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서씨 저택 거실. 값비싼 양복을 입고, 마치 세가의 권위자 같은 모습을 한 윤구주는 그렇게 소채은의 곁에 서 있었다.소채은은 조금 긴장한 듯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그녀는 침착하게, 침착하게, 반드시 침착해야 한다고 자신에게 암시하며 노력했다.반면, 오히려 윤구주는 매우 편안한 표정이었다.“구주 씨, 절대 잊지 말아요. 지금 구주 씨는 20조 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주세호의 수양아들이라는 것을요. 절대 두려워하지 말고. 티 내지 마요.”그러자 윤구주는 싱긋 웃었다.‘농담도 참! 이런 작은 일에 두려움을 느낄 게 뭐가 있다고!’그녀가 나지막한 소리로 윤구주를 일깨우고 있을 때, 밖에서 터벅터벅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소채은은 발소리를 듣자마자 부모님이 오셨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어두운 얼굴로 들어오는 소청하, 천희수를 바라보며 재빨리 외쳤다.“엄마, 아빠!”그러나 소청하는 자신의 딸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들어오자마자 윤구주에게 시선을 돌렸다.“이쪽은 누구시냐?”소청하는 옷을 갈아입고 분위기가 확 달라진 윤구주를 단번에 알아보지 못했다.“아빠, 저랑 같이 있던 사람이에요...”소채은의 말이 끝나자마자 소청하는 마침내 알아차렸다.“당신이야? 이제야 알겠군!”“이 망할 계집애, 누가 너더러 이런 짐승만도 못한 남자를 데려오라고 했어? 소채은, 너 정말 낯이 있기는 한거야? 어떻게 이 남자를 우리 소씨 저택에 데려오려고 해? 네 엄마랑 내가 화병으로 죽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소청하는 윤구주를 알아본 후 단번에 펄쩍 뛰었다.그는 자신의 딸이 뜻밖에도 이 '짐승 같은 남자'를 데리고 돌아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아빠, 제 설명 들어봐요. 사실, 저희 둘은 오랫동안 사귀고 있었어요!”“뭐라고? 너희들... 너희들... 정말 같이 사귀었었어?”소청하는 그 말을 듣고 화가 나서 거의 기절할 뻔했다.천희수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채은아, 그게 무슨 소리야? 어떻게 이런 남자와 함부로
“아빠, 제 남자친구를 너무 얕잡아 보시는 거 아니에요?”“오늘 아침, 왜 강성의 제일 갑부인 DH그룹이 저를 찾아왔는지 아세요?”소채은의 말에 소청하는 단숨에 목구멍이 꽉 막힌 것 같았다.“그게 무슨 말이야...?”" “제 뜻이 아직 충분히 분명하지 않았나요? 엄마, 아빠, 제 남자친구는 사실 강성 제일의 갑부, DH그룹의 수양아들 윤구주예요!”천둥이 치는 듯 그녀의 폭탄 발언에 소청하와 천희수는 완전히 얼떨떨해지고 말았다.‘DH그룹의 수양아들? 윤구주?’ 다시 윤구주를 바라본 소청하와 천희수는 그만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그때, 윤구주도 마침내 입을 열었다.“아버님, 어머님, 안녕하세요!”윤구주가 인사하는 것을 보고 소청하는 십여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비로소 눈을 부릅뜨고 그를 바라보았다.“정... 정... 정말 강성 제일의 갑부 주 회장님의 수양아들입니까?”윤구주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에잇취!”그와 동시에 저 멀리 윈워터힐스의 휘황찬란한 거실에 앉아 있던, 강성 제1의 갑부 주세호가 재채기를 했다!‘어울리지 않아!’순순히 인정하는 윤구주의 모습에 소청하는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곁에 있던 천희수도 눈이 휘둥그레진 채 서 있었다.만약 윤구주의 신분이 정말 강성 제일의 갑부 주세호의 수양아들이라면, 조성훈은 그에 비하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었다.“채은아, 너 우리 속이는 거 아니지? 정말 그 주 회장님의 수양아들이야?”소청하는 윤구주를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제가 어떻게 부모님을 속일 수 있겠어요?”“아빠, 제가 일찍이 말씀드렸죠. 아빠 딸은 일반적인 금수저한테 시집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요. 어렸을 때 할아버지께서 제 팔자를 계산해 주셨던 것을 기억해요? 제가 구천봉황의 팔자라고 하셨어요. 이제 조금 믿으시겠어요?”소채은은 계속해서 허풍을 떨었고, 천희수는 또다시 침묵했다.그녀가 갓 태어났을 때, 할아버지는 확실히 사람을 찾아서 소채은의 팔자를 계산해 주었
