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고수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법이다.이도현은 태극 침술로 눈 깜빡할 사이에 정확하게 노인의 간경맥을 연결하는 혈자리에 침을 꽂았다.“꽂았어! 저 자식 용기가 대단한데?”“여자를 위해 사람 목숨을 이용하다니! 말려야 하는 거 아니야?”“저러다가 인명 사고라도 나면….”사람들의 술렁이는 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하지만 그들 중에 이도현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다들 닥쳐!”갑자기 들려온 근엄한 목소리가 사람들의 입을 다물게 했다.모두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장지민을 바라보았다.장지민은 그런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격앙된 표정으로 이도현에게 물었다.“이거 혹시 태극 침술입니까?”이도현이 오히려 당황하며 그에게 물었다.“태극 침술에 대해 아십니까?”“20년 전에 운이 좋게 한번 본 적이 있지요. 의학 학술 교류회에 참석한 적 있었습니다. 그때는 서의학자들이 한의학자들을 무시할 때였지요. 그때 얼굴에 가면을 쓴 도사 한분이 나타나셔서 태극 침술을 시전하셨습니다. 작은 금침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정확한 혈자리에 침을 놓는 모습은 모두를 놀라게 했지요.”“침을 놓았다 하면 불치병 환자들이 완치가 되어 생기를 회복했습니다. 그야말로 기적이었지요. 그때 그 도사님은 모든 환자를 치료한 뒤,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다시 그분을 뵙지 못한 게 제 평생 유감이 되었지요.”“죽기 전에 그 침술을 다시 볼 수 있을 줄은 몰랐네요. 제가 고수를 못 알아보고 아까는 실례가 많았습니다.”말을 마친 장지민은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저를 제자로 받아주시겠습니까? 저는 평생 한의학을 위해 인생을 바쳤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게 제 기쁨입니다. 제자로 받아주세요!”장지민의 모습은 현장에 있던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60세가 넘은 한의사가 20대 청년 앞에 무릎을 꿇고 제자로 받아달라니!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장면이었다.장지민은 완성, 나아가서 염국에서도 꽤 유명한 한의사였고 사람들은 그를 신이 내린 손이라고 불렀다. 염국 전체를 통틀어도 그보
장지민은 신성한 선물이라도 받은 것처럼 두 손으로 받아 다급히 노트를 펼쳤다. 그의 눈이 휘둥그레 떠지더니 감격에 겨워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이 노트에 기재된 처방과 약학은 그가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차원의 한의학이었다.이 노트만 있다면 자신의 의술은 지금보다 더 높은 경지까지 돌파할 수 있다고 그는 굳게 믿었다.두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시간이 다 되었다. 이도현이 허공에 손을 뻗자 노인의 혈자리에 꽂혔던 침들이 다시 그의 손으로 돌아왔다.침을 제거하자 여자는 다급히 다가가서 노인의 상태를 살폈다.“할아버지! 괜찮아요? 좀 어때요?”노인의 얼굴에는 혈색이 돌아오고 표정도 한결 편해졌다.“아주 좋아. 몸이 많이 가벼워지고 숨을 쉬는 것도 예전처럼 힘들지 않아. 근육통도 사라지고 온몸에 힘이 차고 넘치는 것 같아.”말을 마친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서려 힘을 주었다.그는 거짓말처럼 자리에서 일어서서 부축이 없이 신농관 안을 빙 돌았다.예전에는 간경화 때문에 다리가 퉁퉁 부어 걷기도 힘들던 노인은 마치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육안으로 봐도 노인의 상태는 많이 호전된 것처럼 보였다.“젊은 친구, 정말 고마워. 난 소창열이라고 하네. 앞으로 내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주저 말고 나한테 연락하게. 내가 이래 봬도 염국에서는 힘 좀 쓸 수 있거든.”노인이 이도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노인이 이름을 밝히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놀라움으로 바뀌었다.소창열이라는 이름은 염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소 장군님…?”“맞아! 저분이 바로 진북 장군 소창열 장군님이셔! 어쩐지 얼굴이 낯이 익다 했는데 장군님이셨어!”모두가 경외에 찬 시선으로 소창열을 바라보았다.진북 장군 소창열, 염국을 위해 위대한 공훈을 세운 노장군이었다. 오랜 시간 염국의 북부를 지키며 수많은 적들을 물리친 불후의 명장!노인은 백성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는 위대한 인물이었다.이도훈은 비록 속세를 8년
