을 드러낸다면 화진의 무도에 크나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걸 의미했다.“그들은 저하를 상대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민규현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뭐?’“구주를 상대하려고요?”이홍연은 그 말을 듣고 펄쩍 뛰었다.“네.”민규현이 대답했다.이홍연은 그 말을 듣고 분노했다.“종문 사람들 미친 거 아니에요? 구주를 상대한다니요? 빌어먹을 놈들, 구주는 얼마 전 설국을 속국으로 만든 우리 화진의 공신이라고요!”이홍연은 씩씩대면서 말했다.민규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제 추측에 의하면 종문 사람들이 저하를 상대하려고 하는 이유는 저하께서 문벌과 세가들을 처단하여 그들의 불만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일 거예요. 무도 3대 서열은 그 뿌리가 같고 또 아주 깊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이홍연은 그런 것 따위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는 얼굴이 빨개진 채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젠장, 젠장! 구주가 우리 화진을 위해 문벌과 세가들을 정리한 이유는 암세포 같은 자들을 뿌리뽑기 위해서였어요. 그런데 종문 사람들이 그들의 편을 들면서 뛰쳐나오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네요! 민규현 지휘사님, 신우 삼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지금 바로 돌아가서 아버지께 이 사실을
말을 마친 뒤 이홍연은 앞에서 안내했고 주도는 그녀의 뒤를 따랐다.윤씨 일가 저택에 발을 들이는 순간, 주도는 아주 강한 기운들이 그곳에 숨어있다는 걸 느꼈다.윤씨 일가 저택은 비로 겉보기에는 텅 비어 있는 것 같고 사람도 많지 않은 것 같지만 숨겨진 기운들이 수십 개는 될 듯했다.게다가 그 기운들은 모두 절정 수준이었다.“역시 한때 천하제일 윤씨 일가라고 불릴 만했어. 이 정도 힘이라니.”주도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저택 안으로 들어서자 갑자기 기운 하나가 빠르게 접근했다.“누가 감히 윤씨 일가에 멋대로 발을 들인 것이지?”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건장한 체구의 남자가 이홍연의 앞에 나타났다.“창현 삼촌, 절 기억하지 못하시는 거예요?”이홍연은 아름다운 눈을 깜빡이면서 눈앞의 건장 체구를 가진 남자를 바라보았다.남자는 바로 윤씨 일가 삼 형제 중 한 명인 윤창현이었다.“공주님이었군요. 윤창현, 공주님을 뵙습니다.”윤창현은 이홍연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서둘러 정중하게 말했다.“그렇게 예를 갖추실 필요는 없어요. 삼촌, 어서 일어나세요.”이홍연이 말했다.“공주님, 여긴 어쩐 일로 오신 겁니까? 미리 저희에게 얘기하셨으면 저희가 마중 나갔을 텐데요.”윤창현이 웃으며 말했다.“그러실 필요 없죠. 참, 신우 삼촌은 계시나요?”이홍연은 곧바로 물었다.윤창현은 이홍연이 윤씨 일가의 가주 윤신우를 찾는다는 걸 알았다.널찍한 거실 안.윤신우는 민규현, 천현수 등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그들을 제외하고 용민과 재이, 철영도 있었는데 그들은 양쪽으로 나뉘어 서 있었다.바로 이때, 윤창현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형님, 공주님께서 오셨습니다.”그의 목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이홍연이 주도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왔다.윤신우는 비록 윤씨 일가의 가주지만 공주를 만나면 그녀에게 예를 갖추어야 했다.거실에 있던 민규현, 천현수는 이홍연이 이때 윤씨 일가 저택을 방문할 줄은 몰랐다. 그들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공주님