윤구주가 그렇게 말하자 소청하는 고민에 빠졌다.만약 윤구주가 진짜 DH그룹 주세호 회장님의 수양아들이면 소채은은 가문의 구세주와 다름없었다. 하지만 과연 윤구주가 진짜 주 회장의 수양아들일까?소청하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말했다.“구주 도련님, 걱정 마세요! 만약 도련님이랑 우리 채은이가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부모로서 절대 간섭 안 할 거예요!”“하지만 퇴혼은 큰일인지라 저에게 시간을 조금 주세요.”“그러면 제가 잘 마무리할게요.”윤구주는 소채은을 바라봤다.소채은은 부모님을 더 보채여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걸 알기에 그저 머리를 끄덕이였다.“구주 도련님, 그럼 먼저 차를 드시고 계세요.”“채은아, 서재로 따라와. 할 말이 있어.”그리고 소청하는 소채은을 데리고 서재로 갔다.서재에서.소청하는 서재 문을 닫고 소채은을 구석으로 끌고 가 말했다.“채은아, 아빠한테 솔직하게 말해봐. 쟤가 진짜 강성 제일갑부 주세호의 수양아들이 맞아?”소채은 당당하게 말했다.“네. 맞아요.”“아빠를 속이는 건 아니지?”“아니에요!”“그럼 이상한데? 네가 어떻게 DH그룹의 도련님이랑 아는 사이인데 내가 모를 수 있지?”소청하가 묻자 소채은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저희... 온라인으로 알게 된 사이예요”“온라인?”“네.”소채은은 막장 소설을 지어내면서 소청하에게 둘이 어떻게 만나고 알게 되었는지를 얼버무렸다.소청하는 반신반의 하면서 소채은의 말을 듣고 있었다.“아빠, 제발 좀! 그냥 제 말을 믿으세요! 저 진짜 중해그룹 조성훈이랑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만약 계속 밀고 나가시면 저 죽어버릴지도 몰라요!”소채은은 화를 내면서 말했다.“얘가 뭐래! 그런 헛소리를!”“기다려봐. 내가 네 큰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확인해 볼게. 형님이 아무리 소심한 인간이라고 해도 만약 걔가 진짜 주세호의 수양아들이면 형님은 너희 둘을 가로막지 않을거야.”소청하가 기어코 소천홍에게 전화하려 하자 소채은은 한숨을 쉬었다.소청하는 전화를 걸었다. ...비밀스
“어떻게 된 일이지? 그 계집애가 어떻게 이런 인맥이 있을 수가?”소천홍은 기분이 언짢은 듯 말했다.“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아까 오전에 봤다시피 그 강성 제일 갑부가 진짜 그 계집애랑 아는 사이이긴 하던데.”소진이 물었다.“아버지 그러면 그 계집애가 DH그룹에게 들러붙은 거네요?”“몰라! 하지만 얘 때문에 성훈 도련님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우린 다 죽는 거야!”“당연하죠! 우리가 성훈 도련님한테서 얻은 게 얼마인데요! 그리고 지금 계약도 사인만 남은 상황인데.”소진의 말을 듣자 소천홍의 얼굴색은 점점 더 안 좋아졌다.그리고 한참 후.소천홍은 갑자기 일어나더니 말했다.“지금부터 네 모든 인맥을 움직여 주세호가 진짜 수양아들이 있는지 가서 알아봐! 나는 지금 중해그룹에 다녀올 테니깐.”“아버지, 가서 성훈 도련님을 만나시려고요?”소진이 묻자 소천홍은 머리를 끄덕이였다.“그래!”“그 계집애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 DH그룹 수양아들이 맞던 아니던 일단 성훈 도련님에게 알려야 해! 아니면 일이 더 복잡하게 돼!”“알겠어요. 지금 바로 사람을 붙여서 조사해 볼게요!”...소채은은 부모님에게 거짓말을 한 이후부터 계속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앞으로 일어날 일을 걱정하였다.소채은은 이번 일만 완벽히 속여 넘겨서 조성훈과 파혼할 수 있다면 부모님과는 이후에 사과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윤구주는 별 다른 걱정 없이 앉아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혹시 주세호의 수양아들인척 거짓말 해서 무서웠어용?”소채은은 애교를 부리며 물었다.“무섭긴 뭐가 무서워요?”윤구주는 대답했다.‘헤헷!’“그러면 됐네. 이번일만 잘 마무리하면 이 누나가 꼭 잘해줄게요!”소채은은 웃으면서 말했다.이때 천희수와 소청하가 걸어 들어왔다.소청하는 소채은과 눈을 마주친 후 손짓하면서 말했다.“채은아, 나와 봐.”소채은은 걸어 나왔다.“아빠, 왜요?”소청하는 대답 했다.“아까 형님이랑 통화했는데 이따가 우리 집으로 온대. 그리고... 성훈 도련님도 같이