“저기… 어르신, 일단 앉으세요. 병이 다 나은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너무 흥분하시면 안 좋아요.”이도현이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노인에게 자리를 권했다.그는 조금씩 이 자리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할아버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소유정도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입을 삐죽였다.사람들이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장지민이 약 보따리를 들고 나오더니 공손히 말했다.“사부님, 요구한 약재는 여기 넣었습니다.”약재를 확인한 이도현은 흐뭇한 표정으로 장지민을 바라보았다.‘눈치는 빠르다니까!’이 약재만 있으면 한지음의 막힌 혈관을 치료할 수 있었다.약재를 확인한 이도현은 소창열에게 작별인사를 한 뒤, 도망치듯 신농관을 떠났다.여기 계속 있다가는 소창열 손녀와 약혼식 날짜라도 잡힐 것 같았다.‘남자는 자기를 보호할 줄 알아야 돼!’신농관을 나온 이도현은 곧장 옛저택으로 향했다.어제 마당에 널브러져 있던 시체는 모두 사라지고 바닥에 흥건하던 핏자국도 사라졌다. 결전 중에 갈라진 벽과 땅이 파괴된 자국들만 간간이 남아 있었다.이도현은 가족의 위패를 챙겨 재빨리 저택을 나왔다.주변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저택을 나온 뒤에도 그 시선은 집요하게 따라붙었다.이도현은 속으로 냉소를 지으며 걸음을 재촉했다. 굳이 붙잡고 물어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것 같았다.어차피 피해갈 수 없는 일이라면 부딪히는 게 나았다.별장으로 돌아와 보니 저택에는 젊고 예쁜 여자들이 메이드 복장을 하고 집안을 청소하고 있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저 굶주린 시선들을 보고 있자니 이도현은 머리털이 곤두섰다.굳이 묻지 않아도 신연주가 데려온 고용인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저 차림새는 아무리 봐도 적응이 될 것 같지 않았다. 누님 머리에는 대체 얼마나 많은 음란마귀들이 살고 있는 거야?“어때? 이 선배가 직접 선별한 고용인들이야. 괜찮지?”이도현을 본 신연주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다가오며 물었다.이도현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선배님,
메이드복을 입은 여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도련님을 외치자 이도현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무리 들어도 절대 적응할 수 없는 호칭이었다.마치 테마 업소에 들어갔는데 업소녀들이 손님을 부르는 호칭 같았다.‘나와는 절대 안 어울리는 호칭이야!’“멍청한 자식!”그 모습을 지켜보던 신연주가 입을 틀어막으며 꺼이꺼이 웃음을 터뜨렸다.“가자! 식사 이미 준비됐어. 밥부터 먹자. 그런데 손에 그건 뭐야?”신연주는 그제야 이도현의 손에 든 보따리를 발견하고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한지음 씨 치료에 필요한 약재들이에요.”이도현은 보따리를 테이블에 놓으며 덤덤히 말했다.“이런. 그래도 약혼녀라고 챙기는 걸 보니 기특하네? 여자를 아껴줄 줄도 알고. 철 들었어.”신연주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이도현은 황당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반박했다.“제발 그 약혼녀 소리 좀 그만할 수 없어요? 상의할 일이 있어요.”“무슨 일인데?”신연주는 금세 웃음을 거두고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부모님과 여동생 위패를 여기 모시고 싶은데 괜찮을까요?”이도현이 위패를 꺼내며 그녀에게 말했다.“상의할 필요도 없지. 어차피 널 위해 구매한 저택이니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신연주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도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가장 작은 방으로 가서 위패를 꺼내 놓고 향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부모님 위패에 절을 올린 뒤, 밖으로 나왔다.밖으로 나오자 향긋한 음식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신연주는 벌써 식탁에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한지음과 이설희는 외출하고 돌아오지 않았기에 식탁에는 둘만 남았다.“후배, 빨리 와서 밥 먹어!”신연주가 그를 재촉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식사를 마쳤다. 대부분은 신연주가 질문하고 이도현이 대답하는 식이었다.가장 많이 대화를 나눈 건 이도현의 산에서의 생활과 스승님에 관한것이였다.이도현은 소통에 크게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성격 급하고 곤란한 질문만