칭찬을 받은 은설아는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웃더니 윤하율의 통통한 손을 잡고 말했다.“그럼. 당연히 그럴 거야.”윤하율은 기쁜 얼굴로 웃었다.“할머니, 할머니!”이때 윤하율은 하미연이 안쪽에서 나오는 걸 발견했다.윤하율은 서둘러 하미연에게 달려가서 그녀의 품에 안기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할머니, 언니가 그랬어요. 앞으로 저도 크면 언니처럼 예쁠 거라고요!”하미연은 윤하율의 얼굴을 꼬집으면서 말했다.“그래, 그래. 우리 하율이는 앞으로 가장 예쁜 사람이 될 거야!”“헤헤!”“하율아, 넌 저기 가서 놀고 있어. 할머니는 손님과 잠깐 얘기를 나눌게.”하미연이 그렇게 얘기하자 윤하율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네!”윤하율은 그렇게 말한 뒤 혼자 그네 쪽으로 달려가서 놀았다.윤하율이 떠나자 은설아는 서둘러 하미연을 향해 예를 갖추었다.“안녕하세요, 어르신.”윤씨 일가의 저택에서 지내게 된 뒤로 은설아는 이곳이 한때 윤구주가 살았던 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그리고 그녀의 앞에 있는 하미연은 윤구주가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였다.“그렇게 예를 갖출 필요는 없단다.”하미연은 웃으며 말했다.“우리 아들 말을 들어 보니 구주의 친구라도 하던데 그게 사실이니?”하미연의 질문에 은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래. 구주는 어렸을 때 집을 떠났어. 구주의 친구를 보게 됐으니 정말 여한이 없어.”하미연은 감개하며 말했다.“참, 우리 구주 지금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니?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거니?”하미연이 윤구주에 대해 묻자 은설아는 고개를 저었다.“민규현 씨 말을 들어 보니 강성에 볼일을 보러 간 것 같아요.”“강성?”그 말을 듣는 순간 하미연의 하나뿐인 동공이 살짝 빛났다.“설마 우리 손주며느리를 데리러 간 건가?”하미연은 중얼대며 말했다.‘뭐라고?’은설아는 손주며느리라는 말에 살짝 당황했다.“구주가 나한테 그랬었거든. 강성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게다가 그 아이가 우리 구주를 구한 적이 있대. 내 생각에
“공주님, 얼른 여기 와보세요!”이때 밖에서 갑자기 주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의 목소리를 들은 이홍연은 서둘러 그에게로 걸어갔다.“무슨 일이에요?”주도가 기묘한 표정으로 주변 바닥을 살피면서 말했다.“제 판단이 맞다면 이곳에서 한차례 전투가 있었을 겁니다.”“전투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이홍연은 서둘러 물었다.“여기 바닥에 생긴 균열을 보세요. 뭔가 떠오르지 않나요?”주도는 그렇게 말하면서 바닥을 가리켰다.바닥에는 팔뚝만큼 굵은 균열이 아주 촘촘히 분포되어 있었고 그밖에 왼쪽에는 부러진 나무도 있었다.그 흔적들을 본 이홍연이 말했다.“마치... 검흔 같아요.”“맞아요! 이렇게 강한 검기를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절정 강자일 거예요!”그 말을 들은 순간 이홍연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절정 강자라고요? 민규현 씨 일행이 절정 강자에게 공격당했다는 말인가요?”주도는 고개를 저었다.“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전 최근 들어 서울에 절정 강자들이 아주 많이 나타났다는 걸 느꼈어요.”주도의 말을 들은 이홍연은 다시금 충격을 받았다.눈앞의 주도는 수십 년 전 무시무시한 육도 절정에 다다른 사람이었다.게다가 지금의 그는 칠살에 발을 들인 상태였다.그래서 이홍연은 주도의 말을 절대 의심하지 않았다.그런데 그런 그가 절정 강자가 민규현 일행을 공격했을지도 모른다고 하니 이홍연은 저도 모르게 걱정이 되었다.“큰일이에요. 지금 구주는 서울에 없는데, 만약 정말로 절정 강자가 민규현 씨 일행을 공격했다면 그들은 분명 크게 다쳤을 거예요.”이홍연이 근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어떡하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민규현 씨 일행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이홍연은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참! 하마터면 신우 삼촌을 잊을 뻔했네요.”이홍연은 갑자기 이마를 탁 치면서 말했다.“신우 삼촌이요?”이홍연이 갑자기 신우 삼촌이라고 하자 주도는 당황했다.“네. 구주 아버지이자 윤씨 일가의 가주 말이에요! 아버지 말씀에