“그런데 아까 듣기로는 중해그룹이랑 DH그룹이 비즈니스 쪽으로 오랫동안 협업해 온 사이라던데요. 그러면 조성훈은 주세호를 알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우리가 계속 연기를 한다면 무조건 들킬 것 같아요.”“들키면 우린 진짜 끝이에요!”소채은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구주씨, 아니면 우리 지금 같이 도망가요!”‘지금?’윤구주는 눈썹을 치켜세웠다.“지금! 원래 이 일은 구주 씨랑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우리가 들키게 되면 구주 씨가 난감해질 뿐만 아니라 골치 아픈 일들만 가득할 거예요!”“말 좀 들어요! 빨리! 가요!”소채은은 윤구주를 끌어당기면서 말했다.하지만 윤구주는 전혀 갈 생각이 없었다.“내가 말했잖아요. 내가 있으니깐 걱정 말라고!”“하지만...”소채은이 더 말하려고 하는 순간 천희수와 소청하가 걸어 들어왔다.“채은아, 무슨 재밌는 이야기 하고 있어?”소채은은 천희수와 소청하를 보자 머쓱하며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별거 아니에요. 저희 그냥 장난치고 있었어요.”윤구주가 먼저 말을 꺼내자 소청하는 더 캐묻지 않았다.“그래요.”소채은의 집.소채은이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한편 윤구주는 너무 덤덤하게 앉아 있었다. 자기가 진짜 강성 제일 갑부인 주세호의 수양아들이 된 듯 마냥 여유로워 보였다.“기억을 잃은 거야 아니면 머리를 다친 거야?”“연기만 해라고 했지 진짜가 되어달라는 건 아닌데?”“어이가 없어!”소채은은 답답하기 그지없었으나 더 좋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그래서 뻔뻔하게 계속 연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차들이 붐비는 거리.고급차 몇 대가 소천홍 부자 쪽으로 달려오고 있다.자동차 안에서.“아버지, 성훈 도련님, 제가 알아봤는데요. 강성 제일 갑부 주세훈은 수양아들을 둔적이 없어요. 주성훈은 딸만 한 명 있는데 이름은 주안나라고 쭉 외국에 있다가 작년에 한국으로 들어왔대요.”“그러니깐 소채은이 말한 거는 다 거짓말이에요!”소진은 소천홍과 조성훈에게 말했다.“참! 어디서 수작을 부려? 왠지 이상하다 했
“소채은, 그리고 그 개자식 딱 기다려! 나를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오늘 제대로 보여주겠어!”그리고 한참 후 줄을 지은 고급차들이 차례대로 소채은의 집 앞에 멈춰 섰다.차문이 열리자 정장 차림을 한 조씨 가문 경호원들이 차에서 내렸다.그리고 조성훈과 소천홍이랑 나머지 사람들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그들 뒤에 서있는 제임스의 광기 어른 눈빛은 오늘따라 더 무서워 보였다.“성훈 도련님, 안으로 드시지요.”“채은이와 그 개자식이 바로 안에 있어요!”소천홍은 길을 안내하면서 조성훈의 뒤를 따라 걸어 들어갔다.조성훈은 시가를 던지고 음흉한 미소를 짓더니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소씨 저택.소채은, 윤구주, 그리고 천희수와 소청하도 모두 거실에 모여 있었다.이때 경호원들이 집으로 쳐들어왔다.그 모습을 본 천희수와 소청하는 의자에서 일어나 의아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봤다.소채은도 놀라움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런데 윤구주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여유롭게 앉아서 방금 우려낸 보이차를 마시고 있었다.“소채은, 나와!”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다.그러더니 소천홍, 소진, 그리고 중해그룹 조성훈이 집안으로 걸어 들어왔다.“형님... 형님이 어쩐 일로?”소청하는 소천홍을 보자 물었고 소천홍은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청하야, 나를 원망하지 말고 잘 들어. 이건 다 네 딸이 한 짓 때문이야!”“이 계집애가 우리 성훈 도련님의 마음을 상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어디서 망나니 같은 남자를 우리 소씨 가문에 데려와? 참! 집안이 돌아가는 꼴을 봐봐. 대체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해?”소청하는 황급히 대답했다.“당연히 형님의 말을 들어야죠.”“그런데 왜 이런 애를 우리 집에 데려와? 우리 소씨 집안은 개나 소나 다 마음대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야?”소천홍은 화를 내며 물었다.“형님...”소청하가 변명하려고 하는 순간 소채은이 말을 가로챘다.“큰 아버지, 말씀을 똑바로 하셔야죠? 누가 개고 누가 소인데요?”“계집애야! 내가 누굴 말하는지 너는 알 것