산 아래로 내려간 신연주는 대문 앞에 뒷짐을 지고 서 있는 한 청년을 발견했다.남자는 그녀를 보자마자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소리쳤다.“마녀, 오랜만이야!”“왕주영? 새끼 독수리 이 녀석 살아 있었구나? 네가 어쩐 일이야?”신연주는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상대를 노려보았다.“알면서 왜 물어? 서북후 피살 사건 때문에 왔지. 그 녀석을 나한테 넘기면 넌 건드리지 않을게.”왕주영이 웃으며 말했다.“그럴 수는 없지.”신연주는 단호하게 거절했다.자신이 살기 위해 후배의 목숨을 내놓는 일은 할 수 없었다. 이도현에게 해를 가하는 자는 그게 누구라도 용서할 수 없었다.“마녀, 난 한가하게 의논이나 하려고 여기 온 거 아니야. 성존 사부님의 명령이다. 너와 녀석을 같이 데려오라고 하셨지만 너까지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스승님의 명령을 어기면서까지 너한테 기회를 준 거라고. 착각하지 마.”왕주영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독수리 영감이 선 넘었네. 이건 우리 태허산의 일이다. 너희는 간섭할 자격이 없어. 서북후 그 녀석이 죽음을 자초한 거야. 놈이 먼저 내 후배 녀석을 건드렸다고.”신연주도 지지 않고 차가운 기세로 응수했다.“완강하네. 그럼 어쩔 수 없지. 나중에 날 원망하지나 마!”왕주영이 분노하며 으르렁거렸다.“창영 어르신, 노사 어르신, 저 여자를 제압하세요!”왕주영의 지시가 떨어지자 뒤에 있던 머리가 히끗한 노인 두 명이 험악하게 인상을 구기며 앞으로 나섰다.그들은 왕주영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인 뒤, 신연주에게 다가갔다.두 사람을 알아본 신연주의 표정이 심각해졌다.“신영성존을 모시는 그 창영과 노사?”“그렇다!”한 중년 남자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순순히 투항하면 목숨은 살려주지.”다른 남자가 거만하게 고개를 치켜들며 한마디 덧붙였다.그들은 마치 자신이 신이라도 된 것처럼 가소로운 눈빛으로 신연주를 바라보았다.“고작 둘이서 나를 무릎 꿇리려고? 독수리 영감이 수족을 보냈다는 건 그만큼 날 존중한다는
“뭐지?”창영의 눈빛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근거리에서 불의의 습격을 가했는데 공격이 빗나갈 줄이야.신연주의 반응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가늠조차 가지 않았다.그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등 뒤에서 싸늘한 느낌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보니 신연준은 태연한 표정으로 그곳에 서 있었다.“젠장!”피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렸다. 신연주의 주먹이 그대로 그의 가슴팍을 강타했다.우드득!아찔한 소리와 함께 창영이 피를 뿜으며 뒤로 물러났다.쾅!간신히 중심을 잡은 창영이 창백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너… 어떻게 이렇게 빠를 수가 있지? 무슨 짓을 한 거야?”“이게 빠르다고? 내 후배의 실력을 못 봐서 그런 소리를 하는군.”느긋하게 그녀의 뒤를 따라온 이도현이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독이 바짝 올랐는데 그걸 자극하네!’“너….”왕주영도 험악하게 인상을 구기며 신연주를 노려보았다. 내가 상대를 너무 얕잡아본 걸까?“창영 어르신, 괜찮으십니까?”종급 고수인 창영이 이렇게 쉽게 이 여자에게 패배할 거라고 예상치 못했다.“신연주, 꼭 스승님과 대립할 거야? 그 결과가 어떨지 생각은 해봤어?”왕주영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헛소리 그만 지껄이고 당장 꺼져!”신연주의 목소리에서 짜증이 잔뜩 묻어났다.“신연주 너… 옛정을 생각해서 며칠 더 고민할 시간을 주지. 잘 고민하고 결정해. 스승님과 대립해 봐야 너한테 좋을 게 없어. 갑시다.”왕주영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지만 창영의 표정을 보고 일단 물러나기로 했다.그는 여느 패배자들이 항상 하던 대사를 끝으로 도망치듯 산을 내려갔다.“어르신, 노사 어르신과 둘이 힘을 합쳐도 그 여자를 제압하는 게 불가능한가요?”차에 오른 왕주영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확신할 수 없어요.”“그 마녀의 실력은 이미 우리의 예상을 훨씬 초월했어요. 신출귀몰한 몸놀림에 아까 소름이 돋더군요.”“강자끼리는 한수만 실수해도 생사가 판가름 나지요. 그 마녀가 날 죽이려고 마음 먹었으면 난 아마 저세상 가는 길