황성, 공주저.“뭐라고? 우리 아버지께서 폐관하신다고? 그게 정말이야?”아버지를 찾아가서 윤구주의 상황을 물을 생각이었던 이홍연은 폐황령이 반포됐고 국주가 폐관에 들어갔다는 걸 알고서는 비명을 질렀다.“네, 사실입니다. 조금 전 육도진 우상의 말을 들어 보니 국주님께서 이미 폐관에 들어가셨답니다. 조정의 일은 모두 육도진 우상에게 맡겼답니다.”한 하인이 대답했다.이홍연은 진정할 수가 없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 난 금방 금란 대전에 갔다 왔었는데. 아버지께서 벌써 폐관에 들어가셨다고?”왠지 모르게 이홍연은 아주 큰 일이 일어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안 돼. 아버지를 찾아가서 똑똑히 물어봐야겠어.”’말을 마친 뒤 여섯째 공주는 다시금 금란 대전으로 향했다.이홍연이 금란 대전에 도착했을 때, 금란 대전의 오래된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게다가 밖에는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가득했고 그들 외에도 황성의 최고 절정 강자 한진모이 있었다.굳게 닫힌 금란 대전의 대문을 바라보던 이홍연은 미간을 한껏 찌푸리면서 빠르게 걸어갔다.“한진모 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우리 아버지는요?”내시 옷을 입은 한진모가 웃으며 대답했다.“공주님, 국주님께서는 폐관에 들어가셨습니다.”“폐관이요? 우리 아버지가 왜 난데없이 갑자기 폐관을 한단 말이죠?”이홍연이 물었다.한진모는 웃으며 대답했다.“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한진모의 대답을 들은 이홍연은 속이 타들어 갔다.결국 그녀는 다시 공주저로 돌아왔다.“우리 아버지께서는 왜 갑자기 폐관에 들어가셨지? 설마 당분간 정무도 보지 않으실 생각인 건가? 그리고 태산봉선을 할 거라고, 윤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할 거라고 하셨었는데! 대체 그사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이홍연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답답했다.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답답해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폐관에 들어간 국주를 방해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에라 모르겠다. 일단 구주부터 찾아가야겠어.’이홍연은 속으로 생각했다.‘그런데 구주는 대체
“결국 올 게 왔어.”국주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나는 종문이 구주 때문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을 거로 생각했었어. 내가 종문을 너무 얕봤던 것 같아.”국주가 갑자기 다시 말했다.육도진이 대답했다.“국주님, 괜한 걱정하시는 겁니다. 전 구주왕의 실력이라면 종문의 난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국주는 손을 내저으면서 금빛 왕좌에서 일어났다.“내가 걱정하는 건 구주의 실력이 아니야. 난 구주가 종문과 싸우게 되면 우리 화진의 무도까지 그 영향을 받을까 봐 걱정돼. 만약 우리 화진의 무도가 혼란에 빠진다면 화진은 엄청난 위기에 빠질 거야. 게다가 현재 조정에는 자신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 알게 모르게 종문과 결탁한 내각 대신들이 아주 많아. 만약 무도가 혼란에 빠진다면 조정 또한 혼란에 빠질 거야.”육도진은 그 말을 듣고 흠칫 놀랐다.그는 국주의 말이 옳다는 걸 알고 있었다.화진은 무도로 나라를 세웠고 화진의 무도 3대 서열은 오랜 역사가 있었다.만약 무도가 혼란에 빠진다면 화진 또한 혼란에 빠질 것이다.그렇게 되면 세력들은 서로 다툴 것이고 난세가 펼쳐질 것이니 화진의 국주로서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렇다면 국주님께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육도진은 조심스럽게 물었다.국주는 대답하지 않고 뒷짐을 진 채로 먼 곳을 바라보며 한참 뒤에야 대답했다.“난 폐황령을 가동할 생각이야.”‘뭐라고?’“폐황령이요?”폐황령이라는 세 글자에 육도진은 깜짝 놀랐다.폐황령이란 무엇인가?폐황령이란 국주가 당분간 나랏일을 관리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했다.그것이 바로 폐황령이었다.쉽게 말하자면 폐황령이 가동되는 순간 종문, 문벌, 세가 모두 마음껏 싸울 수 있다는 뜻이다.물론 그들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이 있었다. 반대로 전쟁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황성 쪽에서는 그들의 일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국주님 말씀은 구주왕 홀로 무도 3대 서열을 상대하게 할 거란 뜻입니까? 이제 막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