소채은도 당황했지만 달리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이건 처음부터 소채은과 윤구주가 지은 거짓말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소천홍 부자가 이렇게 빨리 주세호의 족보를 조사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심지어 꽤나 많은 돈을 써가면서 까지 수양아들의 여부를 조사하려고 했다.이미 엎질러진 물인 상황에 소채은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얘 봐라. 빨리 말 안 해! 도대체 누구냐고?”소청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소채은을 보면서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청하야, 채은이가 말하지 않으면 내가 대신 말해줄게!”“내가 이미 사람을 시켜서 다 알아봤어. 아쉽게도 저기 앉아있는 저분은 강성 제일 갑부 DH그룹 주세호의 수양아들이 아니야. 주세호밑에는 딸만 한 명이 있다고 하네.”소천홍은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이 말을 듣고 난 소청하와 천희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특히 천희수는 다리가 풀려서 털썩 땅에 주저앉고 말았다.소청하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서 몸을 부르르 떨었고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었다.“계집애! 쟤가 주세호의 수양아들이 아니라고? 얘가 아주 남자에 눈이 돌아서 엄마 아빠를 속여?”소채은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소채은이 인정하려고 입을 여는 순간 윤구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저는 주세호의 수양아들이 아니에요.”“그리고 이 일은 은채 씨랑 아무 관련이 없어요.”윤구주는 우렁찬 목소리로 말하며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윤구주는 소채은 앞에 까지 걸어와 소채은을 뒤로 보호하듯이 숨겼다.이 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윤구주에게로 집중됐다.윤구주가 주세호의 아들이 아니라는 걸 직접 인정까지 했기 때문에 소청하는 더 이상 화를 억누를 수가 없었다.“계집애! 나를 속여?”“그것도 쟤랑?”“확... 확... 확 때려 부 쉴 거야!”소청하가 손을 들려고 하자 소채은 앞에 서있던 윤구주가 말했다.“아버님, 진정하세요. 제가 비록 주세호의 수양아들이 아니지만 제가 소씨 가문의 부귀영화를 책임질 거예요!”“하하하하!”윤구주의 말
“오늘부터 저만 믿으세요. 누구도 은채 씨를 괴롭히고 이용하지 않게 할 자신 있어요.”“저만 믿으신다면 지금부터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드릴게요.”“영원히!”‘뭐지 얘? 완전 다른 사람 같은데?’윤구주의 반짝이는 눈, 조각 같은 얼굴 그리고 카리스마까지 어우러져 마치 한 나라의 군주같은 아우리를 뿜어냈다.그리고 윤구주가 방금 했던 말은 소채은이 지금까지 들어봤던 말들 중에서 제일 달콤한 말이었다.“채은 씨,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물을게요. 저를 믿어요? 저의 손을 잡을 건가요?”윤구주는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했다.말이 끝나자마자 윤구주는 손을 내밀었고 그 손을 보면서 소채은은 많은 생각에 잠겼다.소채은에게는 어릴 적부터 이런 말을 해주는 남자가 없었고 자기를 잘 대해 주겠다고 맹세하는 사람도 없었다.하지만...‘윤구주는 기억을 잃은 사람이잖아! 나한테는 그저 자기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낯선 사람이잖아! 도대체 누군데? 뭐 하는 사람인데?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도 모르는데?’소채은은 윤구주에 대해서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지만 윤구주가 자기를 바라보는 그윽한 시선에는 왠지 모를 안점감이 있었다. 그 순간, 소채은의 마음은 흔들기 시작했다.운명일 수도 있고 충동일 수도 있고 또 가족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멀뚱 거리던 소채은은 끝내 윤구주의 손을 잡았다!두 손이 맞닿은 순간 윤구주는 웃었다.소채은의 얇고 고운 손을 꼭 잡고 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소채은, 지금부터 넌 내 여자야.”“절대 네가 억울해하지 않게 그리고 누구도 너를 함부로 대하지 않게 내가 널 지켜줄 거야.”“널 건드리는 사람은 내가 다 죽일 거야!”“그게 신이든 사람이든 귀신이든 모두 죽일 거야.”윤구주의 말을 들은 소청하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이 계집애! 미쳤어?”“이 거짓말쟁이랑 같이 있겠다고?”천희수는 심지어 울면서 말했다.“채은아!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 쟤가 너를 속인 것도 모자라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