“맞아요. 전에 한 무인이 그 전설을 듣고 50만 대군을 이끌고 태허산으로 들어갔었지요. 하지만 그 뒤로 아무도 그 무인의 행방을 찾지 못했습니다. 50만 대군과 함께 세상에서 증발한 것처럼 사라졌어요.”“시체도 찾을 수 없었지요. 그 일이 있은 뒤로 태허산에서 도사가 내려와서 이런 저주를 내렸습니다. 다시 군대를 이끌고 태허의 땅을 더럽힐 시, 일국을 멸하게 하겠다고요.”“그 뒤로 태허산은 금기어가 되었습니다. 아무도 군대를 이끌고 태허산으로 들어갈 엄두를 못 냈지요. 대체 얼마나 강한 자가 살기에 50만 대군이 하룻밤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지 상상조차 가지 않아요.”왕주영은 등골에 소름이 쫙 돋았다. 어린 나이에 천급을 돌파했을 때 그는 자신을 천재라고 칭하며 성존을 제외하고 자신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고 자신했다.하지만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는 그 도사에 비하면 범부에 지나지 않았다.50만 대군을 순식간에 공기로 만들어 버릴 만한 실력을 가진 자가 존재한다니.각개 격파를 해도 며칠이 걸릴 인원수였다.“이 일은 사부님께 알리겠습니다. 신연주가 태허산 출신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니 스승님의 결정에 따라야죠.”왕주영은 신연주의 뒷배경이 그 정도로 강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선배님, 대단한 실력입니다. 뒤에서 지켜보는데 아주 입이 떡 벌어지더군요.”이도현은 손뼉을 치며 신연주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신연주의 얼굴에 가득하던 살기가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다시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왔다.“알면 됐어. 앞으로 이 선배가 지켜줄 테니 안심하고 사고 치라고!”“정말인가요? 그럼 나는 민간 여자나 희롱하며 놀고 먹어야겠어요.”이도현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마음에 드는 여자 있으면 선배한테 얘기해. 선배가 납치해다가 깨끗이 씻겨서 네 방으로 보내줄 테니까.”신연주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오히려 이도현이 당황한 표정으로 얼굴을 붉혔다. 신연주를 놀려먹을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자신
“선배, 그런 눈으로 보지 마요. 무서워요.”이도현이 팔을 벅벅 긁으며 말했다.“두렵긴 개뿔! 솔직히 말해. 너 지금 어디까지 올라갔어?”신윤주가 눈을 희번덕이며 물었다.그녀는 심히 불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실력으로 후배 한 명쯤 지켜주는 건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광대가 되어버린 기분이었다.“선배, 그건… 저도 몰라요. 산을 내려온 뒤에 만난 최강자가 천급이었고 더 대단한 상대는 만나지 못했어요.”이도현은 솔직하게 대답했다.“너 신급이야?”솔직히 말하면 신연주는 이 녀석의 귀뺨이라도 때려주고 싶었다. 천급을 아주 쓰레기 취급하다니!언제부터 천급이 이런 폐급 취급을 당하게 된 건지.“아까 그 영감들 너도 봤지? 네가 상대하면 어떻게 될 것 같아?”신연주가 이를 갈며 물었다.“죽여버릴 수도 있겠죠?”이도현이 자신 있게 대답했다.“그건 나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정도로 크게 싸운다면 나도 중상을 입게 되겠지.”신연주가 말했다.종급의 최절정까지 도달한 그녀가 두 명의 종급 무인을 상대하려면 중상을 피할 수는 없었다.“그러니까 놈들을 죽이는데 얼마나 많은 힘이 필요하냐고?”이도현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별로 안 세보이던데요? 만약에 저라면….”신연주의 분노한 표정을 보자 이도현은 곧장 말을 바꾸었다.“그들도 강한 편이죠. 4할 정도의 힘을 써야 한방에 보내버릴 수 있을 것 같네요.”“짐승 같은 자식!”신연주는 하마터면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선배!”이도현은 다급히 다가가서 그녀를 부축했다.“어디 다치셨어요? 갑자기 왜 그래요?”그 말을 들은 신연주는 입에 거품을 물었다.‘젠장! 이건 너무하잖아!’4할의 공력으로 한방에 두 명의 종급 무인을 보내버린다니! 그녀가 온힘을 쏟아 부어도 한방에 그들 중 한 명을 보내버리기도 힘들었다.건방진 후배 녀석 같으니라고!“그래… 얘는 내 후배야. 같은 스승님 밑에서 배웠고… 부모도 없고 불쌍하잖아… 그러니까 내가 참아야지….”그녀는 한참 중얼거린 뒤에야 겨